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가 완전히 끝나고, 유나는 시후와의 미국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이번에 미국에서 머무른 시간이 꽤 길기 때문에 두 개의 큰 캐리어를 꼼꼼하게 챙기고, 필요한 물건들에 대한 체크리스트까지 작성하여 하나하나 준비해 나갔다. 유나는 빠트리는 것이 없도록 꼼꼼하게 물건들을 챙겼다.그에 비해 시후는 간단하게 짐을 쌌다. 그는 갈아입을 옷 몇 벌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챙기지 않았다. 시후는 다양한 짐을 챙기느라 애쓰느니, 가볍게 출발해서 미국에 도착한 후 필요한 물건들을 구매하는 것이 더 편하고 효율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알뜰한 성격의 유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집에 있는 물건들을 잘 챙겨가면, 미국에서 추가로 물건을 사지 않아도 되어 돈을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시후는 아내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하자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 그러나, 여행과 숙소만큼은 양보하지 않았다. 시후는 뉴욕으로 가는 일등석 비행기 표 두 장을 예매했고, 뉴욕에서 쓸 아우디 A6 왜건도 예약했다. 미국에서는 국제면허증을 인정하기 때문에 시후는 미리 면허증을 준비해 두었고, 도착하면 차량을 바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었다. 숙소는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스쿨 근처에 위치한 힐튼 호텔의 유일한 프레지덴셜 스위트 룸을 예약했다. 이 프레지덴셜 스위트 룸은 100평이 넘는 규모로, 두 사람이 사용하기에는 지나치게 컸다. 하지만 시후는 그곳의 모든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헬스장도 갖춰져 있었고, 호텔 최상층에 위치해 있어 옥상 수영장도 딸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곳에 머물면 다른 호텔 투숙객들과 거의 마주칠 일이 없을 것이다.시후와 유나가 미국으로 떠날 준비를 하는 동안, 김상곤도 자신의 중국 여행을 위한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도 시후와 유나와 같은 날 출발하기는 했지만, 김상곤의 비행기는 아침 8시 30분 출발이었고, 시후와 유나는 정오 12시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다. 이번에 김상곤은 한미정과 함께 한국으로 교류회
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마자 얼굴에 웃음꽃이 피며 기뻐서 말했다. “역시 은 서방이 최고야! 자네 말이 딱 내 마음속 깊이 와 닿았어!” 말을 마치고 나서, 그녀는 옆에 있는 김상곤을 바라보며 말했다. “김상곤, 롤스로이스 컬리넌 차 열쇠는 나에게 넘겨.”김상곤은 경계하며 말했다. “차 열쇠는 네가 왜 필요해?!”윤우선은 바로 말했다. “당연히 내가 몰고 다니려고 하는 거지! 왜 필요하겠어?” 그러면서 윤우선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게다가 그 차가 언제부터 네가 소유한 거야? 이 차는 은 사방이 선물 받은 거라고! 넌 그저 덕을 봐서 잠깐 탄 것뿐인 주제에!”김상곤은 진지하게 말했다. “이 차가 은 서방 덕분에 받은 건 맞지만, 이 차는 제니퍼 씨가 분명히 내게 준 거야. 차량 등록증에도 내 이름이 적혀 있다고!”윤우선은 짜증스럽게 말했다. “아이고, 너랑 일일이 따지고 싶지 않아! 얼른 차 열쇠나 내놔!”“안 줘!” 김상곤은 즉시 말했다. “네 운전 실력이면, 유나가 타고 다니는 BMW 정도가 딱 맞아. 롤스로이스 컬리넌 같은 비싼 차는 네가 몰 수 있는 게 아니라고!”“김상곤! 그 입 다물어!” 윤우선은 화가 나서 말했다. “당장 차 열쇠 안 주면, 네가 나간 뒤에 내가 그 차의 바퀴를 다 빼서 팔아버린다! 그 때는 벽돌로 차를 받쳐 놓고, 당신은 돌아와서 그냥 멍하니 바라보기나 하겠지!”윤우선의 말을 들은 김상곤은 겁에 질려 몸을 떨었다. 그는 윤우선이 무슨 짓을 할지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이 여자는 미친 개 마냥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여자였다. 롤스로이스 컬리넌의 바퀴만 파는 게 아니라, 차를 완전히 분해해서 부품을 팔아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결국 항복하며 말했다. “알겠어, 알겠어! 몰게 해 줄게! 하지만 정말 조심해서 운전해야 해! 긁히는 것 없이!”윤우선은 무시하며 말했다. “그냥 차 열쇠나 내 놔!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김상곤은 하는 수 없이 마음을 굳히고 차 열
