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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어르신은 말하면서 하예정의 손등을 톡톡 두드렸다.

“아직 태윤이랑 결혼식도 안 올렸으니 나중에 결혼식 치르고 나서 아이 가져도 충분해. 그동안은 둘만의 시간을 마음껏 보내.”

부부가 피임만 안 하면 아이는 조만간 생길 테니까.

하예정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녀도 순리에 맡길 뿐 전혀 조급하지 않았다.

“태윤아.”

할머니가 불쑥 운전하는 전태윤을 불렀다.

“이진이는 움직이기 시작했어?”

“제가 어떻게 알아요? 저는 그저 걔 회사에 있을 때만 지켜보지 퇴근한 후에는 뭘 하든 상관 안 해요. 세 살짜리 어린애도 아니고 다 큰 성인인데 언제까지 제가 맏형이라고 지켜보겠어요.”

할머니는 말문이 턱 막혔다.

“할머니 지금 여운초 씨 말씀하시는 거예요?”

하예정이 물었다.

“저 그분 뵀어요.”

할머니는 그녀가 여운초를 만난 걸 진작 알고 계셨다. 하예정이 연회에서 여운초를 도운 일도 모조리 알고 있다. 단지 그녀가 먼저 말하기 전까지 모른 척할 뿐이다.

하예정이 연회에서 여운초를 도와 선뜻 나섰고 다음 날 바로 누군가 장소민에게 전화를 걸어 이간질했다. 장소민에게 된통 혼 난 온씨 사모님은 뜻밖에도 그녀가 며느리를 엄청 아낀다고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녔다.

곧이어 장소민이 며느리를 매우 아낀다는 소문이 이 바닥에 쫙 퍼졌다. 대다수 사람들은 장소민과 하예정이 사이가 별로 안 좋다고 여기지만 아무도 감히 장소민 앞에서 하예정을 험담하진 못했다.

어르신은 며느리 장소민의 처리 방식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제집 며느리가 아무리 탐탁지 않아도 결국 집안 사정인 것을, 외부인이 쪼르르 달려와 설왕설래할 자격은 없다.

전씨 일가가 오래 부귀하려면 가정이 화목해야 해고 그중에서 며느리를 들이는 일이 특히 중요하다. 집안에 현명한 여자가 들어와야 훌륭한 자식을 키울 수 있다. 어르신은 아들들에게 신붓감을 골라줄 때 집안 배경은 안 볼 테니 성품이 좋아야 한다고 분명히 말씀해 두셨다.

그녀의 며느리들은 전부 성품이 올곧다. 이젠 손주며느리 차례인데 여전히 애초에 며느리를 고르던 표준으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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