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은 고개를 끄덕이며 지난 동창회 때 적지 않은 동창들이 한미정, 윤우선과의 삼각관계를 가지고 자신을 조롱했다는 걸 떠올렸다. 그러자 그는 미정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미정아, 혹시라도.. 오늘 모임에서 동기들이 우리의 예전 일을 가지고 놀릴지도 몰라.. 그래도 그때 가서 절대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 그 놈들 나이가 들었지만, 아직 철이 안 들었어!”한미정은 웃으며 물었다. "사실을 왜곡하는 것만 아니라면 농담도 상관없어! 그리고 내가 만약 동기들이 놀릴까 봐 걱정되었다면 어떻게 동창회에 가겠어? 다들 20년 넘게 못 만났고 보고 싶어서 온 것이 더 큰데.. 날 놀리는 게 무슨 대수겠어?”......중앙대학교에 도착한 상곤은 학교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미정과 나란히 학교에 들어갔다. 당시 그들이 수업을 하던 캠퍼스는 지금 당장 수업이 있어서 인지 조용했고 대학생 한 두 명이 앞을 왔다 갔다 지나고 있을 뿐이었다. 두 사람이 캠퍼스 앞을 걷고 있을 때, 상곤은 미정에게 말했다. “사실 몇 년 동안 몇 번이나 새로운 건물들을 지으면서 예전 캠퍼스의 모습이 많이 사라졌어.. 솔직히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좀 많이 허술하긴 했잖아.. 하하..”"그래, 맞아!" 한미정도 "그 때는 캠퍼스도 별로 크지 않아서 길이 많이 없었지.. 학교 정문으로 들어오는 길, 다른 길은 딱히 예쁘게 꾸며져 있던 건 아니었어..”라며 옛 기억을 떠올렸다. “예전에는 캠퍼스 앞에 식당도 별로 없어서 지금처럼 많은 요리들을 먹을 기회도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오히려 떡볶이 먹고, 경양식 돈까스 먹으러 가던 그 때가 그립기는 해..""그래 그래, 너도 그렇구나?! 하하하.. 진짜 그 때 돈 좀 벌면 돈까스 먹으러 가고 그랬지.. 그래서 그런가, 남자들은 돈까스라면 환장하지 않냐? 하하하!!”미정은 "그래.. 돈까스는 만인의 음식이야. 호호호!!”라며 웃었다.그러자 상곤을 바라보는 한미정의 눈빛이 반짝였다. “상곤이 너 그거 기억나? 네가 그 때 단과대
김상곤이 일부러 숲과 관련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바로 미정이 아직도 과거의 추억들을 기억하고 있고, 그녀는 추억을 떠올릴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래서 일부러 이렇게 이야기를 꺼냈다. 그녀가 아무리 무덤덤하게 행동하려고 해도, 두 사람의 청춘과 달콤하고 아련했던 옛 추억들을 떠올리면, 틀림없이 두 볼이 붉어질 것이니까..김상곤은 미정에게 예전 일을 하나씩 떠올리도록 만들고 있었다. 그 때의 과거는 분명 그녀의 마음속에 뜨거운 불을 다시 지피게 될 것이다!미정도 역시 상곤의 마음을 알았고, 수줍은 나머지 주제를 돌렸다. "맞아, 우리 예전 교수님들은 어떻게 되셨으려나?”"잘 지내고 계신데 다리가 불편하셔.. 지난 번 동창회 때 한 번 모시고, 강의실에서도 강의도 해주셨지!”"그래? 모임에 참석하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상곤은 웃으며 말했다. "그냥 소규모로 모인 거야.. 서울 인근에 살고 있는 남자 동기들만 모였거든.”미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모임에는 나랑 친했던 여자 동기들도 연락했고 다들 흔쾌히 참석하기로 했어!”"좋네. 그럼 이번에는 함께 모임 가질 수 있고!”"그런데 얼마 전에 원명이 얼마 전 회사에서 뒷돈을 받은 이유로 구속되었던 것 같은데.. 너 알고 있어?”"그래.." 상곤은 반원명이 지난 번에 그의 시후를 데리고 동창회에 참석해 자신을 핍박했던 것을 떠올리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지난 번 그 늙은 상놈은 동창들 앞에서 자신을 헐뜯고 비꼬아 댔다. 하지만 지금 감옥에 갇혔으니, 얼마나 상쾌한지.. 그러자 그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 "원명이는 정말 그럴 만해. 일을 잘하는 것이 중요한 놈이 아니라 하루 종일 직무를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돈만 받아먹을 생각만 하면 어떡해? 학교는 우리에게 그런 인간이 되라고 교육하지는 않았어. 일단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안 그래?”미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세대의 지식인 대부분은 사실 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를 가르치곤 했다. 미