다음 날 정오, 시후와 유나는 함께 대한항공 항공편을 타고 뉴욕으로 향했다. 전체 비행 시간은 14시간이 걸렸고, 두 사람이 뉴욕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현지 시간으로 오후 2시가 되었다. 시후는 평소에 일반 항공기보다 세 배나 빠른 콩코드기를 주로 타다가, 오랜만에 일반 항공기를 타니 마치 고속철에서 느린 완행열차를 탄 듯한 느낌이었다. 다행히 시후가 구입한 좌석은 고급스럽고 반듯하게 누울 수도 있는 일등석이었기 때문에 견딜만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여정은 꽤나 힘들었을 것이다. 유나 역시 긴 시간의 비행 후에도 상태가 매우 좋았고, 피곤한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약간의 기대와 흥분을 감추지 못한 듯 보였다.비행기에서 내린 후, 부부는 또 한 시간 정도 넘는 시간을 보내고 세관 통과와 짐 찾기를 무사히 마쳤다.시후는 미리 예약해 둔 차량을 찾아 짐을 모두 트렁크에 실은 후, 유나를 태우고 최종 목적지인 프로비던스로 향했다.유나는 미국에 처음 와 본 것이었고, 낯선 나라에 대한 호기심으로 인해 차 안에서도 신이 나서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렸다.차는 북쪽으로 달리며 번화한 뉴욕을 지났고, 시후는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북동쪽으로 계속 이동했다.4시간 후, 두 사람은 마침내 프로비던스 시의 힐튼 호텔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이번 마스터 클래스 주최를 담당하는 켈리 웨어슬러가 이미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이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로비 휴게 구역에서 한 백인 여성이 기쁘게 달려와 유나에게 말했다. “유나 씨, 드디어 도착했군요!” 이 말을 한 사람은 바로 켈리 웨어슬러였다. 그녀는 이번 마스터 클래스의 책임자로서, 그녀는 경매가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미국으로 돌아와 마스터 클래스 준비에 돌입했다. 유나가 오후에 힐튼 호텔에 도착한다고 하자, 그녀는 미리 나와서 유나를 기다리고 있었다.유나도 그녀를 보고 매우 반가워하며 말했다. “웨어슬러 선생님, 어떻게 호텔까지 오셨어요?”“유나 씨를 환영하러 왔죠!” 켈리 웨
켈리 웨어슬러는 잠시 망설이다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럴 가능성도 있겠네요." 켈리 웨어슬러는 페이셔스 그룹에서 일어난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현재 배유현이 그녀의 할아버지와 함께 도주 중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배유현은 큰아버지에게 흔적을 들키지 않기 위해 떠날 때 아무에게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켈리 웨어슬러는 이 일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배유현은 페이셔스 그룹의 장녀로, 자신과는 전혀 다른 계급의 사람이라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굳이 자신에게 일일이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이 일을 뒤로하고 웃으며 말했다. "일단 제니퍼는 신경 쓰지 말아요. 나중에 바쁜 일이 끝나면 우리를 찾아올지도 몰라요."그때, 시후도 체크인을 마치고 짐을 벨보이에게 맡긴 뒤 두 사람에게 다가와 말했다. "절차는 다 끝났습니다. 웨어슬러 여사님도 함께 올라가시겠습니까?"켈리 웨어슬러는 고개를 저으며 웃고 말했다. "아니요, 괜찮아요. 두 사람이 먼저 방에 가서 짐을 풀고 좀 쉬세요. 나는 식당에서 기다릴 테니, 천천히 오셔도 됩니다. 7시가 넘어서 저녁을 먹는 게 좋을 것 같아요."이후, 시후 부부는 켈리 웨어슬러와 잠시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유나는 시후에게 말했다. "여보, 켈리 선생님도 제니퍼 씨와 연락이 안 된대요.. 제니퍼 씨에게 무슨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럴 리 없어요. 제니퍼 씨 같은 부잣집 딸은 매일 즐거운 삶을 사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어요?"유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연락이 안 되는 게 이상하잖아요.. 전화를 걸어도 꺼져 있고, 문자도 답이 없고, 심지어 카카오톡을 해봐도 아무 반응이 없다고요.."시후는 태연하게 말했다. "아마 중요한 일이 있어서 프랑스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커요. 곧 다시 돌아오겠죠.""그래요.." 유나는 가볍게 고개
이 메시지를 본 순간, 시후는 갑자기 긴장감이 솟구쳤다. 시후의 첫 반응은 즉시 메시지를 받은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거는 것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방금 메시지를 보낸 번호는 이미 전원이 꺼져 있었다. 긴장한 시후는 곧바로 이소분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영상은 곧 연결되었다.화면 속 이소분은 계산대에 서서 웃으며 말했다. "시후 오빠, 왜 이 시간에 영상통화를 걸었어? 지금 어디야?"이소분이 무사한 것을 확인하자 시후는 한숨을 내쉬며 급히 물었다. "소분아, 방금 너에게 위험이 닥쳤다는 메시지를 받았어. 나보고 즉시 밴쿠버로 오라는 내용이었는데.. 혹시 무슨 일 있었어? 문제라도 생긴 거야..?""뭐라고?" 이소분은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 일도 없었어.. 지금 편의점을 보고 있는데..?"시후는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 누군가가 너에게 위험이 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니까?"