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빈에게는 자신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이 그 무엇보다 그에게 더 중요했다. 왜냐하면 그는 시후가 자신을 죽일 충분한 힘과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후가 가진 힘으로 그를 죽이더라도 엘에이치 그룹은 자신의 복수를 하지 않을 것이고 할 수도 없다. 그의 할아버지는 시후의 얼굴도 보지 못했지만, 시후를 너무나도 두려워해서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는 상황이었다. 시후와 화해하기 위해 그의 할아버지는 엘에이치 그룹 전체의 해상 운송 사업권을 그의 여동생에게 맡기기까지 했다. 이를 보더라도 그의 할아버지가 시후를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소지빈은 시후에게서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시리아에 몸을 던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었다. 적어도 시리아에서는 서로 의지할 아버지는 계시기 때문이다. 시후는 소지빈이 자비를 구하는 것을 듣고 웃지 않을 수 없었다. "하하하!! 뭐라고? 당신도 시리아에 가고 싶다고?”소지빈은 주저하지 않고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단호하게 말했다. "가고 싶어요! 기꺼이 갈 의향이 있습니다! 저를 보내주세요!"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약간 미소를 지은 다음 손을 흔들며 차갑게 말했다. "어떻게 시리아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재회하게 할 수 있겠어? 당신이 생각하는 미래가 너무 아름답군. 그렇지 않나?"소지빈은 겁에 질려 애원했다. "은인이시여, 부탁드립니다. 당신이 제 보잘것없는 생명을 구해주실 수만 있다면 당신이 요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겁니다. 당신은 제 생명을 구했지 않습니까? 지금 날 죽이면 나를 구한 당신의 노력이 헛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제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소지빈이 너무 겁에 질려 있는 것을 보고 침착하게 말했다. "소지빈 씨, 사실 당신에게 좋은 여동생이 있다는 것은 운이 좋은 것 같단 말이지.."소지빈은 잠시 깜짝 놀라서 "그게...무슨 말입니까?"라고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저는 죄를 속죄할 것입니다!" 소지빈은 시후가 어떻게 죄를 속죄해달라고 요청할 지는 몰랐지만 주저하지 않고 동의하며 소리쳤다. “저와 아버지, 그리고 엘에이치 그룹 모두가 속죄할 겁니다! 내일 절에 가서 향을 올리고 부처님께 엘에이치 그룹을 위해 더 많은 공덕을 쌓겠다고 다짐하며 절을 하겠습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부처님께 절을 하고 그들을 숭배한다고 당신네 가족들이 지은 죄가 그렇게 쉽게 해결될까요?”소지빈은 이 말을 듣고 당황하며 물었다. "은인이시여, 그게 무슨 뜻입니까?"시후는 침착하게 말했다. "당신들이 지은 죄는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좀 더 경건하게 규율을 지키는 것이 당연하지. 내일부터 시작하여 서울에서 해남의 대흥사까지 삼보일배 하면서 걸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가장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실질적으로 행동으로 당신들의 엘에이치 그룹이 지은 죄를 속죄하는 거지." 시후는 그렇게 말한 후 계산하며 말했다. "서울에서 해남까지 간다면 약 440km 정도 될 것이고, 세 걸음마다 절을 하면 속도가 훨씬 느려지겠죠.. 하루에 12시간 정도 걷을 수 있다고 쳐도 절을 하면서 걸으면 하루에 4km를 걷는 것도 어려울 텐데.. 그러면 꽤 오랜 시간 동안 걸어 다녀야 하지 않겠어? 사실 내 생각보다 빠르게 돌아온다면, 나는 당신을 3년 동안 계속 삼보일배 하며 걸어 다니게 만들 생각이야.”"예에?!" 소지빈은 이 말을 듣고 땅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시후가 이런 식으로 자신을 처벌할 줄은 꿈도 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해남 대흥사까지 쭉 가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다니.. 이건 날 죽이겠다는 심산이 아닌가..? 예전에 공심 그룹의 공은찬이 자전거를 타고 지방에서 서울까지 갔다고 들었는데.. 이것도 이미 내 상식을 뒤집는 행위였어.. 그런데 내가 삼보일배를 하면서 해남까지 걸어가는 건, 공은찬보다 훨씬 더 힘든 벌이 아닌가..? 그리고 빨리 돌아오면 3년이 될 때까지 삼보일배를 시키겠다니..?’시
