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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4장

방문이 닫히는 순간, 지금껏 수많은 남자들을 매료시킨 이 여신은 눈을 붉히며 물었다. "시후 오빠!!! 정말 내가 기억이 안 나는 거야..?”

시후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저는 여덟 살 되던 해에 이미 제가 지내던 동네를 떠났거든요. 이렇게 오랫동안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저와 함께 지냈던 많은 사람들과, 겪었던 일에 대한 기억이 많이 없어요."

혜리는 다시 한 번 눈시울을 붉혔다. "시후 오빠!! 나 기억 안 나? 오빠가 맨날 꼬맹이라고 불렀잖아! 내 이름은 고.은.서.야!"

"응?? 꼬맹이..?" 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꼬맹이라고 불렀다고 내가..?”

혜리는 "응! 내가 어려서 오빠랑 맨날 소꿉놀이 하자고 졸랐는데 오빠가 나보고 꼬맹이라고 불렀었어! 자주 놀아줬잖아~ 은서가 내 원래 이름이었고..!”

시후는 정말 은서라는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꼬맹이’라는 별명을 듣자 그의 머릿속에는 곧 어린 소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고은서.. 꼬맹이.. 강북에서 그렇게 유명하다던 엔터테인먼트 집안.. 그녀의 어머니는 대갓집 딸이었는데, 그녀의 이름을 은서라고 지은 것은 은혜로써 모든 것을 포용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은서의 아버지 이름은 고선우로, 집안에서 셋째로 태어났다. 당시 고선우와 시후의 아버지는 굉장히 친한 사이였고, 두 사람은 목숨을 걸 수 있을 정도로 친분이 있었다. 당시 시후의 아버지는 고선우를 많이 도와줬고, 고선우가 그룹의 후계자가 되는 것을 도와주었고, 그룹의 주인이 되는 것까지 도와주었다. 심지어 그는 고선우를 지원해서 그의 실력을 더욱 키워주었다. 이 때문에 선우는 시후의 아버지에게 매우 감사함을 느꼈다. 게다가 두 집안에는 아이가 마침 딸 한 명, 아들 한 명이 있었기에 고선우는 두 아이를 정략 결혼시킬 것을 제안했다.

사실 대기업 자제들 사이에서 정략 결혼을 하는 일은 오늘날에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정략 결혼의 현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묘사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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