이소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거 혹시 장난 아니면 사기 메시지 아니야..? 나는 아무 일도 없고 잘 지내고 있어."시후는 말했다. "장난이라면, 너와 나를 모두 아는 사람이어야 내 번호를 알 수 있지 않을까?"이소분은 잠시 생각에 잠기며 말했다. "글쎄... 생각나는 사람이 없는데.. 여기서 여러 사람을 알기는 하지만, 그 사람들은 시후 오빠를 모를 텐데..?" 그러고는 급히 물었다. "시후 오빠, 전화번호를 나에게 알려줘. 내가 확인해 볼게."시후는 메시지를 받은 전화번호를 불러주었다. 이소분은 번호를 확인한 뒤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시후 오빠, 이 번호는 분명 캐나다 현지 번호는 맞는데.. 나에게도 저장되지 않은 번호야.. 누군지 모르겠어." 그러고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분명 장난일 거야! 국내에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전화를 해서 사고가 났다, 병원에서 응급 치료 중이니 돈을 빨리 보내라는 식의 전화를 하곤 하잖아. 시후 오빠도 그런 보이스 피싱에 속지 말아." "음..." 이소분이 무사한 걸
시후는 다시 물었다. "아주머니, 어디에서 돌아오시는 길이세요?"이씨 아주머니는 웃으며 말했다. "조금 전 유치원에서 돌아왔어. 시간이 남아돌아서 코리아타운의 젊은이들 아이들을 자주 봐주곤 한단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난 번에 소분이 말한 적 있었어요. 아주머니께서 그곳에서 잘 지내신다고요.""그럼! 아주 잘 지내고 있어." 이씨 아주머니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 생활 범위는 대부분 코리아타운이야. 우리가 사는 곳도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동네고, 날씨만 빼면 국내에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그때, 유나가 방에서 나와서 궁금한 듯 물었다. "여보, 누구랑 영상통화해요?"시후는 급히 그녀를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 "유나 씨, 빨리 와서 이씨 아주머니께 인사드려요!"유나는 시후가 이씨 아주머니와 통화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급히 달려와서, 시후 옆에 서서 기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주머니! 소분 씨! 안녕하세요!"이씨 아주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유나 씨, 여전히 너무 예쁘구나! 두 사람은 언제 아이를 가질 계획이야? 나는 두 사람이 낳은 아이 돌잔치 때 한국에 돌아가서 축하할 날만 기다리고 있는데!"유나는 얼굴이 빨개지며 부끄럽게 말했다. "아주머니, 저희는... 아직 아이 가질 계획은 없어요..."이씨 아주머니는 진지하게 말했다. "이제 슬슬 가져야지. 지금 빨리 아기를 낳아서 첫째를 키운 다음에 둘째 가질 때쯤이면 30대가 될 텐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기 키우는 게 더 힘들어진다!"유나는 얼굴이 빨개지며 난처했지만, 공손히 대답했다. "네, 아주머니. 알겠습니다. 저희도 빨리 노력할게요..." 그녀는 부끄러운 표정으로 시후를 슬쩍 쳐다보고는, 다시 급히 시선을 휴대폰 화면으로 돌렸다.이씨 아주머니는 매우 즐거운 듯 감탄하며 말했다. "대체 젊은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하나같이 결혼을 안 하거나, 결혼하고 나서는 아이를 안 가지니 말이야.. 나는 오래 전부터 두 사람이 아이를
시후와 유나가 켈리 웨어슬러와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왔지만, 문자를 보낸 사람은 여전히 아무런 답장을 하지 않았다. 시후는 몰래 다시 한 번 그 번호로 전화를 걸어 보기도 했지만, 상대방은 여전히 전화를 꺼둔 상태였다. 시후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다시 그 번호로 문자를 보냈다.그러나 이 문자 역시도 역시나 돌처럼 물 속에 가라앉은 듯 아무런 답이 없었다.유나는 하루 종일 이동한 탓에 피곤함을 느껴, 목욕을 한 후 바로 잠이 들었다.시후는 목욕을 마친 뒤, 가운을 두르고 호텔 최고층에 있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의 테라스로 나왔다. 바깥의 수많은 불빛을 바라보며 마음이 복잡 해졌다. 비록 그가 프로비던스에 온 것은 처음이었지만, 프로비던스에서 2~300킬로미터 떨어진 뉴욕은 그의 외가 식구들이 살고 있는 도시였다. 그리고 수 천 킬로미터 떨어진 서해안의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은 그의 어머니인 안예선이 공부하던 스탠퍼드 대학이 있는 곳이자 실리콘밸리에서 전설을 쌓았던 곳이었다. 20여 년 만에 다시 미국에 오니, 그의 마음속에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물밀듯이 밀려왔다.그는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가슴이 아파왔고, 그와 동시에 다시 한번 궁금증이 생겨났다. 도대체 누가 자신의 부모를 죽였고, 그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게다가 시후는 당시 국내에서 최정상이었던 LCS 그룹과 국제적으로 최정상에 있던 Samson 그룹이 버팀목이었음에도, 왜 부모님이 죽임을 당했는지 알고 싶었다. 이 생각에 시후는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자신이 아무리 대단한 능력을 가졌다 해도, 당시의 사건과 그 배후의 진실을 여전히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부모님의 생명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시후는 지금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할 수도 있었다. 심지어 《구현보감》을 포기하더라도 그는 후회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나 이 세상은 그
