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야시 이치로는 이 말을 듣자마자 혼비백산했다.아버님이 돌아가셨어? 그리고 자기가 가져온 약을 먹고 죽었다고..?! 이...이게 어떻게 가능한 것이지? 설마.. 그 약이 자체로 독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그런 생각에 그는 화가 났고, 다시 시후를 찾아가 상대하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회사를 속여 100억을 뜯어낸 것도 모자라 자신의 아버지까지 독살하다니.. 이건 해도해도 너무 심한 것이 아닌가?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은시후와 다시 대적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미 자신의 아버지는 돌아가셨으니 다시 살아날 수도 없을 것이고 은시후가 그걸 다시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그가 받은 100억을 되돌려주겠는가...?그 때 전화기 너머로 비서가 다급하게 말했다. “부회장님 당분간은 절대 모습을 드러내지 마십시오. 내일부터 일본 내의 야쿠자 패거리들이 부회장님을 찾으러 다닐 겁니다!"이 말을 듣자 이치로는 더욱 당황했다.이건 더 끔찍했다. 이제 자신의 머리에 10억이라는 현상금이 걸려 있었고 어떻게 죽을지도 몰랐다.그는 출발하기 전 시후의 말이 갑작스럽게 떠올랐다. 그는 분명 이화룡에게 자신이 울면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면 다시 자신을 데리고 돌아가라고 하지 않았던가..? 보아하니 그는 진작에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던 것 같다....그렇다면.. 이 개자식! 그는 분명히 다른 약을 준비해두고 독약으로 아버지를 살해한 것이다!!!이 순간 이치로는 시후를 죽여버리고 싶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지금은 일본에 돌아갈 수도 없었다. 아무래도 야쿠자들이 자신을 쫓고 있으니 분명 서울에 있어도 도무지 숨을 곳이 없었다.보아하니, 은시후만이 자신의 살길인 것 같았다. 아무래도 그는 한국에서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고 어떠한 조폭들이라도 그의 적수가 될 수 없을 것이다.그러자 그는 이화룡에게 "저..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만, 저를 다시 도련님께 보내 주십시오.. 제발요..”라고 외쳤다.
고바야시 이치로는 "우리 아버지가 그 약을 먹고 돌아가셨는데, 어째서 약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 겁니까!!”라며 분통을 터뜨렸다.시후는 어깨를 으쓱하며 "약을 훔친 것은 당신 아닙니까? 게다가 이 일은 당신이 직접 계획한 일이고요. 당신이 주의를 기울였어야죠. 그러니 약은 당신이 훔친 것이고 내가 당신에게 건네 준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그리고 시후는 조금 더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그리고.. 당신이 훔친 건 독약이었던 것이고, 당신 아버지에게 독약을 보낸 것도 당신이에요. 그리고 말이죠?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이 보낸 독약을 먹었죠.. 그리고 조금 뒤 목숨을 잃었습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모든 것은 다 당신이 저지른 일인데 대체 나랑 무슨 상관이죠? 하! 제가 당신더러 그런 독약을 빼앗으라고 시켰나요?"이치로는 시후의 말을 듣고 잠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시후의 말이 맞았다. 처음부터 그가 사람을 데리고 최제천에게 가서 약을 훔치러 갔지만, 강탈한 것은 환약이 아니라 독약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결국 최제천과 시후가 연합하여 자신을 함정에 빠뜨렸지만,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자신은 강도이고, 어디까지나 도둑질을 한 것은 모두 자신의 책임이었으니까..그렇기에 가족 중.. 특히 자신의 남동생은 아마도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반드시 아버지를 죽인 죄명을 덮어씌워 자신의 목숨을 원할 것이다...이치로는 시후에게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면서 "저.. 선생님.. 이 일은 확실히 제 잘못입니다. 제가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고, 최선생에게 가서 약을 빼앗았습니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100억을 벌었으니 제 목숨이라도 살려주십시오.. 안 그러면 난 죽습니다.."라고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는 당신이 아직 여기 있는 한, 잠시 개 사육장에 머물게 할 수 있습니다. 아마 당신을 찾으려는 사람들은 절대 찾을 수 없을 테죠..”이치로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황급히 시후에게 인사했다. "고맙
