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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조민아는 그 새로 홀쭉해졌다. 눈가는 빨갛게 부었고 볼에는 아직도 눈물 자국이 남아 있었다. 누가 봐도 한바탕 운 모습이었다.

“오빠, 결과 나왔어요. 저... 저 탈락이래요.”

그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간신히 말을 끝냈다. 박강현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으며 주먹을 꽉 쥐었다.

‘멀쩡하게 끝낸 오디션이 어떻게 탈락이야? 무조건 이시연 때문일 거야. 감독님한테 이상한 얘기를 한 게 분명해!’

눈물 흘리는 조민아를 보고 그는 가슴이 아프다 못해 이성을 잃었다.

“울지 마. 내가 지금 당장 이시연을 찾아가서 복수할게.”

박강현은 똑똑히 알았다. 안필훈과 윤철웅은 그런 식으로 인재를 놓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이시연에게도 그 정도의 힘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조민아가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니 이성을 잃고 이시연의 죄라고 단정 지었다. 허은수를 이용해서 그를 협박하던 것과 똑같은 수단을 썼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독한 년!’

박강현은 일까지 미루고 촬영장에 찾아갔다.

그들과 마주쳤을 때 이시연은 마침 점심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 오늘 식사가 꽤 훌륭하게 나왔다고 했다.

그녀는 밥을 얼마나 먹을지 고민했다. 담백한 음식을 좋아하는 유태경 때문에 한참이나 대중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길이 막혔을 때 그녀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이시연, 너 어쩌자는 거야?”

박강현이 대뜸 물었다. 이시연은 미간을 찌푸린 채 그를 노려보며 아무 말도 안 했다.

“네가 아무 말도 안 하면 그냥 넘어갈 수 있을 줄 알아? 너 진짜 최악이다. 허 선생님이 떠난 일은 내가 이미 충분히 양보했어. 내가 그 정도 약속도 안 지킬 사람 아니라는 거 알잖아. 계약 해지한 일 밝히지 않은 건 너한테 기회를 주는 거야. 너 자기 힘으로 조감독까지 됐다고 잘난 척했었잖아. 세상 영화는 혼자 다 찍은 척했잖아. 근데 이제 와서 인맥을 더럽게 쓰는 건 무슨 경우야?”

모든 말이 그녀를 탓하고 있었다.

박강현의 눈빛은 아주 살벌했다. 그는 질문조차 하지 않고 모든 잘못을 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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