김상곤은 송금된 돈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돈 받기를 눌렀다. 놀랍게도 자신이 10만 원을 받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상곤은 뒤이어 다른 몇몇 동기들도 자신과 같이 10만 원을 받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보아하니, 이것은 한 사람당 10만 원이라는 촌지가 들어있는 것 같았다! 김상곤은 처음에 뜻밖의 선물에 기뻐하고 있다가, 상대방의 프로필명이 이라고 되어 있자, 갑자기 화가 치밀며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 때 채팅방 내의 학우들은 모두 발칵 뒤집어졌다!그러자 그 남자는 미소 짓는 이모티콘을 채팅방에 보냈다. 그리고는 그리고는 선착순 선물을 쏘기 시작했다. 김상곤은 상대방의 닉네임을 보자, 분명 그도 미정을 잊지 못하는 듯해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선착순 선물을 뺏기는 것이 아까워 속으로 이 남자를 욕하면서도 손가락은 재빨리 선착순 선물 받기를 누르고 있었다. 선물을 받아보니, 평소에 단체 채팅방에서 쏘는 박카스가 아니라, 몇 만원 상당의 기프티콘들이 있었다.동기들은 단번에 또 강 사장에게 아첨을 해댔다. 상대방은 이때 웃으며 말을 마치자, 그는 또 선착순 선물을 뿌려댔다. 다들 황급히 선물을 받기 위해 득달같이 달려들었고, 김상곤 역시도 이 선물을 받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었다! 당첨되면 몇 만 원인데! 그런데 상곤은 지금 약간
"강문우?!" 김상곤은 이 이름을 듣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 강문우라는 녀석은 당시 학생회의 연락망으로 학과의 부회장이자, 가정형편이 매우 부유한 재벌 2세였다. 그 당시, 그와 반원명은 모두 한미정의 추종자 중 한 명이었다. 다만 그때 한미정은 반원명과 강문우에게는 별 관심이 없었으므로, 강문우가 한미정을 열심히 쫓아다녔지만 미정은 늘 요지부동이었다.그리고 상곤과 미정이 사귀게 된 후, 강문우는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여 늘 자신을 한미정에게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녀석이었다. 그러다가 한미정과 김상곤이 헤어졌을 때 그는 자신에게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것을 깨닫고 미정을 미친 듯이 따라다녔다. 하지만, 미정은 그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미국으로 바로 떠나버렸다. 당시 강문우는 가정 형편이 굉장히 좋았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홍콩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홍콩이 개방이 된 후에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큰 돈을 벌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강문우는 굉장히 집안 배경이 좋았고, 이를 버팀목 삼아 이를 악물고 한미정을 쫓아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강문우가 미국에 갔지만 미정은 여전히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문우는 미정이 마침내 미국인과 연애를 한 뒤 결혼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제서야 그는 의기소침하여 미국을 떠났고, 그 후 홍콩과 마카오, 중국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20여 년이 지나자, 그는 이미 성공한 사업가가 되어 있었다.김상곤은 마음이 아팠다. 왜냐하면 그는 지금 자신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돈이고, 강문우가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돈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강문우가 옛 동기들 방에 끼어 있으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그리고 지금 돈 봉투만이 아니라, 단숨에 100만 원을 그냥 써버릴 것이라는 것도 눈치챌 사람이 있었을까? 이때 단톡방에서 돈과 선물을 두둑하게 받은 친구들은 아첨을 계속 해댔다.강 사장! 아주 멋져? 미정이 돌아온다는 말을 듣고 가
