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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안필훈이 이시연에게 물으니 윤철웅도 궁금했다. 윤철웅은 손에 든 펜을 내려놓으며 이시연에게 고개를 돌렸다.

“후배님, 난 아직 시연 후배의 실력을 모르니까 얼른 시연 후배 생각을 말해 봐요.”

그러더니 그는 이내 한마디 더 보탰다.

“틀린 말을 해도 걱정할 것 없어요. 나랑 선생님이 있으니 틀린 부분을 고쳐줄 테니까요. 일단 저 여배우가 이 배역에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이시연은 펜을 내려놓았다.

“연기 실력은 아주 좋아요. 이 배역을 저 여배우가 맡는다면 분명 아주 잘 해낼 수 있을 거예요.”

윤철웅의 눈빛이 분명하게 흔들렸다.

박강현은 그런 그녀를 비웃었다. 그가 보아도 여배우의 연기 실력은 아주 좋았기 때문이다. 얼굴도 예뻤지만 이 배역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시연은 어울린다고 말했다. 윤철웅의 표정이 변한 것도 바로 이해가 되었다.

“안목이 없으면 집 돌아가서 제대로 공부하고 도전해. 괜히 여기 와서 윤 감독님 시간만 낭비하지 말고.”

박강현은 코웃음을 치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안필훈은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나이가 있었던지라 얼굴의 주름이 더 자글자글해졌다.

그는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의 아내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안필훈의 아내는 검은색 개량 한복을 입고 있었고 그 위에는 섬세한 무늬가 있었다. 머리는 단정하게 비녀로 고정한 뒤 어깨엔 흰색 숄을 걸치고 있었다.

우아한 걸음걸이로 다가오자 따사로운 햇볕이 그녀에게 내리쬐면서 하얀 피부를 돋보이게 했다.

분명 이젠 소녀라고 일컫기엔 많은 나이였지만 소녀보다 더 아름다웠고 세월이 그녀에게 준 흔적은 더 기품이 흘러넘치게 했다.

“난 시연이가 틀린 말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저 여배우는 확실히 이 배역과 어울려요. 배우가 반전 매력이 있으면 더 몰입되지 않아요? 청순한 얼굴에 아주 짙은 화장을 하고 온갖 등장인물을 전부 처단하는 거죠. 그런데 유독 남자주인공에게만 마음이 약하다? 그럼 더 흥미가 끌리지 않을까요?”

나선영의 목소리에선 성숙함과 우아함이 묻어났다.

이시연은 고개를 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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