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이야기를 멈췄다가, 제임스는 계속해서 설명했다. “일단 목표 인물이 실내로 들어가게 되면, 보안 요원들은 먼저 실내 환경을 점검하여 도청기나 몰래 카메라 같은 장비가 있는지, 또는 안전상의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한 후 실내가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출입구를.. 보통 문과 창문에만 신경을 씁니다. 일반적으로 실내 운영 과정은 입구를 지키는 경호원이 있고, 실내에는 침실을 제외한 창문 근처에 경호원이 배치됩니다. 만약 1층에 창가 쪽 객실이라면 창문 밖에도 사람이 배치되지요. 그렇다면 외부에서 공격이 있으면 문 밖에 있던 경호원들이 가장 먼저 반응하고, 내부에 있는 사람도 즉시 알아챕니다. 우리가 창문을 통해 침입한다면, 1층에 있는 외부 경호원을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하고, 고층에 있을 경우 창문 가까이의 경호원과도 맞서야 합니다. 창 바깥에 있는 인원에게 손을 쓰면 실내에 있는 경호원들이 대응할 시간이 충분히 생길 것이고, 창문 주변에 있는 인원들에게 손을 쓰면 문 밖에 있는 경호원들이 즉시 지원하겠죠. 그래서 가능한 창문이 없는 공간을 혜리의 휴게실로 만들어 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창문이 없으면 경호원들도 경계를 늦출 것이고, 혜리가 휴게실 안에 있으면 경호원들은 문 밖에서만 경호를 할 것이기 때문에 작업이 훨씬 수월해집니다.”배호영은 곧바로 물었다. “어떻게 공격할 계획이지? 닌자들을 미리 내부에 숨길 수도 없잖아?”“물론 그건 불가능합니다.” 제임스가 설명했다. “닌자들을 종업원으로 위장 시켜 문 밖에 있는 경호원들을 조용히 처리하게 할 겁니다. 닌자들은 흔적 없이 사람을 처리하는 데 뛰어나니, 문 밖에 있는 경호원들만 조용히 제거하면 혜리는 완전히 우리의 통제 아래 놓일 것입니다.”배호영은 걱정스레 물었다. “닌자들이 경호원을 처리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거야? 그리고 문 앞에 몇 명이나 경호원들이 있을지 알 수 있나? 실수로 총을 쏘기라도 한다면 끝장인데.”제임스는 웃으며 말했다. “이곳은 도련님의 영역입니다. 모든 것을 결
제임스의 모든 계획은 배호영의 심장을 쿵쿵 뛰게 만들었다. 들어보니, 모든 것이 완벽하게 계획되어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무슨 일이 터지더라도 자신의 집안이 소유한 WF 호텔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아 보였다. 결국 이 사건은 내부자에 의한 일이기에 모든 사람들은 문제의 원인을 크리스에게 돌릴 것이었다. 이렇게 생각한 배호영은 물었다. “그렇다면 크리스의 가족은 어떻게 되는 거지?”제임스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별다른 방법이 없지요. 모두 제거할 수밖에.. 닌자들이 크리스의 가족들을 납치해오면 바로 제 부하들에게 넘기시고, 사건이 벌어진 후 닌자들은 미국을 떠나는 동시에 크리스의 가족들을 모두 제거할 것입니다. 경찰이 크리스의 가족 시신을 발견하게 되면 닌자들이 입막음을 위해 그들을 살해한 것으로 생각할 것이고, 자연스레 제 이야기를 더 믿게 되겠죠.”배호영은 놀라서 되물었다. “가족들을 모두? 아이들이 4명이나 있지 않던가..?”제임스는 고개를 젓고는 손가락을 갈고리 모양으로 구부려 말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9명입니다. 제가 알아보니 크리스는 자녀가 많아 두 명의 가정부를 고용하고 있었고, 그의 부모님도 지난 달에 뉴욕으로 모셔 왔더군요. 그러니 총 9명이죠.”평소에 범죄를 서슴지 않는 배호영도 이 이야기를 듣고 다소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 “9명을 전부 처리한다고?”“물론입니다!” 제임스는 확고히 말했다. “한 명도 남겨둘 수 없어요. 그래야 이 거짓말이 완벽하게 성립될 테니까요. 모두가 죽으면, 사람들은 닌자들이 혜리를 납치했고, 중간에 무고한 이들을 잔인하게 죽였다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도 당신이 이 일에 연루되었다고 의심하지 않을 것이고요!”배호영은 이를 악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네 계획대로 진행하자.”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물었다. “만약 경찰이 닌자들을 추적하면 어떻게 하지?”“상관없습니다.” 제임스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들을 태운 배를 대서양
