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화장실에 간 거 아닐까요?" 시후가 급히 말했다.배유현은 안절부절못하며 대답했다. "하지만 전화가 연결이 안 돼요... 그는 늘 전화를 받는 사람이고, 그의 성격상 무단으로 자리를 이탈할 사람이 아니에요.. 그래서... 그래서 저는 그에게 뭔가 문제가 생긴 거라고 생각해요..”시후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화장실에서 실수로 변기에 휴대폰을 떨어뜨린 건 아닐까요?"배유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럴 리 없어요... 그의 능력이라면 그런 실수를 할 리가 없어요..." 배유현의 입장에서, 6성 무인인 루이, 즉 이해왕은 일반인보다 훨씬 빠른 반응 속도와 신체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휴대폰을 화장실에 빠뜨릴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다.시후는 그녀가 불안해하는 것을 보고, 다가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제니퍼 양의 기사님은 매우 침착하고 신중한 사람으로 보였어요. 서 있을 때도 자세가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던데, 그런 사람이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한국의 치안은 매우 좋기 때문에, 큰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으니 걱정하지 마세요."그러나 배유현은 시후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그녀는 이해왕이 매우 뛰어난 6성 무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그의 능력을 능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확신했다. 그렇지만, 그런 강력한 인물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강한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마치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는 강력한 소용돌이에 갇힌 듯한 느낌이었다.시후는 계속해서 연기하며, 부엌 문으로 다가가 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리자, 그는 안에 있던 사장에게 물었다. "조금 전 마당에 서 있던 남성을 보신 분 있습니까?"사장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선생님, 저는 계속 부엌 안에 있었어요..."시후는 다시 물었다. "그럼 우리가 왔을 때 저희를 맞아준 그 친구는 어디 있나요?"사장은 급히 대답했다. "그 사람은 이미
시간이 점차 흘러가면서, 배유현은 더욱 긴장하고 불안해졌다. 이해왕의 소식은 전혀 들려오지 않았고, 전화도 계속 연결되지 않자, 그녀는 마음속으로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결국 할아버지인 배원중에게 메시지를 보내 상황을 보고했다. 지금의 이 상황은 이미 배유현의 능력과 주변 사람들의 힘을 넘어서 있었기에, 그녀는 할아버지의 지시와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이때 배원중은 침대에 반쯤 누운 채로, 도우미가 옆에서 특제 영양식을 숟가락으로 떠서 먹여주고 있었다. 최근 들어 그의 건강은 날로 악화되고 있었다. 매일 아침 일어났을 때 그는 산책을 나갈 힘조차 없었으며, 심지어 가만히 앉아 있는 것조차도 체력을 소모하는 일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에서 보내야 했다. 배원중의 의료팀이 며칠 전에 그의 신체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전문가들은 그의 생명이 이미 자연적인 노화 말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이제 그의 남은 생명은 연 단위로 계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배원중은 속으로 두 가지 일만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나는 그의 손녀 배유현에게서 좋은 소식이 전해지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자신이 이달 말 경매에서 회춘단을 무사히 낙찰 받는 것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배유현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배원중은 그 내용을 확인하기 전에 약간 들떴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급히 휴대폰을 집어 들어 메시지를 확인했다. 하지만 배원중은 메시지 내용을 확인하자마자 충격에 빠졌고 휴대폰은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졌다..! "이해왕이 실종되다니...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야...?" 배원중은 온몸이 경직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급히 옆에 있던 집사에게 말했다. "빨리! 빨리 원 선생을 불러와!"곧이어, 어두운 남색 한복을 입은 중년 남성이 방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나이가 마흔이 넘은 듯 보였지만, 걸을 때 속도는 빠르지 않으면서도 바람이 이는 듯한 기세를 풍겼다. 이 사람은 배원중 곁에서 오랜 세월 함께한
