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한미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연히 노인 대학의 동료들과 저녁을 먹으러 왔어요~”이때 시후 옆에 한미정을 등지고 있던 변태섭 교수가 술에서 깨 정신을 차리고 있었는데, 아름답게 차려 입은 한미정을 알아보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 "미정 씨, 여기서 만나네?!"그러자 한미정도 놀라서 웃으며 답했다. "어? 변 교수님, 왜 여기 계시는 거예요?" 그녀는 그렇게 말한 후 시후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혹시... 시후 씨를 아세요?"시후는 서둘러 앞장서서 웃으며 말했다. "아 제 친구가 우연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 변태섭 교수님을 저녁 식사에 초대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그 자리에서 우연히 만나 뵙게 되었지요.”변태섭 교수는 시후가 자신의 진짜 정체를 많은 사람들이 알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급히 시후의 말에 동의하며 말했다. "그래요, 미정 씨! 조금 전에 시후 씨를 만났을 때 나도 꽤 놀랐지 뭐예요. 정말 우연의 일치입니다..!"한미정은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났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아~ 그렇군요?! 정말 우연이네요.. 나중에 노인 대학에서 수업하는 건 때문에 전화 드리겠다고 했는데, 최근 학교 수업으로 바쁘시지는 않나요..?”변태섭 교수는 서둘러 말했다. "어휴! 아무리 바쁘더라도 어르신들이 수업을 듣고 발전하도록 도울 수 있다면 내가 열심히 수업을 해야겠죠?”옆에 있던 변지현은 아버지의 열정적이고 흥분된 얼굴을 보고 약간 놀랐다. 그녀는 원래 아버지가 새로운 결혼 생활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고, 앞으로도 다시는 재혼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눈앞에서 한미정이라는 중년 여성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빛을 보자, 아버지도 새로운 행복을 찾을 수 있겠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녀는 한미정을 한 번 더 쳐다보며 속으로 감탄했다. ‘그런데 이 분은 중년 여성이지만,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구나.. 그리고 성격도 온화해 보이셔.. 아빠도 눈이 정말 놓으신 것
한미정은 변지현의 말을 듣고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미소를 지었다. "맞아,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정말 드물죠. 아마도 이야기를 많이 안 해봤지만, 더 친해지다 보면 공통점이 더 많을 거예요." 한미정은 진심으로 말했다. 그녀의 삶은 순탄치 않았고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기 때문이다. 해외로 이민을 가고, 그곳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사별하고 그리고 자녀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한 것.. 이 짧은 문장은 그녀의 50년 이상의 인생 경험을 나타내고 있지만, 흥미로운 점은 바로 변태섭 교수의 경험이 한미정의 경험과 거의 비슷하다는 점이었다. 변태섭 교수 역시도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결정했다. 한미정은 자신과 변태섭 교수의 차이점은 바로 자녀가 아직 해외에 있는 지의 여부라고 생각했지만, 오늘 변지현을 보자 변태섭 교수의 자녀도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한미정과 변태섭은 거울을 보는 것처럼 판박이 같은 점이 많았다. 물론 조금씩 다른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어 변태섭 교수는 남자이고 딸이 있었고, 한미정은 여자이며 아들이 있다는 것 정도..? 그래서 그녀는 조금 더 부드러운 눈빛으로 변지현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지현 씨, 내 아들이 나와 함께 한국에 왔어요. 만약 내가 당신에게 그 아이를 소개할 기회가 있다면 지현 씨와 내 아들도 공통점이 많을 거예요.”변지현은 약간 미소를 지으며 정중하게 말했다. "네 그럴 것 같아요~”그러자 옆에 있던 변태섭 교수가 재빨리 말했다. "아! 미정 씨, 그럼 이건 어때요? 내일 밤에 우리 집에서 식사 한 번 하죠? 폴을 데려와서 두 아이가 서로 인사하라고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어때요?”한미정은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 "아직 확신할 수는 없네요. 제가 집에 가면 폴에게 물어볼게요.”변태섭 교수는 서둘러 말했다. "알겠어요. 폴이 여유가 된다면 연락해줘요. 식사 준비를 시작할 테니까요.”한미정은
