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철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의 휴대폰이 갑자기 탁자 위에서 진동하기 시작했다. 전화는 바로 시후가 걸어온 것이었다. 그는 급히 눈물을 훔치며 정상적으로 전화를 받은 뒤 공손히 말했다. "도련님! 안녕하십니까?"시후는 이때 차를 끌고 보육원을 나서던 길이었다. "박상철 집사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박상철은 "도련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잘.. 알아듣지 못하겠습니다..""저.. 조금 전에 보육원에서 막 나오는 길입니다.”박상철은 웃으며 말했다. "아~ 도련님이 보육원에 다녀 오시는 일이군요..! 도련님이 어려서부터 정이 많이 든 곳 아닙니까? 하하하..!”시후는 담담하게 "됐어요. 시치미 떼지 마시고.. 아주머니가 이미 나에게 다 말해주셨습니다. 애초에 아주머니를 나더러 구해 달라고 한 것도, 집사님이 보육원 전체를 빌려 내 안전을 지키도록 주선한 것도 말이죠.. 난 이 일에 대해 절대 잊지 않을 겁니다.”박상철은 그제서야 "도련님.. 그럼 그간에 일어 났던 일들을 다 알게 되신 겁니까..?"하고 한숨을 쉬었다."네.. 알았어요. 그래서 고맙다고 전화한 거죠." 시후는 몰랐다. 여기에는 아직 다 말하지 못한 속사정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는 정말로 박상철에게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도련님, 사실 아버님이신 서준 상무님께서는 저에게 잊지 못할 큰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아버님과 어머님을 구하지 못했으니.. 이번 생에 제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었죠.. 그러니 제가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를 들을 가치가..”"제가 집사님께 연락 드린 건.. 고맙다는 말을 제외하고 부모님이 누구에 의해 죽었는지 알고 싶어서 그런 겁니다. 단서가 있을까요?"박상철은 "저도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단서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저는 아무런 흔적도 찾지 못했습니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그리고 그 놈들이 부모님을 죽였을 때, 저마다 입에 청산가리로 만든 연질캡슐을 입에 물고 자살했죠..? 이런 종류의
"하지만 저는 그룹의 누군가가 또 다시 도련님을 해코지할까 봐 너무나도 두려웠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어쨌든 나이가 많이 드셨기 때문에, 도련님을 그룹으로 데려와 사람들의 앞에 노출시킨다고 해도 회장님께서 당신을 보호할 수 없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도련님을 이곳에 정착시킨 후 당신의 정보를 완전히 숨겼습니다. 애초에 고선우 씨가 도련님을 여러 번 찾아왔지만 당신이 여기 있다는 것을 알리지는 못했습니다.”시후는 또 다시 물었다. "그럼.. 집사님께서 얼마 전에 왜 날 찾아오신 겁니까?”박상철은 진지하게 말했다. "도련님,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회장님의 건강이 최근 2년 동안 급격히 나빠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룹의 식구들이 더 이상 발전을 추구하지 않는 점에 상당히 큰 불만이 있으시고요.. 그래서 회장님께서는 유산 상속을 달가워하지 않으시므로 회장님께서 살아 계신다는 것을 알려드리려고 찾은 겁니다.. 당연히 회장님께서는 도련님을 후계자로 키우고 싶어하시니까요.. 엠그란드 그룹과 100억 원이 들어 있던 블랙 카드는 단지 도련님을 훈련시키기 위한 도구였을 뿐입니다.. 앞으로 그룹으로 돌아가시기를 원하시면, 아마도 도련님께서는 수십, 아니 수 백조를 운용하는 LCS 그룹의 자산을 모두 얻고 경영하게 되실 겁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네, 그동안의 사정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저를 도와주신다고 정말 수고하셨습니다.”"도련님, 송구스럽습니다..! 아버님께서 저에게 주신 은혜는 정말 산처럼 무거울 정도입니다. 그러니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지요..”"저는 LCS 그룹의 자산에는 관심이 없지만, 때가 되면 부모님이 살해당한 사건을 반드시 재조사해서 처리할 것은 처리하고, 처벌해야 할 사람은 목숨을 걸어서라도 처벌할 것입니다.”"도련님!!! 도련님의 말씀을 들으니 이제서야 저는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도련님께서는 이제 현학계의 지존이자 인세에 내려온 신과 같은 존재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옛일을 떠올리며 박상철은 또 다시 고통으로 울부짖었다.시후는 그의 통곡하는 소리를 들으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비록 여러 해가 지났지만, 부모님이 뜻밖에도 사고를 당하신 것이 아니라 비명횡사 하셨다는 것을 생각하면 시후의 마음은 고통스럽고 분개하기 짝이 없었다. 