"알겠습니다, 선생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박청운과의 전화를 끊고 나서, 시후는 생각에 잠겼다. ‘큰외삼촌이 회춘단을 낙찰 받으러 온 것은 외할아버지를 위해서인 것 같군. 선생님의 점괘와 맞물려 생각해보면.. 외할아버지의 몸 상태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아.’ 이 생각이 들자 시후의 마음속에 외할아버지의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지 고민이 스쳤다. 만약 상황이 위급하다면, 자신이 나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는지 말이다. 하지만 조금 전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가졌던 의문이 다시 떠오르자, 시후는 마음속으로 약간의 불만이 생겼다. Samson 그룹은 이렇게 강력한데도, 왜 부모님이 돌아가신 지 20년이 되었음에도 시후의 부모님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지 못한 걸까..? 게다가 시후는 어렸을 때 어머니와 함께 미국에 가서 외가를 방문했을 때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외할아버지는 어머니에게 계속 냉정한 태도를 보였다. 어머니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그리고 친척들에게 애써 따뜻하게 인사를 건넸지만, 방으로 돌아와서는 몰래 눈물을 흘리곤 했다. 그리고 외할아버지 일가는 아버지에게는 더 차가운 태도를 보였는데, 함께 며칠을 지내면서도 외할아버지는 아버지에게 거의 말을 걸지 않았다. 이런 기억들로 인해 시후는 외할아버지에게 원망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외할아버지가 회춘단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그리 급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내년에 본인이 직접 경매에 참가하도록 두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외할아버지의 경제적 능력이라면 회춘단을 경매에서 낙찰 받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이러한 생각 외에도 시후는 여전히 이소분에 대한 걱정을 떨쳐낼 수 없었다. 조금 전 받은 경고 문자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그 문자에 대한 답장을 기다렸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까지도 미스터리의 인물에게서 답장은 오지 않았다.침대에 있는 유나는 아직도 깊은 잠에 빠져 있었고, 시후는 룸서비스로 아침 식사를 방으로 가져오게
핫토리 카즈오는 이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바보가 아니었기에, 시후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이해했다. 순간, 그의 마음가짐이 180도 바뀌었다. 그는 처음에 이가 가문이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로 인해 모두 죽게 될까 두려웠다. 그러나 이제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무모해 보이는 도전도 성공만 한다면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생각하자, 그는 점점 흥분되기 시작했고, 입이 저절로 떨어졌다. “은 선생님,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무엇이든 말씀만 하십시오.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 자세 마음에 드는군!” 그리고 나서 시후는 핫토리 카즈오에게 자신의 요구 사항을 자세히 전달했다. 핫토리 카즈오는 불안하기는 했지만 주저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성도민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나는 지금 프로비던스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곳에 남은 일은 핫토리 카즈오와 협력해서 전부 해결하도록 하세요. 내일 다시 오죠.” 성도민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몇 분 후, 헬리콥터가 별장에서 이륙하여 프로비던스로 향했다. 한편, 뉴욕 전역에서는 배호영의 행방을 찾기 위해 수만 명이 동원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리 머리를 짜내며 단서를 찾아도, 여전히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WF 호텔에서 출발했던 쓰레기차는 마치 증발해버린 것처럼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배해산은 평소 아들인 배한빈에게는 매우 엄격했지만, 손자 배호영에게는 무척 관대하고 애정을 가득 쏟았다. 배호영이 납치된 후 아무런 소식이 없자, 배해산은 배한빈을 서재로 불러 따져 물었다.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데, 왜 아직도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이냐 말이다!” 배한빈도 난
