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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이시연은 안필훈과 윤철웅과 바쁜 하루를 보냈다. 손에 든 대본엔 글씨가 빼곡히 있었고 오디션 참가자들에 관한 특징과 연기 실력, 배역에 어울리는지에 대한 평가도 전부 자세하게 적어두었다.

윤철웅은 이시연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몰래 그녀의 대본을 펼쳐 보다가 놀라게 되었다.

그는 비록 이시연을 후배라고 꼬박꼬박 부르긴 하지만 속으로는 딱히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젊어도 너무 젊었기 때문이다. 만약 안필훈이 데리고 온 것이 아니었다면 절대 촬영장에 발도 못 들이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 동안 이시연을 관찰해보니 이시연의 안목은 꽤나 뛰어났고 대본엔 빼곡한 글씨가 있었다.

윤철웅은 이시연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안필훈은 불룩 튀어나온 배를 만지며 물었다.

“그래, 시연이를 지켜본 결과 어떤 것 같니?”

“저보다 젊긴 한데 실력도 뛰어난 것 같네요.”

윤철웅은 솔직하게 말했다.

안필훈은 더 짙은 미소를 지었다. 얼굴에 주름이 더 지게 되었다.

“시연이는 실력은 있는데 조금 융통성이 없어.”

만약 전처럼 박강현 케어하는 것에만 집중했다면 이런 그녀의 능력조차 발견하지 못하고 끝났을 것이다.

나선영은 안필훈의 어깨를 툭툭 쳤다. 힘을 주었던지라 안필훈은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여보, 왜 그래?”

그녀는 한마디의 쓸데없는 말 없이 직설적으로 말했다.

“오늘 조민아라는 여자가 오디션 보러 왔죠? 탈락시키세요.”

윤철웅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왜요?”

안필훈은 수염을 쓸어내렸다.

“내가 집중적으로 보긴 했는데 연기 실력은 어중간했어. 탈락시키든 말든 일단 자세히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 우리는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탈락시키면 안 되잖아.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그러자 나선영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흥, 나도 아무 이유 없이 떨어뜨리라는 건 아니에요. 오늘 조민아와 같은 배역을 따내기 위해 오디션을 본 여배우는 여럿이 되잖아요. 뒤 순서로 나온 강수진이라고 했나? 그 배우가 조민아보다 연기를 더 잘한 것 같아서 그래요.”

“조민아보다 더 잘한 사람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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