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니츠카는 시후의 목소리에서 뼈에 사무치는 한기를 느끼며, 놀라 그 자리에서 껑충 뛰었다. 그는 시후처럼 독한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저 자식은 변태 같은 힘을 가지고 있지 않던가? 그리고 더 놀라운 건 심지어 폭주족보다 더 무자비한 것 같다는 것이다.폭주족이 다른 사람을 협박할 때 하는 말이라고는 ‘내가 널 죽여 버릴 거야!!’ 같은 영양가 없는 말뿐이다. 결국 목소리는 쉬었지만, 상대방을 죽을 때까지 때린 적은 없었던 것이다. 사실 사내들끼리 시비를 붙어서 싸움을 하면 3할은 기세, 3할은 체면, 나머지는 그저 힘겨루기를 하기 위한 것 아닌가? 그런데 눈 앞에 있는 이 자식은 입을 열자 오른팔을 내 놓으라고 말해? 사람의 팔이 무슨 오토바이 타이어인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뜯을 수 있는?!시후는 상대방이 여전히 완고한 것을 보고 인내심을 잃고 차갑게 말했다. "원래 내가 너에게 팔 하나를 남겨주려고 했는데.. 네가 이렇게 버티는 이상.. 내 잘못이라고 탓하지 말도록 해.”오니츠카 류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쉰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 나쁜 새끼! 조센징이 어디 일본에서 난리를 피우는 거야?! 넌 이제 좀 조용히 하는 게 좋을 걸?! 여기는 일본! 도쿄라고! 내 형제들이 널 죽여버릴 것이 두렵지 않아?!"시후는 귀를 판 뒤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형제들? 저기 화단에 뻗어 있는 애들 말하는 건가..?”"우리 분쿄 폭주단은 오백 명이야! 한 사람당 한 주먹만 쳐도 너를 아작 낼 수 있어?! 감히 또 다시 내 일에 참견하면 우리 분쿄 폭주단에게 살해당하게 될 걸?”"것 참 시끄럽구만! 분쿄 폭주단인가 붕꾜 폭주단인가 뭔가 너희들의 대가리도, 야마구치구미가 온다 해도 전혀 신경 안 쓰니까 조용히 해.”오니츠카 류지는 시후의 말에 놀라 다리에 힘이 풀렸다. 이 자식 도대체 무슨 자신감이야?! 야마구치구미를 감히 입에 담아?! 설마 정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건가..?! 그는 거의 쓰러질 것 같았고 지금 이 장소만 빨
시후는 오니츠카 류지가 도망치려는 것을 보고 즉시 그를 뒤쫓았다.그러자 여학생은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기 선생님..!! 저 남자를 쫓아 가지 마세요, 위험해요!""난 저 자식의 두 팔을 거두겠다고 말했고, 우리 한국인의 말이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님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여줘야겠어요. 그러니 내가 한 말은 지켜야죠!” 시후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이 말을 들은 오니츠카 류지는 두려움이 폭발해, 더욱 빠르게 달려 나갔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속도를 높였다. 그가 큰길 한가운데로 돌진했을 때..! 갑자기 승용차 한 대가 그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의 다리를 들이받았고, 오니츠카 류지는 완전히 균형을 잃고 옆 차선으로 곤두박질쳤다.그 때, 옆 차선에서는 롤스로이스로 구성된 행렬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있었는데, 오니츠카 류지는 차선으로 떨어지다가 달려가던 롤스로이스 한 대를 덮치고 말았다. 롤스로이스는 피할 겨를 없이 그의 양팔을 치고 말았다! ‘뚜둑!!’하는 소리가 두 어 번 들렸고, 롤스로이스는 오니츠카 류지의 팔을 산산조각 내버렸다..!롤스로이스는 갑작스러운 사고에 급제동 했고, 호송대 역시 함께 도로에 멈춰 섰다.오니츠카 류지의 팔을 부러뜨린 롤스로이스 차 안에서 분노한 표정의 젊은이가 내렸다. 그는 26~27살쯤 되어 보였는데, 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오니츠카 류지의 갈비뼈를 걷어차며 욕지거리를 해댔다. "이 병신아! 내 차에 VIP들이 타고 있는 걸 알기나 해?! 너는 뒤져도 괜찮지만, 내 차의 VIP들을 놀라게 한다면, 내가 네 뼈를 부러뜨려 잿더미로 만들어 버릴 거야..!!!”오니츠카 류지는 두 팔이 으스러졌기에 그 고통만으로도 충분히 죽고 싶었지만, 차에서 내린 청년이 발로 갈비뼈를 걷어차자 심하게 기침을 해댔다. 그러나 그는 힘없이 고개를 들더니 자신을 걷어찬 그 남자를 보고 갑자기 혼비백산하여 울음을 터뜨렸다. "다카... 다카하시 씨!! 제가 일부러 부딪친 것이 아닙니다~! 저는 저.. 뒤에 있는 남자에게