자식으로서 부모의 원수는 결코 두고 볼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이 원수를 갚는 것은 박상철에게는 말할 필요 없이, 시후 자신도 반드시 전력을 다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자식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자 그는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집사님, 이 일은 걱정 말고 제게 맡기세요. 저 은시후, 반드시 제 손으로 우리 부모님의 원한을 갚을 것이니까요! 그 당시 우리 부모님을 모해하는 데 가담한 모든 사람들.. 단 한 명도 놓치지 않고 내 손으로 처리할 겁니다.”"좋습니다!" 박상철은 감격해 마지않지만, 진지하게 말했다. "도련님, 이 일은.. 아시죠? 결코 충동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 말입니다.. 이 배후에 있는 많은 단서들을 저는 아직 처리하지도 못했어요.. 그러니 장기 플랜을 세우시고, 절대! 성급히 도련님의 신분과 모습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을 겁니다..”"그럼요~ 저도 그건 건 잘 알고 있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아.. 그런데 한 가지 질문이 더 있습니다.”박상철은 즉시 "네 도련님, 얼마든지 물어보세요!"라고 말했다.시후는 잠시 고민하다가 물었다. "그럼.. 제 아내 유나와의 결혼도 다 집사님의 계획입니까?”"아.. 이 부분은 제가 나서지 않았습니다.. 부인의 할아버지께서도 알고 계십니다. 저는 그가 도련님이 일하는 건설현장에서 도련님을 만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리고 김 회장님이 손녀를 도련님에게 시집 보내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저는 그의 손녀가 도련님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때 막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단지 도련님의 안전을 보호하고 싶었을 뿐, 도련님의 생활에 간섭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원장은 박상철에게 "박 집사님, 이제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공손히 물었다.박상철은 한숨을 내쉬며 "도련님이 이미 알고 계시니.. 하아.. 더 이상 보육원에 계속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앞으로 그룹으로 돌아가세요, 제가 남은 일들은 다 잘 처리하겠습니다. 여러 해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말했다.그러자 원장은 몸을 굽혀 "예 집사님.. 그런데 은 상무님께서는 생전에 저 역시 은혜롭게 대해 주셨습니다..”라고 말했다.박상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요 당신들 모두가 은서준 상무님께서 오랫동안 애써 키워주신 엘리트들이니까요.. 10여 년 동안 작은 보육원에서 고생한다고 억울했을 텐데.. 그럼 푹 쉬고 재충전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시후 도련님이 언젠가 그룹을 계승하면, 당신들은 모두 도련님의 직원이 될 것이니 그때 가서 도련님을 위해 충성을 다하세요! 도련님은 당신들이 보고 기른 사람입니다. 그러니 잘 알겠죠? 그는 천성이 착하고 품행이 단정하며 정직합니다. 만약 언젠가 그가 그룹을 경영할 수 있다면, 도련님 역시 결코 당신들을 푸대접하지 않을 것입니다."그러자 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마도 도련님이 어려서부터 많은 시련을 겪었기 때문에 이런 성품이 길러진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성격은 평범한 재벌 2세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것이기도 하고요..”박상철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도련님을 보육원에서 고생시킨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 보니 이건 저의 노파심이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도련님은 결국 은 상무님의 외아들이시니.. 난 도련님이 앞으로 은 상무님의 실력에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자 박상철은 손을 흔들며 기분 좋게 말했다. "됐어요. 그럼 난 그룹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며칠 동안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이 보육원을 이 지역 관련 부서에 인계해 줘요. 내일 돈을 좀 줄 테니 먼저 돌아가서 가족들을 만나고 편안한 휴양지를 찾아 푹 쉬시고요.”원장은 다시 인사를 하며 말했다. "집사님 감사합니다!"
