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시후가 직업이 없는 백수라니? 더 많은 정보를 묻고자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심판이 링 위로 올라가 "2세트, 30초!"라고 소리쳤다.시후는 이토 나나코에게 "경기에만 집중해요! 그럼 먼저 갑니다!”라고 말했다."가시려는 겁니까..?" 이토 나나코는 갑자기 상실감이 밀려왔다.그러자 시후는 "아 참, 야마모토 가즈키와의 내기는 이미 끝났습니다. 그럼 퇴원했을 때 자유롭게 서울을 떠날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시후는 현장에 계속 남아있지 않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이토 나나코는 시후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고, 다나카 코이치가 급히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 "아가씨! 계속 경기를 하실 겁니까?!”"당연하죠!" 이토 나나코는 갑자기 모든 열정과 투지를 되찾았고, 단호한 눈빛과 확고한 어조로 말했다. "나는 반드시 결승전에 진출해서 진설아 선수와 시합을 할 거예요! 은시후 선생이 나를 무시하는 일이 없도록!”......시후가 체육관 밖으로 나왔을 때, 진원호와 설아가 이미 시후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가 나오자 진원호는 황급히 앞으로 나와서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설아가 선생님의 가르침 때문에 이렇게 엄청난 발전을 이루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정말 감격스럽습니다!!"시후는 담담하게 "하하.. 저에게 이렇게 예의 차리실 필요는 없어요. 설아는 대표님의 딸일 뿐만 아니라 제 친구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친구 사이에 이런 도움은 마땅히 줄 수 있는 것이죠.”라고 말했다.진원호는 자신도 모르게 설아와 시후를 번갈아 보며 감동한 표정을 지었다. "설아야! 이 말 들었지? 선생님께서 널 얼마나 아끼는지! 앞으로 너는 꼭 은 선생의 말을 잘 듣고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알겠니?!”설아는 망설임 없이 "네, 아버지~ 안심하세요! 저는 평생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진심을 다해 공경할 생각이에요~”라고 말했다.시후는 웃으며 설아에게 답했다. "하하하.. 나에게 그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요
혜리는 의 모델로 나서기 위해 매니저와 경호원과 함께 구현제약으로 향했다. 혜리는 부유한 집안의 외동딸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외출할 때 늘 비싼 외제차, 또는 가장 비싼 클라스의 벤을 타고 다녔다. 벤을 타고 다니면 직접 자가용을 운전하지 않아도 되고, 프라이버시도 보장되었기 때문이다. 그녀처럼 유명한 스타는 전국 어느 곳에 등장해도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킨다. 그래서 그녀는 몸을 사리면서 파파라치나 팬들의 눈을 피해야 했다. 그래서 벤은 혜리의 외출에 필수적인 요소였다.이학수는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혜리 일행을 만나 구현제약으로 향했다. 원래 이학수는 혜리 일행을 먼저 버킹엄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게 한 뒤에 내일 다시 업무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다. 왜냐하면 혜리가 최근 외국에 가서 촬영을 하는 등 외부 스케줄로 너무 바빴고 피곤해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혜리는 구현제약을 가보고 싶다고 고집했다. 혜리 자신이 처음으로 의약품 광고 모델로 발탁된 것인데, 이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먼저 생산 작업장에 가서 구현제약이 제대로 된 회사인지 아닌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시후가 막 구현제약으로 발걸음을 옮겼을 때, 혜리는 이학수의 안내 아래 구현제약 생산라인을 시찰하기 시작했다. 구현제약의 전신은 화신제약으로, 화신제약은 국내에서 알려진 대형 제약회사였기 때문에, 생산라인과 생산공정이 모두 국내 일류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사실 의 약효는 혜리가 직접 체험했기 때문에 약효에 대해 의심하거나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미 의 광고 모델이 되겠다는 결심을 한 후였다. 그때, 그녀는 갑자기 위경련의 전조 증상이 보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혜리는 공장의 컨베이어벨트에서 이 빠르게 포장되어 가는 것을 지켜보며 이학수에게 물었다."저.. 이 대표님, 혹시 지금 을 좀 복용할