다카하시 히데요시는 순간적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다카하시 그룹의 맏아들로, 라이징 스타인 그는 도쿄뿐 아니라 일본 전역에서도 잘 알려진 유명인사였기 때문이다. 일본에서의 그의 위상은 마치 잘나가던 국민 남편 배용준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다카하시 히데요시의 성격은 늘 오만불손했고, 그의 사전에는 관용과 양보라는 단어는 없었다..! 그런데 눈앞에서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이 젊은이가 자신의 신분을 무시하고, 개 같이 생겼다느니 난청을 앓았다니 하면서 비아냥대는 것을 들으니 죽을 맛이었다. 그는 곧바로 앞 뒤 차량에 손짓을 했고, 그러자 롤스로이스 몇 대에서 검은 양복을 입은 건장한 사내들 십여 명이 내렸다.사내들은 예외 없이 모두 다카하시 그룹의 경호원이며, 최의 무술 대가들이었다. 그들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시후를 에워쌌고, 모두 시후를 주시하면서 다카하시 히데요시의 명령을 기다렸다. 다카하시 히데요시가 한마디만 하면 그들은 시후를 향해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이때, 차 안에서 바깥을 바라보고 있던 소지빈은 소민지와 눈빛을 교환했고, 소지빈은 "이거 몰카 아니지..?”라고 물었다.소민지는 고개를 저었다. "설마~ 만약 계획하고 이런 일을 벌인 거라면, 이렇게 번화가에서 하지는 않았겠지.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길에 고가 도로나, 인적이 드문 곳이 더 적합하지 않겠어?”소지빈은 동생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전에 다카하시 히데요시 표정이 장난 아니던데.. 크큭큭.. 신호 위반을 하는 보행자가 없다고 말하자마자 바로 사고가 났으니.. 아참!! 그리고 다카하시 히데요시가 너한테 관심이 있는 것 같아 보이지 않냐? 사실 참 잘 생겼잖아..?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너도 이제 점점 나이 들어갈 텐데 잘난 척 그만하고 한 번 생각해보지 그래?”"나는 일본 남자랑 사귀려고 생각해 본 적 없어.”"왜? 어차피 한국 남자와 비슷하고, 아시아 국가 사람이잖아? 오히려 다른 나라 국가 사람들보다 나을 걸?”"아니, 나는 딱히 연애하는
“내가 이러는 거 한두 번 본 것도 아닌데 뭘 그래?”......그 때, 다카하시 히데요시는 차가운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누군가에게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청년을 반쯤 때려죽여 버리라고 명령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곳은 도쿄 대학 근처이고 번화가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니 만약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손을 쓴다면, 앞으로는 대놓고 사람들 앞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게다가, 차 안에는 VIP들이 두 명이나 있었고 그 중에서도 소민지는 자신의 취향이었기에, 그녀의 앞에서라면 좀 더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만약 오늘 폭력적인 면을 드러낸다면, 소민지가 가질 자신의 첫인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서 그는 시후를 보고 콧방귀를 뀌며 거들먹거렸다. "야 임마, 오늘 운이 좋구나? 나는 너처럼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 그냥 여기서 무릎 꿇고 머리 몇 번 박으면, 없던 일로 해 줄게!!”그러자 시후는 마치 헛소리를 들은 것 마냥 폭소하며 답했다. "핫하하하하!! 너.. 지금 상황 판단이 잘 안 되는 것 같은데..? 지금 문제의 핵심은 네가 팔 두개를 빚졌다는 거야!”"너..?" 다카하시 히데요시는 확신에 차서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저 자식이.. 내가 좋은 마음으로 살려 주려고 했는데, 그걸 발로 냅다 차버리네..? 그럼 이 자식이 순전히 복을 걷어 차 버렸으니, 내가 반격하더라도 그 누구도 나를 탓할 수 없겠지?’ 그러자 그는 이를 악물고 시후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래 이 자식아! 끝까지 건방지게 나온다 이거지? 나도 안 봐준다!!” 그러자 다카하시 히데요시는 경호원들에게 "저 자식을 죽여 버려요!"라고 소리쳤다.히데요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군중 속에서 갑자기 마른 체격의 여학생이 뛰어들어왔다! 그녀는 바로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던, 도쿄대학 여학생이었다. 그녀는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들어 시후의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이
시후가 이렇게 많은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걸 보고 소민지는 아무래도 시후가 오늘 이곳에서 살아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에게 동정심은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 사건의 전말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저 시후가 길에서 한 사람을 필사적으로 쫓다가 남자가 차에 치였고, 차에 치여 두 팔이 부러지는 것만 보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피비린내 나고 잔인함을.. 저 한국인 청년이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줄이야..? 게다가 다카하시 가문의 큰 도련님과 저렇게 대치하다니.. 아무래도 정말 머리가 이상한 게 분명하다.