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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1장

Penulis: 로드 리프
배유현은 시후의 태도에 완전히 속아 넘어갔다. 그녀는 시후가 보여준 진지하고 친절한 모습에 시후가 따뜻한 사람이고 자신에게도 굉장히 성실하게 대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시후의 진솔한 눈빛을 보면서, 배유현은 자신이 그동안 시후를 속인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배유현은 시후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곧 그녀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회춘단을 얻어야만 한다는 것을 떠올리며 그 충동을 억누르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녀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할아버지가 경매에서 회춘단을 낙찰 받을 수 있다면, 그때는 선생님께 모든 것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겠습니다..’

이때, 시후가 배유현이 멍하니 바라보는 것을 보고 물었다. “제니퍼 양, 무슨 일이 있나요?”

배유현이 정신을 차리고 급히 답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선생님, 저는 이제 올라가겠습니다.”

“그래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번 당부했다. “문제가 생기면 꼭 저에게 전화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배유현은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하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차에서 내렸다. 시후와 작별 인사를 한 후, 시후가 떠나는 것을 지켜본 배유현은 급히 자신의 스위트룸으로 향했다. 그녀는 가는 길에 이미 지수연과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객실에서 회의를 할 것을 지시했다. 스위트룸에 도착한 배유현은, 세 명의 수행원들이 함께 회의실에 모여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모든 이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배유현이 들어오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정중하게 인사했다.

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조사해 놓은 자료들은 어떻죠? 어떤 단서가 있나요?”