"네 그렇다니까요!?" 변지현은 진지하게 말했다. "사실 저는 고지식하고 보수적인 성격이 아니라고요. 아버지도 이제는 나이가 꽤 많이 드셨고,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동반자가 필요하실 지도 몰라요. 그러니 정말로 한미정 이모를 아버지가 좋아하게 되신다면, 저는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과감하게 도전하시고, 어떤 식으로든 제 도움이 필요하면 요청하세요." 사실, 변지현은 아버지의 재혼에 대해 늘 심리적으로 불편함이 있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어머니의 죽음 때문에 지금까지 늘 아버지에게 화를 냈고, 아버지가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피할 수 없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리아에서의 경험으로 인해 그녀는 아버지에 대해 더 관대해졌고, 그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아버지는 가족들에게 더 나은 경제적 기반과 생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오랫동안 밖에서 일을 했으며, 연봉이 점점 올라가는 동안에도 다른 여성과 바람을 피우거나 말썽을 일으킨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늘 가족 중심적이었다. 물론 일 때문에 가정과의 양립이 어려울 때도 있었는데,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밖에서 일하기 때문에 이는 참으로 쉽지 않았다. 더욱이 아버지는 혼자가 되었고, 나이도 많으시기 때문에 반려자가 주는 따뜻함과 안정감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보살핌도 부족했다. 아내는 나이가 들면 동무가 된다고 하지만, 늙어서 함께 할 반려자가 없으면 인생은 참으로 외로울 것이다.그러니 딸로서 그녀는 당연히 아버지가 혼자 있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며, 다시 아버지와 함께 지낸다고 해도, 아버지가 반려자가 없다는 사실은 아버지의 삶을 불완전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변태섭은 딸의 말을 들었을 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감동과 안도감을 느꼈다. 그러나 주위에 사람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네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이 아빠가 매우 기쁠 것 같긴 하구나.. 나와 한미정 씨 사이의 일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두어야 할 것 같은데.”변지현은 크게
시후는 진주 하씨 일가를 숙소로 데려다 준 뒤 차량을 버킹엄 호텔로 향하도록 했다.소이연은 어머니 하영수를 호텔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녀는 밤새도록 기다리며 초조해했다.차가 호텔 앞에 도착했을 때 시후는 안세진에게 말했다. "부장님, 하영수 선생님을 모셔다 드리세요. 저는 내리지 않으려고요.”하영수는 서둘러 물었다. "은 선생님, 올라가서 잠시 이야기 나누시지 않겠습니까?""이미 시간이 늦어서 집에 가야 할 것 같습니다.”하영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은 선생님께서 저를 이곳까지 배웅해 주시니.. 나중에 질문이 있으시면 저에게 직접 연락주십시오.”"네 알겠습니다. 무슨 일 있으면 전화 드리죠. 그리고 이전에 연간 1억의 급여를 합의했죠..? 저에게 계좌 번호를 알려주시면 돈을 이체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원래 드리기로 한 환약은 며칠 안에 가져다 드리겠습니다.”하영수는 서둘러 말했다. "서두르지 마세요, 괜찮습니다 은 선생님! 우리는 1년 정도 일한 보상이라고 합의했고, 조금 전에 서울에 왔습니다. 1년 동안의 급여를 그렇게 빨리 주실 필요는 없습니다..”"괜찮아요." 시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선생님 어서 들어가 보세요. 아마도 이연 씨가 계속 불안해하면서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하영수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은 선생님, 먼저 올라갈게요."이때 안세진도 하영수를 도와 문을 열었고 하영수는 차에서 내려 안세진과 함께 호텔에 들어갔다.시후는 운전기사에게 청년재 별장까지 운전해달라고 요청하려던 찰나, 갑자기 차창 밖으로 호텔 주변을 걸어가는 노인과 청년을 발견했다..! 시후는 즉시 이 두 사람이 전에 세연대학교에서 만난 적이 있었던 것을 기억해냈다! 당시 시후는 두 사람이 도술을 하는 사람일 것이라고 추측했고, 자신을 찾기 위해 서울에 온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따로 악의가 있는 것 같지 않아 미리 공격하지 않았다. 그런데 예상외로 이 두 사람이 버킹엄 호
