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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이시연은 시선을 숙였다. 긴 눈초리는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분위기도 따라서 차가워졌다.

“이시연!”

박강현이 이를 악물었다.

“민아는 내 동생이야.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이렇게 말하며 그는 조민아를 살짝 풀었다. 그러자 조민아가 긴장한 표정으로 거리를 벌리며 울먹였다.

“언니가 우리를 그렇게 볼 줄 생각도 못 했어요. 나한테 악의 품을 정도일 줄 알았으면 안 그랬을 거예요. 오빠까지 이런 일 당할 건 없잖아요. 나는 촬영 못 해도 상관없어요. 근데 오빠까지 끌어들이지 마요.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보복을 그만둘 건데요?”

이 말을 듣고 윤철웅과 진현우는 동시에 미간을 찌푸렸다. 들어줄 가치도 없는 말이었다.

조민아가 울먹이는 것을 듣고 박강현은 또다시 가슴이 아팠다. 그는 죄책감이 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녀를 데리고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이런 상황에 직면할 일도 없었다. 동시에 이시연은 완전한 악인이 되어버렸다.

윤철웅이 대신 설명하려고 할 때 이시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둘이 남매라고? 나랑 정혁 오빠도 마찬가지야.”

그녀는 피식 웃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사실인데도 박강현은 전혀 믿지 않았다. 그는 이시연이 바람을 피웠다고 단정 지었다.

“내가 그런 말에 속을 정도로 멍청해 보여? 둘이 어떻게 남맨데?”

“입양이라고 해도 남매는 남매지. 서류도 없는 너랑 민아 씨는 끼지도 못해. 나한테 오빠가 있는 것만 아니었어도 세상 남매가 다 너랑 민아 씨 같은 줄 알았을 거야.”

진현우와 윤철웅도 박강현과 조민아의 모습을 똑똑히 보고 있었다. 그러기에 박강현이 얼마나 역겨운 말을 하고 있는지 잘 알았다.

조민아는 복잡한 눈빛으로 이시연을 바라봤다. 고아 주제에 유한 그룹은 가당치도 않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박강현도 똑같이 생각했다. 자신을 상대하기 위해 허은수를 보내서 협박하고, 이번에는 또 더 더러운 수작을 쓴다고 말이다.

이토록 양심 없는 사람이라면 유한 그룹을 이용하지 않고 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의 말은 이성 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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