이때, 다카하시 히데요시는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고 인내력도 바닥난 터라, 즉시 경호원들에게 소리쳤다. "뭐해! 어서 내 발 밑에 있는 이 자식과 함께 쓰레기장으로 갖다 버려!”명령이 떨어지자, 10여 명의 경호원들은 시후를 향해 재빨리 돌진했고,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보다 뒤쳐질까 봐 최선을 다했다. 어쨌든 눈 앞에 상대방은 한 사람뿐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최고의 무술 고수이기 때문에 만약 누군가 조금만 더 느렸다면, 눈 앞에 있는 이 자식은 이미 죽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금만 늦게 온다면 히데요시 앞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낼 기회가 없게 된다!다카하시 히데요시는 이렇게 많은 경호원들이 시후를 에워싸고 순식간에 포위망을 좁히자, 입가에 비꼬는 듯한 냉소를 흘렸다. "자.. 일본 번화가에서 감히 다카하시 히데요시와 맞서다니, 이건 죽고 싶은 거라고 할 수밖에 없어! 다카하시 그룹의 2세로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가 직접 나서기는 좀 곤란하잖아? 사실 그렇지만 않았으면, 정말 내 손으로 널 죽여 버렸을 텐데 말이야..!" 다카하시 히데요시는 시후가 곧 숨을 거두는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10여 명의 고수들이 에워싸고 있는 그 포위망 속에서 익숙한 목소리로 겁에 질린 괴로운 비명소리가 들려올 줄은 몰랐다..!곧이어 포위망에 서 있던 몇 명의 사람들이 줄줄이 날아갔다..!"아악!!!"
차 안의 소지빈과 소민지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소지빈은 침을 꿀꺽 삼키며 "저 자식... 너무 센 거 아냐?"라고 소리쳤다.소민지도 어안이 벙벙해하며 말했다. "정말.. 대단하네? 조금 전에 내가 너무 무시했나..?”바로 그때, 시후는 이미 경호원들을 모두 쓰러뜨리고 다카하시 히데요시에게 다가가고 있었다.다카하시 히데요시는 놀라서 온몸이 떨리고 다리에 힘이 빠졌다. 그는 도망치려고 했지만, 두 다리가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이 자식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하다면, 자신은 결코 이곳에서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공포에 질려서 말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라고?! 나는 다카하시 그룹의 도련님이야!!!”시후는 다카하시 히데요시의 뺨을 후려갈기며 냉담하게 말했다. "네가 어디의 도련님이든 상관없어. 일단 나에게 빚진 것에 대해 이야기해야지.”다카하시 히데요시는 시후에게 뺨을 맞고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지금껏 자라면서 금의옥식하고 응석받이로 자란터라, 남들에게 맞은 적이 있겠는가..? 게다가 이 사람들이 많이 있는 길거리에서 뺨을 맞다니..? 이건 너무 쪽팔리지 않은가..!? 다카하시 히데요시는 뺨을 맞아 부은 얼굴을 감싸며 이를 갈며 소리쳤다. "이 나쁜 놈아! 감히 나를 때려? 죽고 싶은 거지?”시후는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치며 말했다. "피부 탄력성이 얼마나 좋은 지 테스트를 해줬을 뿐이야. 내가 말했지? 나에게 두 팔을 빚졌다고!" 어쨌든 시후는 그에게 쓸데없는 말을 하기 귀찮았기에 그의 오른쪽 손목을 잡고 손을 비틀었다.곧이어 “빠각!”하는 소리와 함께 다카하시의 오른팔은 이미 팔꿈치 관절이 부러졌고 그는 아파서 울부짖으며 눈물 콧물을 다 흘렸다. "아악!!! 내 팔!!! 아파 죽겠어..!!!!""겨우 하나 가지고.. 아직 남은 하나가 있어..? 자, 그럼 이제 왼손이다!" 시후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냉담하게 말했다.다카하시 히데요시는 고통으로 인해 몸을 부르르 떨었고, 그의 얼굴은
다카하시 히데요시는 시후가 조금도 동요하지 않는 걸 보고 자신은 오늘 끝났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는 이제 더 이상 쓸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전화를 걸어 다른 경호원들을 불러 자신을 구하려 해도 이미 늦을 것이기에..다카하시가 절망하고 있을 때, 옆에 있던 롤스로이스의 문이 갑자기 활짝 열렸다. 바로 소민지가 차에서 내린 것이다..! 소민지는 차에서 내려 시후에게 물었다. "저기 선생님? 들어보니 한국인이신 것 같은데.. 혹시 ‘용서’라는 단어.. 모르시지는 않죠?”시후는 다카하시 히데요시를 위해 누군가 나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게다가 여자가 말이다. 그러자 시후는 눈살을 찌푸린 채 소민지를 바라보았다. "당신도 한국말은 하는데..? 뭐지? 이 일본놈을 위해 청탁이라도 하고 싶은 건가?”소민지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 난 청탁을 하려는 게 아니라, 너무 극단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매사에 한 발걸음 물러나서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는 거예요.”시후는 웃음지었다. "그럼.. 