"알겠습니다." 시후는 별 다른 말없이 답했다. "그럼 문자로 연락처를 보내주세요.” 조금 뒤, 시후는 일련의 미국 국가 번호가 포함된 연락처가 기재된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시후는 해당 번호로 직접 전화를 걸었고, 전화가 연결될 때까지 기다렸다.전화 반대편에서 박청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시후는 인사를 건넸다. "박청운 선생님, 저예요 은시후입니다."박청운은 갑자기 시후의 목소리를 알아 차리고 놀랐다. "도련님?! 왜 갑자기 전화하셨습니까?"“아하... 제가 어떤 사람에 대해 물어보고 싶어서 연락드렸습니다.. 시간 되실까요..?”박청운은 서둘러 말했다. "그럼요. 말씀하시죠.”시후가 물었다. "마성홍이라는 노인을 아시나요? 그 사람도 미국에서 건너온 걸로 아는데요..""마성홍?!" 박청운은 놀라서 물었다. "도련님이 그를 직접 만나 보셨나요?"시후는 침착하게 말했다. "음.. 저는 그를 직접적으로 만난 적이 없지만 멀리서 본 적은 있습니다. 그가 아무래도 저를 찾으러 한국에 온 것 같아서 그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요.”박청운은 한숨을 쉬었다. "마성홍 선생은 한국에서 제가 도련님을 만난 후 제가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역시도 나와 같은 기회를 얻기를 갈망했기 때문에 한국에 가고 싶어 했죠.. 아마 누군가가 그에게 한국에 와서 함께 일할 것을 요청했고 계산해 보고 기회가 있을 것 같아 서둘러 한국으로 간 것 같습니다.”시후가 다시 물었다. "이 마성홍이라는 사람은 어떻습니까?"박청운은 진지하게 말했다. "매우 정직한 성격의 도술 고수이자 집안의 직계 후손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그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 노인은 품위 있고 정직하며, 지금까지 나쁜 일은 한 적이 없습니다." 이에 박청운은 이렇게 덧붙였다. "도련님, 마 선생과 당신 사이에 오해가 있다면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왜냐하면 그는 결코 나쁜 사람이 아니라서요.. 그가 나쁜 일을 하게 된 거라면, 나쁜 사람들에게 이용당했
20분 후.택시는 교외에서 큰 공동 묘지로 알려진 봉황산 묘지 앞에 멈췄다. 이곳의 묘지는 인근 언덕 여러 개를 차지하고 있어 매우 넓으며 낮에는 가끔 사람들이 인사를 드리러 오지만, 밤에는 개미 한 마리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한 곳이었다...택시는 마성홍과 마크를 묘지 입구까지 데려간 뒤 빠르게 악셀을 밟으며 돌아가 버렸다. 마크는 흐릿한 달빛 아래, 자신 앞에 있는 거대한 대문을 바라보며 초조하게 말했다. "할아버지, 여기 너무 으스스 한데요..? 관리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는 것 같고요..”마성홍은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다. 문이 잠겨 있는지 아닌지 모르겠구나.. 가서 살펴보자.”두 사람이 문 앞으로 왔을 때, 마크가 문을 밀자 철문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마크는 서둘러 말했다. “할아버지, 문이 잠겨 있어요.”마성홍은 눈살을 찌푸리며 휴대폰을 꺼내 선봉연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때, 갑자기 경비복을 입은 중년 남성이 어둠 속에서 걸어 나왔다. 중년 남성은 걷는 속도가 매우 빨랐지만, 걷는 자세가 괴상했고, 팔다리와 몸통이 약간 뻣뻣한 것 같았다.마크는 갑자기 어둠 속에서 사람이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급히 마성홍을 끌어당겨 뒤로 물러섰지만, 마성홍은 그의 손등을 찰싹 때리며 속삭였다. "움직이지 마!" 그는 그렇게 말한 뒤 계속 경비원을 쳐다봤다.경비원은 할아버지와 손자를 향해 곧장 걸어왔고 그가 더욱 가까이 다가왔을 때 마성홍은 그 중년 남성의 얼굴이 검게 변했고 모든 구멍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옆에 있던 마크는 이런 상황을 처음 접했기 때문에, 겁에 질려 소리를 질렀고 자신도 모르게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고, 아무리 봐도 경비원이 마치 좀비 같았기 때문에 당황했다..!마성홍도 속으로 겁을 먹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는 베테랑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마크보다 침착했다. 그래서 그는 경호원을 빤히 쳐다보며 조금도 긴장을 풀지
"정말 죽었다고요..?" 마크는 이 말을 듣자 다시 겁에 질려 초조하게 말했다. "그럼... 저건 영화에 나오는 좀비나 다름없는 것 아닌가요?!""아니다..!" 마성홍은 손을 흔들며 진지하게 말했다. "저것은 기생충에 감염된 것이다. 이제 그는 더 이상 자신의 의식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벌레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 거야..!”"예..? 벌레..요..?!" 마크는 멍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그런 벌레가 움직이는 원리는 뭐죠?!"마성홍은 심각하게 말했다. "이성적으로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이건 말이 안 되는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무자비하고 사악한 도술 수법의 일종이지.. 이런 벌레들을 사용하는 도술법은 바로 독충 떼를 키워서 서로 죽이게 한 뒤에 마지막으로 살아남는 벌레를 키우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도술은 상대적으로 저급하지.. 사실 독사나 늑대를 키워서 사람을 물게 하는 것과 별로 다를 것이 없어. 딱히 수준 높은 도수이 아닌 거야." 마성홍은 이 말을 한 뒤 주제를 바꾸어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그러나 정말 강력한 도술 고수들은 일반 사람들이 들어본 적도 본 적도 없는 벌레들을 사용한다. 심지어 전세계 최고의 생물학자조차도 그 벌레들을 알아보지 못할지도 모르지. 