고바야시 이치로는 시후가 자신을 받아주었지만, 이미 그를 이치로의 동생 지로에게 팔아 넘길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시후는 이치로에게 동정심이 없었다. 그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증오를 하고 있었을 뿐...오늘 밤은 다행히 시후가 최 선생의 집에서 경계를 하면서 지켰기 때문에 불상사가 생기지 않았지만.. 만약 자신이 이렇게 경계를 하지 않아서, 만일 최 선생이 진짜 약을 빼앗겼다면..? 물론 저 일본인이 시후 자신이 만든 환약을 분석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만약 운이 좋아서 파악을 하게 된다면, 분명 환약을 자신들의 고바야시 제약에서 만들어 전 세계로 수출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이 일본의 모든 행동은, 그가 보기에 하나의 극악무도한 범죄라고 생각한 것이다.즉, 지금까지 개밥이 되어 죽은 여섯 명의 부하들도.. 멀리 도쿄에서 죽은 마사오 회장, 그리고 곧 동생의 손에 죽을 이치로 역시 시후의 생각에 모두 자업자득일 뿐이었다.날이 밝기 전, 안세진은 차를 몰고 시후를 집에 데려다 주었다. 오늘 일로 안세진은 시후의 판단력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됐다. 그는 사실 시후가 바로 LCS 그룹에서 쫓겨나 떠돌던 초라한 젊은이라고 여기고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게 생각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초라한 행색의 도련님은 이렇게 빠른 판단력과, 강심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서울에 있는 많은 상류층 사람들이 자신을 깍듯하게 대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심지어 계략까지 활용하여 일본 제약 회사 회장과, 부회장을 자신의 손바닥 안에서 놀리고 있었다.시후는 그들에게 100억을 뜯어냈을 뿐만 아니라, 마사오의 목숨을 앗아갔고 머지않아 이치로의 목숨도 앗아갈 것이었다.이런 수완은 안세진이 시후를 눈여겨보게 만들었고, 심지어 마음속 깊은 곳에서도 강한 두려움과 경외심을 갖게 만들었다.시후는 뒷좌석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집에 거의 다 와 가자 그는 갑자기 안세진에게 말했다. "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김익수의 상황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시후가 몰래 내뿜은 에너지는 바로 김익수의 성기능을 망가뜨렸다. 즉, 평생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 선생이 그에게 약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치료할 방법이 없었다.만약 김익수가 굳이 치료를 하겠다고 약을 남용해서 회복을 시도한다면, 아마 약물이 몸에 쌓여 조직이 괴사하기 십상이다.보아하니, 아무래도 화신 제약에는 이번에 곤란한 문제가 생긴 것 같아 보였다. 김익수는 결코 다루기 쉬운 인간이 아니었다. 결국 화신 제약을 달달 볶으며 자신을 치료할 때까지, 그는 절대로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안세진은 또 최우진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최우진은 지금 청산정신병원에 있습니다. 듣기로는 아주 괴상한 병에 걸렸다고 하는데요, 그의 아버지와 형이 급히 병원으로 갔고 전문가도 데려왔지만 병에는 차도가 없었다고 합니다."안세진은 "저도 틱톡, 유튜브 등에서 영상을 봤는데.. 이건 정말이지.. 별 일이 다 있습니다."라고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호기심에 물었다. “그런데 그 아버지와 형은 무슨 일이죠?”안세진은 "지금 최우진의 집안은 현재 그의 할아버지 최현재가 회사의 오너입니다. 하지만 최우진의 아버지 최우식은 장남으로서 이미 대대적으로 재산을 승계하기 시작했으니 이변이 없는 한 그는 틀림없이 다음 회장이 될 겁니다. 최우진은 재작년 케임브리지 대학을 갓 졸업한 형 우신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최우신도 아버지의 지도 아래 일부 재산을 물려받았고, 최우식도 첫째 아들을 후계자로 키우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라고 설명해주었다.시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최우진의 집안의 배경을 대충 알고 있었다. 강남에서 제일가는 집안으로 꼽히지만 시후는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자신이 그들의 둘째 아들 최우진을 훈계한 것은, 바로 짐승 같은 놈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 집안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불복한다면, 시후는 그들과 함께 놀아주는 것도 개의치 않을 것이다.이때 안세진의
아침 7시. 유나는 잠에서 조금씩 깨어났다.시후는 인기척을 듣고, 빠르게 잠든 척 누워 있었다. 유나는 일어난 후, 침대에 앉아서 기지개를 켜며 잠든 시후를 바라보았고 바닥에 엎드려 자고 있는 시후를 보니 갑자기 마음이 아파왔다.시후는 자신과 결혼해 데릴사위가 된 이후부터 계속 바닥에서 잤지만 3년이 넘도록 여전히 흔들리지 않고 불평을 하지도 않았다. 사실.. 결혼 초.. 유나는 정말 시후에게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게다가 그를 전혀 좋아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요 몇 년을 함께 지내면서 그녀는 갈수록 시후가 곁에 있어야 자신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떨 때는 그가 갑자기 자신을 떠날까 봐 두려웠다.