사실 시후는 소지빈이 고은서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는 사랑을 쟁취하는 것은 자유와 관련되어 있다는 생각에, 소지빈이 사랑하는 사람을 쫓아다니는 것을 간섭하고 싶지는 않았다. 사실 안세진은 시후에게 조금 더 이전에 개입할 것을 제안했지만, 그는 딱히 간섭하기 싫었다. 시후는 사람이라면 누군가를 좋아하고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좋아하는 것이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면 그 누구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 그러나 소지빈이 한 실수는 바로 스스로가 노력하여 사랑을 쟁취하고자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고은서에게 구애하기 이전에, 그는 이미 고은서를 마치 자신의 개인 소장품으로 여겼다. 시후가 고은서를 행사장까지 데려다 주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소지빈이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바로 시후의 신원을 조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를 질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내의 차량 번호판을 조사하는 것 역시도 ‘사랑은 자유’라는 기본 원칙에 완전히 위배되는 행위나 다름없었다. 따라서 소지빈의 결정은 시후가 그를 처벌하겠다는 결심을 내리게 한 핵심이기도 했다. 시후가 그에게 최면을 걸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최면은 매우 강력한 세뇌 기능이며, 시후는 영기를 매개체로 사용하므로 이런 종류의 최면은 치료조차 할 수 없다.시후는 소지빈과 합의할 때 말만 한다면, 소지빈이 엠그란드를 떠난 후 즉시 후회하고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설령 대흥사까지 삼보일배로 간다고 하라도, 도중에 시후를 속이려고 최선을 다할 것은 뻔한 일이었다. 게다가 시후가 소지빈이 합의 내용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계속 쳐다볼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유일한 해결책은 그에게 강한 최면을 걸고 자신과의 협의를 엄격하게 지키도록 하는 것이다. 이 최면 이후 그는 매시간 똥을 먹어야 하는 최우진과 같아졌고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이제 그 누구도 소지빈 자신에 대한 요구를 포기하도록 만들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
소지빈이 회의실 문을 열고 나오자 마자, 그의 비서와 경호원들이 급히 일어나 그에게로 다가왔다.비서가 먼저 나서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엠그란드 그룹 회장의 신원 정보를 알아내셨습니까?"소지빈은 침착하게 말했다. "이 문제는 오해가 있더군요. 내가 찾고 있는 사람은 엠그란드 그룹에 있지 않다고 합니다. 그럼 이제 나를 집으로 데려다 줘요.”비서는 약간 혼란스러웠지만, 소지빈이 행사장 VIP 전용 통로에서 무엇을 보았는지는 잘 몰랐다. 어쩌면 소지빈이 오해를 한 것일 수도 있으므로, 그는 더 이상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그럼 집으로 모시겠습니다.”도중에 소지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 안에 앉아 눈을 감고 긴장을 풀고 있었다.차량 행렬은 그를 박혜정이 머물고 있는 박진하의 옛 저택으로 데려갔고, 소지빈은 차에서 내리기 전에 비서에게 말했다. "그럼 여러분들은 각자의 일을 보도록 하고 내 걱정은 하지 마세요. 나는 집에 가서 편안히 휴식을 취하고 싶거든요."비서는 별생각 없이 재빨리 소지빈이 앉아있는 쪽의 문을 열었고 소지빈이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본 다음 다른 사람들에게 각자 일을 하러 갈 것을 요청했다. 