그 중 다수는 이미 자연 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고, 수련자들 사이에서만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는 종류는 바로 저 기생충이다.. 저 기생충은 하늘을 날아 다니고 땅으로 도망갈 수도 있으며, 이 벌레를 키우는 주인의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다! 그러니 내 생각엔 저 경비원은 이미 벌레의 주인에게 홀린 것 같다... 그가 우리를 초대하려 한 것이고, 주인의 뜻을 따랐던 게 틀림없다.."마크는 창백한 얼굴로 물었다. "벌레를 키우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으로 그것을 조종하고, 그 벌레들을 사용하여 다른 사람의 시체를 조종할 수 있다는 말씀이세요..? 이... 이건 너무 터무니없는 소리 아닌가요?!" 마성홍이 답했다. "서양에도 텔레파시에 관한 이야기가 있지 않느냐? 물론 이런
마성홍은 마크를 바라보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벌레들을 쓰는 도술이 마치 흔적이 없고, 비과학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과학적이다.." 마성홍은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 벌레들은 인간의 두뇌를 먹으며, 특히 신선한 인간 두뇌여야만 한다.. 그렇다면 사람은 방금 죽었지만, 두뇌는 벌레에 의해 삼켜지고 중추 신경계를 완전히 잃어도 신체 기능은 여전히 살아 있는 것과 같아.. 이건 마치 뇌사자와 비슷한데, 그들의 뇌 기능은 멈췄지만, 심장 박동과 혈액 순환은 유지하는 것과 같은 거야.. 벌레를 조작하는 도술이 마술적인 이유는 인간의 뇌를 먹은 후 빠르게 중추신경계를 장악한 다음, 인체를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전의 경비원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는 벌레에게 조종당해 끝까지 걸어갔지만, 이미 죽어 있고 근육은 계속 경직되어 있어서 매우 뻣뻣하게 움직이는 것 같았어... 보다시피 그는 걷기, 문 열기, 손 흔들기 등의 기본적인 동작은 모두 할 수 있지만, 말을 할 수는 없다. 이것은 바로 벌레 자체가 그를 제어할 때는 심층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주인의 뜻에 따라 간단한 것만 수행하기 때문이다.”마크는 경비원의 뒷모습을 주의 깊게 바라보며 서둘러 물었다. "할아버지, 그렇다면 벌레가 늘 이 시체를 조종할 수 있나요?""물론 그렇지는 않다." 마성홍은 진지하게 말했다. "먼저 이 시체는 점차 굳어지고 부패할 것이며, 벌레 자체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면, 벌레는 사람의 뇌를 다 먹게 된다면 즉시 휴면 상태에 들어간다.. 최대 한 달 동안은 견딜 수 있지만 그 후에 새로운 먹이감을 찾지 못하면 굶어 죽게 될 것이다.”"그럼 한 달 안에 다시 새로운 먹이감을 찾아야 한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러면 한 달 안에 새로운 사람이 죽어야 한다는 뜻.. 아닌가요..?”마성홍은 차갑게 말했다. "한 달에 한 명씩 죽이고, 이번 달에 동면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벌레 주인이 계속해서 여기저기서 사람을 죽이게 놔두면 며칠에 한 번씩 새
이 익숙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이중열의 온몸이 흠칫 떨렸다. 그는 곧바로 고개를 들고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주한 것은 바로 미소를 짓고 있는 시후의 모습을 보고 순간 너무 놀라서 말문이 막혔다. 그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도련님.... 어째서.. 어떻게 오신 겁니까?”시후는 조용히 이중열을 바라보았다. 시후는 속으로 조금 놀랐다. 왜냐하면 이중열을 보지 않은 지 단 며칠이 지났을 뿐이지만, 그는 이미 한층 더 늙고 초췌해진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분명 최근 엄청난 고통을 겪었을 것이었다.시후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가볍게 미소를 띠고 말했다. “며칠 전부터 여기 있었어요. 삼촌께서 홍콩으로 가시는 날인데, 제가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제가 이번에 홍콩에 온 이유는 바로 삼촌이 무사히 홍콩에 가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이제부터 그 누구도 삼촌을 건드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그러자 이중열은 다급하게 말했다. “도련님..! 유가휘가 저를 죽이기 위해 거액의 현상금을 걸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를 직접 마중 나오시면, 정말 위험할 겁니다....!”하지만 시후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옆에 서 있는 성도민을 가리켰다. “삼촌, 이 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분이 바로 블랙 드래곤의 리더, 성도민 씨입니다. 오늘 누군가 삼촌님을 해치려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방해한다면 저는 반드시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만들 것입니다.”