그러나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은, 이해왕이 한국에 간 지 며칠 되지도 않아 갑자기 행방불명 되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원서훈은 아직 이해왕의 상황을 알지 못한 상태였다. 그는 배원중의 침대 머리맡에 다가가 약간 허리를 굽혀 예를 표한 뒤 물었다. "회장님께서 이렇게 급히 저를 부르신 이유가 무엇인지요?"배원중은 급히 말했다. "원 선생, 방금 유현이가 보낸 메시지에 따르면.. 해왕이가 실종되었다고 하네..! 유현이는 뭔가 해왕이가 일을 당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뭐라고요?!" 원서훈은 순간 놀라며 말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해왕이는 6성 무인으로, 그의 실력은 한국 무술계에서 적수가 없을 정도로 뛰어날 텐데, 어떻게 일을 당할 수 있겠습니까..?!"배원중은 설명했다. "유현이가 확실히 말했다네. 누군가와 식사를 하는 동안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왔을 때, 해왕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전화도 이미 서비스 범위 밖이라고 안내 멘트가 나온다고 했어.. 이게 뭔가 일이 있는 게 아니면 뭐겠나?”원서훈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바로 얼굴에 엄중한 표정을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해왕이의 성격을 보면, 첫째로는 절대 이유 없이 직무를 이탈하지 않을 것이고, 둘째.. 절대 이유 없이 연락이 끊길 리가 없습니다. 두 가지 상황이 동시에 발생했다면.. 그가 뭔가 일을 당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네요... 상황이 매우 까다로워 보입니다......"그러자 배원중이 물었다. “원 선생, 한국에 이렇게 강력한 무술가가 있다는 걸 들어 본 적이 있나?”"저는 그런 사람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원서훈의 눈썹이 약간 떨렸고, 그는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아가씨의 말씀대로, 방에 있었을 때 싸우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셨다고 하셨으니.. 이건 이 사건의 배후에 누군가 있을 때.. 그 사람의 실력은 단순히 해왕이의 힘 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는 진지하게 말했다. “저는 해왕이를 조용히 죽
배유현은 현재 상황에 대해 완전히 혼란스러웠다. 한국에 온 이후로 자신은 그 누구 와도 갈등을 벌인 적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녀는 자신의 신분 조차도 외부에 드러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이해왕이 만약 살해당하거나 납치되었다면, 그 범인의 힘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므로 자신이 그런 대상을 무슨 방법으로 건드릴 수 있겠는가. 순간적으로, 그녀는 시후를 바라보며 ‘혹시.. 이 모든 것이 시후가 한 일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후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서는 ‘그치만.. 어떻게 은시후 씨가 그런 일을 했겠어...? 은시후 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고, 나에게 해를 끼칠 이유도 없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이렇게 젊은데 실력이 이해왕 씨 보다 뛰어날 리가 없잖아..? 그리고 그는 지금껏 내내 나와 함께 있었는데, 전화 받으러 잠시 나간 동안에 이해왕 씨를 처리했다면.. 아무 소리가 나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렇다면 그의 능력은 정말 대단할 거야..’ 생각을 정리하며, 배유현은 시후의 범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했다.따라서 그녀는 시후에게 말했다. “선생님, 저는 한국에 처음 왔고, 계속 겸손하게 행동해 왔기 때문에, 제가 누구를 불쾌하게 했는지 전혀 모르겠어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렇군요. 하긴, 제니퍼 양처럼 예의 바르고 품위 있는 분이 어떻게 사람을 불쾌하게 할 수 있겠어요.” 이어 시후는 덧붙였다. “그런데, 제니퍼 양, 혹시 당신의 기사가 사람들과 갈등을 일으킨 적이 있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그가 한국에 오면서 적이 생겼을 수도 있지 않나요?”배유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루이는 우리 가족들을 위해서 몇 년 동안 일해 왔고, 제가 아는 한, 그는 최소 20년 넘게 한국에는 온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한국에 적이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합니다.”시후는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정말 이상하군요...” 말을 마친 시후는 배유현에게 말했다. “제니퍼 양, 그렇다면 이곳은 좀 위험해