배호영은 시후의 눈에 숨김없는 살의가 가득 찬 것을 보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 그는 퍽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는 그저 젊은 혈기로 잠시 이성을 잃었을 뿐입니다... 저희 페이셔스 그룹이 그래도 미국에서 꽤나 잘 나가는 집안인데, 제발 이번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필요하신 돈이 얼마든 말씀만 하시면, 저희 아버지께서 반드시 만족시켜 드릴 겁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시후는 그의 연극이 지겨워 차갑게 말했다. “배호영, 정말 돈이면 모든 게 다 된다고 생각하나? 너희 증조할아버지께서도 돈이 그렇게 많았지만, 결국 그룹 내에서 자리를 지키지 못했지 않나? 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 너 하나의 목숨과 바꾼다고 해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모든 자산을 거부할 거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까지도 너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원래 자식의 잘못은 부모에게서 비롯된 것 아니겠어?”배호영은 본능적으로 반문했다. “넌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가 두렵지도 않나?!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내가 죽은 걸 알면, 페이셔스 그룹 전부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복수할 거다!”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 시후는 이를 듣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을 말해주지. 너희 증조할아버지 배원중과 너희 사촌 배유현은 지금 내 사람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래서 나는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끝장을 낼 생각이야.. 만약 네 증조할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가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그냥 둘 것 같아? 그가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한다면, 난 그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배호영은 그 말을 듣고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토록 찾으려 했던 증조할아버지와 사촌이 시후의 손아귀에 있을 줄이야! 그 순간, 그는 비로소 시후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바닥 위에는 두 개의 피 묻은 귀가 뚜렷하게 보였고, 배호영은 온 힘을 다해 두 귀를 감싸며 고통스러워 소리쳤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성도민은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 “상처를 처리해 줘.” 부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혈용 약병을 꺼내 배호영의 상처 부위에 소독약을 뿌렸다. 성도민은 핫토리 카즈오에게 다시 말했다. “바닥에 있는 걸 주워서 화장실로 가서 깨끗이 씻어. 아직 쓸 일이 있다.” 핫토리 카즈오는 거부하지 못하고 재빨리 바닥에 떨어진 두 귀를 주워 화장실로 가서 물로 씻어냈다. 이때, 한 대의 헬리콥터가 이곳 건물의 빈 공간에 착륙했다. 시후는 혼자 헬리콥터에서 내렸고, 곧 블랙 드래곤의 한 병사가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리더는 지하실에 있습니다. 함께 가시죠.”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사의 안내를 따라 별장 지하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성도민이 방 중앙에 서 있었고, 배호영은 두 귀를 잘린 채 고통에 몸을 떨고 있었다. 성도민은 시후가 온 것을 보고 즉시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호영을 바라보고 냉소하며 말했다. “배호영 씨, 또 만났군요.” 배호영은 그제야 시후를 보고, 귀에서 밀려오는 고통을 잊은 채 경악하여 말했다. “당... 당신은 그 풍수사 아니야?!”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왜? 날 보니 놀랍습니까?” 배호영은 혼란스러워하며 소리쳤다. “도대체 누구야?! 왜 블랙 드래곤에게 나를 여기로 끌고 오라고 했어?! 왜 내 귀를 잘라버렸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유가 뭐 그리 많겠어? 네가 마음에 안 드니까. 그거면 되지 않나?” 배호영은 분노에 차서 외쳤다. “나랑 아무런 원한도 없잖아!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뭐야?! 우리 페이셔스 그룹이 복수할까 봐 두렵지도 않나?!” 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점점 차가운 눈빛으로