성도민은 즉시 공손하게 예를 갖추며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은 선생님과 제가 있는 한, 홍콩에서 감히 선생님께 손을 대려는 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이중열은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그의 눈가는 순식간에 붉어졌고, 그는 끝까지 눈물을 참으며 목이 메인 듯 간신히 말했다. “도련님.... 저는 은서준 상무님께도 아직 큰 은혜를 갚지 못했는데.... 이제 또 이렇게 크나큰 은혜를 입게 되었으니....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성도민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배 회장님, 걱정 마십시오.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습니다.”한편, 옆에서 이 말을 듣던 유가휘는 크게 놀랐다. 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 ‘조금 전 배유현의 말을 들어보니.. TS Shipping의 진짜 주인은 은 비서라는 뜻인가? 그 변지현이라는 사람도 은 비서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은데?’ 그러자 유가휘는 이내 감탄했다. ‘그렇다면 애초에 은 비서는 단순히 TS Shipping의 비서일 리가 없어! 만약 은 비서가 TS Shipping의 실제 소유주 라면, 그의 진짜 능력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날지도 몰라!’유가휘는 자신도 모르게 시후를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시후는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그리고 곁에 서 있는 성도민과 배유현과 같은 강력한 인맥을 가지고 있으니 그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임이 틀림없었다.유가휘는 다시 속으로 생각했다. ‘휴우.. 그럼 따라야지..! 가릴 처지가 아니잖아! 남자가 정말 능력이 있으면 설령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가는 것이 될 지도 모르지만 은 비서라는 인물과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미경이의 능력에 달려 있어!’ 지금 유가휘의 머릿속에는 어떻게든 시후와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그는 아직 커다란 위험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십여 분이 더 지나자, 성도민의 휴대폰으로 부하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전화를 받은 뒤 곧바로 시후에게 보고했다. “은 선생님, 손님이 곧 나오십니다!”“오?” 시후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귀한 손님이 오셨군요. 여러분은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세요. 제가 직접 나가서 모셔오겠습니다.”유가휘는 서둘러 말했다. “은 비서님, 제가 함께 가도 되겠습니까?”시후는 손을 가볍게 흔들며 거절했다. “아닙니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그동안 배 회장님과 더 이야기를 나누시는 것도 좋겠군요.”유가휘는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홍콩 공항에 투자를 했다는 신분 덕분에, 유가휘는 전화를 한 통 걸었고 곧바로 한 명의 공항 임원이 서둘러 달려와 몇 차례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일행을 도착 홀 2층에 있는 VIP 라운지로 안내했다.이 VIP 라운지는 본래 VIP 고객들을 접대하기 위한 장소였고, 유가휘 역시 처음에 이곳을 미리 준비해야 할지 고민했었다. 하지만 배유현은 귀빈 중의 귀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유가휘는 자신이 먼저 도착 홀에서 직접 그녀를 기다려 맞이해야만 그녀에 대한 존중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 만약 자신이 먼저 VIP 라운지에 앉아서 다른 사람이 배유현을 안내해 오기를 기다린다면, 그것은 마치 자신의 위치를 지나치게 높이는 것처럼 오만해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VIP 라운지에 도착한 후에도, 유가휘는 여전히 이 점이 신경 쓰였다. 그래서 그는 시후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은 비서님, 제가 여기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면 예의에 조금 어긋나지 않을까요? 차라리 이렇게 하시죠. 그 손님의 성함을 저에게 알려주시면, 제가 직접 안내판을 들고 공항에서 기다리겠습니다! 그러면 은 비서님과 배 회장님께서는 여기서 편히 쉬시면 되고요!"시후는 손을 가볍게 흔들며 미소 지었다. "유 회장님, 그렇게 까지는 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분은 저와 관련된 분이시니, 당연히 제가 직접 나가서 맞이해야 합니다. 그러니 여기서 잠시 쉬고 계세요. 제가 손님을 모시고 오면, 그때 다 같이 인사를 나누시면 됩니다."유가휘는 즉시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은 비서님, 그러면 제가 같이 따라가서 모시겠습니다!"