조금 전 이 남자가 수십 명의 사람 더러 나와 싸우도록 했는데.. 당신은 왜 밖으로 나와서 이 남자 앞을 가로막고 너무 극단적으로 행동하라고 충고하지 않은 거지?”소민지는 시후의 물음에 약간 당황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조금 전, 이 청년이 버티지 못하고 목숨이 위태롭게 된다면 차에서 내려 다카하시 히데요시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지금 이렇게 말하더라도 상대방이 자신을 믿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상대방이 십여 명이나 당신을 둘러쌌지만, 당신이 다치지 않았잖아요? 다치지 않았으니 상대방에게 여지라도 줬어야죠.”시후는 냉소를 지으며 물었다. "이 남자가 나에게 여지를 주지 않았는데, 내가 왜 그에게 여지를 줘야 하지?”그러자 소민지가 말했다. “저기요, 제가 팩트를 하나 말씀드리죠. 조금 전 일은 당신이 먼저 잘못했잖아요. 여기는 대로변이고 당신 집 뒷마당이 아니에요. 당신과
사실 그녀는 다카하시 히데요시가 지금 이 꼴을 당한 것이 자업자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시후가 이성적으로 행동함으로써 여기서 그만 두기를 바랐다. 그래서 다카하시 히데요시의 두 팔을 모두 못 쓰게 만들지 않도록 말이다. 소민지는 비록 나이가 많지는 않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으며 미국에서 자랐기에 비즈니스 쪽에서는 타고난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무슨 일을 하든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하는 편이었다.예를 들어, 이번에 자신이 엘에이치 그룹의 대표로서 다카하시 그룹과 협력을 논의하러 왔는데, 이 협력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전에 다카하시 히데요시가 폐인이 되어버리게 될 위기에 처했다. 만약 자신이 이 상황을 수수방관한다면, 이건 적절하지 않다. 왜냐하면 의리가 없어 보일 뿐만 아니라, 이후의 양가간 협력의 구체적인 내용과 진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녀는 정, 이익, 이치에 맞게 행동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나서서 이 사단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록 자신의 블로킹이 쓸모가 없게 되어 다카하시 히데요시 결국 폐인이 되었다 하더라도.. 적어도 자신은 비즈니스가 끝까지 완전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자신과 다카하시 그룹에 모두 해명할 거리는 만들어 진다. 물론 가장 좋은 해결 방안은 자신이 나선 후, 눈앞의 이 젊은이가 자신의 말을 듣고 다카하시 히데요시를 놓아주는 것이다. 그러면, 자신의 마음과 체면을 모두 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카하시 그룹은 자신에게 빚을 지게 되고, 나중에 협력의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이야기할 때 자신은 이 일을 통해 다카하시 그룹에 더 많은 이익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것은 이 자식의 성격이 이렇게 악랄하다는 것이다! 태도를 보아하니, 다카하시 히데요시를 폐인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러자 그녀는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저기요, 저는 안성에..”소민지의 말이 끝나
유미경이 평생 가장 증오한 사람은 바로 방가흔이었다. 그녀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은 어머니가 매일 집에서 눈물로 하루를 보내는 모습이었고, 아버지는 거의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당시 어머니는 유미경에게 아버지가 여우 같은 여자에게 홀려서 자신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이야기해주곤 했다. 어머니가 말한 그 여우 같은 여자는 바로 유가휘의 저택의 숨은 여주인 방가흔이었다.그 시절, 유미경의 어머니는 유미경의 동생을 임신 중이었고, 임신 기간 내내 정기 검진을 소홀히 하다 보니 암 초기 단계를 발견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열 달 동안 동생을 품고 난 뒤 어머니는 반 년 동안 모유를 먹였는데, 모유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감기에 걸려도 약 한 알조차 먹지 않았다. 이로 인해 증상은 더욱 악화되고 말았다. 유미경의 어머니가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 이미 그녀는 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의사는 병이 이렇게까지 급속도로 진행된 데에는 마음의 스트레스와 큰 우울함이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이로 인해 유미경은 자신의 아버지인 유가휘를 절대 용서할 수 없었고, 눈앞에 있는 방가흔은 더더욱 용서할 수 없었다.방가흔은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유미경과 정면으로 부딪칠 생각이 없었다. 