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야시 이치로는 이 말을 듣자마자 혼비백산했다.아버님이 돌아가셨어? 그리고 자기가 가져온 약을 먹고 죽었다고..?! 이...이게 어떻게 가능한 것이지? 설마.. 그 약이 자체로 독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그런 생각에 그는 화가 났고, 다시 시후를 찾아가 상대하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회사를 속여 100억을 뜯어낸 것도 모자라 자신의 아버지까지 독살하다니.. 이건 해도해도 너무 심한 것이 아닌가?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은시후와 다시 대적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미 자신의 아버지는 돌아가셨으니 다시 살아날 수도 없을 것이고 은시후가 그걸 다시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그가 받은 100억을 되돌려주겠는가...?그 때 전화기 너머로 비서가 다급하게 말했다. “부회장님 당분간은 절대 모습을 드러내지 마십시오. 내일부터 일본 내의 야쿠자 패거리들이 부회장님을 찾으러 다닐 겁니다!"이 말을 듣자 이치로는 더욱 당황했다.이건 더 끔찍했다. 이제 자신의 머리에 10억이라는 현상금이 걸려 있었고 어떻게 죽을지도 몰랐다.그는 출발하기 전 시후의 말이 갑작스럽게 떠올랐다. 그는 분명 이화룡에게 자신이 울면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면 다시 자신을 데리고 돌아가라고 하지 않았던가..? 보아하니 그는 진작에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던 것 같다....그렇다면.. 이 개자식! 그는 분명히 다른 약을 준비해두고 독약으로 아버지를 살해한 것이다!!!이 순간 이치로는 시후를 죽여버리고 싶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지금은 일본에 돌아갈 수도 없었다. 아무래도 야쿠자들이 자신을 쫓고 있으니 분명 서울에 있어도 도무지 숨을 곳이 없었다.보아하니, 은시후만이 자신의 살길인 것 같았다. 아무래도 그는 한국에서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고 어떠한 조폭들이라도 그의 적수가 될 수 없을 것이다.그러자 그는 이화룡에게 "저..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만, 저를 다시 도련님께 보내 주십시오.. 제발요..”라고 외쳤다.
고바야시 이치로는 "우리 아버지가 그 약을 먹고 돌아가셨는데, 어째서 약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 겁니까!!”라며 분통을 터뜨렸다.시후는 어깨를 으쓱하며 "약을 훔친 것은 당신 아닙니까? 게다가 이 일은 당신이 직접 계획한 일이고요. 당신이 주의를 기울였어야죠. 그러니 약은 당신이 훔친 것이고 내가 당신에게 건네 준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그리고 시후는 조금 더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그리고.. 당신이 훔친 건 독약이었던 것이고, 당신 아버지에게 독약을 보낸 것도 당신이에요. 그리고 말이죠?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이 보낸 독약을 먹었죠.. 그리고 조금 뒤 목숨을 잃었습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모든 것은 다 당신이 저지른 일인데 대체 나랑 무슨 상관이죠? 하! 제가 당신더러 그런 독약을 빼앗으라고 시켰나요?"이치로는 시후의 말을 듣고 잠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시후의 말이 맞았다. 처음부터 그가 사람을 데리고 최제천에게 가서 약을 훔치러 갔지만, 강탈한 것은 환약이 아니라 독약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결국 최제천과 시후가 연합하여 자신을 함정에 빠뜨렸지만,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자신은 강도이고, 어디까지나 도둑질을 한 것은 모두 자신의 책임이었으니까..그렇기에 가족 중.. 특히 자신의 남동생은 아마도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반드시 아버지를 죽인 죄명을 덮어씌워 자신의 목숨을 원할 것이다...이치로는 시후에게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면서 "저.. 선생님.. 이 일은 확실히 제 잘못입니다. 제가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고, 최선생에게 가서 약을 빼앗았습니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100억을 벌었으니 제 목숨이라도 살려주십시오.. 안 그러면 난 죽습니다.."라고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는 당신이 아직 여기 있는 한, 잠시 개 사육장에 머물게 할 수 있습니다. 아마 당신을 찾으려는 사람들은 절대 찾을 수 없을 테죠..”이치로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황급히 시후에게 인사했다. "고맙