그러자 강문우가 단톡방에서 그러자 다른 몇몇 옛 동기들도 잇달아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 강문우는 라며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그는 또 라고 말했다.김상곤은 이때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즉시 단톡방에 메시지를 보냈다. 사실 김상곤은 이때 몹시 긴장했다. 왜냐하면 그가 보기에, 강문우는 현재 성공한 사업가여서 몸값이 굉장히 높아 자신보다 부족한 것이 없는 사내였기 때문이다! 자신은 몇 년 동안 제대로 된 사업하나 경여하지 못했고, 대학 시절 의기양양했던 때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지 차이였다.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과 윤우선은 아직 이혼도 하지 않았기에 자신은 결혼한 남자였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강문우는 배우자를 잃었고, 마침 미정도 배우자를 잃었기 때문에 둘은 정말 조건이 딱 맞았던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비교해도 자기
강문우의 말을 들은 김상곤은 마음이 좀 불편했다. 그는 확실히 강문우가 자신의 연적이 되는 것이 두렵지만, 하지만 동창회에서 이걸 말하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어쨌든, 자신은 지금 유부남이기에.. 그래서 그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렇게 메시지를 날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강문우는 멋쩍은 웃음을 터뜨렸다. 김상곤은 더 이상 그를 상대하기 귀찮아 핸드폰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 곁에 있던 미정에게 말했다. "미정아, 그러면 우리 주변을 좀 더 둘러보자."미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와 함께 모교를 계속 돌아다녔다. 10시가 넘어서자 미정은 시간을 보며 옆에 있던 김상곤에게 말했다. “동창회가 11시에 시작한다고 했으니까.. 시간이 거의 다 된 것 같으니, 지금 출발해볼까?”김상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자신의 BMW를 몰고 빈까사노 클럽으로 향했다. 이번에 폴이 미정을 위해 예약한 것은 빈까사노 클럽의 14층이었는데, 이것은 이미 빈까사노 회원의 정상회원이 갈 수 있는 최상층이었다. 상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번에 그는 사위 시후를 통해 이화룡의 도움을 받아 겨우 10층에 한 번 간 적이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번에 폴은 14층을 직접 예약할 수 있다니? 듣자 하니 이 15층은 이룸 그룹이 직접 쓰는 곳이라서, 외부에 개방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다. 그러니 아마 오늘 가는 이곳이 최고 등급의 회원이 갈 수 있는 곳이 분명하다. 빈까사노 클럽의 10층은 이미 매우 호화롭고 고급스러웠는데.. 14층은 얼마나 화려할까? 아마 천정부터 바닥까지 모두 화려하겠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자 김상곤은 옆에 있던 미정에게 물었다. “미정아, 혹시 폴이.. 이룸 그룹과 사이가 좋니?"미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룸에 들어설 때부터 미정을 기다리던 강문우는 미정이 들어오자,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는 미정이 50살이 넘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와 황홀한 아우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정이 아직도 이렇게 화려할 줄은.. 