방가흔은 오히려 아들을 낳은 후, 아들의 지위를 통해 유가휘에게 입지를 넓히고자 했고, 그 지위를 이용하여 유미경을 집에서 내쫓으려는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여러 차례 시도 끝에, 그녀는 유가휘가 겉으로는 유미경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속으로는 늘 딸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유가휘는 유미경에게 늘 관대한 태도를 유지했고 늘 그녀를 용서했다. 이 때문에 방가흔은 유미경을 내쫓을 적절한 기회를 끝내 찾지 못했다.결국, 각자의 속셈을 가진 세 사람은 묘한 교착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이때 시후가 분위기를 풀기 위해 말했다. "회장님, 저는 외부인이니 가정사에 제가 끼어들
시후가 처음으로 유미경을 보았을 때, 시후는 그녀가 사진에서 본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시후가 자료에서 본 유미경의 모습은 모두 증명 사진에서였는데, 사진에서의 유미경은 안경을 쓰고 무표정한 얼굴이었고 단정하고 예쁘다는 인상을 주긴 했지만 놀랄 만큼 아름답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 있는 유미경은 몸매가 좋고 키도 크며, 피부는 하얗고 혈색이 좋아 보였다. 화장을 하지 않은 이목구비는 전형적인 동양의 고전미를 지니고 있었고, 길게 묶어 올린 포니테일은 마치 천사가 옆집에 내려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녀는 마치 완벽한 이웃집 소녀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유미경의 옷차림은 매우 소박했다. 평범한 원피스, 심플한 검은 단화, 그리고 브랜드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 숄더백 하나를 매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소박한 차림새는 오히려 그녀의 뛰어난 기품을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시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비대하고 둥글 넙적한 얼굴의 유가휘가 이렇게 신비로운 기운을 가진 딸을 낳을 줄은. 유미경의 이목구비만 보아도 유가휘의 유전자는 그녀에게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은 것 같았다.이때 유미경은 다소 차가운 태도로 시후를 힐끔 보더니 무심하게 말했다. "은 비서님 맞으시죠? 안녕하세요."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시후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유가휘에게 말했다. "아까 밥 먹으러 오라고 하셨죠? 서둘러 주세요. 오후에 일이 있어서 집에 오래 머물 수 없어서요."유가휘는 유미경의 태도에 화가 나서 버럭 소리쳤다. "이게 무슨 버릇없는 태도야? 은 비서님은 우리 집안의 귀한 손님이다. 홍콩에 처음 오셨고, 내가 너에게 손님을 잘 모시라고 했잖아! 오후에 비서님을 데리고 여기저기 구경 좀 시켜드려!" 유미경은 주저하지 않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안 돼요. 오후에 일이 있다고 했잖아요! 그리고 아버지 손님인데 왜 직접 모시지 않으시려는 거예요?"유가휘는 화를 내며 말했다. "너랑 은 비서님은 나이대도 비슷하고 또래니까 네가 모시는 게 더 적
차량 행렬이 들어오자, 보디가드가 먼저 차에서 내렸고 시후, 유가휘와 다른 차에 타고 있던 방가흔의 문을 열어주었다. 가정부들은 일제히 "회장님, 사모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고, 유가휘는 곧바로 시후를 가리키며 가정부들에게 말했다. "자, 은 비서님께 인사드려요!"이에 가정부들은 서둘러 시후에게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했다. 그러자 유가휘는 다시 가정부들에게 말했다. "앞으로 며칠 동안 은 비서님께서 우리 집에 머무르실 겁니다. 비서님을 잘 모셔야 합니다.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 주세요, 알겠습니까?" 가정부들은 당연히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조금의 소홀한 태도도 보이지 않았다. 이후 유가휘는 시후를 향해 말했다. "은 비서님, 오시기 전에 이미 가정부들에게 손님방을 준비하도록 시켰으니, 홍콩에 계시는 동안은 여기에서 지내십시오. 여기를 집이라 생각하시고 부담 갖지 마시고 편히 지내십시오!" 시후는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미소를 짓고는 대답했다. "그렇다면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좋습니다, 좋아요!" 유가휘는 시후의 어깨를 뜨겁게 감싸며 웃었다. "자, 은 비서님, 안으로 들어가시죠!"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대저택 안으로 들어갔다.그러자 집사가 바짝 뒤를 따르며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술상이 이미 준비되었습니다. 언제 시작하실지요?" 유가휘가 물었다. "아가씨는 돌아왔나?" 집사는 사실대로 대답했다. "아직 안 오셨습니다." 그러자 유가휘는 갑자기 화를 내며 말했다. "이 말 안 듣는 계집애! 이번에 나를 또 속이면 앞으로 3년 동안 한 푼도 못 받을 줄 알아!"곁에 있던 방가흔은 신랄하게 말했다. "하지도 못할 걸 알면서 왜 그런 말을 하시는 거예요?" 유가휘는 불만 가득한 얼굴로 따졌다. "당신이 내가 못 할 거라 어떻게 알아?" 방가흔은 담담하게 말했다. "이미 그런 말 몇 번이나 했었잖아요. 하지만 결국엔 당신이 타협하지 않았어요?" 유가휘는 체면이 상한 듯 화