시후는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정말 괜찮습니다. 저만 직접 가면 됩니다." 그는 더 이상 유가휘에게 고민할 틈을 주지 않고, 곧바로 배유현을 향해 말했다. "배 회장님, 유 회장님은 홍콩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니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는 것도 좋겠군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밝게 미소 지었다.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눈빛 속에 놀라움과 믿을 수 없다는 감정으로 가득했다. 원래 두 사람은 배유현이 단순히 시후의 친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예상과 달리, 배유현은 오히려 시후의 앞에서 겸손하게 저자세로 행동하며, 정중하게 시후를 '은 선생님'이라고 불렀고, 심지어 ‘은 선생님을 돕는 것이 영광입니다.’ 라고까지 말했다. 이건 이미 단순한 존중의 수준을 넘어, 마치 부하 직원이 상사에게 보이는 태도나 말투와 더 유사해 보였다.유가휘와 방가흔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미국에서 대단한 재벌 가문인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인 배유현이 대체 왜 시후에게 이렇게까지 공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그때, 시후가 배유현을 향해 말했다. "배유현 씨, 내 친구 두 명을 소개해 드릴게요." 그는 옆에 서 있는 유가휘를 가리키며 소개했다. "이쪽은 홍콩에서 유명하신 유가휘 회장님, 옆에 계신 분은 사모님이신 방가흔 씨입니다."배유현은 이 두 사람의 이름을 듣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녀는 이미 시후가 이번에 홍콩에 온 것은 이중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고, 이중열을 노리고 있는 자가 바로 홍콩 재벌인 유가휘 라는 것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가 유가휘를 직접 이곳으로 데려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더구나, 상황으로 짐작해 보아하니 유가휘는 시후와 친구가 된 듯했으며, 자신이 현재 위험한 상황이라는 걸 전혀 인식하지 못한 것 같았다.배유현이 속으로 놀라고 있을 때, 유가휘가 이미 먼저 손을 내밀며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유가휘라고 합니다. 오래전부터 당신의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홍콩에서 직접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영광입니다!"배유현은 속마음을 감추고, 유가휘를 바라보며 가볍게 손을 맞잡고 미소 지었다. "유 회장님, 저도 회장님의 명성을 많이 들었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옆에 있던 방가흔도 긴장한 듯 서둘러 인
유가휘와 방가흔은 홍콩에서는 이미 최상위층에 속해 있었지만, 전세계 적으로 보면 아직은 갈 길이 멀었다.반면, 페이셔스 그룹의 경우 이미 일반적인 부호 순위에 오를 정도가 아니었다. 그들은 숨겨진 거대 재벌가였으며, 종합적인 영향력은 유가휘의 집안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막강했다.그런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이 바로 배유현이었기에, 유가휘와 방가흔에게 있어 그녀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 순간, 두 사람의 마음은 마치 작은 시골 마을의 최고 부자가 그 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을 직접 만날 기회를 얻은 것과 같았다. 그렇기에 두 사람이 흥분과 함께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당연했다.하지만 그들과는 달리, 시후는 아주 여유로운 상태였다. 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당당하게 도착장으로 걸어갔다.그 시각, 도착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방가흔은 조금 전에 유가휘와 함께 시후를 마중 나왔을 때처럼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이전과 같은 부잣집 사모님 같은 태도도 온데간데없었다.이때, 군중 속에서 성도민이 몸을 돌려 시후 쪽으로 걸어왔다. 그는 공손하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특별한 상황은 없었나요?"성도민은 공손하게 답했다. "보고드립니다, 은 선생님. 특별한 이상 징후는 없습니다."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유가휘는 성도민이 여기 있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긴장했다. 그는 급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성... 성도민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성도민은 유가휘를 힐끗 쳐다본 후, 가볍게 인사를 받긴 했지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시후가 유가휘와 마치 친구처럼 친밀하게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가휘는 시후의 진정한 정체와 이번 홍콩 방문의 진짜 목적을 알게 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성도민은 굳이 유가휘와 많은 말을 나눌 필요가 없었다.20분 후.세관 출구에서 눈에 띄는 아름다운 실루엣이