요사이 집에 많은 일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유나는 점점 더 시후야 말로 이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오히려 자신의 친척은 하나같이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특히 할머니와 관련된 친척들은 자신의 가족이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았다.엄마 윤우선도 생각해보면 할 말이 없었다. 자신의 어머니 윤우선의 눈에는 유나가 우선의 인생에서 부잣집 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결혼한 지 3년이 넘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자신이 시후와 이혼하고 나서 부잣집 도련님과 결혼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반면 아버지는 늘 판단력이 흐려서 밖에서 일을 저지르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유나가 의지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인물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이 바닥에서 자고 있는 자신의 남편 시후야말로 가장 자신을 안심시키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그녀는 시후를 바라보며 마음에서 따뜻한 기운이 솟아오르고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방문이 느닷없이 열렸다.그녀가 고개를 들자마자, 엄마가 당당하게 잠옷을 입고 방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엄마, 뭐하는 거예요? 왜 노크도 안 하고 들어와요?”우선은 빠른 걸음으로 침대 반대편으로 달려가 고
7시 반, 시후는 잠에서 깬 척하고 일어나 세수를 한 후 밖으로 나가 물건을 산 뒤 조금 일찍 돌아왔다.유나는 밥을 먹고 빠르게 회사로 갔고, 장모인 우선은 밥을 다 먹은 뒤 장인 김상곤을 끌고 청년재 별장에 가 보았다. 아직 별장은 공사가 끝나지 않아서, 그녀는 이미 좀 인내심을 잃었기 때문이다.김상곤은 "별장 내부만 해도 층이 다르고, 합치면 평수가 얼마야?! 너무 넓어서 인테리어가 워낙 힘들지. 아마 적어도 반년 이상은 걸릴 테니까 당신이 조급해해도 아무런 소용없어!"라고 말했다.우선은 "난 몰라!! 난 이 낡은 집에서 충분히 살았어!! 만약 저기 별장이 다음 달에도 공사가 마무리 안 되면, 오피스텔에서 살더라도 더 이상 이딴 곳에서는 살 수 없다고!!" 라고 말했다.그러자 우선은 "당신은 헛소리 그만하고 빨리 옷 갈아입고 별장에 가보자고!! 나라도 빨리 하라고 재촉해야지! 안 그러면 당신이 사온 저 쓸데없는 골동품들 다 갖다 버릴 테니까 알아서 해!!!"라고 상곤을 협박했다.김상곤은 인생에서 추구하는 것이 별로 없었다. 그저 골동품을 만지작거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는 늘 사온 것은 한결같이 누더기 아니면 사기를 당했지만 그는 그런 물건들이 모두 값어치가 있고, 지금 당장은 값어치가 없어도 몇 년만 기다리면 값어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물처럼 여겨왔다. 하지만 지금 우선이 그의 골동품들을 모두 버리겠다고 위협하자, 그는 즉시 부드럽게 말하며 "아이.. 여보 또 왜 그래~~ 내가 같이 가줄게!!”라고 했다.우선이 그의 등을 밀며 "아니 또 왜 밥을 먹고 있어!! 빨리 옷 갈아입어!”라고 소리 쳤다.김상곤은 울상을 지으며 "아니 아직 국 한 숟가락도 못 떴는데, 왜 벌써 일어나라는 거야!!"라고 말했다.“먹어, 먹어, 맨날 먹기만 해!?!!” 우선은 화가 나서 말했다. "당신 또 은시후처럼 아무짝에 쓸모 없는 인간이 될 거야?! 맨날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할 일도 더럽게 없는!!?"그러자 김상곤은 "그래, 내가 그만
이때 제세당의 점원에 의해 이장명과 이학수는 가로 막혔다.“실례합니다만, 예약하셨나요?”점원은 매우 경계하며, 이장명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이장명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고, 게다가 요 며칠 제세당에 와서 난리를 치는 인간들이 너무 많았기에 그는 함부로 사람을 들여보내지 못하는 중이었다."아.. 안녕하세요? 저는 화신 제약의 대표 이장명이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우리는 최 선생을 앞서 한의학 박람회에서 뵈었거든요.. 그런데 그 때 저희가 실례를 범해서.. 오늘 특별히 사과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최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직접 사과할 기회를 주셨지요.."점원은 "글쎄요, 최 선생님께서는 예약자가 없으니 빨리 나가라고 하시는데요..?”라며 그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제발 화신 제약의 대표가 왔다고 알려....”"죄송합니다. 우리 제세당은 그런 제약 회사는 모릅니다. 어서 나가세요! 아니면 사람 부릅니다!!!"점원은 여전히 그들을 밀쳐 내며, 이장명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고 그대로 그를 밀어 밖으로 내보냈다."아이 저기요!! 할 말이 있어...ㅅ..ㅓ.." 이장명은 이 상황을 겪으며 당황했다.그가 오늘 온 것은, 그를 꼬드겨 김익수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만약 김익수가 성기를 절단해야 할 정도로 살이 짓무른다면 화신 제약의 미래는 아마 참혹할 것이다..!그들이 생각하기에 지금 김익수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최제천 선생밖에 없었다. 그가 사실 김익수를 완전히 낫게 하지는 못해도, 그의 궤양만 낫게 한다면 화신 제약은 이 재난을 모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아버지께 최제천 선생의 얼굴도 못 봤다는 것을 알리게 되면, 당연히 그는 격노할 것이었다.화신 제약의 사생아 이학수는 곁에서 바라보기만 할 뿐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이번에 아버지 이재하는 둘 중 아무나 이 위기를 해결한다면, 누구나 화신 제약의 회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학수 역시 가장 먼저 생각한 사람은 바로 최제천 선생이었다. 그러나