시후는 아내의 작업실에 도착했고 사무실 내로 들어섰다. 유나는 시후를 보고 "여보, 왜 눈이 빨개졌어요?"라고 물었다."그래요?" 시후는 두 손을 뻗어 눈을 살짝 비비며 "조금 전에 당신 데리러 오는 길에 미세 먼지가 심해서.. 그래서 눈이 좀 시리더라고요..”라고 말했다.유나는 "당신, 혹시 오늘 스쿠터 탄 건 아니죠? 집에 차가 두 대나 있는데 당신은 왜 오토바이를 타려고 하는 거예요? 그럼 내가 너무 미안하잖아요~”라고 말했다."에이~ 난 괜찮아요." 시후는 웃으며 "난 스쿠터 타는 게 좋은데? 편하고, 빠르고, 사이 사이 얼마나 잘 다니는 줄 알아요? 하하하!”"휴우.. 당신은 무슨 일이든지 말할 때는 모든 일이 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컴퓨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늘 막 엠그란드 그룹에서 맡긴 일이 완성되었어요. 이태리 부회장님이 이 소식을 듣고 흔쾌히 돈을 지불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당신에게 차를 한 대 뽑아 줄까요? 그럼 당신도 당신의 차가 생기는 거잖아요.”“아니에요~ 난 그냥 당신 차나 아버님 차를 대신 운전해서 다니는 게 좋아요.”유나는 시후가 진담으로 말하는 걸 보고 어쩔 수 없다는 듯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알겠어요.. 그럼 차가 필요할 때 나에게 말해요 알겠죠?”시후는 "여보~ 그런데 우리 빨리 가야 해요! 저녁에 식사 약속도 잡아 놨단 말이에요!”라고 말했다."에?? 오늘 밤에 대체 누구와 저녁 약속을 잡았어요?? 누구랑 식사를 하는지 물어도 말도 안 해주고.. 뭘까?”"하하하.. 귀한 손님을 모셨으니 도착해서 보면 알 거예요~”“귀한 손님이요? 또 풍수 봐주기로 했어요?""그건, 잠시 동안 비밀로 할 거고.. 나랑 같이 가보면 알게 될 걸요?”"알겠어요. 그럼 맛있는 저녁 먹으러 출발해볼까나~?”부부는 사무실을 떠나 주차장으로 향했다. 시후는 유나의 BMW를 몰고 버킹엄 호텔로 향했다.지금 이학수 대표는 혜리와 매니저를 데리고 버
은서는 안세진을 보고 갑자기 어두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응? 안세진 대표님 아니세요?! 시후 오빠가 서울에 있다는 걸.. 대표님은 진작 알고 있었죠??""어? 어... 그게..." 안세진은 어떻게 대꾸를 해야 할 줄 몰라 우물쭈물하며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했다.고은서는 이를 악물고 뾰로통하게 말했다. "아니, 너무하신 거 아니에요? 제가 대표님을 찾아와서 혹시라도 시후 오빠의 행방을 알고 계시냐고 여러 번 알아봤는데.. 진실은 한 마디도 말하지 않으신 거네요?!”안세진은 난처한 표정으로 "은서 아가씨, 정말 오해입니다. 저도 얼마 전에 도련님이 서울에 계시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러니 제가 그룹을 걸고 말씀드리는데.. 도련님께서 서울에 이렇게 오래 계셨다는 것을 저도 지금껏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그러자 매니저는 “그 은시후 선생님이 네가 줄곧 찾던 시후 오빠라고?”라고 놀라워했다.고은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맞아, 바로 그 사람이야! 이 나쁜 놈!! 내가 찾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어머 어머! 그거 정말 잘 됐다! 마침내 찾았으니, 그럼 곧 결혼할 수 있지 않겠어? 너 맨날 입만 열면 시후 오빠를 찾으면 바로 연예계에서 은퇴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겠다고 했잖아~”매니저의 말에 은서는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했다. “아니.. 그렇게 하고 싶긴 한데.. 그런데.. 그 나쁜 놈이 지금 결혼을 했더라고..!”"어머 미친?!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설마.. 너랑 정략결혼 한 것을 몰랐다는 거야?? 이렇게 아름다운 대상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그런 놈을 넌 지금껏 애타게 찾고 있었던 거야..? 그런데 감히 다른 여자와 결혼하다니.. 그 인간 오면 내가 욕을 한 바가지 해줄게!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이학수 대표와 안세진은 서로를 쳐다보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이학수 대표도 고은서와 은 선생님과의 관계를 이제야 알았고, 마음속으로 당연히 놀라게 되었다.그러자 고은서는 "언니, 이따가 시후 오빠의 아내가