시후는 홍콩에 도착하기 전 이미 유가휘에 대한 모든 자료를 검토했다. 그는 이미 바람둥이로 악명이 높았으며, 결혼만 세 번을 했고, 그 사이에 자녀가 다섯 명이나 있었다.자녀들 중 가장 맏이는 장녀 유미경으로, 유가휘와 그의 첫 번째 아내에게서 태어난 자녀였다. 유미경은 올해 24세로, 홍콩대학교 중문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다. 유미경이 다섯 살이 되던 해, 그녀의 어머니는 자궁경부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만에, 유가휘는 자신보다 열 살 어린 홍콩 연예계 출신의 여배우와 재혼했다. 몇 년 후, 방가흔이 미국에서 돌아오자, 유가휘는 두 번째 아내와 이혼하고 바로 방가흔과 결혼했다.유가휘의 첫 번째 아내는 두 명의 딸을 낳았다. 그 중에서 유미경은 맏딸이며, 그녀의 동생은 그녀보다 세 살 어리고 현재 영국에서 유학 중이었다. 한편, 유가흔의 두 번째 아내였던 홍콩 여배우는 자신의 지위를 굳히기 위해 3년 안에 두 명의 딸을 낳았지만, 아들은 낳지 못했다.방가흔이 홍콩으로 돌아온 뒤, 유가휘는 여배우에게 큰 돈을 주며 그녀와 두 딸을 캐나다로 이민 보내 버렸다. 방가흔은 유가휘와 결혼한 뒤, 마흔 살에 아들을 낳았다. 이 아들은 현재 열 살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유가휘는 외동아들을 무척 아꼈으며, 아들을 위해 돌잔치에서 수천만 홍콩 달러를 들이기도 했다. 그는 홍콩 최고의 호텔에서 성대한 돌잔치를 열었고, 방가흔에게는 럭셔리 저택, 요트, 개인 전용기 한 대를 선물하기도 했다.이렇게 방가흔은 아들을 낳은 덕분에 유가휘에게 더욱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한편, 시후는 유미경에 대한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이 소녀는 사실 유가휘가 말한 것처럼 반항적인 성격은 아닌 것 같았다. 오히려 그녀의 모든 이력은 매우 훌륭했다. 유미경은 학업에서 큰 성취를 이루었으며, 기록에 남아 있는 모든 시험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10대 때부터 자선 활동에 열
시후는 다소 에둘러 표현했지만, 사실상 두 사람에게 은근히 경고를 준 것이었기 때문이다. 시후는 방가흔과 관련된 구체적인 이야기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지만, 유가휘와 방가흔 부부는 동시에 방가흔이 이중열과 함께 도망쳤던 일을 떠올렸다.수년 간, 이 일은 유가휘 앞에서 방가흔의 약점이었고, 유가휘에게는 깊은 상처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시후가 이 점을 은근히 언급하자 두 사람 모두 마음이 불편해졌다.시후가 이런 말을 한 것은 의도가 있던 것이었다. 그는 유가휘가 자신 앞에서 얼마나 인내심이 강한지를 시험하고 싶었던 것이다. 지금은 단순히 가볍게 도발한 것에 불과했지만, 그가 이 일을 참고 넘긴다면 이후에는 더 큰 도발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만약 유가휘가 시후 앞에서 화를 내고 본색을 드러낸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도 없었다. 어쨌든 시후가 이번에 미국에서 멀리 홍콩까지 온 이유는 유가휘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시후가 가장 잘 하는 것은 바로 사소한 일을 트집 잡아 크게 벌이는 것이었다. 따라서 만약 유가휘가 시후의 발을 실수로 밟기라도 한다면, 그걸 핑계로 그를 철저히 짓밟을 계획이었다.그러나 유가휘는 시후가 협력을 제안하러 온 행운의 신이 아니라, 그의 모든 살갗을 벗겨내기 위해 온 불운의 신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유가휘는 시후의 언급으로 인해 느낀 분노를 억누르고, 웃는 얼굴로 말했다. “은 비서님, 이렇게 멀리까지 오시느라 많이 피곤하셨을 텐데, 저희 집에 환영 만찬을 준비해주었습니다. 은 비서님만 괜찮으시다면 지금 바로 출발하시죠.”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러죠. 초대해 주신다면 기꺼이 가겠습니다.”유가휘는 크게 웃으며 손짓으로 시후를 안내하며 열정적으로 말했다. “은 비서님, 이쪽으로 오시죠!”공항 출구 홀 밖에는 여러 대의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이루어진 차량 행렬이 도로에 정렬되어 있었다. 유가휘는 시후를 데리고 가장 중앙에 위치한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향했고, 아내
