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호영이 장소를 페이셔스 그룹이 운영하는 호텔로 정한 이유는 계획을 실행하기 더 편리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배호영도 혜리가 자신의 호텔에서 사라진다면 호텔에 부정적인 뉴스가 쏟아질 것을 잘 알지만, 그는 그런 뉴스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호텔에 대한 부정적 뉴스보다 혜리가 훨씬 더 중요했기 때문이고, 또 한편으로는 오늘날 네티즌들은 금세 큰 사건들을 잊어버린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비즈니스 브랜드와 관련된 부정적인 뉴스는 보통 한 달을 넘기지 않는다.과거에도 여러 호텔에서는 관리 소홀로 인해 여성 고객의 안전이 위협받는 사건이 발생하여, 호텔의 평판과 영업에 큰 타격이 있었지만 한 달이 지나면 늘 다시 평소와 같은 상태로 회복되곤 했다.김사년은 11일이라는 날짜를 듣고 곤란해하며 약간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는 배호영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배 도련님, 저희 한인회가 요즘 업무가 많아 11일은 좀 빠듯할 것 같습니다.. 혹시 15일 이후로 만찬을 미룰 수 있을까요?”“15일 이후요?” 배호영은 그 날짜가 혜리의 뉴욕 콘서트 날짜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하며 물었다. “왜 15일 이후로 해야 하죠? 아직 보름이나 남았는데, 만찬을 준비하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텐데요?”그러자 김사년은 정중하게 설명했다. “배 도련님, 사실 저희 한인회의 상무 부회장이 얼마 전에 유명 케이팝 가수인 혜리 씨의 콘서트 협력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배호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 도련님께서도 혜리 씨에 대해서는 들어 보셨겠지요?” 배호영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들어본 적 있습니다. 노래도 몇 곡 들어봤는데, 팬이라 할 정도는 아니지만 꽤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김사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말했다. “혜리 씨가 15일에 뉴욕에서 북미 투어의 첫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인데, 이 소식은 못 들으셨습니까..?”배호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몰랐습니
김사년은 배호영의 말을 듣고 갑자기 정신이 번뜩 드는 것 같았다. 만약 페이셔스 그룹을 뉴욕 한인회에 끌어들일 수 있다면, 이는 한인회 전체에 엄청난 공로가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페이셔스 그룹이 뉴욕 한인회에 공식적으로 가입하기라도 한다면 뉴욕 한인회는 다른 한인회들을 훨씬 능가하는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김사년은 지금 전미 한인회의 첫 회장직을 두고 다른 지역의 한인회 회장들과 경쟁하고 있었기에 어떻게 해야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을 지 고심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럴 때 페이셔스 그룹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전미 한인회의 초대 회장직은 그의 것이 될 것이 확실했다!김사년은 이를 생각하자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배호영에게 물었다. "배 도련님, 그 말.. 진심이십니까?""물론이죠!" 배호영은 당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언제나 말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입니다. 이번 자선 만찬만 잘 준비해주시면, 제가 했던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겁니다!"이 순간 김사년의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찼다. 그는 재빨리 말했다. "좋습니다, 도련님.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만 하십시오.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배호영은 그의 반응에 만족하며 미소를 지었다. "제 요구사항은 두 가지 뿐입니다. 첫째는 한인회에서 협력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이고, 둘째는 11일 이루어질 자선 만찬에서 최대한 분위기를 성대하게 만들어 주시는 것입니다."김사년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네 그렇게 하지요! 오늘이라도 바로 도련님과의 협력을 공식 발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찬도 걱정 마십시오. 개인적으로 보장하지요. 아마도 우리 뉴욕 한인회 회원의 최소 80% 이상이 참여할 겁니다!" 김사년은 이미 기뻐하고 있었다. 배호영의 요구 두 가지는 자신에게 너무나도 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외부에 공식적으로 협력 발표를 하는 것쯤은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었고,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페이셔스 그룹의 자선 만찬 초대라면, 한