마침내 승자가 된 이토 유키히코는 이가 가문을 여러 차례 압박해왔고, 이가 가문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가 가문의 힘이 크게 쇠퇴하자, 이토 유키히코는 위태롭게 변한 닌자 가문에게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며 손을 내밀고 있었다.이번 세대의 이가 가문 지도자 핫토리 한조는 이가 닌자의 미래를 위해, 이토 그룹에 순종할 수밖에 없었다. 핫토리 한조라는 이름은 실제로는 일종의 칭호로, 이가 가문의 수장이 자리를 계승할 때마다 본명을 핫토리 한조로 바꾸는 전통이 있었다.현재의 이가 가문 핫토리 한조는 조금 전 미국에서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전화 속의 낯선 사내는 그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건넸다. 그는 8천만 달러에 8명의 이가 닌자를 고용해 미국에서 임무를 수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비록 상대는 임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8천만 달러라는 금액은 핫토리 한조를 매우 흔들리게 만들었다. 마츠모토 그룹이 망한 뒤, 이가 가문의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졌고 지금은 이토 그룹에 굴복했지만 이토 그룹의 큰 신임을 얻지 못하여, 이토 그룹으로부터도 임무를 거의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가 가문은 최근 수익이 줄어드는 바람에 재정난이 점점 커졌고, 닌자들과 가족들, 그리고 양성 중인 닌자들까지 합하면 이가 가문은 수백 명을 부양해야 했다. 그러니 그들이 매일 지출하고 있는 비용은 천문학적인 수준이었다. 수익이 없다면 많은 사람들이 닌자 일을 지속할 수 없게 될 것이고, 결국 다른 분야로 빠져나가 가문에는 남아 있는 인재가 점차 소멸할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 8천만 달러짜리 임무는 핫토리 한조를 매우 흥분하게 만들었다. 이 돈이 들어오면, 이가 가문은 3년 동안 절약하며 버틸 수는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별다른 고민 없이 이 요청을 수락했으며, 유일한 조건으로 50%의 선금을 요구했다. 미국의 고객은 망설이지 않고, 한 시간 내에 4천만 달러라는 거액을 계좌로 송금했다. 동시에, 고객은 이틀 안에 뉴욕에 닌자를
제임스는 이가 가문에게 약속한 8천만 달러를 두 번에 나누어 지급하기로 했다. 먼저 50%의 선금을 지급하고, 나머지 50%는 임무가 성공적으로 완료된 후에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제임스는 만약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사망자 한 명당 추가로 200만 달러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핫토리 한조는 이번 임무를 반드시 성공시키기 위해, 자신의 외동아들인 핫토리 카즈오를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카즈오를 불러 상황을 설명한 후, "카즈오, 오늘 당장 믿을 만한 7명의 정예 닌자를 뽑아 가능한 빨리 미국으로 출발하도록 해라!"라고 당부했다.핫토리 카즈오는 다소 걱정스럽게 말했다. "아버님, 저희가 이미 이토 그룹에 충성을 맹세한 이상, 이 일을 하는 것을 그들에게 보고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지 않습니까? 만약 우리가 독단적으로 행동한 것을 알게 되면 문제가 생길지도 모릅니다."핫토리 한조는 손을 내저으며 냉정하게 말했다. "이토 그룹은 신경 쓰지 마라. 이토 그룹 사람들은 우리 이가 닌자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아. 우리가 그들에게 충성을 맹세한 지 꽤 되었지만, 그동안 우리를 단 한 번 밖에 쓰지 않았고, 그것도 바로 블랙 드래곤과 맞붙기 위해 한국으로 갔던 그때 뿐이었다. 그 외에는 우리를 전혀 쓰지 않고 있어.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 닌자들은 굶어 죽게 될 거다!"그는 이토 그룹의 이토 나나코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말했다. "이토 그룹의 꽃이라고 불리는 이토 나나코 또한 그리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단 말이야. 한국으로 출발할 때 그녀는 우리가 상대해야 할 적이 누구인지 말해주지도 않았다. 장소에 도착해서야 상대가 바로 악명 높은 블랙 드래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그건 분명히 우리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나 다름없다!"그러자 핫토리 카즈오는 서둘러 말했다. "아버님, 그 일을 그렇게까지 해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때 구름산에서의 LCS 그룹의 능력은 실로 대단했으며, 이토 아가씨는 그 능력을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이토 아가씨가 우