소지빈이 집에 돌아왔을 때 집에는 도우미만 있었고 그는 인사를 무시하고 곧장 방으로 돌아가 문을 잠갔다.도우미는 소지빈의 기분이 안 좋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를 괴롭힐 생각도 하지 않았다.저녁이 되자 박혜정과 소민지는 차례로 집으로 돌아왔고, 도우미는 소지빈이 오후에 방에 틀어박혀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두 사람은 소지빈의 방문을 두드리며 물었다. 그들에게 돌아온 대답은 그는 잠시 동안 혼자 있고 싶다는 것이었다.가족들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지빈은 성인이므로 가끔 혼자 있고 싶은 것이 정상이기 때문이다. 저녁 9시가 되자, 소지빈은 방문을 열고 방에서 나와 진지한 표정으로 온 가족을 모아놓고 발표할 것이 있다고 말했다. 가족들
소성봉은 이 순간 굉장히 분노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민지를 간신히 달래기 위해 그렇게 큰 돈을 쓰고 귀찮은 일들이 많았는데, 이 평화로운 생활이 며칠 만에 깨지는 거야? 그런데 얼마나 지났다고 지빈이 이렇게 빌어먹을 짓을 저지를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 이제 그는 그의 빌어먹을 손자가 무슨 약을 잘못 먹고 이런 일을 저지르고 있는 건지 전혀 알지 못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지빈은 자신의 어머니와 여동생의 목숨이 위태로울 때도 오히려 화를 참으며 자신에게 아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이제 모든 일이 마무리되었는데, 갑자기 정신을 차렸는지 자신과 분쟁을 일으키려 하고 있었다.소성봉은 소지빈이 죄를 속죄하기 위해 해남까지 줄곧 삼보일배를 할 것이라는 생각에 긴장해서 식은땀을 흘렸다. 엘에이치 그룹의 장손으로서 소지빈이 정말로 이 결정을 실행에 옮기면, 전국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엘에이치 그룹 전체를 완전히 당황하게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자신이 과거에 행한 악행이 다시 수면위로 드러나게 될 것이고 또 한 번 사람들에게 욕을 들으며 질타를 받게 될 수도 있다.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소성봉은 화를 냈다. "소지빈! 이 불효한 녀석아! 네가 정말 그 짓을 한다면 나는 널 엘에이치 그룹에서 쫓아내고 다시는 내 손자로 인정하지 않을 거다! 그럼 네가 어떻게 살든 죽든 우리 엘에이치 그룹과는 아무 관련이 없으며, 엘에이치 그룹의 자산을 너는 영영 가질 수 없어! 넌 네가 알아서 먹고 살도록 하거라!" 소성봉은 자신이 말한 것이 매우 심각한 위협이라고 느꼈다. 왜냐하면 소지빈은 허영을 사랑하고 영광과 부를 탐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분명히 이 말을 두려워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소지빈이 시후로부터 강력한 최면에 걸렸다는 것을 소성봉이 어떻게 알겠는가? 소지빈은 지금 엘에이치 그룹 전체가 극도로 추악하고, 엘에이치 그룹 전체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 그는 내일 해남까지 삼보일배 하기를 기다리고
소지빈은 영상 반대편에서 의식을 잃은 소성봉을 차가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저 사람? 저 사람은 악행을 계속해서 저지르고 있으니 절대 살아남지 못할 거야!"소재한은 깜짝 놀랐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회장님께 아첨하고 자비를 구하던 소지빈이 맞아? 어떻게 감히 회장님께 저런 말을 해?!’ 소성봉을 보호하고 싶어하던 소재한은 갑자기 화를 내며 소리쳤다. "소지빈! 당신이 무슨 신분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말을 하는 겁니까!? 감히 회장님께 이런 말을? 회장님께 반항하고 싶습니까?!"소지빈은 경멸스럽게 말했다. "흥! 내가 이 늙은이에게 반항한다고? 나 소지빈은 평생 저런 인간들과 어울리는 것이 부끄러울 거다!" 소지빈은 그렇게 말한 뒤 곧바로 영상 통화를 꺼버렸다.순식간에 엘에이치 그룹 별장 전체가 폭발하듯 시끄러워졌다..!박진하의 옛 저택에 모인 사람들도 완전히 혼란스러웠다. 