배호영은 올해 26~27세 정도로 한창 젊은 나이였고, 혜리도 올해 20대 중반으로 나이대가 비슷해 혹시라도 두 사람이 자선 만찬을 계기로 서로에게 끌려 좋은 인연을 맺는다면, 자신은 이 둘의 인연을 맺어준 중매인이 될 것이었다. 만약 중간에서 성공적인 중매를 이끌게 된다면, 자신은 뿌듯할 것이고 더불어 콩고물도 더 떨어질 지 모른다. 그래서 김사년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배 도련님 걱정 마세요. 그럼 말씀하신 일은 바로 추진하겠습니다!”배호영은 김사년이 승낙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미끼를 김사년이 성공적으로 물었음을 알고 속으로 크게 기뻐했다. 그는 겉으로 웃으며 말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회장님!”......한 시간 후, 서울.밤 11시가 넘었지만, 혜리는 여전히 연습실에서 댄스팀과 함께 이번 콘서트를 위한 새로운 안무를 연습하고 있었다. 공연을 앞둔 시기에는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근육 기억을 강화해야만 공연 중 실수를 줄일 수 있다. 그렇기에 때로는 팀 전체가 며칠 동안 밤을 꼬박 새우며 연습하기도 한다.이때 그녀의 매니저 김지우가 연습실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김지우는 안으로 들어와서 혜리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는 말없이 옆 소파에 앉아 혜리의 연습을 지켜봤다.곡이 끝난 후에야 혜리가 말했다. “선생님, 잠시 쉬도록 하죠. 모두 10분 동안 쉬어요.”이제야 안도한 듯이 숨을 고르던 무용수 중 한 명이 혜리를 보고 놀라며 말했다. “혜리 언니... 체력이 정말 대단하세요... 우리는 거의 녹초가 됐는데 언니는 땀 한 방울도 안 흘려...”혜리는 자신이 연습에 몰두한 나머지 다른 사람들의 체력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예전에 시후가 회춘단을 탄 물을 주었을 때, 그 물을 마신 이후로 체력이 크게 향상되어 또래 여성들뿐 아니라 또래 남성들과 비교해도 체력의 부족함이 없어지게 되었다.체력이 크게 좋아지면서 연습에 몰입하게 되면 그녀는 시간 가는 줄 몰랐고, 백댄서들이 힘들어
김지우가 그렇게 묻자, 혜리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왜? 이 자선 기금에 특별한 점이라도 있어?”“물론이지.” 김지우가 웃으며 말했다. “이 기금은 북미에 있는 동양인 고아들을 돕기 위한 거야. 그들이 사회에 나가 안정된 수입을 가질 때까지 생활비와 학비를 지원하는 걸 목표로 해.”혜리는 이 말을 듣고 감동한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중얼거렸다. “고아들을 돕는 거였구나.. 정말 의미 있는 일이네..? 그럼 그날 저녁에 시간이 되는지 한번 확인해줘. 시간이 괜찮다면 나도 참석해야겠다.”김지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역시 너야. 시후 오빠가 고아라서 그런지.. 고아들을 돕는 자선행사는 너에게 훨씬 특별하게 다가오지? 그럼 넌 고독한 노인들을 돕는 건 중요하지 않은 거야?”혜리는 얼굴이 발그레해지며 급히 말했다. “그런 뜻이 아니잖아! 이상한 소리 하지 마!”김지우는 킥킥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언제 이상한 소리를 했다고 그래? 네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잖아.”혜리는 당황하며 말했다. “아, 정말 그런 뜻 아니라니까... 나는 그냥.. 그냥..”김지우는 웃으며 그녀를 재촉했다. “얼버무리지 말고 말해봐. 그냥 뭐?”혜리는 잠시 망설이다가 김지우를 흘겨보며 결심한 듯 말했다. “언니 말이 맞아. 난 고아들을 돕는 자선행사를 더 특별하게 여겨. 이건 애정이야. 왜? 그러면 안 되나? 시후 오빠가 과거에 보육원에서 많은 고생을 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잖아.. 그 시절 동안 내가 오빠를 보살펴줄 수는 없었지만, 다른 고아들의 어린 시절은 조금이나마 내가 도울 수 있어. 이런 방식으로 난 마음의 위안을 얻는 거야. 이 나쁜 언니, 결국 날 인정하게 만들고 말았네. 이제 됐지?”김지우는 그녀의 진지한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그래, 알았어. 네가 인정하니 됐어. 네 마음은 내가 전적으로 공감할 순 없지만, 어느 정도 이해는 가. 그래서 난 이 자선 기금의 목적을 네가 알고 나서 결정하길 원