이로써 미정을 향한 그의 신념은 더욱 확고해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20년 넘게 그리워했던 미정이 한때 그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던 찌질한 김상곤과 함께 걸어 들어올 줄은 몰랐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분노가 치밀었고, 자리에서 일어나 김상곤에게 소리쳤다. "야!! 김상곤, 네가 왜 미정이와 함께 들어와? 그때 미정이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고! 너 같은 쓰레기가 아니었으면, 미정이 어떻게 미국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오지 않았겠어? 그러니 너는 속으로 그녀에게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해야 옳다고! 내가 너였다면 면목이 없었을 것 같은데!”김상곤은 화가 나서 맞섰다. "야! 너도 너무 심하게 말하지 마! 그 때 그 일은,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어떻게 된 일인지 잘 알고 있거든! 그냥 내 탓을 할 수 없어!! 내가 그렇게 미정이를 떠나보내고 20년 넘게 행복하게 잘 지냈을 것 같아? 잘 들어, 나는 지난 20년 동안 누구보다 후회하고 누구보다 부끄럽게 살아왔어!”"그래! 부끄러운 게 당연한 거야! 그러니 나는 너에게 빨리 꺼지라고 충고할 게! 넌 이 식사 자리에 오지 말았어야 했어!”미정은 이때 갑자기 입을 열어 모두를 진정시켰다. "됐어, 됐어! 다시는 그런 케케묵은 얘기는 꺼내지도 마! 또 그 철없던 시절에는 그냥 쓸데없는 이야기들을 하면서 시간을 흘려보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이미 50이 넘은 우리야! 그런데 아직도 이런 시시껄렁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니.. 지금 뭐 하는 거야?" 그녀는 한 바퀴를 둘러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여기 온 모든 사람들은 내가 직접 초대한 사람들이니, 서로 간에 어떤 불미스러운 일도 용납할 수 없어!”그러자 상곤은 이때 냉소하며 강문우에게 말
폴은 어머니가 자신의 한국 이름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은 것 같다고 느끼자 "그럼 오늘 맛있게 드시고 즐기세요!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라며 웃었다.그러자 상곤은 급히 그를 붙잡았다. "아이고 폴, 뭘 그렇게 서둘러 가는 거야? 아니면 우리끼리 같이 먹을까?" 그가 폴에게 말을 걸려고 하는 이유는 바로 폴과 이미 아는 사이라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들도 자신이 이미 미정과 만난 적이 있다는 것을 믿을 테니까. 그렇게 되면 두 사람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고, 이는 미정에게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쉽게 들이댈 수 없게 만들 것이다!동기들이 두 사람의 대화를 듣자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김상곤은 어떻게 폴과 이렇게 잘 아는 것처럼 보이는 것인가?폴은 이때 웃으며 "아, 오후에 일이 있어서 점심은 함께 먹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폴은 상곤에게 특별히 얘기했다. “제가 오늘 오후에 은 선생님을 회사에 모시기로 했거든요, 저 대신 풍수지리 좀 봐 달라고 부탁해서.. 대접을 해야 합니다.”상곤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 그래? 우리 사위가 다른 재주는 없지만, 풍수 보는 건 기가 막히거든~ 잘 한 번 살펴봐~ 절대 돈 아깝지 않을 걸? 혹시라도 풍수를 잘 못 보면 어제 마신 술 괜히 마셨다고 놀려~! 아니면 나에게 연락하고!”그러자 옆에 있던 강문우는 울적해졌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설마 이 폴이라는 젊은이와 김상곤, 그리고 김상곤의 사위가 이미 함께 술을 마신 적이 있나? 언제 일이지? 설마 어제? 미정이는 어제 서울에 도착하지 않았나? 그럼, 어제 도착하자마자 김상곤과 같이 밥을 먹었어? 이건 정말 좀 특별한데!?’ 이렇게 생각한 강문우는 마음이 아팠다. 미정이 아직도 상곤을 좋아하는 것일까..?폴은 이때 웃으며 상곤에게 "상곤 아저씨, 그렇게 걱정 마세요.. 그리고 은 선생님에게 돈을 받으라고 하시는데.. 그럴 수 없어요.. 하하..”그러자 미정도 웃으며 말했다.