고바야시 이치로는 시후가 자신을 받아주었지만, 이미 그를 이치로의 동생 지로에게 팔아 넘길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시후는 이치로에게 동정심이 없었다. 그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증오를 하고 있었을 뿐...오늘 밤은 다행히 시후가 최 선생의 집에서 경계를 하면서 지켰기 때문에 불상사가 생기지 않았지만.. 만약 자신이 이렇게 경계를 하지 않아서, 만일 최 선생이 진짜 약을 빼앗겼다면..? 물론 저 일본인이 시후 자신이 만든 환약을 분석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만약 운이 좋아서 파악을 하게 된다면, 분명 환약을 자신들의 고바야시 제약에서 만들어 전 세계로 수출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이 일본의 모든 행동은, 그가 보기에 하나의 극악무도한 범죄라고 생각한 것이다.즉, 지금까지 개밥이 되어 죽은 여섯 명의 부하들도.. 멀리 도쿄에서 죽은 마사오 회장, 그리고 곧 동생의 손에 죽을 이치로 역시 시후의 생각에 모두 자업자득일 뿐이었다.날이 밝기 전, 안세진은 차를 몰고 시후를 집에 데려다 주었다. 오늘 일로 안세진은 시후의 판단력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됐다. 그는 사실 시후가 바로 LCS 그룹에서 쫓겨나 떠돌던 초라한 젊은이라고 여기고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게 생각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초라한 행색의 도련님은 이렇게 빠른 판단력과, 강심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서울에 있는 많은 상류층 사람들이 자신을 깍듯하게 대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심지어 계략까지 활용하여 일본 제약 회사 회장과, 부회장을 자신의 손바닥 안에서 놀리고 있었다.시후는 그들에게 100억을 뜯어냈을 뿐만 아니라, 마사오의 목숨을 앗아갔고 머지않아 이치로의 목숨도 앗아갈 것이었다.이런 수완은 안세진이 시후를 눈여겨보게 만들었고, 심지어 마음속 깊은 곳에서도 강한 두려움과 경외심을 갖게 만들었다.시후는 뒷좌석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집에 거의 다 와 가자 그는 갑자기 안세진에게 말했다. "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김익수의 상황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시후가 몰래 내뿜은 에너지는 바로 김익수의 성기능을 망가뜨렸다. 즉, 평생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 선생이 그에게 약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치료할 방법이 없었다.만약 김익수가 굳이 치료를 하겠다고 약을 남용해서 회복을 시도한다면, 아마 약물이 몸에 쌓여 조직이 괴사하기 십상이다.보아하니, 아무래도 화신 제약에는 이번에 곤란한 문제가 생긴 것 같아 보였다. 김익수는 결코 다루기 쉬운 인간이 아니었다. 결국 화신 제약을 달달 볶으며 자신을 치료할 때까지, 그는 절대로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안세진은 또 최우진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최우진은 지금 청산정신병원에 있습니다. 듣기로는 아주 괴상한 병에 걸렸다고 하는데요, 그의 아버지와 형이 급히 병원으로 갔고 전문가도 데려왔지만 병에는 차도가 없었다고 합니다."안세진은 "저도 틱톡, 유튜브 등에서 영상을 봤는데.. 이건 정말이지.. 별 일이 다 있습니다."라고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호기심에 물었다. “그런데 그 아버지와 형은 무슨 일이죠?”안세진은 "지금 최우진의 집안은 현재 그의 할아버지 최현재가 회사의 오너입니다. 하지만 최우진의 아버지 최우식은 장남으로서 이미 대대적으로 재산을 승계하기 시작했으니 이변이 없는 한 그는 틀림없이 다음 회장이 될 겁니다. 최우진은 재작년 케임브리지 대학을 갓 졸업한 형 우신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최우신도 아버지의 지도 아래 일부 재산을 물려받았고, 최우식도 첫째 아들을 후계자로 키우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라고 설명해주었다.시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최우진의 집안의 배경을 대충 알고 있었다. 강남에서 제일가는 집안으로 꼽히지만 시후는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자신이 그들의 둘째 아들 최우진을 훈계한 것은, 바로 짐승 같은 놈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 집안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불복한다면, 시후는 그들과 함께 놀아주는 것도 개의치 않을 것이다.이때 안세진의