이화룡은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지갑에는 현금은 많지 않았지만, 다양한 종류의 카드가 들어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각 카드에 숫자가 적힌 메모지가 붙어 있었는데, 10, 20, 30, 50, 100 등 다양한 숫자가 적혀 있었다. 이화룡은 그 중에서 30이라는 숫자가 적힌 카드를 꺼내어, 창문을 통해 상용차의 운전석으로 던지며 말했다. “이 카드에는 500이 들어 있고, 비밀번호는 5, 0, 0, 0이다. 이걸로 필요한 건 긁고, 남은 건 나눠서 쓰도록 해.”이화룡은 늘 1억 정도 들어 있는 카드를 지니고 있었고, 이 카드들은 모두 그가 직접 만든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각 카드의 비밀번호는 카드의 금액과 비슷하게 설정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300만 원이 들어 있는 카드는 비밀번호가 3과 0으로 이루어져 있고, 500만 원이 들어 있는 카드는 5와 0으로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었다. 그가 이렇게 많은 카드를 가지고 다니는 이유는, 돈을 지불할 때 더 편리하기 때문이었다. 카드만 던져주면 해결되기 때문에, 현금보다 편하고, 송금하는 것보다 안전했다.부하들은 카드를 받고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감사합니다, 형님!”이화룡은 지시했다. “내일은 서두르지 말고, 편하게 쉬고, 상점도 들러서 쇼핑 좀 하고, 저녁에 돌아와.”부하들은 급히 말했다. “예 형님, 걱정 마십시오. 꼭 말씀하신 대로 하겠습니다!”이화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운전사에게 말했다. “고속도로를 타고 바로 사육장으로 가.”운전사는 즉시 답했다. “알겠습니다, 형님.” 운전사는 엑셀을 밟고는 차량을 빠르게 이동했다.......저녁 시간에는 교통이 한결 원활 해졌기 때문에, 시후는 20분도 채 되지 않아 배유현을 버킹엄 호텔까지 데려다 주었다. 차가 호텔 로비에 정차하자, 도어맨이 차 문을 열기 위해 다가오다가, 시후를 보고는 즉시 경건한 태도로 말했다. “안녕하십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도어맨에게 말했다. “부장님께 연락해서 더 많은 인력을 배치하여 제
배유현은 시후의 태도에 완전히 속아 넘어갔다. 그녀는 시후가 보여준 진지하고 친절한 모습에 시후가 따뜻한 사람이고 자신에게도 굉장히 성실하게 대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시후의 진솔한 눈빛을 보면서, 배유현은 자신이 그동안 시후를 속인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배유현은 시후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곧 그녀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회춘단을 얻어야만 한다는 것을 떠올리며 그 충동을 억누르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녀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할아버지가 경매에서 회춘단을 낙찰 받을 수 있다면, 그때는 선생님께 모든 것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겠습니다..’이때, 시후가 배유현이 멍하니 바라보는 것을 보고 물었다. “제니퍼 양, 무슨 일이 있나요?”배유현이 정신을 차리고 급히 답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선생님, 저는 이제 올라가겠습니다.”“그래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번 당부했다. “문제가 생기면 꼭 저에게 전화 주세요!”“네, 알겠습니다!” 배유현은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하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차에서 내렸다. 시후와 작별 인사를 한 후, 시후가 떠나는 것을 지켜본 배유현은 급히 자신의 스위트룸으로 향했다. 그녀는 가는 길에 이미 지수연과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객실에서 회의를 할 것을 지시했다. 스위트룸에 도착한 배유현은, 세 명의 수행원들이 함께 회의실에 모여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모든 이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배유현이 들어오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정중하게 인사했다. 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조사해 놓은 자료들은 어떻죠? 어떤 단서가 있나요?”지수연이 바쁘게 말했다. “아가씨, 해커를 통해 도로 감시망을 조사해보았으나, 안타깝게도 오늘 아가씨가 계신 위치 주변의 시스템 문제 발생으로, 감시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 우리 측에 유용한 영상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지수연이 급하게 물었다. “아가씨, 말씀하신 대로라면 상대방의 목표가 이해왕 씨라는 말씀인가요?”