이때, 시후와 유가휘 부부도 이미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해 있었다.차량 대열이 공항 도착장 입구 앞에 멈춰 서자, 유가휘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배유현 회장도 곧 도착하겠죠?"시후는 시간을 확인한 후 덤덤하게 말했다. "아직 십여 분 정도 남았습니다."유가휘는 웃으며 물었다. "그렇다면 차에서 기다릴까요, 아니면 안으로 들어갈까요?"시후는 가볍게 대답했다. "들어가서 기다리시죠." 그렇게 말한 후, 시후는 먼저 차 문을 열고 내렸다.유가휘도 차에서 내리려던 순간, 갑자기 운전사가 몸을 돌리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회장님, 조금 전 들어온 소식입니다. 이중열이 이미 세관에 들어갔다고 합니다.""오, 벌써 도착했군...." 유가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 놈을 만나서 그 자식이 지금 얼마나 초라하게 변했을지 궁금해.... 하지만 오늘은 아내도 있으니, 가급적 마주치지 않는 게 좋을 거야."운전사가 재빨리 답했다. "은 비서님 말씀대로라면 배유현 회장은 20분 후에 도착할 것이고, 배유현 회장을 만난 뒤 바로 떠날 겁니다. 이중열은 나오려면 최소한 30분 이상 걸릴 테니, 시간상 마주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좋아." 유가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때, 앞차에 타고 있던 방가흔도 차에서 내렸고, 유가휘는 운전사에게 말했다. "내 아내는 아직 이중열이 오늘 돌아온다는 걸 모른다. 그러니 너희도 입 조심해. 이중열이 제거되기 전까지는 아내가 어떤 소식도 듣지 않도록 해야 해.”운전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회장님, 안심하십시오. 절대 입 밖에 내지 않겠습니다." 그러고는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만약 저쪽에서 빨리 움직이면, 이중열은 오늘 밤 살아남기 힘들지 않겠습니까?"유가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해가 지기도 전에 끝날지도 모르지. 하지만 상황이 변했어. 원래 홍문의 임 사범이 이 청부살인 건을 맡으려 했지만, 지금 홍콩을 떠난
오후 두 시. 이중열이 탄 항공편은 정시에 홍콩 국제공항에 착륙했다.창가 자리에 앉아 있던 이중열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는 오랫동안 홍콩을 떠나 있었기에, 창밖의 풍경은 이제 더 이상 낯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이중열에게 익숙한 것은 사방에서 볼 수 있는 한자들 뿐이었다. 그 글자들은 마치 그에게 20년 만에 추억이 있는 지역으로 마침내 돌아왔다는 것을 상기시켜주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 홍콩에 온 뒤에 아마도 홍콩에 다시 익숙해질 기회조차 없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가 홍콩 땅을 밟는 순간부터, 그의 생명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이때, 한 스튜어드가 다가와 그에게 말했다. "이 선생님, 규정에 따라 조금 뒤 비행기에서 서둘러 내리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승객이 내린 뒤에 저희가 직접 선생님과 함께 관련 서류를 홍콩 세관에 인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는 미국으로부터 강제 추방된 것이었지만, 범죄자는 아니었기에 미국 경찰이나 관계자가 그와 함께 동행하지는 않았다. 미국의 절차에 따르면, 추방 대상자의 여권 정보는 블랙리스트에 올려 5년, 10년 또는 영구적으로 미국 입국을 금지한 후, 바로 출국 항공편을 배정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 후의 일은 미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따라서 미국 당국은 그를 출국 항공편에 태우면서 관련 서류를 항공사 직원에게 전달했고, 해당 직원은 그가 비행기에서 내리면 홍콩 세관에 그를 인계하는 것으로 모든 절차가 끝나게 된다.비행기의 모든 승객이 내린 후, 승무원이 다시 이중열에게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이 선생님, 저와 함께 가시면 됩니다.""네." 이중열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다. 그는 머리 위 수납칸에서 작은 기내용 가방을 꺼낸 뒤, 직원의 안내를 따라 비행기에서 내렸다.복도를 지나자, 두 명의 세관 직원이 이미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쨌든 오늘 오후, 이중열이 공항 세관에서 나오는 순간, 바로 자신과 유가휘가 대치하는 순간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가휘의 아내가 옆에서 이 상황을 목격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는 유미경이 함께 오지 않기를 바랐다. 