최 선생은 말을 마치자 소매를 한 번 휘둘렀고, 그들을 쫓아내려고 했다.이장명은 당황하며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모든 잘못은 다 저의 잘못입니다. 그냥 저를 때리고 욕하셔도 저는 불평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번에 화신 제약에 큰 위기가 닥쳤습니다. 그런데 우리 가족이 끔찍하게 죽어 가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으실 겁니까?!! 제발요..!!”"허허.. 죄송합니다만, 저는 당신과 친한 관계도 아니고 이 일은 당신 집안 일입니다. 그러니 나와는 아~~무! 상관없으니 이곳에서 당장 떠나세요!!"이장명은 최 선생의 이 말을 듣고, 황급히 이학수에게서 금상자를 빼앗아 건넸다."선생님.. 이것은 저의 작은 성의입니다. 제발 웃으며 받아주세요! 아마 값으로 치면 5천만 원은 될 겁니다."그러나 최 선생은 금상자를 열지도 않은 채 "5천만 원? 하참! 난 5억, 50억, 아니 500억이라도 당신네 돈은 받지 않을 겁니다. 당장 나가세요!! 아무도 당신을 환영하지 않습니다."라고 호통을 쳤다.이때, 한쪽에서 줄곧 아무 말없던 이학수는, 한숨을 쉬며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최 선생에게 말했다."저.. 선생님.. 부디 자비를 베풀어 우리 회사를 좀 구해주십시오.. 제가 이렇게 무릎 꿇고 애원합니다..”이렇게 차분한 이학수의 모습을 보고 최 선생은 조금 마음이 누그러졌다.그의 모습은 이장명보다 훨씬 교양 있고 예의 발랐다. 교만하고 자만심 넘치는 형과 비교하면 완전 딴판이었다.이장명은 이에 불만을 품고 이학수를 노려보며 욕설을 퍼부었다.“이 사생아 새끼가 연기를 꽤 잘하네?? 내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 네가 지금 내 공을 가로채서 회사 회장 자리를 노리는 거야?!!” 그리고는 이장명은 이학수를 발로 걷어찼다. “이 사생아 새끼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화신 제약을 대표해서 무릎을 꿇어?!! 화신 제약을 대표해 무릎을 꿇는 건 나야!! 나만이 화신 제약의 자격이 있다고!!!”이학수는 발로 차서 땅에 넘어졌지만, 불평 한마디 없이 황급
어쨌든 오늘 오후, 이중열이 공항 세관에서 나오는 순간, 바로 자신과 유가휘가 대치하는 순간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가휘의 아내가 옆에서 이 상황을 목격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는 유미경이 함께 오지 않기를 바랐다. 이틀 간 함께 지내는 동안, 시후는 유미경이라는 여성을 꽤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미경이 자신과 그녀의 아버지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후가 이번에 홍콩에 와서 유가휘와 가까워졌을 때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었기에, 유미경 앞에서는 자신의 가면을 벗고 싶지 않았다. 시후의 계획은 공항에서 모든 문제를 처리한 뒤, 더 이상 유가휘의 가족들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었고 유미경과의 관계도 그저 이번 식사를 마지막으로 끝낼 생각이었다.유미경은 시후의 마음속 의도를 알지 못했다. 그녀는 함께 공항에 가기를 원했다. 시후가 누굴 만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후와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후가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을 원하지 않자, 유미경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식사 후에 침사추이로 돌아가야 해서, 같이 갈 수 없어요.""알겠다." 유가휘는 별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은 비서님의 친구 분이 우리 집에 오고 싶어 하면, 우리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할 테니 그때는 오도록 해라.”유미경은 시후에게 물었다. "은 비서님, 저녁에 먹자 골목에 가실 건가요?" 그러자 시후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말했다. "일단 오후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네 알겠어요." 유미경은 시후와 함께 먹자 골목에 가려던 계획이 아마도 연기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그럼 오후에 연락 주세요. 기다릴게요.""그래요."...오후 1시. 식사를 마친 후, 시후와 유가휘의 가족들은 함께 식당을 나섰다. 유가휘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여보, 당신은 다른 차를 타. 나는 은 비서님과 함께 차를 탈게." 방가흔은 주저 없이 대