유가휘는 시후의 말을 듣고 너무 무서워서 거의 기절할 뻔했다. 그는 극도로 당황하여 이렇게 생각했다. ‘장운추 그 멍청한 자식의 아들 놈이 은시후를 건드려서, 은시후에게 10년 동안 100억 달러를 뜯겼다고 하던데, 나는 20년 전에 은시후의 아버지를 화나게 했고, 심지어 약속까지 깨버렸으니.. 이렇게 보면, 내 죄가 장운추가 저지른 것보다 훨씬 더 크겠군..’이를 생각하며 그는 울먹이며 거듭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 말을 믿으실 수 없고 말을 이랬다저랬다 한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은서준 상무님의 묘소에 가서 하루 종일 절하고 사죄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중열 씨에게도 사죄할 준비가 되어 있고요. 이번에 저를 용서해주시면, 앞으로 중열 씨를 다시는 괴롭히지 않겠습니다. 중열 씨를 제 형제처럼 여길 것이고, 저에게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 “유 회장님, 우리가 꽤 오랫동안 알던 사이 아닙니까? 나를 이렇게 쉽게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유가휘는 목이 메어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발 나이를 감안해서 용서해주십시오. 이번 한 번만 봐주십시오..”시후는 다시 물었다. “그럼 당신은 내가 그렇게 자비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당신은 나이가 많지만, 장운추도 마찬가지 아니었습니까? 그의 나이가 당신보다 적었습니까?”유가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시후가 너무 공격적이고 양보할 마음이 없는 것에 압박을 느꼈고 시후가 자신에게 어떠한 양보도 할 의향이 없는 것을 느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은 선생님, 제발 미경이를 생각해서라도 저에게 한 번 기회를 주십시오!”“미경 씨?”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미경 씨는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녀와 당신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당신은 말에 신뢰가 없는 사람이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만, 그녀는 늘 자신의 약속을 지켰으니까요!” 잠시 말을 멈추고 시후는 이어서 말했다. “그녀는 10년 전, 먹자 골
시후는 손을 들어 이중열의 말을 멈추며 진지하게 말했다. "삼촌, 저는 지금 제 아버지를 대신해 말하는 겁니다. 저는 어떤 정직한 사람이라도 자신이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상대방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해도 말이죠!"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내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지만, 나는 그의 아들로서, 아버지가 다른 사람에게 빚진 것은 내가 갚을 것이고 다른 사람들이 아버지에게 진 빚은 내가 받을 거야."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 그는 온몸이 격하게 떨리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그가 과거에 은서준과 맺은 약속을 무시했던 이유는, 그가 생각하기에 은서준과 그의 아내는 이미 LCS 그룹과 Samson 그룹에 버려진 사람들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집안이 그들이 죽음을 맞이한 걸 그냥 두고 봤다고 생각했다. 그는 바로 그 점에서 은서준 상무와의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사람들은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그것은 모두 사람에 따라 다르다.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없는 사람들 앞에서는 약속을 지키지만,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 앞에서는 완전히 사기꾼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유가휘는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그에게는 유명한 좌우명이 있었다. ‘쓸모 없는 친구는 절대로 사귀지 않는다.’ 만약 그 사람이 자신에게 더 이상 쓸모가 없다면,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란 친한 친구 조차도 그의 눈에는 전혀 쓸모 없는 존재였다. 반대로 그 사람이 자신에게 유용하다면, 아무리 그가 자신의 부모를 죽인 원수라도 좋은 관계를 맺을 방법을 찾으려 했다. 그의 이런 이익만 추구하는 성격 덕분에, 그는 은서준이 죽은 후 바로 자신이 했던 약속을 엎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에 대해 유가휘는 자랑스러움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때의 일로 이렇게 완전히 망가져 버리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유가휘는 매우 두려워하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그때는 정말 제가 판단력이
