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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2장

은서는 마음이 복잡해서 그의 눈을 바라보며 짜증을 냈다. "내가 오빠의 정략 결혼 대상이고, 오빠의 아내가 우리 사이에 끼어든 거라고 말하면 어쩌려고 그래?”

시후는 "아니.. 그래서 내가 부탁을 하는 거야.."라며 난감해 했다.

은서는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오빠 아내 앞에서 오빠와의 이런 관계를 숨기기를 원한다고?"

"응.. 아내는 날 고아라고 알고 있고, 내 신분과 집안 배경을 알지 못해.. 그러니 나도 굳이 알려주고 싶지 않고..”

은서는 이해할 수 없는 듯 물었다. "그녀는 오빠의 아내야. 그런데 왜 오빠의 진짜 모습을 알릴 생각이 없어? 앞으로도 계속 숨길 셈이야?”

"계속 숨기려고 한 게 아니라.. 아직 때가 안 되었다고 생각할 뿐이야..”

은서는 미간을 찌푸렸다. "과연 우리 아빠를 만났을 때도 결혼했다고 말할 수 있을 지 궁금하네!”

시후는 진지하게 말했다. "그때는.. 내가 직접 사죄할 생각이야..”

은서는 시후에게 아직 원한이 남아 있어서 더 이상 시후와 대화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후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참, 은서야.. 그리고 아내를 만나면 절대 내가 이 회사의 회장이라는 걸 말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평소에 아내에게는 내가 풍수를 봐주는 사람이라고 말했거든.. 그러니까 식사할 때 네가 집에 자꾸 운수가 좋지 않다고.. 내가 가서 좀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그럼 내가 아내 앞에서 바로 승낙할게.”

그러자 은서가 물었다. "오빠.. 아내와 부부간의 정이라는 게 있기는 한 거지..?”

"응, 당연하지? 왜 그렇게 물어보는 거야?"

"감정이 있다면 대체 왜 상대방에게 오빠의 진실을 숨기는 거야? 사실 서로 그 정도의 믿음이, 그리고 감정이 없는 것 아니냐고..!”

시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넌 이해하지 못해. 감정이 있으니까 많은 일들을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는 걸 말이야. 난 이렇게 해야 아내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녀는 나와 결혼할 때, 내가 아버지, 어머니가 안 계시고 의지할 곳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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