소민지는 오빠를 바라보며 눈알이 빠질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이틀 전 자신의 오빠가 이미 할아버지에게 돌아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이 불과 며칠 뿐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오늘 그녀의 오빠는 한순간에 다른 사람이 된 듯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할아버지에게 전투적으로 욕을 해댔다. 그래서 그녀는 소지빈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오빠, 오늘 무슨 일이 있었어?!"소지빈은 무관심한 표정과 공허한 눈빛으로 말했다. "나? 아무런 일도 없었어. 나는 그저 할아버지가 하는 일을 참을 수 없어서 그런 거야!"소민지는 깜짝 놀라서 물었다. "그럼 내일부터 대흥사까지 삼보일배를 하기로 했다는 건.. 진심이야 아니면 그냥 말만 하는 거야?" 소지빈은 소민지를 노려보며 매우 불만족스럽다는 듯 말했다. "당연히 진지한 거지! 내 원래 의도를 어떻게 의심할 수 있어?! 내가 그런 신성한 일에 대해 농담을 할 사람이야?! 네 생각엔 내가 남에게 아첨하고, 내 말을 거스르고, 약속을 지
소지빈은 "결심했다"는 말을 한 뒤에 즉시 돌아서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방으로 돌아온 그는 미리 녹화해둔 영상을 유튜브와 틱톡 같은 영상 플랫폼에 올렸다. 그 후 그는 부하들을 불러 내일 아침 대흥사로 가는 길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그의 부하들은 그의 결정에 충격을 받았고, 그를 따라가고 싶지 않았다. 소지빈은 비록 돈이 많지 않았지만, 그들을 데려가기 위해 돈을 조금 쓸 수는 있었다. 그래서 부하들은 돈의 유혹에 빠져 소지빈이 내일 아침 일찍 떠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시작했다.밖에서는 소민지와 박혜정이 둘 다 당황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박혜정은 소민지에게 물었다. "민지야, 네 오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니? 어떻게 갑자기 저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 소민지는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도 정말 모르겠어요... 오빠는 고은서를 좋아했고, 그녀의 콘서트에 많은 심혈을 기울였어요.. 하지만 내일 밤은 고은서의 콘서트인데... 논리적으로 볼 때 오빠가 지금 떠나는 것을 선택하는 건 절대 불가능해요.. 이렇게 된다면 이전의 모든 노력이 헛된 것이 되는 거잖아요?""그래 맞아..." 박혜정은 매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네 오빠의 현재 상태는 마치 귀신에 홀린 것 같구나.. 뭔가 자극을 받은 게 아닐까?"소민지는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저는 오늘 변지현 씨를 만나러 가느라 오빠의 상황은 잘 모르는데.. 물어볼 사람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박혜정은 동의하며 말했다. "그럼 먼저 오늘 오빠의 활동 경로를 명확히 파악한 다음, 그가 누구를 만났고 어디로 갔는지 확인하고 귀중한 단서를 조사해야 해..”소민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엄마, 무슨 일인지 알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그 시각, 소지빈이 올린 영상이 플랫폼에서 인기를 끌고 있었다. 이 기간 동안 엘에이치 그룹에서 일어난 일들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일종의 안주거리가 되어 왔으며,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소민지가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
시후는 앞으로 두 사람 간의 협력을 생각하며 숨기지 않고 방에서 밖으로 나와서 대답했다. 소민지가 물었다. 시후는 인정했다. 소민지는 재빨리 간청했다. 시후는 차갑게 말했다. 소민지는 시후의 질문을 받았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시후는 또 말했다. 그 외에도,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