혜리의 매니저는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여기 회장님은 과한 망상증이 있는 게 아닐까요?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특허에 관한 국제 법률을 매우 엄격하지 않아요? 그럼 구현제약에서 약품이 특허를 출원하면 제품을 도용할 일이 없을 것이고 걱정할 필요도 없는 것 아닌가요?”이학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매니저님께서 이 제약 업계와 관련하여 잘 모르시는 것이 있네요.. 제약회사에서 특허를 낸다고 하더라도, 복제약을 만들면 그건 끝입니다. 더불어 천연물로는 특허 등록이 쉽지 않아요.”"네? 복제약이요??? 천연물은 또 뭔데요?” 매니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학수에게 물었다."예를 들어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은 화학 구조상으로는 이매티닙메실레이트(Imatinib Mesilate)입니다. 이것은 스위스 노바티스사가 생산한 전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백혈병 치료제 중 하나이죠. 만약 노바티스에서 이 성분을 특허 출원하면 다른 회사는 이와 같이 성분이 일치하는 제품을 생산하면 특허권 침해로 간주되는 겁니다. 그러나 한의학에서 다루는 한약이나 한약재의 경우, 특정 비율로 약재들을 배합하여 병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배합에 대한 특허출원이 굉장히 어렵고 특허법에 의해 효과적으로 보호되기 어렵죠. 심지어 다른 국가의 제약 회사에서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걸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리고 우리 한국은 정부가 나서서 복제약의 제조와 판매를 권장하는 상황에서 제품이 만들어 지기도 전에 외부에 알려진다면 이건 말이 안 되는 일이 되는 겁니다.”그러자 매니저 지우는 "아무리 그래도 최소한 다른 제약 회사들의 특허권 침해는 고소할 수 있지 않아요?”라고 물었다.이학수는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 "매니저님.. 제약 회사들 간의 경쟁을 너무 쉽게 생각하시네요.. 원래 자연에서 오랫동안 존재하게 된 것은 특허 출원이 어려운데, 예를 들어 아시아 전체가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죠? 어느 날 갑자기 연구자들이 연구를 하다가 흰 쌀밥이 특정 질병을 치료
이학수는 매니저가 시후를 무시하는 이야기를 듣고 즉시 시후를 변호하기 시작했다. "매니저 님, 일단.. 저를 무시하는 건 허락하지만 절대 제 상사를 무시하는 건 제가 참을 수 없네요. 만약 당신이 회장님과 오랫동안 만나서 이야기도 해보시고, 그 분의 아우라를 느낀다면 제가 말한 모든 것이 결코 허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실 겁니다.”지우는 입을 삐죽거리며 또 다시 반대를 하려 할 때, 곁에 있던 혜리가 그녀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언니, 밖에 나와서 이렇게 무례하게 굴지 말아 줘. 나는 이학수 대표님의 말을 믿으니까. 만약 처럼 신기한 약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면 그것 만으로도 그는 이 세상에 내려온 신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아.. 그래? 네가 이렇게 말하니까.. 그럼 나도 더 이상 입 아프게 입씨름하진 않을게.”이학수는 한동안 말문이 막혔는데, 매니저가 자신과 말다툼을 하려고 들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는 자신이 혜리의 매니저에게 농락당했다는 걸 생각하고는 속이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그 때, 현장에 있던 주임 한 명이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이학수에게 말했다. "사장님~ 은 회장님이 오셨어요!"말이 끝나자마자 시후가 이미 작업장으로 들어서고 있었다.시후가 작업장에 들어오는 순간, 혜리는 그의 얼굴을 보고 잠시 멍해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는 옆에 있던 이학수에게 속삭였다. "저.. 저 남자가 회장님이에요?”"네.. 그렇습니다..""저 사람..! 이름이 뭐예요?! 뭐냐고요!!"이학수는 "음.. 은시후 선생님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왜 그러십니까?"라고 물었다.혜리는 은시후라는 세 글자를 듣고 마치 벼락을 맞은 듯했다.옆에서 혜리의 매니저가 입을 삐죽거리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니.. 이름이 여섯 글자예요? 이름을 물었더니 은시후 선생님이라고 답하다니.. 그럼 ‘내 이름은 김지우인데, 나도 이름을 물으면 김지우 매니저입니다.’ 라고 말하면 되겠네~”혜리는 갑자기 "언니! 사업 관련 이야기