핫토리 카즈오는 이 말을 듣고 몸이 벌벌 떨렸다. 그는 성도민이 한마디로 자신에게 배호영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배호영 역시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기에 뉴욕에서 아무도 감히 자신을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앞의 이 남자가 가차 없이 자신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하다니! 공포에 질린 배호영은 큰 소리로 외쳤다. "너희들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 배호영이다! 페이셔스 그룹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는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지? 너희가 나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내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너희를 가만두지 않을 거다!" 그러자 성도민은 배호영을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해두지. 나는 성도민, 블랙 드래곤의 전주다. 네가 페이셔스 그룹 손자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야. 네 아버지, 네 할아버지까지도 은 선생님의 명령이라면 다 없애 버릴 수 있다! 페이셔스 그룹을 송두리째 멸하는 것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처리할 자신도 있고." 배호영은 이 말을 듣고 감전된 듯한 충격을 느꼈다. "성도민?! 너... 네가 바로 성도민이라고?!" 그는 절망에 빠져 말했다. "성... 성도민 씨... 우리 페이셔스 그룹은 당신과 아무런 원한도 없고, 난 항상 당신을 존경했습니다. 그런데 왜 저에게 이런 잔혹한 짓을 하죠?!" 그러면서 그는 불안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그리고 은 선생님이라는 사람은 또 누구십니까? 난 그런 사람을 단 한 번도 건드린 적이 없습니다!" 성도민은 시간을 확인하고 냉소하며 말했다. "곧 알게 될 거다." 그리고 그는 핫토리 카즈오를 바라보며 바닥에 있는 칼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이 명령은 은 선생님께서 직접 내리신 거다. 나는 그저 명령을 전달할 뿐이야. 은 선생님이 곧 이곳에 오실 거니까, 그가 오시기 전에 이 일을 끝내는 게 좋을 거다. 안 그러면 네 귀도 같이 잘릴 테니!" 핫토리 카즈오는 얼굴이 창백해졌
성도민은 남아 있는 두 명의 부하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이 쓰레기차를 몰고 가서 처리해." 그 중 금발의 백인 부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걱정 마십시오. 이미 폐차장을 찾아 뒀습니다. 한 시간 후면 차를 완전히 분해하여, 부품을 수십 대의 차량과 함께 쇳덩이로 압축할 것입니다. 그럼 아무도 차량의 행방을 찾을 수 없을 겁니다." "좋아!" 성도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서둘러 처리하고, 시내에서 다시 만나자." "예 알겠습니다!" ....한편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은 쓰레기차에 대한 단서를 파악했다. 비록 핫토리 카즈오 일행이 호텔 내에서는 CCTV 기록을 남기지 않았지만, 밖의 시내 감시카메라까지는 제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호텔에서 나오는 모든 사람과 차량은 시내 감시카메라에 포착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쓰레기차가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 모두에게 동시에 발견되었다. 그들은 이 차량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뿐만 아니라, 뉴욕의 모든 조직원, 직업 킬러, 사설 탐정들이 상금을 위해 전부 나섰고, 뉴욕 거리는 순식간에 혼란의 장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도 성도민이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롱비치에 하루 렌트비만 무려 8만 달러에 달하는 럭셔리 빌라를 빌렸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이 럭셔리 빌라는 롱비치에서 최고의 고급 주택 중 하나로, 주로 부호들이 뉴욕에 왔을 때 휴가를 즐기거나 영화 촬영을 위해 대여되곤 했다. 성도민은 시후의 명령을 받고 해외에서 온 영화 촬영팀을 가장해 이 빌라를 빌렸으며, 가난한 주인공이 뉴욕에서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은 전기 영화의 촬영 준비를 한다고 사람들을 속였다. 게다가 가장 의외인 점은 성도민이 빌린 이 빌라가 페이셔스 그룹의 저택과 불과 500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 있다는 점이었다. 성도민의 부하들은 뉴욕 시내를 돌고 돌아 핫토리 카즈오를 포함한 닌자들과 의식을 잃은 배호영을 이 빌라로 데려왔다. 이때 뉴욕 전역에서 찾고 있는