김지우는 자세를 똑바로 하고 혜리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말하는 ‘쓸데없는 노력’이라는 건.. 누군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서 있는데, 네가 산 아래에서 아무리 그 사람을 소리 높여 불러도 그 사람은 네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거야. 네 상황에 맞춰 말하자면, 시후 오빠가 아직 너와 결혼할 마음이 없는데, 너만 여기서 계속 쓸데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 3년 후에도 그의 생각은 지금과 똑같을 거라고! 여전히 너와 결혼할 생각이 없을 거란 말이지. 그렇게 되면 넌 어떻게 할 건데? 또 3년을 기다리고 또 다시 쓸데없이 노력을 할 거야?”혜리는 이 말을 듣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김지우의 말이 모두 옳다는 것을 순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김지우에게 겸손하게 물었다. “언니.. 그럼 제발 나 좀 도와 줘.. 내가 어떻게 해야 쓸데없는 노력을 멈추고 진짜 필요한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김지우는 즉시 말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여우 같은 여자들을 봐. 왜 사람들이 그들을 욕할까? 그건 그들이 쓸데없는 노력은 하지 않고, 노력도 하지 않고 자기 뜻대로 원하는 결과를 만들려고 하기 때문이지. 그런 애들은 자기가 이미 싫어하고 버리려는 물건이라도 상대가 관심을 보이면, 마치 그 물건이 자신에게 너무나도 중요하기에 그 물건을 줄 때 얼마나 아까운지 보여주려 애쓰지.” 김지우는 이어서 말했다. “물론, 내가 너에게 그런 사람이 되라고 말하는 건 아니야. 다만 네가 시후 오빠를 위해서 네가 어떠한 진심 어린 노력을 했는지, 오빠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거야. 이번 자선 만찬을 예로 들어볼까? 내가 고아들을 돕기 위한 기금이라고 말하니, 넌 바로 참석하기로 결정했어. 이런 게 바로 바보 같은 짓이라고. 이 일을 할지 말지 결정하는 데는 오직 하나의 전제조건만 있어야 해. 그게 뭔 지 알겠어?”혜리는 혼란스럽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김지우는 깊은 한숨을 쉬며 안타까운 듯 말했다. “이 바보야..! 유일한 전제는 시후 오빠가 참석하는 거야!
김지우의 영감을 받은 고은서는 혼자 휴게실로 돌아와 휴대폰을 들었다. 휴게실에 들어가자마자, 그녀는 곧장 시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시각, 시후는 호텔의 소파에 누워 지루함을 달래고 있었다. 유나는 수업을 들으러 간 상황이었고, 시후는 호텔에 혼자 남아 지루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성도민의 사람들이 잇달아 뉴욕에 속속 도착했지만, 여전히 제임스와 관련된 어떠한 흔적도 찾지 못했다. 제임스는 뉴욕에 도착한 후, 마치 마법을 부려 지구에서 사라져 버린 듯 자취를 감췄고, 한 순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고은서가 전화를 걸자, 시후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전화 너머로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후 오빠, 지금 바빠?”“아니..” 시후는 기지개를 켜며 웃었다. “하하.. 은서야, 난 지금 엄청 게으름 피우고 있어. 그런데 무슨 일이야?”고은서는 약간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시후 오빠, 있잖아.. 내가 곧 미국에 가잖아..? 마침 뉴욕에서 한인회가 주최하는 자선 만찬에 날 초대했거든..”“자선 만찬이라..” 시후는 별다른 생각 없이 웃으며 말했다. “시간 있으면 가 봐. 하지만 너무 피곤하거나 시간이 없으면 적당히 거절해도 되지 않아..?”고은서는 서둘러 말했다. “사실 난 가고 싶어. 이번 자선 만찬의 주제가 정말 의미가 있거든.. 북미에 있는 동양인 고아들을 위한 기금을 모으는 거야.”“오..”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정말 뜻깊은 일이네. 하지만 네 상황에 맞춰서 너무 무리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은데.”고은서는 목소리를 낮추며 부끄러운 듯 말했다. “시후 오빠.. 사실 내가 전화한 건.. 11일에 시간이 있으면 나랑 같이 가줄 수 있나 해서야.. 어차피 뉴욕까지도 그렇게 멀지 않으니까..”시후는 고은서의 청을 듣고 처음에는 완곡하게 거절할 생각이었다. 고은서는 ‘혜리’라는 유명 연예인이기도 하고, 자선 만찬은 공개 행사일 것이기에 자신이 그녀와 함께 참석하면 언론의 보도와 추측을 불러올 수