이틀 간 함께 지내는 동안, 시후는 유미경이라는 여성을 꽤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미경이 자신과 그녀의 아버지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후가 이번에 홍콩에 와서 유가휘와 가까워졌을 때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었기에, 유미경 앞에서는 자신의 가면을 벗고 싶지 않았다. 시후의 계획은 공항에서 모든 문제를 처리한 뒤, 더 이상 유가휘의 가족들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었고 유미경과의 관계도 그저 이번 식사를 마지막으로 끝낼 생각이었다.유미경은 시후의 마음속 의도를 알지 못했다. 그녀는 함께 공항에 가기를 원했다. 시후가 누굴 만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후와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후가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을 원하지 않자, 유미경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식사 후에 침사추이로 돌아가야 해서, 같이 갈 수 없어요.""알겠다." 유가휘는 별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은 비서님의 친구 분이 우리 집에 오고 싶어 하면, 우리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할 테니 그때는 오도록 해라.”유미경은 시후에게 물었다. "은 비서님, 저녁에 먹자 골목에 가실 건가요?" 그러자 시후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말했다. "일단 오후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네 알겠어요." 유미경은 시후와 함께 먹자 골목에 가려던 계획이 아마도 연기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그럼 오후에 연락 주세요. 기다릴게요.""그래요."...오후 1시. 식사를 마친 후, 시후와 유가휘의 가족들은 함께 식당을 나섰다. 유가휘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여보, 당신은 다른 차를 타. 나는 은 비서님과 함께 차를 탈게." 방가흔은 주저 없이 대
시후가 자신의 요청을 들어주자 유가휘는 내심 굉장한 기쁨을 느꼈다. 그는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부유한 사람은 홍콩의 Lii 그룹이었다. 하지만, Lii 그룹은 페이셔스 그룹 앞에서는 전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유가휘는 페이셔스 그룹과 인연을 맺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큰 도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기쁜 마음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조금 뒤 먼저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드시죠. 아내가 미리 가서 준비를 할 겁니다. 미경이도 함께 올 것이고요. 식사하신 뒤에, 저는 아내와 함께 은 비서님과 공항에서 배유현 회장을 맞이하러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계획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하죠."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은 비서님, 배유현 회장이 홍콩에 오는데, 어디에 묵으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홍콩에는 페이셔스 그룹의 소유물이 없어서, 배유현 회장이 호텔에 묵기 위해 이곳까지 오게 하는 건 너무 예의가 없는 것 같아서요. 괜찮으시다면, 배유현 회장을 저희 집으로 초대하는 건 어떻습니까? 저희 집에는 수십 개의 게스트룸이 있으니, 배유현 회장 일행이 충분히 머물 수 있을 겁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요, 그건 제가 대신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배유현 회장이 오면, 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게 좋겠네요."유가휘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비서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좀 더 격식 있게 준비를 하라고 해야겠습니다!"점심 시간이 되어 시후와 유가휘는 미리 예약한 고급 광동식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방가흔은 이미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레스토랑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와 유가휘가 탄 차량이 도착하자, 방가흔은 바로 차량으로 다가왔고, 차량이 멈추었을 때 시후가 타고 있는 오른쪽 차문을 열어주었다.시후는 약간 놀랐다.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 방가흔이 자신을 위해 직접 차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