"오해?" 시후는 냉소하며 웃었다. "홍콩 전역이 이 사건에 대해 다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홍원산과 임 사범도 당신이 걸어놓은 현상금을 기억하고 있었죠. 그런데 지금 와서 '오해'라고 말하는데, 내가 당신의 말을 믿을 거 같아?"유가휘는 이 순간, 너무 긴장해서 몸을 가누지 못했다. 그의 머릿속에선 오직 하나의 생각만 맴돌고 있었다. 무조건 이중열의 목숨을 끊으려 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시후의 수단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만약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 시후는 절대 이 이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정말 억울합니다! 이건 모두 소문에 불과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떠돌이 소문을 퍼뜨리고 있는 것뿐이에요..."시후는 그의 말을 듣고,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사람을 하나 불러서 당신이 그 사람과 직접 대면하도록 하죠. 홍원산을 불러오면 어떻습니까? 그를 불러올까요?"유가휘는 시후가 홍원산을 언급하자 소름이 끼쳤다. 홍원산이 어떤 사람인지, 그는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말도 필요 없이, 오늘 아침에 홍원산이 양주성을 때리던 일을 그는 똑똑히 보았다. 그는 홍원산이 지금 시후를 왕처럼 섬기고 있었고, 모든 일을 시후의 만족을 위해서만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만약 홍원산을 이 자리에 불러오면, 그는 자신을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계속 발뺌을 한다면, 홍원산은 그 자리에서 자신에게 위협을 할 것이 분명했다.유가휘는 겁에 질려 급히 말했다. "은 선생님... 이건... 이건 전달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제가 예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말한 적이 있었지요. 저는 중열 씨에 대해 불만이 있었고, 그의 목숨을 원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정말로 그를 죽이려고 한 건 아니었습니다..."시후는 그가 계속 인정하지 않자, 차갑게 말했다. "유가휘, 내가 먼 길을 와서 당신과 말싸움 할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나? 사실
시간이 흐르면서, 유가휘는 점점 은서준이라는 인물을 잊어갔다. 하지만 오늘, 시후의 입에서 갑자기 그 이름이 나오자 그는 즉시 과거의 은서준과 관련된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 당신이 은서준 상무의 아들이라고요?! 이... 이게 말이 됩니까? 제가 듣기로는 그 가족들은 이미 전부... 전부 죽었다고 하던데요!"시후는 차갑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을 실망시켰군. 하지만 나는 아직 살아 있네요."유가휘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깜짝 놀라,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은 비서님... 저는... 저는 그런 뜻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뭔가 떠오른 듯 시후를 올려다보며, 두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당신이 은서준 상무의 아들이라면... 그렇다면 당신은 애초에 TS Shipping 사람이 아니라는 거네요...?"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TS Shipping의 비서가 아닙니다. 나는 TS Shipping의 ‘주인’이지. 변지현 씨는 나를 위해 일하는 사람일 뿐이다."유가휘는 충격을 금치 못하고 경악했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하지만... 제가 듣기로는 LCS 그룹이 블랙 드래곤의 원한을 사서 재산 절반을 빼앗기고, 이제는 완전히 몰락했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당신은 블랙 드래곤의 주인인데... 이건 완전히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 아닙니까..."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은 LCS 그룹이 패배했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나는 외부 사람들이 그렇게 믿도록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뿐입니다."옆에 있던 성도민도 즉시 입을 열었다. "나는 분수를 모르고 은 선생님께 함부로 도전하려 했다가 결국 은 선생님의 아량으로 목숨을 건졌다!"이 말을 들은 유가휘는 이미 식은땀으로 얼굴과 등이 흠뻑 젖었다. 그의 머릿속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고, 초조한 마음으로 속으로 생각했다. '이 은시후가 은서준의 아들이라면, 그의 할아버지는 LCS 그룹의 회장이고,
이때 유가휘는 이미 분노에 휩싸여 이성을 잃고 있었다. 그는 분노에 가득 차 욕설을 내뱉었다. 이중열은 약간 부끄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회장님, 오랜만입니다.""뭐가 오랜만이야!" 유가휘는 이중열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 자식, 배짱도 두둑하군! 어떻게 감히 내 앞에 다시 나타나?! 정말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모양이군!"옆에 있던 시후는 차갑게 말했다. "유 회장님, 내 귀한 손님을 이렇게 대하는 건 나, 은시후를 무시하는 게 아니겠습니까?"유가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고, 곧바로 몸을 떨며 긴장했다. 그제야 그는 이중열이 시후가 데려온 사람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긴장한 얼굴로 시후에게 물었다. "은 비서님, 대체... 어떻게 저 놈을 아십니까?"시후는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삼촌은 제 아버지의 친구이십니다." 그러면서 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유 회장님, 혹시 제 아버지가 누구인지 묻고 싶은 겁니까?"