1시간 후. 시후가 탑승한 비행기는 홍콩 국제공항에 착륙했다.이때, 공항 출구에서는 홍콩의 유명 재벌 유가휘가 직접 ‘은시후’라는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아내 방가흔과 함께 공항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방가흔은 두꺼운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사업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지만, 홍콩에서 유명한 '유가휘의 아내'로서 자신이 공항에 직접 나와 사람을 맞이한다는 것이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유가휘는 이 상황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사업을 하려면 절대 돈을 마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조금의 희생을 함으로써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면, 이건 자본이 크게 들지 않는 장사라고 여겼다.이때, 시후가 백팩을 메고 출구로 걸어 나왔다. 주위를 둘러보던 그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뚱뚱한 남성을 발견했다. 시후는 미소를 살짝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시후는 유가휘 앞으로 가서 웃으며 물었다. “유 대표님이십니까?”유가휘는 시후를 바라보며 기쁨에 찬 얼굴로 물었다. “은 비서님이시죠?”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맞습니다, 접니다.”유가휘는 즉시 팻말을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넘기고, 두 손을 내밀며 시후와 악수하려 했다. 그는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아, 은 비서님, 이름만 듣던 분을 이렇게 뵙게 되다니요! 홍콩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YJ 에스테이트 회장 유가휘라고 합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시후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한 손만 내밀어 유가휘와 악수했다. 그리고 담담히 말했다. “네 회장님이시군요,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시후가 한 손으로만 악수하자, 옆에 있던 방가흔과 유가휘의 비서, 경호원들의 표정이 모두 달라졌다. 그들은 유가휘가 두 손을 내밀며 예의를 갖춘 데 비해, 시후가 단 한 손으로 응대한 것은 예의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시후 역시 자신의 행동이 다소 실례일 수
방가흔이 중얼거리며 말했다. “당신 딸은 당신 말도 듣지 않는데, 어찌 새엄마인 제 말을 듣겠어요? 딸을 부르고 싶으면 직접 부르세요..”유가휘는 방가흔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잠시 망설이더니 결국 손을 흔들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됐어, 가는 길에 내가 직접 얘기하지 뭐! 당신은 다른 일이나 준비해!”“그래요!” 방가흔은 거부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시후는 변지현의 전화를 받고 유가휘가 자신을 집으로 초대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후는 깜짝 놀랐지만, 머릿속에 장난스러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서 그는 곧바로 성도민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가 연결되자 물었다. “성도민 씨, 지금 어디죠?”성도민은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지금 공항으로 모시러 가는 중입니다.”시후는 그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오늘은 공항에 특별히 나올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먼저 유가휘 집에 며칠 머물러 볼 생각이거든요.”성도민은 놀라 물었다. “은 선생님, 유가휘 집에 직접 가서 머무신다고요?!”“네.”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스스로 늑대를 집으로 들이겠다면, 나도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가서 제대로 얘기 좀 해보려고요.”성도민은 웃음을 참을 수 없는 듯 말했다. “아무래도 유가휘는 이번 결정을 자기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결정으로 여기게 될지도 모르겠네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요 며칠 홍콩에서 살펴본 건 어떻습니까?”성도민이 말했다. “안 그래도 이 부분에 대해 보고 드리려 했습니다. 유가휘의 자료는 전부 정리해 두었고, 홍콩의 주요 세력 상황도 대부분 파악했습니다. 현재 홍콩의 몇몇 주요 세력은 이중열 씨를 공격해서 유가휘가 건 현상금을 차지하려고 벼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콩 경찰 쪽에서도 이 소식을 접하고 세관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갖춰 이중열이 홍콩에 도착한 뒤 그들에게 인계될 때까지 중간에 어떠한 사고도 없도록 막으려 총력을 다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현상금을 노