배유현이 중얼거리며 말했다. “이해왕 씨가 반드시 목표였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내 느낌으로는 당분간 나에게 위험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아. 상대방의 실력이 이렇게 강한데도 나를 가만히 놔두고 이해왕 씨를 노린 거라면, 아마도 이해왕 씨의 힘을 알아차렸을 것이고, 그가 위협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수 있어...”지수연이 이해하지 못하며 말했다. “하지만 너무 이상하지 않나요? 이해왕 씨의 실력은 분명 강하지만, 그는 한국에서 딱히 힘을 드러낸 적도 없고, 아가씨의 보디가드이지 살인자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았는데, 왜 상대방은 그를 노렸을까요?”배유현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이 점이 바로 내가 제일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야...” 그때 배유현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를 걸어온 것은 그녀의 할아버지, 배원중이었다.배유현은 급히 전화를 받고 안쪽 침실로 걸어갔다. 침실에 도착한 후, 그녀는 통화 버튼을 눌러 정중하게 말했다. “할아버지..”배원중의 목소리는 매우 급했다. “유현아 지금 어디냐?”배유현이 서둘러 대답했다. “저는 이미 호텔로 돌아왔어요.”배원중이 다시 물었다. “해왕이는..? 여전히 소식이 없니?”“네, 없어요...” 배유현이 말했다. “수연 씨가 해커 팀을 통해 CCTV를 해킹했지만, 여전히 유용한 단서는 없었어요. 상대방이 사전에 준비가 철저하고, 실력도 강하고 반추적 능력도 뛰어나 보입니다.”배원중이 급히 말했다. “방금 원 선생과 이야기를 해봤는데, 그의 의견은 상대방의 실력이 어쩌면 중경계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더구나.. 그렇다면 해왕이는 상대가 될 수 없으니, 원 선생은 네가 서둘러 미국으로 돌아오는 게 좋다고 했어.”배유현이 단호하게 말했다. “할아버지, 저는 여기 남아 있어야 해요! 제가 한국에서 회춘단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가까워지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배유현과는 정반대의 마음 상태로, 시후는 지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었다. 루이를 제압하고 나서, 시후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배유현이 여전히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싶어 한다면, 시후도 그녀와 계속 놀아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배유현의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그는 성도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연결되자 시후는 성도민에게 물었다. "성도민 씨, 배유현에 대한 세부 자료는 좀 얻었나요?"성도민은 서둘러 대답했다. "은 선생님, 현재 저희가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배유현은 미국 페이셔스 그룹의 아가씨입니다. 이 페이셔스 그룹은 미국에서 상당한 재력을 가진 한국인 가문으로, Samson 그룹보다는 부족하지만 한국의 엘에이치 그룹 보다는 강한 편입니다." 이어 성도민은 말했다. "페이셔스 그룹의 창립자이자 현재 회장은 배원중이라는 사람인데, 그는 일찍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사업을 일군 1세대 창업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이가 90세가 넘었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기에 아마도 그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보입니다."시후는 이를 듣고 나서 즉시 깨달으며 생각했다. ‘어쩐지.. 배유현이 계속 나와 내 가족에게 접근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군...’ 배원중이라는 이름은 시후가 경매 등록 명단에서 본 적이 있었다. 시후가 성도민이 제공한 정보들을 결합해보았을 때, 배원중은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할 것을 알기에 회춘단을 손에 넣으려는 욕심이 생긴 것 같았다. 아마도 그는 경매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까 봐 걱정되어 배유현을 미리 한국에 보냈을 것이고, 다른 경로를 통해 회춘단의 단서를 찾게 한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이중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상황을 파악하게 된 시후는 성도민에게 물었다. "그 배유현이라는 인물은 페이셔스 그룹에서 어떤 신분이죠?"성도민은 설명했다. "배유현은 배원중의 손녀로, 페이셔스 그룹의 손자 손녀들 중 가장 막내입니다. 그녀의 친척 형제 자매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