시후가 자신의 요청을 들어주자 유가휘는 내심 굉장한 기쁨을 느꼈다. 그는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부유한 사람은 홍콩의 Lii 그룹이었다. 하지만, Lii 그룹은 페이셔스 그룹 앞에서는 전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유가휘는 페이셔스 그룹과 인연을 맺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큰 도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기쁜 마음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조금 뒤 먼저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드시죠. 아내가 미리 가서 준비를 할 겁니다. 미경이도 함께 올 것이고요. 식사하신 뒤에, 저는 아내와 함께 은 비서님과 공항에서 배유현 회장을 맞이하러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계획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하죠."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은 비서님, 배유현 회장이 홍콩에 오는데, 어디에 묵으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홍콩에는 페이셔스 그룹의 소유물이 없어서, 배유현 회장이 호텔에 묵기 위해 이곳까지 오게 하는 건 너무 예의가 없는 것 같아서요. 괜찮으시다면, 배유현 회장을 저희 집으로 초대하는 건 어떻습니까? 저희 집에는 수십 개의 게스트룸이 있으니, 배유현 회장 일행이 충분히 머물 수 있을 겁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요, 그건 제가 대신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배유현 회장이 오면, 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게 좋겠네요."유가휘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비서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좀 더 격식 있게 준비를 하라고 해야겠습니다!"점심 시간이 되어 시후와 유가휘는 미리 예약한 고급 광동식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방가흔은 이미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레스토랑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와 유가휘가 탄 차량이 도착하자, 방가흔은 바로 차량으로 다가왔고, 차량이 멈추었을 때 시후가 타고 있는 오른쪽 차문을 열어주었다.시후는 약간 놀랐다.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 방가흔이 자신을 위해 직접 차량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시후는 전화기 너머에서 흐릿하게 들려오는 비행기 엔진 소리를 듣고 물었다. "유현 씨, 지금 비행기에 타고 계신 건가요?"배유현은 서둘러 대답했다. "네, 맞아요. 지금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저는 원 선생님과 함께 홍콩으로 가고 있고 비행기는 2시 30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다만, 이중열 씨가 입국 심사를 받아야 해서, 30분 늦었지만 세관을 통과하기 전에 저희가 먼저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시후는 감탄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유현 씨, 이미 많은 도움을 주셔서 이렇게까지 먼 길을 올 필요는 없었는데..”배유현은 주저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은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정말 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셨고, 저는 그저 할 수 있는 일만 했을 뿐이에요. 그게 뭐 힘든 일이겠어요." 사실 배유현은 알고 있었다. 시후가 홍콩에 있으니, 이중열의 안전은 확실히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배유현은 이중열을 안전하게 데려오기 위해 홍콩에 왔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시후를 보고 싶어 온 것이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은인이자, 또 밤낮으로 그리워하는 사람이었기에 그녀는 시후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잡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녀가 생각하기에 홍콩으로 오는 이번 일이 시후를 만나기에 가장 적절한 때였다.시후는 배유현이 홍콩까지 올 줄은 몰랐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녀가 오면 이 일이 조금 더 극적으로 전개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시후는 유가휘를 보고, 일부러 웃으며 말했다. "그럼 유현 씨가 이렇게 멀리까지 오셨으니 저도 직접 공항에 나가서 맞이하도록 하죠. 오늘 오후에 공항에서 만나요."배유현은 자신의 갑작스러운 등장이 시후에게 문제를 일으켜 그를 귀찮게 하지 않을까 불안해했지만, 시후의 말을 듣고는 마음 속에 있던 큰 돌이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듯했다. 그녀는 매우 기뻐하며 시후가 자신을 마중 나올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시후가 오후에 이