일단 재벌가들이 더 이상 닌자들을 고용하지 않고 비용을 지불하지 않게 되면, 닌자라는 직업은 생존 기반을 잃게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이가 가문은 어떻게든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이 점을 깨달은 핫토리 카즈오는 표정을 굳히며 공손하게 말했다. "아버님, 이제야 아버님이 말씀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번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핫토리 한조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당부했다. "카즈오, 이번에 미국에 가면 반드시 조심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입국할 때 절대로 너의 원래 신분을 들키면 안 되며, 이토 그룹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어 그는 다시 말했다. "내가 너를 미국에 보내려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상황을 직접 확인하게 하기 위함이다. 닌자들이 일본에서 살아가기 힘든 환경이 되었지만, 미국이라면 상황이 나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상황이 괜찮다면 우리 이가 가문 전체가 미국으로 옮겨 가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어!""미국으로요?!" 핫토리 카즈오는 놀라며 말했다. "아버님, 미국은 매우 복잡합니다. 그곳은 다양한 이민자 집단들이 형성한 조직이 많고, 전투력도 매우 강합니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총기 사용이 흔하기 때문에 우리 닌자들의 장점이 크게 줄어들 수 있고요."“아니다.” 핫토리 한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모두가 총기에 의존하기 때문에 오히려 닌자의 독특한 장점이 더욱 돋보일 수 있지 않겠니? 그렇지 않다면, 미국 쪽 고객이 굳이 비싼 비용을 들여가며 우리를 초청하지는 않았을 거다. 이는 닌자가 미국에서 필요로 하는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어. 그러니 네가 미국에 도착하면, 그곳에서의 시장성을 잘 확인하도록 해라.”핫토리 카즈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정중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아버지!"......한편, 시후는 혜리와 함께 자선 만찬에 참석하기로 약속한 뒤, 아내 유나에게 이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정말이예요?!” 유나는 시후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 “여보, 혜리 측에서 정말로 당신을 뉴욕으로 불러서 풍수를 봐 달라고 했어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럼요, 나는 유명한 은 선생님이잖아요. 내가 한국에 있다고 생각해서 혹시라도 내가 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마침 내가 미국에 있어서 강력하게 초대하더라고요.”유나는 매우 기뻤지만 약간 의아해하며 물었다. “여보, 그런데 콘서트를 열 때도 풍수를 봐야 하는 거예요..?” 시후가 웃으며 말했다. “연예계는 풍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요. 집이나 회사도 풍수 배치를 잘해야 하고, 영화나 드라마도 촬영 전에 고사를 지내고, 투어 콘서트도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 첫 공연의 풍수를 잘 맞춰서 좋은 징조를 바라기도 하니까요.” 사실 시후는 가수들이 콘서트 전에 고사를 지내는지 잘 알지 못했지만, 유나의 의심을 잠재우기 위해 이런 핑계를 댈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유나는 별로 의심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여보, 꼭 혜리를 위해 풍수를 잘 봐줘야 해요! 이번 투어 콘서트는 은퇴 전 마지막이라 의미가 아주 크단 말이에요. 절대 후회가 남지 않도록 해야 해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걱정 말아요, 여보. 최대한 잘 보도록 할게요.” 시후는 이어서 말했다. “아, 그리고 여보, 내가 뉴욕에서 풍수를 보는 데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11일 오후에 갔다가, 저녁에 돌아올 수 있을 거예요.” 유나는 물었다. “저녁에 돌아오는 건 너무 피곤하지 않겠어요? 3시간이나 차를 몰아야 하니까 너무 늦으면 뉴욕에서 하루 쉬고 오는 게 어때요?” 유나는 시후를 100%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후는 뉴욕에서 밤을 보내지 않기로 했고, 헬기를 이용해 왕복 시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이틀 후. 이가 가문의 핫토리 카즈오는 실력 있는 이가 닌자 7명과 함께 뉴욕에 도착했다. 그들은 뉴욕에