유가휘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예전에 은서준과 단 한 번 만난 적이 있었고, 은서준은 이미 20년 전에 사망했기에 그의 존재를 거의 잊고 있었다.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또렷한 발음으로 한 글자씩 말했다. "유 회장님, 제 아버지의 성함은 은.서.준.입니다. 한국 LCS 그룹의 은서준 상무. 당신은 중요한 일을 잘 잊는 사람인 것 같군요. 예전에 스스로 했던 말을 이렇게 간단히 잊어버릴 수 있다니.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내 아버지를 기억하고는 있겠죠?""은서준..." 유가휘는 그 이름을 중얼거리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리고 갑자기, 그는 과거에 한국에서 특별히 홍콩으로 날아와 자신과 만났던 한 중년 남성을 떠올렸다.그 당시, 은서준은 한국에서 매우 유명한 인물이었다. 그는 좋은 가문 출신이며 능력도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기업들의 급속한 성장을 이끈 인물로 유명했던 안예선이라는 여인을 아내로 맞이한 것으로
방가흔에 대해서, 이중열은 불평도 하지 않고 조금의 원망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시후가 두 사람을 가혹하게 처벌할까 봐 오히려 두려웠다.시후는 그의 걱정을 간파하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삼촌, 역시 뭐든 숨길 수 없군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유가휘와 그의 아내를 억류하지 않았습니다. 그 둘은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입니다. 잠시 후 삼촌께서 정리하고 나오시면, 제가 직접 두 사람을 만나게 해드리겠습니다. 그 자리에서 모든 앙금을 말로 풀고, 이제 이 일은 완전히 끝내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이후로 유가휘가 다시는 삼촌께 어떠한 악의도 품지 못할 것이라고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이 말을 듣고 나서야, 이중열은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다. 그는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한 마음으로 말했다. “도련님, 결과가 어떻게 되든, 부디 저 두 사람에게 어려움을 주지는 말아주십시오. 사실 그 당시의 일은, 결국 제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중열은 젊었을 때는 자신이 유가휘에게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는 유가휘에게 막대한 돈을 벌어다 줬고, 그리고 유가휘를 배신한 것이 아니라 방가흔이 재결합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확신한 후 정식으로 유가휘에게 선처를 부탁했다. 더욱이, 그 당시 방가흔과 유가휘는 결혼한 사이도 아니었기에 그는 결코 다른 사람의 가정을 빼앗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그는 서서히 자신이 원칙적으로 잘못한 것은 없더라도, 이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유가휘에게 엄청난 상처와 곤혹감을 안겨주었다는 것을. 게다가, 유가휘는 그 당시 홍콩에서 이름난 재벌이었고, 그가 방가흔을 애인으로 삼았다는 것도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다. 그런데, 방가흔이 자신과 함께 해외로 도망쳤다. 이 사건은 유가휘에게 부정적인 사회적 영향을 매우 타격을 주었다. 그 때문에 홍콩 사람들의 입담 속에서, 유가휘의 아내는 과거에 남자와 도망친 적이 있다는 이야기가 여전히 회자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익숙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이중열의 온몸이 흠칫 떨렸다. 그는 곧바로 고개를 들고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주한 것은 바로 미소를 짓고 있는 시후의 모습을 보고 순간 너무 놀라서 말문이 막혔다. 그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도련님.... 어째서.. 어떻게 오신 겁니까?”시후는 조용히 이중열을 바라보았다. 시후는 속으로 조금 놀랐다. 왜냐하면 이중열을 보지 않은 지 단 며칠이 지났을 뿐이지만, 그는 이미 한층 더 늙고 초췌해진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분명 최근 엄청난 고통을 겪었을 것이었다.시후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가볍게 미소를 띠고 말했다. “며칠 전부터 여기 있었어요. 삼촌께서 홍콩으로 가시는 날인데, 제가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제가 이번에 홍콩에 온 이유는 바로 삼촌이 무사히 홍콩에 가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이제부터 그 누구도 삼촌을 건드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그러자 이중열은 다급하게 말했다. “도련님..! 유가휘가 저를 죽이기 위해 거액의 현상금을 걸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를 직접 마중 나오시면, 정말 위험할 겁니다....!”하지만 시후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옆에 서 있는 성도민을 가리켰다. “삼촌, 이 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분이 바로 블랙 드래곤의 리더, 성도민 씨입니다. 오늘 누군가 삼촌님을 해치려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방해한다면 저는 반드시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만들 것입니다.”