아침 7시. 유나는 잠에서 조금씩 깨어났다.시후는 인기척을 듣고, 빠르게 잠든 척 누워 있었다. 유나는 일어난 후, 침대에 앉아서 기지개를 켜며 잠든 시후를 바라보았고 바닥에 엎드려 자고 있는 시후를 보니 갑자기 마음이 아파왔다.시후는 자신과 결혼해 데릴사위가 된 이후부터 계속 바닥에서 잤지만 3년이 넘도록 여전히 흔들리지 않고 불평을 하지도 않았다. 사실.. 결혼 초.. 유나는 정말 시후에게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게다가 그를 전혀 좋아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요 몇 년을 함께 지내면서 그녀는 갈수록 시후가 곁에 있어야 자신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떨 때는 그가 갑자기 자신을 떠날까 봐 두려웠다.요사이 집에 많은 일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유나는 점점 더 시후야 말로 이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오히려 자신의 친척은 하나같이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특히 할머니와 관련된 친척들은 자신의 가족이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았다.엄마 윤우선도 생각해보면 할 말이 없었다. 자신의 어머니 윤우선의 눈에는 유나가 우선의 인생에서 부잣집 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결혼한 지 3년이 넘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자신이 시후와 이혼하고 나서 부잣집 도련님과 결혼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반면 아버지는 늘 판단력이 흐려서 밖에서 일을 저지르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유나가 의지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인물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이 바닥에서 자고 있는 자신의 남편 시후야말로 가장 자신을 안심시키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그녀는 시후를 바라보며 마음에서 따뜻한 기운이 솟아오르고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방문이 느닷없이 열렸다.그녀가 고개를 들자마자, 엄마가 당당하게 잠옷을 입고 방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엄마, 뭐하는 거예요? 왜 노크도 안 하고 들어와요?”우선은 빠른 걸음으로 침대 반대편으로 달려가 고
7시 반, 시후는 잠에서 깬 척하고 일어나 세수를 한 후 밖으로 나가 물건을 산 뒤 조금 일찍 돌아왔다.유나는 밥을 먹고 빠르게 회사로 갔고, 장모인 우선은 밥을 다 먹은 뒤 장인 김상곤을 끌고 청년재 별장에 가 보았다. 아직 별장은 공사가 끝나지 않아서, 그녀는 이미 좀 인내심을 잃었기 때문이다.김상곤은 "별장 내부만 해도 층이 다르고, 합치면 평수가 얼마야?! 너무 넓어서 인테리어가 워낙 힘들지. 아마 적어도 반년 이상은 걸릴 테니까 당신이 조급해해도 아무런 소용없어!"라고 말했다.우선은 "난 몰라!! 난 이 낡은 집에서 충분히 살았어!! 만약 저기 별장이 다음 달에도 공사가 마무리 안 되면, 오피스텔에서 살더라도 더 이상 이딴 곳에서는 살 수 없다고!!" 라고 말했다.그러자 우선은 "당신은 헛소리 그만하고 빨리 옷 갈아입고 별장에 가보자고!! 나라도 빨리 하라고 재촉해야지! 안 그러면 당신이 사온 저 쓸데없는 골동품들 다 갖다 버릴 테니까 알아서 해!!!"라고 상곤을 협박했다.김상곤은 인생에서 추구하는 것이 별로 없었다. 그저 골동품을 만지작거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는 늘 사온 것은 한결같이 누더기 아니면 사기를 당했지만 그는 그런 물건들이 모두 값어치가 있고, 지금 당장은 값어치가 없어도 몇 년만 기다리면 값어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물처럼 여겨왔다. 하지만 지금 우선이 그의 골동품들을 모두 버리겠다고 위협하자, 그는 즉시 부드럽게 말하며 "아이.. 여보 또 왜 그래~~ 내가 같이 가줄게!!”라고 했다.우선이 그의 등을 밀며 "아니 또 왜 밥을 먹고 있어!! 빨리 옷 갈아입어!”라고 소리 쳤다.김상곤은 울상을 지으며 "아니 아직 국 한 숟가락도 못 떴는데, 왜 벌써 일어나라는 거야!!"라고 말했다.“먹어, 먹어, 맨날 먹기만 해!?!!” 우선은 화가 나서 말했다. "당신 또 은시후처럼 아무짝에 쓸모 없는 인간이 될 거야?! 맨날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할 일도 더럽게 없는!!?"그러자 김상곤은 "그래, 내가 그만