결국 양측의 차이가 너무 큰 것이다. 뉴욕의 한인회에서 Samson 그룹의 아는 사람을 찾는 것은 국가 대표 축구팀에서 메시를 찾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었던 것이다.이 소식을 들은 시후는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제임스를 찾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이에 시후는 성도민에게 전화를 걸어, 고은서가 뉴욕에 도착하면 사람을 붙여 그녀의 안전을 보호할 것을 특별히 당부했다....한편, 고은서는 시후가 자선 만찬에 동행하기로 한 후 곧장 이 소식을 상대 측에 전달했다. 한인회의 회장 김사년은 이 소식을 듣고 너무나 흥분하여, 즉시 이 좋은 소식을 배호영에게 알렸다. 배호영은 당연히 무척 흥분했다. 그에게는 정말 뜻밖의 일이었다. 제임스가 설계한 이 미끼가 이렇게 효과적일 줄이야. 그저 가벼운 수로 K-pop 스타 혜리를 쉽게 끌어들일 줄이야. 배호영은 제임스를 서재로 불러들여, 만나자마자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제임스! 넌 정말 대단해! 큰 물고기가 이렇게 쉽게 걸려들 줄이야!”제임스는 약간 놀란 뒤, 곧바로 다급하게 물었다. “도련님, 설마 혜리가 자선 만찬 참석에 이미 동의한 겁니까?”“맞아!” 배호영은 흥분하며 말했다. “네가 짠 그 대본을 김사년에게 그대로 전했더니, 김사년이 바로 승낙하더군.”제임스는 웃으며 말했다. “아, 정말 잘 됐네요! 이제 우리에겐 혜리를 겨냥해 계획을 세울 시간이 충분히 있겠습니다!”배호영은 제임스를 보며 칭찬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제임스, 네 머리는 정말 뛰어나. 나는 이번 일이 힘들 줄 알았고, 마지막에는 길거리 총격전이라도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이렇게 쉽게 해결되다니..! 넌 정말 타고난 악당이야!”제임스는 웃으며 겸손하게 말했다. “도련님, 이것도 전부 도련님이 주신 영감 덕분이죠. 도련님이 아니었다면 제가 감히 혜리를 겨냥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배호영은 웃으며 말했다. “많은 일이 그렇지. 때로는 널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것
며칠 동안 블랙 드래곤은 뉴욕으로 천 명 이상의 병력을 보냈지만 여전히 제임스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성도민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고, 거의 매일 시후에게 전화를 걸어 사죄했다.하지만 시후는 성도민을 탓하지 않았다. 그는 단서라는 것이 일종의 연쇄 고리와 같아서 어느 한 고리가 빠지면 전체를 복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는 블랙 드래곤뿐만 아니라 미국의 CIA라 할지라도 모든 범죄자들과 사건의 전말을 밝히지 못할 때가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임스는 뉴욕 케네디 공항에서 실종되었고, 블랙 드래곤이 그 공백을 메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의 행방을 쉽게 찾을 수는 없을 것이었다.이에 성도민은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냈다. 제임스가 뉴욕에 도착한 직후의 일정 시간 동안 공항에 드나든 모든 차량과 헬기를 조사하여, 이 교통수단의 소유주를 하나씩 확인하고 그가 제임스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후는 이 방법을 부정했다. 시후는 제임스가 뉴욕에 강력한 배후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을 것임을 점점 더 강력하게 느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가 이토록 완벽하게 사라질 수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도민이 교통수단을 조사하게 되면 아무리 은밀하게 하더라도 상대의 경계 체계에 걸리게 될 것이고, 이것은 결국 상대에게 경고하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제임스의 행방에 대해 그렇게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제임스가 평생 숨어 지낼 수 없으며 언젠가 다시 나타날 것이라 확신했다. 자신이 구석구석 뒤질 필요도 없었으며, 언젠가는 스스로 나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현재 블랙 드래곤은 뉴욕에 많은 병력을 배치해 두었고, 제임스가 모습을 드러내면 모든 연계자를 한꺼번에 잡아낼 수 있을 터였다.제임스는 현재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혜리를 겨냥해 설계하고 있는 계획을 착실히 진행 중이었다. 그는 매일 배호영과 함께 뉴욕 WF 호텔을 방문했는데, 모든 시간 동안 배호영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