성도민은 즉시 공손하게 예를 갖추며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은 선생님과 제가 있는 한, 홍콩에서 감히 선생님께 손을 대려는 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이중열은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그의 눈가는 순식간에 붉어졌고, 그는 끝까지 눈물을 참으며 목이 메인 듯 간신히 말했다. “도련님.... 저는 은서준 상무님께도 아직 큰 은혜를 갚지 못했는데.... 이제 또 이렇게 크나큰 은혜를 입게 되었으니....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성도민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배 회장님, 걱정 마십시오.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습니다.”한편, 옆에서 이 말을 듣던 유가휘는 크게 놀랐다. 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 ‘조금 전 배유현의 말을 들어보니.. TS Shipping의 진짜 주인은 은 비서라는 뜻인가? 그 변지현이라는 사람도 은 비서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은데?’ 그러자 유가휘는 이내 감탄했다. ‘그렇다면 애초에 은 비서는 단순히 TS Shipping의 비서일 리가 없어! 만약 은 비서가 TS Shipping의 실제 소유주 라면, 그의 진짜 능력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날지도 몰라!’유가휘는 자신도 모르게 시후를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시후는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그리고 곁에 서 있는 성도민과 배유현과 같은 강력한 인맥을 가지고 있으니 그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임이 틀림없었다.유가휘는 다시 속으로 생각했다. ‘휴우.. 그럼 따라야지..! 가릴 처지가 아니잖아! 남자가 정말 능력이 있으면 설령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가는 것이 될 지도 모르지만 은 비서라는 인물과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미경이의 능력에 달려 있어!’ 지금 유가휘의 머릿속에는 어떻게든 시후와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그는 아직 커다란 위험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십여 분이 더 지나자, 성도민의 휴대폰으로 부하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전화를 받은 뒤 곧바로 시후에게 보고했다. “은 선생님, 손님이 곧 나오십니다!”“오?” 시후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귀한 손님이 오셨군요. 여러분은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세요. 제가 직접 나가서 모셔오겠습니다.”유가휘는 서둘러 말했다. “은 비서님, 제가 함께 가도 되겠습니까?”시후는 손을 가볍게 흔들며 거절했다. “아닙니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그동안 배 회장님과 더 이야기를 나누시는 것도 좋겠군요.”유가휘는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홍콩 공항에 투자를 했다는 신분 덕분에, 유가휘는 전화를 한 통 걸었고 곧바로 한 명의 공항 임원이 서둘러 달려와 몇 차례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일행을 도착 홀 2층에 있는 VIP 라운지로 안내했다.이 VIP 라운지는 본래 VIP 고객들을 접대하기 위한 장소였고, 유가휘 역시 처음에 이곳을 미리 준비해야 할지 고민했었다. 하지만 배유현은 귀빈 중의 귀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유가휘는 자신이 먼저 도착 홀에서 직접 그녀를 기다려 맞이해야만 그녀에 대한 존중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 만약 자신이 먼저 VIP 라운지에 앉아서 다른 사람이 배유현을 안내해 오기를 기다린다면, 그것은 마치 자신의 위치를 지나치게 높이는 것처럼 오만해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VIP 라운지에 도착한 후에도, 유가휘는 여전히 이 점이 신경 쓰였다. 그래서 그는 시후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은 비서님, 제가 여기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면 예의에 조금 어긋나지 않을까요? 차라리 이렇게 하시죠. 그 손님의 성함을 저에게 알려주시면, 제가 직접 안내판을 들고 공항에서 기다리겠습니다! 그러면 은 비서님과 배 회장님께서는 여기서 편히 쉬시면 되고요!"시후는 손을 가볍게 흔들며 미소 지었다. "유 회장님, 그렇게 까지는 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분은 저와 관련된 분이시니, 당연히 제가 직접 나가서 맞이해야 합니다. 그러니 여기서 잠시 쉬고 계세요. 제가 손님을 모시고 오면, 그때 다 같이 인사를 나누시면 됩니다."유가휘는 즉시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은 비서님, 그러면 제가 같이 따라가서 모시겠습니다!"시후는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정말 괜찮습니다. 저만 직접 가면 됩니다." 그는 더 이상 유가휘에게 고민할 틈을 주지 않고, 곧바로 배유현을 향해 말했다. "배 회장님, 유 회장님은 홍콩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니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는 것도 좋겠군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밝게 미소 지었다.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