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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조민아는 이시연의 팔을 잡고 눈물을 뿜어냈다.

“내가 언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요? 왜 나한테 이래요? 왜 내 인생을 망치려는 거냐고요? 언니 강현 오빠를 좋아하는 거 알아요. 그래서 나 항상 양보하고 있었잖아요. 친구로서 나도 강현 오빠가 언니를 좋아하는 거 알아요. 그래서 계속 오빠한테 대신 설명해 달라고 했어요. 믿지 않은 건 언니 탓이에요. 나한테 이런 짓을 해서 무슨 이득이 있어요? 오빠가 얼마나 더 양보해야겠냐고요? 날 보고 싶지 않으면 솔직하게 말해요. 내가 강현 오빠랑 있는 게 싫으면 그냥 말로 해달라고요. 얼마든지 물러날 수 있어요. 일 갖고 장난질만 치지 마요, 제발!”

조민아는 세상 억울한 일을 당한 것처럼 울었다. 눈물 자국에 눌어붙은 머리카락 때문에 더욱 불쌍해 보였다.

그녀의 울음소리에 박강현은 가슴이 찢어지듯 아팠다. 그래서 한껏 속상한 표정으로 그녀를 부축했다.

이시연은 인상을 쓰며 조민아의 손을 뿌리치고는 목을 매만졌다. 뽀얀 피부에 빨간 자국은 유난히 선명했다.

이번에 박강현은 정말 그녀를 죽일 기세였다. 그녀의 고통 따위는 안중에도 없어 보였다. 하긴, 조민아가 이렇게 울고 있지 않은가?

“이시연, 너 대체 뭘 원하는 거야?”

박강현이 이를 악물었다. 조민아는 여전히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마지막 희망이라도 잡는 듯 박강현을 꽉 잡았다.

“왜! 나한테 왜 그래요!”

박강현은 조민아 때문에 속상할 수록 이시연이 미웠다. 그는 다시 이시연의 목을 졸라서 잘못을 인정하게 하자고 했다.

이때 이시연이 피식 웃으며 그의 뺨을 때렸다.

“내가 만만해?”

박강현은 순간 넋이 나갔다. 조민아는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소리를 지르더니 박강현의 얼굴부터 살폈다.

이시연은 더 이상 두 사람에게 신경 쓰지 않고 자세를 숙였다. 그리고 흩어진 담향목 염주를 줍기 시작했다.

담향목의 무늬는 전부 달랐다. 거친 것도 있고 부드러운 것도 있는 것이 점점 늘어간 기술을 드러냈다.

그녀의 왼쪽 손가락에는 아직도 흉터가 남아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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