시후의 말에 유가휘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처음으로 이런 의견을 들었던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그는 분명 코웃음을 치며 상대가 단순히 위선적으로 자기 자신을 치켜세우려 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한 홍콩에서는 돈이 조금 있는 남자라면 누구나 연예계에 발을 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가? 심지어 연예인을 만나 결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그러나 시후는 엔터테인먼트계와 얽히는 것을 오히려 수치스러운 일로 여겼다. 이것은 분명 현실과는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유가휘는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매우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홍콩에서는 연예인과 얽히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재벌 2세들이라는 것이었다. 반면 자수성가한 재벌 1세들은 대체로 엔터테인먼트계에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홍콩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벌어졌다. 아들은 연예계의 유명 여배우를 미친 듯이 쫓아다니며 심지어 결혼까지 꿈꾼다. 하지만 집안의 가장은 이러한 기회를 주지 않고, 철저히 연예인을 내쫓는다. 심지어 어떤 연예인은 재벌 2세의 아이까지 몇 명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명문가에 시집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자수성가한 재벌 1세들은 능력, 배포, 식견, 그리고 자기 위치에 대한 인식이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 2세들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재벌 2세들이 광적으로 집착하는 연예계 스타들은, 재벌 1세의 눈에는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며느리로 받아들이는 일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따라서 유가휘는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에서, 시후의 위치가 재벌 2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재벌 2세들이 열광하는 연예계조차도, 시후에게는 하찮은 존재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깨달은 유가휘는 얼굴이 뜨거워지며 말했다. “은 비서님 말씀대로... 진정한 성공한 인물이라면 연예계와 너무 가까워서는 안 되는 것이 맞습니다...”시후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
홍원산은 급히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양주성을 거칠게 잡아 일으켜 뒤에 있던 부하들에게 내던지듯 넘기고는 명령했다. "이 놈을 잘 감시해! 나중에 나갈 때,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하게 하고."부하들은 공손히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형님!" 그 후 두 명의 부하는 양주성을 좌우에서 부축하듯 끌고 나가, 유가휘의 사무실을 떠났다.이때, 시후는 설수아와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에게 말했다. "그럼 두 사람은 돌아가요. 오늘 본 것과 들은 것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고."설수아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있던 또 다른 여성도 마치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설수아는 이미 시후에게 두 번이나 목숨을 구원받았기에 그에 대한 충성심이 커졌고,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은 시후에 대한 공포심이 강했기 때문에 감히 그를 화나게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두 여성이 떠난 뒤, 유가휘는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양주성은 오늘 나에게 신인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으니, 나름 호의적으로 왔을 텐데... 사무실에 올라왔다가 자기 회사를 홀랑 빼앗길 줄이야....’ 이렇게 생각하며 그는 한탄했다. ‘은 비서는 어제 블랙 드래곤의 리더인 성도민까지 클럽으로 불러냈고, 솔직히 홍원산 따위는 손쉽게 처단할 수도 있었어. 하지만 그를 살려둔 이유가 바로 이거였구나.... 홍원산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 돌아왔기에, 은 비서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게 된 거야. 그리고 그는 이제 은 비서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개가 되었지. 이런 자를 홍콩에 남겨둔다? 이제 은 비서는 홍콩에 강력한 기반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어....’유가휘는 다시 양주성을 떠올렸다. ‘양주성 저 놈도 정말... 진짜 앞뒤 분간을 못하고 스스로 장기말이 되겠다고 나서다니. 아무래도 앞으로 홍콩에서 계속 살아있고 싶다면, 조용히 몸을 사리는 수밖에 없을 거야....’이때 시후는 유가휘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며, "유