이때 제세당의 점원에 의해 이장명과 이학수는 가로 막혔다.“실례합니다만, 예약하셨나요?”점원은 매우 경계하며, 이장명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이장명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고, 게다가 요 며칠 제세당에 와서 난리를 치는 인간들이 너무 많았기에 그는 함부로 사람을 들여보내지 못하는 중이었다."아.. 안녕하세요? 저는 화신 제약의 대표 이장명이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우리는 최 선생을 앞서 한의학 박람회에서 뵈었거든요.. 그런데 그 때 저희가 실례를 범해서.. 오늘 특별히 사과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최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직접 사과할 기회를 주셨지요.."점원은 "글쎄요, 최 선생님께서는 예약자가 없으니 빨리 나가라고 하시는데요..?”라며 그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제발 화신 제약의 대표가 왔다고 알려....”"죄송합니다. 우리 제세당은 그런 제약 회사는 모릅니다. 어서 나가세요! 아니면 사람 부릅니다!!!"점원은 여전히 그들을 밀쳐 내며, 이장명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고 그대로 그를 밀어 밖으로 내보냈다."아이 저기요!! 할 말이 있어...ㅅ..ㅓ.." 이장명은 이 상황을 겪으며 당황했다.그가 오늘 온 것은, 그를 꼬드겨 김익수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만약 김익수가 성기를 절단해야 할 정도로 살이 짓무른다면 화신 제약의 미래는 아마 참혹할 것이다..!그들이 생각하기에 지금 김익수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최제천 선생밖에 없었다. 그가 사실 김익수를 완전히 낫게 하지는 못해도, 그의 궤양만 낫게 한다면 화신 제약은 이 재난을 모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아버지께 최제천 선생의 얼굴도 못 봤다는 것을 알리게 되면, 당연히 그는 격노할 것이었다.화신 제약의 사생아 이학수는 곁에서 바라보기만 할 뿐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이번에 아버지 이재하는 둘 중 아무나 이 위기를 해결한다면, 누구나 화신 제약의 회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학수 역시 가장 먼저 생각한 사람은 바로 최제천 선생이었다. 그러나
최 선생은 말을 마치자 소매를 한 번 휘둘렀고, 그들을 쫓아내려고 했다.이장명은 당황하며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모든 잘못은 다 저의 잘못입니다. 그냥 저를 때리고 욕하셔도 저는 불평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번에 화신 제약에 큰 위기가 닥쳤습니다. 그런데 우리 가족이 끔찍하게 죽어 가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으실 겁니까?!! 제발요..!!”"허허.. 죄송합니다만, 저는 당신과 친한 관계도 아니고 이 일은 당신 집안 일입니다. 그러니 나와는 아~~무! 상관없으니 이곳에서 당장 떠나세요!!"이장명은 최 선생의 이 말을 듣고, 황급히 이학수에게서 금상자를 빼앗아 건넸다."선생님.. 이것은 저의 작은 성의입니다. 제발 웃으며 받아주세요! 아마 값으로 치면 5천만 원은 될 겁니다."그러나 최 선생은 금상자를 열지도 않은 채 "5천만 원? 하참! 난 5억, 50억, 아니 500억이라도 당신네 돈은 받지 않을 겁니다. 당장 나가세요!! 아무도 당신을 환영하지 않습니다."라고 호통을 쳤다.이때, 한쪽에서 줄곧 아무 말없던 이학수는, 한숨을 쉬며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최 선생에게 말했다."저.. 선생님.. 부디 자비를 베풀어 우리 회사를 좀 구해주십시오.. 제가 이렇게 무릎 꿇고 애원합니다..”이렇게 차분한 이학수의 모습을 보고 최 선생은 조금 마음이 누그러졌다.그의 모습은 이장명보다 훨씬 교양 있고 예의 발랐다. 교만하고 자만심 넘치는 형과 비교하면 완전 딴판이었다.이장명은 이에 불만을 품고 이학수를 노려보며 욕설을 퍼부었다.“이 사생아 새끼가 연기를 꽤 잘하네?? 내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 네가 지금 내 공을 가로채서 회사 회장 자리를 노리는 거야?!!” 그리고는 이장명은 이학수를 발로 걷어찼다. “이 사생아 새끼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화신 제약을 대표해서 무릎을 꿇어?!! 화신 제약을 대표해 무릎을 꿇는 건 나야!! 나만이 화신 제약의 자격이 있다고!!!”이학수는 발로 차서 땅에 넘어졌지만, 불평 한마디 없이 황급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