이중열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후가 닌자 몇 명을 시켜 배호영을 납치한 것이 자칫 시후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서야 그는 깨달았다. 시후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그저 접시 위의 요리에 불과했다. 이제 그들을 어떻게 할지는 전적으로 시후의 기분에 달려 있었다. 배한빈이든 배해산이든, 시후에게는 어떠한 위협도 될 수 없었다. 시후에게는 블랙 드래곤이라는 강력한 세력이 있었고, 페이셔스 그룹과 정면 대결을 벌인다 해도 그들은 결코 상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시후는 페이셔스 그룹의 실질적 영향력을 지닌 배원중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쥐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배원중을 미국으로 데리고 온 뒤 블랙 드래곤의 힘으로 그의 안전을 보장한다면, 배산해는 그가 차지한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배산해가 기회를 틈타 아버지의 권력을 탈취하고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막았다는 사실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될 테니, 그야말로 모든 사람에게 비난 받는 존재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법적 조사까지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시후가 이 비장의 카드를 내놓기만 하면 배해산과 그의 아들에게는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시후가 배호영을 그들 앞에서 죽인다 해도 그들은 감히 큰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할 터였다.그러자 이중열은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이 일을 다음엔 어떻게 진행하실 생각이십니까?" 시후는 냉랭하게 말했다. "제임스가 모습을 드러내면 그와 배호영을 한곳에 모아 두고, 이 인간 말종들을 제거해야겠죠?!" 이중열이 다시 물었다. "그들의 비열한 행각을 외부에 폭로하실 계획이십니까?" 시후는 말했다. "물론이죠! 배호영을 바로 처리하지 않은 이유는 그의 행동과 제임스의 소행을 모두 파헤쳐서 공개하고, 가능하다면 이 무리의 소행을 한 번에 폭로하면 좋을 것 같아서입니다."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갑자기 좋은
이중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이 있고 나서야 전해 들었는데, LCS 그룹이 블랙 드래곤에 자산 절반을 넘긴 뒤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도련님을 만나고도 그 얘기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건 제가 일부러 흘린 소문일 뿐입니다. 실제 상황은 정반대예요. LCS 그룹은 블랙 드래곤에 자산을 넘긴 적이 없고, 오히려 블랙 드래곤 전체가 제게 충성을 맹세했죠. 다만 LCS 그룹이 너무 주목받지 않게 하기 위해 그런 소문을 낸 겁니다.” 이중열은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후가 이전에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그야말로 믿기 힘든 충격을 받았다. 명성이 자자한 블랙 드래곤이 이제 시후의 휘하에 있다니, 이는 LCS 그룹의 힘에 엄청난 보탬이 될 일이었다. 아무리 페이셔스 그룹의 자산이 많다고 해도 블랙 드래곤 같은 세력을 가진 용병 조직을 가질 수는 없었다.시후가 덧붙였다. “오늘 그 일본 닌자들은 제 일본 친구 집안의 세력입니다. 구름산에서 저를 본 적이 있어서 두려워했던 거예요.” 이중열은 한참 동안 시후의 말을 곱씹은 뒤 감탄했다. “도련님, 지금 당신의 힘으로 LCS 그룹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도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단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1위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우디 왕가는 글로벌 강자로 로스차일드 가문 다음 가는 수준이죠. LCS 그룹이 아시아에서 최고가 되려면 사우디 왕가를 넘어야 하고, 세계 1위가 되려면 로스차일드 가문을 넘어서야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도련님의 실력이라면.. 아마도 LCS 그룹이 세계 정상에 서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일 것 같네요.” 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능한 빨리 그 시간이 오면 좋겠군요.” 이중열은 시후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시후가 LCS 그룹을 세계 정상에 세우