시후는 자신이 어릴 적 많은 고생을 했던 경험이 있기에, 공부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는 사람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설수아가 더 이상 공부를 하고 싶지 않을 때까지 원하는 만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설수아는 시후에게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깊은 감사를 표하며 말했다. “선생님, 안심하세요! 저는 열심히 공부해서 꼭 학업을 마치고,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하지만 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신경 쓰지 말아요. 중요한 건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는 거니까."설수아는 이 말에 감명 깊은 표정으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시후는 그녀에게 물었다. "이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했으니, 더 이상 홍콩에 머물 필요는 없겠네요?"설수아는 대답했다. "네... 이미 도쿄대 입학 허가를 받았어요. 정해진 기간 내에 등록 절차만 마치면 되고, 일본으로 가기 전에 비자만 갱신하면 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도쿄대에서 무슨 전공을 공부하고 있죠?"설수아는 서둘러 대답했다. "도쿄대학교 경제학부에서 경제학을 배우고 있습니다."시후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경제학이구나. 그럼 이론 뿐만 아니라 실무 경험도 중요할 텐데.. 책만 파는 것보다는 직접 실전 경험을 쌓아야 하고요."설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원래는 집안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면, 인턴쉽을 할 회사를 찾으려 했어요."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잘 됐네. 지금 당장 좋은 실습 기회가 있으니까." 그러고는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분은 바로 홍 대표인데, 딱 봐도 공부를 많이 한 분은 아닌 것 같죠? 그런데 지금 그 양 대표님이 회사를 그에게 넘기려고 합니다. 내가 걱정되는 건, 홍 대표가 회사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거죠. 그래서 수아 씨가 개학하기 전까지 짧은 기간이라도 그를 도와 회사 경영을 맡아보는 게 어때요?"홍원산은 이 말을 듣고
하지만 오늘 이 상황을 보아하니, 자신은 이미 피할 길이 없는 것 같았다. 장운추 조차도 상대가 못 되는데, 자신은 어떻게 이곳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살아 남기 위해서는, 시후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이에 그는 울먹이며 말했다. "선생님, 저... 받아들이겠습니다..."시후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그 말은 나에게 할 필요 없어. 당신과 나는 아무런 관계도 없거든. 비록 당신이 오늘 나를 여러 번 모욕했지만, 난 당신에게 손끝 하나 댄 적 없고, 당신 돈도 한 푼도 요구한 적이 없어. 오늘 이 일은 전부 당신과 홍원산 간의 사적인 문제라고. 그를 직접 부른 건 당신이고, 당신을 때린 것도 내가 아닌 홍원산이지. 지금 내가 당신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그에게 팔라고 한 것도, 어디까지나 당신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거래하는 거지, 나랑은 일절 상관이 없는 거야. 그러니 당신 두 사람이 따로 가서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 나는 이 일에 개입하고 싶지 않거든.”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와 말도 안 돼. 은시후 이 놈은 정말 뻔뻔함의 극치잖아?! 고작 두 마디 말로 이 일에서 자신을 완벽하게 쏙 빼버리다니?’양주성도 말문이 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가 보기에 비록 시후가 뻔뻔하게 행동하기는 했지만 사실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은 흠잡을 구석이 없었다. 왜냐하면 애초에 오늘 이 모든 상황은 자신이 직접 초래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홍원산을 부른 것도, 자신이었고, 자신을 때린 것도 시후가 아닌 홍원산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회사를 매각하는 것 역시 자신과 홍원산 사이의 문제일 뿐, 시후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다시 말해, 오늘 이 고비를 넘기고 나서 후회하여 경찰에게 개입을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시후를 잡을 수는 없을 것이고, 오직 홍원산 만을 체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홍원산은 수천 명의 부하를 거느린 거물이었다. 그러니 그와 적이 된다면, 자신은 그야말로 죽음 밖에 남지 않는 셈이지 않