유나는 자신의 앞에 있는 이 미녀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 혜리라는 것이 꿈에도 믿기지 않았다.혜리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핫한 여성 스타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연예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혜리로 말하자면, 많은 스타들 조차도 그녀의 팬이며, 인스타그램 및 유튜브에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즉 연예인들의 연예인으로 불리는 그런 레벨이랄까..? 이는 혜리가 아름다운 외모뿐만 아니라 실감나는 연기와, 카메라 앞에서 드러나는 자신감과 관련되어 있었다. 특히 MZ 세대 팬들 사이에서 더욱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그녀의 츤데레 같은 성격은 연예계의 루머에 휩싸일 수 없게 만들었고 매 분기마다 하는 그녀의 봉사활동 및 기부 활동은 그녀의 호감도를 끌어 올리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가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녀의 집안이 돈이 많고 오래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고 있다 보니 한국 연예계 전체에 그녀를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이나 회사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녀가 연예계에 들어왔을 때 옛날 시기 궁궐에서 출궁한 공주와 같이 신분, 지위, 실력 모두 뛰어나 아무도 손을 댈 수 없는 것처럼 은서는 자신의 존재 자체가 이미 연예계 위에 군림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를 어떻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 이 때문에 그녀는 자연스럽게 연예계에서 자신을 조금도 오염시키지 않고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막 룸에 들어선 유나를 보고 혜리는 속으로 충격을 받았다. 시후 오빠의 아내가 이렇게 예쁠 줄은 몰랐네.. 물론 시후를 오랫동안 그리워한 것은 바로 시후가 매우 멋있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물론 저 정도의 외모를 가진 여성과 만나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시후처럼 완벽한 남자를 남편으로 맞이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을 텐데.. 보아하니 경쟁자가 꽤 만만치 않은 것 같아 보인다..!유나는 이때 살짝 긴장하여 작은 목소리로 시후에게 물었다. "여보!! 정말 저녁에 혜리와 함께 식사하는
이렇게 생각해보면 아마도 유나에게 자신의 실제 신분을 계속 숨기는 것이 현명할 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유나가 위험해질 수도 있을 테니까..이때 시후를 바라보는 은서의 매니저 지우의 눈빛은 날카롭고 독살스러웠다. 지우의 눈에는 시후가 바로 은서의 믿음을 저버린 배신자였기 때문에 당연히 그녀의 눈에 시후는 눈엣가시 같았다. 그녀는 심지어 식탁에서 직접 진실을 말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혜리가 자신을 말렸던 것을 생각하면 충동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유나는 자신의 우상인 혜리 옆에 앉았고, 시후는 유나 옆에 앉았다.은서는 시후를 흘끗 한 번 쳐다보고는 일부러 웃으며 유나에게 말했다. "사모님, 은 선생님과 결혼한 지 몇 년 되셨나요?”"3년이 넘었으니 곧 4년이 될 거예요.”은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물었다. "그럼.. 자녀분도 있겠네요..?”유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음.. 아직이요..?"은서는 일부러 놀란 척하며 "어머..? 결혼한 지 4년이 지났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아직 아이를 낳지 않으셨다니.. 뭐 요즘 아이를 잘 안 낳긴 하죠? 그럼 은 선생님과는 딩크족으로 사실 생각이세요??"라고 물었다.유나는 당황해하며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음.. 사실 딩크는 아니고.. 그러니까.. 음.. 어떻게 말해야 하지..? 음.. 그러니까 우리 두 사람은요.. 음..”시후는 유나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는 것을 보자 급히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우리 둘은 아직 아이를 가질 준비가 되지 않아서요..”은서는 천성적으로 총명했기에 유나의 수줍어하는 모습과 시후가 두 사람의 대화에 급히 끼어든 이유를 보면 분명 말 못할 속사정이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러자 그녀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뭐.. 요즘은 아이를 안 가져도 별 문제없잖아요? 조선시대처럼 아내가 소박 맞는 것도 아닌데.. 그렇지 않아요? 후훗..?”시후는 갑자기 은서의 말에 속에서 한바탕 열불이 났지만, 어쨌든 지금 상황은 자신이 은서에게 미안해야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