핫토리 카즈오와 일행들은 그 젊은 직원을 따라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연회장 안에는 직원 한 명도 보이지 않았고, 수리 작업이 진행되는 흔적도 없었다. 직원은 그들을 데리고 큰 연회장을 지나 몇 개의 빈 방을 통과한 뒤 문이 닫힌 방 앞에 멈췄다. 그 후, 그는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제임스 씨, 핫토리 씨 일행이 도착했습니다.” 방 안에서 제임스가 큰 소리로 말했다. “들어오세요!” 직원은 즉시 문을 열고 핫토리 카즈오에게 말했다. “핫토리 씨, 들어가시죠.” 이때 핫토리 카즈오는 방 안에 있는 제임스를 볼 수 있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지금까지 제임스를 본 적이 없었고, 언론에서 그의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그에 대해 호기심을 가졌다. 하지만 핫토리 카즈오는 그를 더 이상 살펴보지 않고 공손하게 말했다. “제임스 씨, 안녕하십니까. 저는 핫토리 카즈오라고 합니다. 이가 닌자 핫토리 한조의 아들입니다!” 제임스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핫토리 씨, 이가 닌자의 명성을 익히 들었는데, 오늘 드디어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핫토리 카즈오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과찬이십니다, 제임스 씨!” 제임스는 미소를 지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핫토리 씨, 격식은 생략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당신들을 뉴욕으로 초대한 이유는 한 사람을 납치해 주시길 부탁하기 위해서입니다.” 핫토리 카즈오는 즉시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 “제임스 씨 걱정 마십시오. 돈을 받았으면 아무리 어려운 재앙이라도 대신 없애 드리는 것이 우리 이가 닌자가 할 일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는 이어 말했다. “하지만, 목표 인물의 신원, 위치 등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조사와 작전 계획 수립을 미리 할 수 있습니다.” 제임스는 웃으며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렇게 복잡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3일 후, 11일 밤 이곳에서 자선 만찬이 열릴 예정인데, 그 때 목표 인물은 이 방에서 대기할 것입니다
핫토리 카즈오는 현장을 철저히 조사한 후, 이번 임무가 지나치게 간단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그들이 마츠모토 요시토를 도와 소지빈과 소민지를 납치하려 했을 때, 그 임무는 훨씬 더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때는 엘에이치 그룹의 모든 수행원을 조용히 처리해야 했고, 엘에이치 그룹의 남매를 고층 건물에서 데리고 내려와야 했는데, 이번 임무는 그때에 비하면 훨씬 더 수월해 보였다. 당시 엘에이치 그룹 남매를 대상으로 한 작전에는 핫토리 카즈오도 참여했지만, 임무에 성공한 후 그는 남매를 교토로 데려가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임무는 그에게 기술적인 난이도가 그다지 높지 않게 느껴졌다. 현장을 전반적으로 탐색한 후, 핫토리 카즈오는 제임스에게 물었다. “제임스 씨, 이번 목표 인물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제임스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직은 목표 인물에 대한 정보는 알 필요 없고, 11일이 되면 알려주도록 하죠.” 제임스의 계획에 따르면, 혜리의 자선 만찬 참석 건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야 했다. 왜냐하면 혜리와 소통할 때도 그녀가 ‘비밀 게스트’로 참석한다는 방식으로 접근해 자선 만찬의 신비로움을 더하고, 혜리가 미디어와 팬들의 추적 없이 조용히 오도록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혜리가 도착하면 미리 준비된 직원이 그녀와 일행들을 직접 라운지로 안내할 것이고, 특별한 VIP 통로도 마련해 그녀의 차량이 연회장 뒷마당까지 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자선 만찬에 참석할 뉴욕 한인회의 회원들조차 혜리가 그들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제임스는 핫토리 카즈오에게 목표를 미리 알려줄 생각이 없었다. 제임스는 알지 못했지만, 핫토리 카즈오는 혜리를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그녀의 작품을 매우 좋아하는 팬이기도 했다. 더욱이 핫토리 카즈오는 예전에 구름산에서 혜리가 시후와 함께 있는 모습을 직접 본 적도 있었다. 만약 그가 이번 임무의 목표가 혜리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주저 없이 미국을 떠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