사실 이런 기질을 가지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최소 3대, 심지어 4대 이상 여러 세대가 열심히 노력해야만 진정으로 이런 기질을 갖게 되는 것이다. 사실 시후가 생각하기에 이런 분위기와 기질을 가진 여성은 송민정 대표밖에 없었다. 그런데 혜리의 분위기는 오히려 송민정 대표보다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시후는 놀라움을 거두며 두 여인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죄송합니다.. 앞에 일이 조금 지체되는 바람에 오래 기다리게 했네요.." 시후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혜리는 용기를 내어 그에게 물었다. "저.. 그런데.. 혹시.. 성함이.. 은.시.후..가 맞으세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왜 그러시죠? 제 이름이 이상한가요..?”혜리는 자신을 가리키며 아름다운 눈망울로 시후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저 기억 나요?”혜리의 말에 시후를 포함한 나머지 세 사람이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 혜리가 시후를 알고 있는 건가..?시후도 혜리의 말을 듣고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왜냐하면 국내외로 유명한 연예인이 무슨 일로 자신을 알고 있겠는가..? 아무래도 이건 말이 안 되는 일일 것이다. 여덟 살 때 시후는 원래 살던 고향을 떠났고, 혜리를 보니 자신보다 한 두 살 어린 것 같은데.. 결국 시후를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시후가 고향을 떠났을 때 고작 예닐곱 살 정도였을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이 여성이 자신을 알 수 있겠는가? 자신은 그녀와의 기억이 전혀 없는데, 혜리가 자신을 보는 눈빛에서 시후는 그녀가 뭔가 자신을 알아본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만약 그녀와 자신이 아는 사이라면, 분명 자신이 보육원으로 들어가기 전에 알게 된 사이일 것이다. 심지어 그녀는 시후가 LCS 그룹의 도련님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시후는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며 혜리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저.. 아마도 혜리 씨가 사람을 잘못 본 것 같은데요? 하하..!”"그럴 리 없어요! 틀릴 리가 없다고요!! 당
시후는 매니저의 말을 듣고 싱겁게 웃으며 말했다. "허허.. 구현 제약의 이 아직 시장에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 비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기본적으로 모두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업계 관행입니다."혜리는 시후에게 미안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은 선생님.. 저희 측에서 이렇게 무리한 부탁을 하면 안 되는 것이었는데.. 제가 얼마 전 촬영을 위해 해외를 왔다갔다 하면서 위장병이 생겼어요. 스트레스와 환경 때문이겠죠.. 그래서 속에 좋다는 약들을 구해서 종류별로 복용했지만 이게 완치가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 을 복용하고 나서야 눈에 띄게 개선되었어요. 지금껏 복용했던 약들 중에 가장 약효가 뛰어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죠.. 그런데 약효가 이제 떨어졌는지 또 속이 아프고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이유로 약을 간절히 구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생산 라인에서 방금 포장된 박스를 하나 집어 들어 혜리에게 건네 주며 말했다. "혜리 씨가 이렇게 저희 약이 필요하다고 하시니.. 그럼 먼저 복용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아아.. 정말 감사합니다~~!" 혜리는 손을 뻗어 약을 받아 들고 지체없이 자리에서 조심스레 약을 복용했다. 약을 다 마셨을 때, 그녀는 위가 훨씬 편안해짐을 느꼈다.그때 시후가 입을 열었다. "혜리 씨, 우리 구현 제약에 대한 인상이 어떤지 모르겠네요..?"혜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 지었다. "일단 첫인상은 합격이에요~ 호호.. 그리고 뭔가 대기업이 되기 위한 분위기와 설비 수준은 다 갖추고 있는 것 같고요. 전문적이기도 하고..?”"그럼 우리 회사와 광고를 찍는 일은 별 문제가 없겠죠?""네.. 광고 모델 건은 문제없이 진행될 거예요. 저는 언제든지 계약할 수 있어요. 계약이 끝나면 광고 촬영을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그래요? 정말 잘 됐네요~ 그렇다면 오늘 계약을 마무리 지으시죠? 하하하~”"네, 알겠습니다.
