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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그 순간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이시연에게 집중되었다. 그녀는 덤덤하게 박강현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지금껏 참고 있던 욕설을 결국 내뱉고 말았다.

“너 지금 사람 말 못 알아듣는 병X 같아.”

진현우는 자칫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항상 부드럽던 이시연이 이런 식으로 욕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유태경이 현장에 없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다. 만약 5초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는 무조건 영상을 찍었을 것이다.

방강현은 얼빠진 표정으로 물었다.

“뭐라고?”

“넌 촬영하든 말든 알아서 해! 그리고 조민아 씨는 연기력이 모자라. 누가 와서 난리 쳐도 소용없으니까 데리고 돌아가.”

“너...! 너 정말...!”

박강현은 인상을 썼다. 이 순간 이시연 때문에 조민아가 탈락했다는 생각은 더욱 굳히게 되었다.

“그래, 난 양심 없는 사람이야. 좋게 말할 때 알아듣지도 못하는 멍청한 사람이라고! 그러니까 빨리 돌아가. 시끄러워 죽겠어.”

그녀는 아주 빠르게 말했다. 그러나 말을 마치고는 약간 불안하기도 했다.

촬영장에서는 그녀가 아닌 윤철웅의 말을 들어야 했다. 그녀에게는 박강현의 캐스팅 여부에 관여할 능력이 없었다.

박강현도 잘 알고 있었기에 당당하게 윤철웅을 바라봤다.

“감독님도 들었죠? 제가 이런 말을 듣고 있어야 하나요?”

윤철웅은 눈을 피하며 대답하지 않았다.

솔직히 그는 안필훈이 박강현을 추천한 것이 놀라웠다. 그는 그냥 박강현이 연기도 괜찮게 하고, 인기도 괜찮게 높아서 받아들였을 뿐이다.

“감독님.”

진현우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배우도 직업에 속하지 않나요? 직업이라면 기본적인 책임감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그의 느긋한 말투에는 유태경 못지않은 압도감이 있었다. 그는 차갑게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다들 유한 그룹의 대우가 좋다고 해요. 하지만 저희 유 대표님도 바보는 아니에요. 책임감이 없는 직원은 애초에 우리 그룹에 들어오지도 못하니까요. 유한 그룹의 자금으로는 영화 한 편은 물론이고, 최근 촬영되고 있는 모든 영화에도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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