지수연이 바쁘게 말했다. “아가씨, 해커를 통해 도로 감시망을 조사해보았으나, 안타깝게도 오늘 아가씨가 계신 위치 주변의 시스템 문제 발생으로, 감시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 우리 측에 유용한 영상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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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수연이 급하게 물었다. “아가씨, 말씀하신 대로라면 상대방의 목표가 이해왕 씨라는 말씀인가요?”배유현이 중얼거리며 말했다. “이해왕 씨가 반드시 목표였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내 느낌으로는 당분간 나에게 위험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아. 상대방의 실력이 이렇게 강한데도 나를 가만히 놔두고 이해왕 씨를 노린 거라면, 아마도 이해왕 씨의 힘을 알아차렸을 것이고, 그가 위협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수 있어...”지수연이 이해하지 못하며 말했다. “하지만 너무 이상하지 않나요? 이해왕 씨의 실력은 분명 강하지만, 그는 한국에서 딱히 힘을 드러낸 적도 없고, 아가씨의 보디가드이지 살인자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았는데, 왜 상대방은 그를 노렸을까요?”배유현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이 점이 바로 내가 제일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야...” 그때 배유현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를 걸어온 것은 그녀의 할아버지, 배원중이었다.배유현은 급히 전화를 받고 안쪽 침실로 걸어갔다. 침실에 도착한 후, 그녀는 통화 버튼을 눌러 정중하게 말했다. “할아버지..”배원중의 목소리는 매우 급했다. “유현아 지금 어디냐?”배유현이 서둘러 대답했다. “저는 이미 호텔로 돌아왔어요.”배원중이 다시 물었다. “해왕이는..? 여전히 소식이 없니?”“네, 없어요...” 배유현이 말했다. “수연 씨가 해커 팀을 통해 CCTV를 해킹했지만, 여전히 유용한 단서는 없었어요. 상대방이 사전에 준비가 철저하고, 실력도 강하고 반추적 능력도 뛰어나 보입니다.”배원중이 급히 말했다. “방금 원 선생과 이야기를 해봤는데, 그의 의견은 상대방의 실력이 어쩌면 중경계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더구나.. 그렇다면 해왕이는 상대가 될 수 없으니, 원 선생은 네가 서둘러 미국으로 돌아오는 게 좋다고 했어.”배유현이 단호하게 말했다. “할아버지, 저는 여기 남아 있어야 해요! 제가 한국에서 회춘단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가까워지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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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원중은 바로 말했다. "확실한 거냐? 그가 정말로 중경계의 실력을 가졌다는 거냐..?" 배유현은 대답했다.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분석해보면 그 사람일 가능성이 가장 커요.. 그래서 저는 어떤 경우에도 할아버지의 회춘단 입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배원중은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 "유현아, 나는 네가 빨리 미국으로 돌아오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미 네 신분이 노출될 가능성과 위험이 있다면, 한국에 계속 남아있어도 별 의미가 없을 거야. 오히려 위험만 더 커지겠지." 그리고 나서 배원중은 덧붙였다. "먼저 돌아와라.. 경매 때는 내가 원 선생과 함께 한국에 들어 가겠다. 그때 우리는 당당하게 한국에 가서 경매에 참여할 거야. 다른 경매 참가자들은 아마 그 때 무술 고수들을 데리고 올 텐데, 그가 아무리 강해도 그런 사람들에게 손을 댈 수는 없을 거다.." 배유현은 대답했다. "만약 배후의 인물이 정말로 그라면, 그는 분명 경매 참가자들에게 손을 대지는 않을 거예요. 그렇게 하면 자신의 명성을 망치게 될 테니까요. 그러니 할아버지께서 원 선생님만 데리고 참석하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배원중은 물었다. "그럼 넌? 언제 돌아올 생각이냐?" 배유현은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 "저는 일단 돌아가지 않을래요." 배원중은 급히 물었다. "유현아, 지금 상황에서 왜 거기 계속 남아 있으려는 거야? 그건 너무 위험하다!" 배유현은 설명했다. "할아버지, 제가 며칠 동안 그 사람을 관찰한 결과, 그는 매우 저자세인 사람이라 이번 경매에 직접 나서지는 않을 거예요. 물론.. 아마도 회춘단이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 높은 가격에 팔릴 가능성은 있지만, 전 세계는 여전히 그가 누구인지 모를 거예요. 제가 그를 어렵게 찾았는데, 그냥 겁을 먹고 도망친다면, 좋은 기회를 헛되이 날려 버리는 꼴이 되지 않겠어요?" 배원중은 설득했다. "유현아, 상대가 너를 간파했을 가능성이 크다. 계속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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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유현이 아름다운 몸매를 목욕 가운으로 감싸고 욕실에서 나왔을 때, 그녀는 곧바로 비서 지수연에게 전화를 걸어 지시했다. "수연 씨, 내 방으로 와 줘." 지수연은 즉시 공손하게 대답했다. "아가씨,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바로 가겠습니다." 잠시 후, 배유현은 문 밖에서 들리는 초인종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지수연은 들어오자마자 공손하게 물었다. "아가씨, 지시 사항이 있으실까요?" 배유현의 얼굴에서는 조금 전의 긴장감과 걱정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는 지수연을 소파에 앉게 한 뒤, 천천히 물었다. "수연 씨, 오늘 김유나 씨와의 일은 어떻게 됐어?" 지수연은 바삐 대답했다. "계약은 이미 체결했습니다. 김유나 씨는 디자인 비용을 따로 받지 않겠다고 고집하면서, 그 50억의 디자인 비용은 인테리어 비용으로 모두 전환하자고 하더군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일을 맡지 않겠다고 했어요. 저는 김유나 씨를 완전히 설득할 수 없어서 결국 동의했고요." 배유현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녀가 왜 디자인 비용을 따로 받는 걸 거절했지? 50억에서 따로 디자인 비용을 받게 되면 그건 적은 금액이 아닐 텐데.. 내가 알기로 그녀는 별로 돈이 없을 텐데 말이야.." 지수연은 설명했다. "김유나 씨는 자신이 아직 고급 디자이너 정도의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가씨께서 김유나 씨에게 이 프로젝트를 맡긴 것만으로도 매우 감사하고 있다고 했어요. 그녀는 이 프로젝트를 발판으로 삼아서 국내에서 열리는 인테리어 디자인 대회에 참가하고 싶어하더군요." 잠시 말을 멈춘 후 지수연은 덧붙였다. "결국 김유나 씨는 아가씨의 이 별장을 자신이 인테리어하고, 자신의 디자인 대표작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거예요. 그래서 따로 디자인 비용을 받지 않겠다고 거절한 거죠." 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김유나 씨는 야망이 꽤 큰 편이구나.. 확실히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서 이름을 남기고 싶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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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지수연은 여성 디자이너의 안내를 받아 유나의 사무실로 들어왔다. 유나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지수연을 환영하며 웃음지었다. "지수연 씨, 아침 일찍 찾아오셨네요?" 지수연은 웃으며 대답했다. "대표님, 공사 기간을 확인하러 왔어요. 아가씨께서 인테리어가 끝나고 입주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고 싶어 하셔서요." 유나는 조금 난처해하며 말했다. "아.. 지금 프로젝트가 아직 협의 단계에 있어서 몇 번의 회의를 거쳐야 협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디자인 초안이 몇 번이나 수정되어야 아가씨께서 만족하실지 아직 모르기 때문에 정확한 기간을 말씀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녀는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작업은 두 단계로 진행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기존 인테리어를 철거하는 것이고요. 이 작업은 비교적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거예요. 집의 상태를 이미 파악했기 때문에, 최단 시간 내에 내부의 모든 장식물을 철거하는 데 일주일 정도 걸릴 것입니다. 만약 디자인이 빨리 확정된다면, 이후 공사 기간은 통제하기 쉬울 겁니다.”지수연은 이어서 물었다. "대표님, 만약 디자인이 확정된다면, 그날부터 공사가 끝날 때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유나는 다소 난처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은 장담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아직 최종 디자인이 승인 나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만약 공사 난이도가 높다면, 공사 기간도 당연히 더 길어지겠죠. 또한, 아가씨께서 이 별장에 어떤 자재를 사용하길 원하실 지도 확신할 수 없어요. 이전에도 몇몇 고객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해본 적이 있는데, 어떤 고객은 특정 국가에서 수입한 자재를 사용하길 원하시더군요.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천연 대리석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자재는 최소한 6개월 전에 주문해야 인테리어 기간이 지연되지 않습니다. 만약 수입 가구를 선택한다면, 같은 논리가 적용되겠죠. 따라서 공사 기간을 좌우하는 요소가 너무 많아 지금은 정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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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38장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37장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36장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35장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34장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33장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32장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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