방문이 닫히는 순간, 지금껏 수많은 남자들을 매료시킨 이 여신은 눈을 붉히며 물었다. "시후 오빠!!! 정말 내가 기억이 안 나는 거야..?”시후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저는 여덟 살 되던 해에 이미 제가 지내던 동네를 떠났거든요. 이렇게 오랫동안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저와 함께 지냈던 많은 사람들과, 겪었던 일에 대한 기억이 많이 없어요."혜리는 다시 한 번 눈시울을 붉혔다. "시후 오빠!! 나 기억 안 나? 오빠가 맨날 꼬맹이라고 불렀잖아! 내 이름은 고.은.서.야!""응?? 꼬맹이..?" 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꼬맹이라고 불렀다고 내가..?”혜리는 "응! 내가 어려서 오빠랑 맨날 소꿉놀이 하자고 졸랐는데 오빠가 나보고 꼬맹이라고 불렀었어! 자주 놀아줬잖아~ 은서가 내 원래 이름이었고..!”시후는 정말 은서라는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꼬맹이’라는 별명을 듣자 그의 머릿속에는 곧 어린 소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고은서.. 꼬맹이.. 강북에서 그렇게 유명하다던 엔터테인먼트 집안.. 그녀의 어머니는 대갓집 딸이었는데, 그녀의 이름을 은서라고 지은 것은 은혜로써 모든 것을 포용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은서의 아버지 이름은 고선우로, 집안에서 셋째로 태어났다. 당시 고선우와 시후의 아버지는 굉장히 친한 사이였고, 두 사람은 목숨을 걸 수 있을 정도로 친분이 있었다. 당시 시후의 아버지는 고선우를 많이 도와줬고, 고선우가 그룹의 후계자가 되는 것을 도와주었고, 그룹의 주인이 되는 것까지 도와주었다. 심지어 그는 고선우를 지원해서 그의 실력을 더욱 키워주었다. 이 때문에 선우는 시후의 아버지에게 매우 감사함을 느꼈다. 게다가 두 집안에는 아이가 마침 딸 한 명, 아들 한 명이 있었기에 고선우는 두 아이를 정략 결혼시킬 것을 제안했다.사실 대기업 자제들 사이에서 정략 결혼을 하는 일은 오늘날에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정략 결혼의 현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묘사하는 것처럼
시후가 다시 서울로 올라온 이후 그는 몇 년 동안 그룹과 관련된 사람을 아무도 만나지 못했고 단 한 명만 만났을 뿐이다. 그는 바로 LCS 그룹의 집사, 박상철이었다. 당초 박상철이 갑자기 나타나 LCS 그룹을 대표해 엠그란드 그룹과 현금 100억을 자신에게 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돈을 받고 그룹을 승계 받았음에도 시후는 다시 집안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재밌는 것은 바로 LCS 그룹은 돈도 주고 회사도 시후에게 주었지만 돌아가기 싫다고 했을 때 한 번도 자신을 찾아온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사실 이에 대해 시후는 매우 기뻤다. 어쨌든 그는 그룹 내에서 발생하는 경쟁과 원한 관계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시후는 자신으로 인해 아내 유나까지 그룹의 다툼에 연루되기를 원치 않았다. 따라서 지금처럼 편안하고 방해 받지 않고 조용히 생활하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자신이 그룹으로 돌아가서 LCS 그룹에 소속된 가족들과 가산을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암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겠는가..?그리고 오늘.. 그는 드디어 돌아가신 아버지와 아버지의 절친의 딸.. 두 분이 매번 말씀하시던 정략 결혼의 상대인 은서를 만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시후의 머릿속에는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속속들이 떠올랐다. 예전의 기억들은 시후로 하여금 이미 돌아가시고 지금은 세상에 계시지 않는 그의 부모님을 떠올리게 했다.요 몇 년 동안 너무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지 시후는 아버지를 잃고 난 뒤 어머니를 잃었을 때 그렇게 슬플 여력이 없었다. 그는 자신이 부잣집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의 부모도 일찍 세상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고, 여덟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인생에서 그렇게 큰 일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할 뿐이었다. 만약 세 식구가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다면 자신의 어린 시절은 분명 훨씬 행복했을 텐데..?은서는 시후가 침묵에 잠겨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시후 오빠! 왜 말을 안 해?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