변지현은 유가휘가 시후를 그의 집에 머물게 하겠다는 말에 약간 놀랐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가 유가휘를 만나는 이유를 알지 못했기에, 시후를 대신해 마음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이건 대표님이 시후 씨와 직접 만나서 얘기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의 의견을 들어보시고 결정하세요.”“알겠습니다!” 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반드시 홍콩의 열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겁니다!”변지현은 이어서 말했다. “좋습니다. 제 비서의 이름은 은시후라고 합니다. 공항 입구에서 그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계시면 찾아갈 겁니다.”“그렇게 하시죠. 문제 없습니다!” 유가휘는 바로 대답했다. “그럼 지금 바로 출발하겠습니다!”전화를 끊은 후, 그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가정부들에게 2층의 제일 큰 객실을 서둘러 정리하라고 전해. 귀한 손님을 모실 거야!”방가흔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여보, 대체 어떤 귀한 손님이길래 직접 마중 나가고, 집에까지 모시려는 거예요?”유가휘는 말했다. “TS Shipping 쪽 사람인데, TS Shipping의 두 대주주가 직접 임명한 인물이라고 하더군. TS Shipping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토 그룹과 엘에이치 그룹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재벌가라고 불리고 있어. 그러니 이들과 협력할 수 있느냐는 전적으로 그 손님에게 달렸고.”방가흔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며 물었다. “우린 이미 사업을 잘하고 있잖아요.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협력할 필요가 있어요?”유가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신은 몰라. TS Shipping이 설립된 이후로 아시아의 해운 시장 상황이 크게 변했어. TS Shipping은 이토 그룹과 엘에이치 그룹의 모든 해운 운송에 관련된 자원을 통합했을 뿐 아니라, 블랙 드래곤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블랙 드래곤은 현재 전세계 무장 호위 업무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며, TS Shipping에 우선적으로 자원을 제공하고 있어. 그러니 우리가 TS Shipping과 협력할 수
“네!” 유나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말했다. “어서 들어가 봐요. 비행기가 8시에 출발한다면서요? 지금 30분밖에 안 남았잖아요.”“알았어요.” 시후는 차에서 내렸다. 유나가 운전석에 앉자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여보, 그럼 먼저 갈게요. 돌아가는 길 조심해서 운전해요.”유나는 다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 끝나면 미리 연락해요. 돌아오는 날 내가 공항에 마중 나갈게요.”“그래요!”시후는 유나가 차를 몰고 떠나는 것을 지켜본 후 공항으로 들어갔다. 간단한 보안 검색을 통과한 후, 그는 성도민이 준비해 둔 전용기에 탑승했다. 정각 8시, 비행기는 정확히 출발하여 홍콩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14시간 후, 홍콩 현지 시각은 이미 오전 10시가 되어 있었다. 시후가 탄 전용기는 홍콩까지 약 1시간 정도의 비행이 남아 있었다.시후는 변지현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곧 도착할 예정임을 알리며, 유가휘를 공항으로 보내 자신을 마중 나오게 할 것을 요청했다.그 때 유가휘는 여전히 집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는 미국 이민국에 이중열의 송환 절차를 요청한 후로 과도한 흥분 상태에 빠져 밤마다 잠들기 어려워했다. 그의 머릿속은 이중열과의 갈등과 그로 인해 자신이 겪은 조롱과 멸시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했다. 만약 법률의 제약이 없었고, 홍콩 대중들의 시선이 아니었다면 그는 직접 이중열에게 보복했을 것이다. 결국 이런 방법으로만 그는 자신의 분노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그 날 꿈속에서 유가휘는 이중열이 마침내 홍콩으로 송환되어 오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이중열의 비참한 죽음을 직접 보기 위해 공항에 나갔다. 이중열이 공항 밖으로 나오자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이 모두 총을 꺼내 이중열에게 겨누었다. 유가휘는 들뜬 마음으로 이중열이 총에 맞아 죽는 모습을 보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바로 그때, 총구들이 갑자기 모두 자신을 향했다. 유가휘가 깜짝 놀란 와중, 이중열은 냉소를 지으며 가볍게 손짓했고 사람들이 총의 방아쇠를 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