"예?" 유가휘는 시후의 질문에 순간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그냥... 그냥 목숨만이라도 살려달라는 뜻입니다... 두 다리를 부러뜨려도 괜찮으니 말입니다..."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양주성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말했다. "좋아, 직접 말해 봐. 내가 어떻게 목숨을 살려주길 바라나?"양주성은 망설임 없이 외쳤다. "이 개 같은 목숨이라도 살려주십시오! 제발, 은 선생님! 제 개 같은 목숨만이라도 살려주십시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회장님도 널 위해 나서주셨으니, 네가 원하는 대로 ‘개 같은 목숨’을 남겨줄 방법을 하나 제시해주지. 불가능한 건 아닐 거야. 지금 내가 기분이 좋으니 해결책을 알려주지." 이렇게 말한 시후는 덧붙여 말했다. "잘 들어. 이건 단 하나뿐인 해결책이다. 네가 받아들이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내겠지만, 거절한다면 모든 걸 홍원산이 알아서 처리할 거다.”양주성은 깜짝 놀라며 기쁨이 밀려왔다. 그는 급히 말했다. "선생님, 무조건 받아들이겠습니다!"그러나 시후는 손을 흔들며 태연하게 말했다. "섣불리 대답하지 마. 내 말을 다 듣고 난 뒤에 다시 결정하라고."양주성은 긴장하며 말했다. "부디 말씀하십시오!"시후는 그를 한 번 쳐다보더니,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당장 문서를 작성해. 당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단돈 1만 홍콩 달러에 홍원산에게 넘긴다고 말이야.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뭐라고요?!" 양주성은 즉시 무너져 내리며 외쳤다. "그건 내 반평생의 피땀 어린 결실입니다!"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서 거절하겠다는 거야?"이때 유가휘가 다급하게 나섰다. "양 대표, 지금 죽게 생겼는데도 그까짓 재산이 그렇게 중요해? 은 선생님은 네가 가진 모든 걸 빼앗겠다는 것도 아니잖아. 그저 엔터테인먼트 회사 하나만 넘기면 되는 거라고! 도대체 뭐가 그렇게 고민이야?"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회장님, 조금 전
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 "그가 이곳에서 나에게 그렇게 잘난 척을 해댔는데, 내가 그냥 봐주면 내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습니까?”유가휘는 급히 말했다. "은 비서님.... 제 말은 그저 그를 완전히 용서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처벌 방식을 조금 바꿔 주셔서 최소한 목숨만 살려주셨으면 해서...."양주성도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애원했다. "그렇습니다, 선생님! 제발 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그럼, 뭐든 선생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급하게 덧붙였다. "선생님, 제가 원하시면 얼마든지 돈으로 사죄하겠습니다! 얼마를 원하시든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얕보는 건 아닌데, 솔직히 말해서 관대한 처분을 바라며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주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당신 수준은 나에게 조건을 걸 만한 깜냥이 안 돼." 그런 뒤 시후는 경멸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회사 시가총액이 얼마지?"양주성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대략 30억 홍콩 달러 정도입니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미국 달러로 환산해 봐야 겨우 4억 달러 남짓이군. 솔직히 말해서, 그건 먼지 정도로 적어. 게다가 당신의 전 재산을 다 합쳐 봐야 10억 달러가 최대일 텐데, 홍원산에게 물어봐. 어제 장운추가 나에게 용서를 받기 위해 어떤 조건을 걸었는지.""장운추?!" 양주성은 경악하며 홍원산을 바라보았다.홍원산은 우월한 태도로 말했다. "잘 들어라, 양주성. 어제 장운추는 은 선생님께 용서를 구하기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총 10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약속했다!""10년 동안 100억?! 그것도 미국 달러로?!" 양주성은 입을 떡 벌리고 경악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반박했다. "아니, 장운추도 총 자산이 100억 달러 남짓일 텐데.... 그가 어떻게 그런 거액을 내겠다고 약속했단 말이야....?"“짜악!” 홍원산은 양주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양주성의 뺨을 후려쳤다.양주성은 눈앞이 번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