제이크 한은 감시 기록이 조작된 부분이 호텔 내부에만 해당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크리스와 일본 닌자들이 호텔 외부에서 접촉한 것은 시내 감시망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가 호텔 외부에서 닌자들과 만났던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기만 하면, 제이크 한은 그들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제이크 한이 경찰력을 모아 크리스의 진술을 바탕으로 영상 자료를 찾는 동안, 시후는 고은서, 김지우, 이중열과 함께 WF 호텔을 떠났다. 자선 행사가 망쳐지면서 저녁 식사가 무산되자 시후는 모두와 함께 식사할 장소를 찾기로 했다. 그는 이중열이 할 말이 더 있을 거라 생각했고, 이중열이 어떤 제안을 할지도 들어보고 싶었다.이중열 역시도 시후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이 많았다. 특히 오늘 시후가 일본 닌자들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아들을 납치하도록 한 일은 장난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되면 큰 문제가 생길까 봐 염려했다. 그래서 그는 제안했다. "제 집으로 가는 건 어떻습니까?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대화하기엔 편할 텐데요." 시후는 흔쾌히 동의했고, 고은서를 바라보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댁의 삼겹살 구이가 최고죠~ 질리지도 않고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손짓했다. "좋아, 한인타운으로 가자!" 네 사람은 보디가드의 호위를 받으며 한인타운에 도착했다. 이중열의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고, 직원들도 모두 퇴근한 상태였다. 이중열은 시후 일행을 2층으로 안내하고 직접 요리를 준비하러 갔다.그때 시후는 성도민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핫토리 카즈오와 그의 일행, 그리고 페이셔스 그룹의 배호영 모두 성도민의 통제 하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시후는 그들에게 절대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시후는 성도민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사업체 근처에 인력을 더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제임스가 지금 페이셔스 그룹에 숨어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다만 페이셔스 그룹은 넓고
크리스는 이 상황을 경찰이나 배한빈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용기가 없었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이 자신의 아내와 자식들의 생명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죽는 것은 상관없지만, 가족들을 구할 수 없다면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그가 불안에 떨고 있을 때, 한 경찰이 그의 앞에 다가와 말했다. "크리스 씨 입니까?"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황한 듯 대답했다. "네... 네, 맞습니다..." 경찰은 그에게 손짓하며 차갑게 말했다. "함께 가시죠." 크리스는 더욱 불안해졌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경찰을 따라 제이크 한의 임시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크리스는 온몸이 덜덜 떨렸다. 그는 제이크 한의 명성을 오래전부터 들어왔기 때문에 그에게서 자신의 의도를 들킬까 봐 겁이 났다. 크리스는 몸을 한껏 움츠린 채로 제이크 한 앞에 다가가서 더듬거리며 말했다. "경.. 경.. 경감님... 안녕하십니까..." 제이크 한은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갑자기 냉랭하게 몰아붙였다. "크리스! 하나 묻지, 왜 일본인 닌자들과 결탁해서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을 납치했지?" 제이크 한의 갑작스러운 질책에 크리스는 크게 놀라며 황급히 변명했다. "저... 저는... 저는 그런 적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제이크 한은 차갑게 말했다. "어디서 거짓말을 해?! 그 일본인 닌자들은 당신이 데려왔잖아! 당신이 그저 그들을 고용하기만 한 것이라면 실수라고 믿어주겠지만, 그들을 사건 현장에 배치한 것은 명백한 계획적 행동이야! 그러니 당신은 그들의 내부 협력자라고!" 크리스는 계속해서 손사래 치며 말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저는 일본 닌자 같은 건 전혀 모릅니다..." 제이크 한은 그의 이마와 뺨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 "크리스.. 당신이 나에게 변명하는 건 상관없지만, 경고하나 할 까? 당신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내가 알아낸 정보를 배한빈에게 전달할 거야.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