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이 닫히는 순간, 지금껏 수많은 남자들을 매료시킨 이 여신은 눈을 붉히며 물었다. "시후 오빠!!! 정말 내가 기억이 안 나는 거야..?”시후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저는 여덟 살 되던 해에 이미 제가 지내던 동네를 떠났거든요. 이렇게 오랫동안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저와 함께 지냈던 많은 사람들과, 겪었던 일에 대한 기억이 많이 없어요."혜리는 다시 한 번 눈시울을 붉혔다. "시후 오빠!! 나 기억 안 나? 오빠가 맨날 꼬맹이라고 불렀잖아! 내 이름은 고.은.서.야!""응?? 꼬맹이..?" 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꼬맹이라고 불렀다고 내가..?”혜리는 "응! 내가 어려서 오빠랑 맨날 소꿉놀이 하자고 졸랐는데 오빠가 나보고 꼬맹이라고 불렀었어! 자주 놀아줬잖아~ 은서가 내 원래 이름이었고..!”시후는 정말 은서라는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꼬맹이’라는 별명을 듣자 그의 머릿속에는 곧 어린 소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고은서.. 꼬맹이.. 강북에서 그렇게 유명하다던 엔터테인먼트 집안.. 그녀의 어머니는 대갓집 딸이었는데, 그녀의 이름을 은서라고 지은 것은 은혜로써 모든 것을 포용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은서의 아버지 이름은 고선우로, 집안에서 셋째로 태어났다. 당시 고선우와 시후의 아버지는 굉장히 친한 사이였고, 두 사람은 목숨을 걸 수 있을 정도로 친분이 있었다. 당시 시후의 아버지는 고선우를 많이 도와줬고, 고선우가 그룹의 후계자가 되는 것을 도와주었고, 그룹의 주인이 되는 것까지 도와주었다. 심지어 그는 고선우를 지원해서 그의 실력을 더욱 키워주었다. 이 때문에 선우는 시후의 아버지에게 매우 감사함을 느꼈다. 게다가 두 집안에는 아이가 마침 딸 한 명, 아들 한 명이 있었기에 고선우는 두 아이를 정략 결혼시킬 것을 제안했다.사실 대기업 자제들 사이에서 정략 결혼을 하는 일은 오늘날에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정략 결혼의 현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묘사하는 것처럼
시후가 다시 서울로 올라온 이후 그는 몇 년 동안 그룹과 관련된 사람을 아무도 만나지 못했고 단 한 명만 만났을 뿐이다. 그는 바로 LCS 그룹의 집사, 박상철이었다. 당초 박상철이 갑자기 나타나 LCS 그룹을 대표해 엠그란드 그룹과 현금 100억을 자신에게 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돈을 받고 그룹을 승계 받았음에도 시후는 다시 집안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재밌는 것은 바로 LCS 그룹은 돈도 주고 회사도 시후에게 주었지만 돌아가기 싫다고 했을 때 한 번도 자신을 찾아온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사실 이에 대해 시후는 매우 기뻤다. 어쨌든 그는 그룹 내에서 발생하는 경쟁과 원한 관계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시후는 자신으로 인해 아내 유나까지 그룹의 다툼에 연루되기를 원치 않았다. 따라서 지금처럼 편안하고 방해 받지 않고 조용히 생활하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자신이 그룹으로 돌아가서 LCS 그룹에 소속된 가족들과 가산을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암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겠는가..?그리고 오늘.. 그는 드디어 돌아가신 아버지와 아버지의 절친의 딸.. 두 분이 매번 말씀하시던 정략 결혼의 상대인 은서를 만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시후의 머릿속에는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속속들이 떠올랐다. 예전의 기억들은 시후로 하여금 이미 돌아가시고 지금은 세상에 계시지 않는 그의 부모님을 떠올리게 했다.요 몇 년 동안 너무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지 시후는 아버지를 잃고 난 뒤 어머니를 잃었을 때 그렇게 슬플 여력이 없었다. 그는 자신이 부잣집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의 부모도 일찍 세상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고, 여덟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인생에서 그렇게 큰 일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할 뿐이었다. 만약 세 식구가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다면 자신의 어린 시절은 분명 훨씬 행복했을 텐데..?은서는 시후가 침묵에 잠겨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시후 오빠! 왜 말을 안 해? 정말
은서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당연히 놀랍지! 서울이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크니까, 줄곧 아버지가 중점적으로 오빠를 찾아 나선 곳이었거든! 아버지께서는 직접 여러 번 오빠를 찾아 다니기도 했다고! 인맥이란 인맥은 모두 활용하여 오빠 나이 또래의 모든 남자아이들을 다 조사했고, 여러 번 반복해서 조사했어! 그리고 나중에는 지방에 있는 보육원, 민간 복지단체들까지 모두 샅샅이 조사했는데, 오빠의 정보를 전혀 찾을 수 없다고 했어!”"말도 안 돼! 8세부터 18세까지 내가 10년 동안 보육원에서 지냈다고. 그리고 난 보육원에 들어온 날부터 내 이름 석자를 바꾼 적도 없는데!”"나야 말로 믿을 수가 없다! 지난 10년 동안 아빠가 직접 서울에서 오빠를 찾아 나선 적이 얼마나 많았는데! 사람을 보내면 찾을 확률이 더 많아진다고! 모든 인맥을 총동원했지만 오빠를 찾지 못했어!! 그리고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오빠를 찾아 나섰던 건 내가 18살에 영국으로 유학을 가기 전 여름 방학이었는데, 그때 나의 강력한 요구로 아버지가 나와 함께 2주 동안 수백 명의 부하 직원들, 정보원들 사설 탐정까지 동원하여 각종 단서를 추리고 정리했지만 오빠의 흔적은 찾을 수도 없었어!”시후는 은서의 말을 들으며,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하고 감격스러운 은서의 표정을 보고 당황하고 말았다. 시후는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지만, 갑자기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며 긴장감이 느껴졌다. 그는 갑자기 자신의 애달픈 어린 시절이 자신이 알지 못하던 사기극이 숨어 있는 것 같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10년 동안 보육원에 있으면서 은서의 아버지 고선우가 자신을 여러 차례 찾아 나섰지만 단 한 번도 찾지 못했다는 건.. 이렇게 오랫동안 자주 자신을 찾아다녔다면 진화 보육원을 한 번쯤은 찾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단 한 번도 자신을 찾을 수 없었을까..? 혹시라도 보육원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걸까..? 아니면.. 보육원이 고의로 자신의 개인정보를 숨겼던 건가? 그것
은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이렇게 오랫동안 시후를 찾아다녔는데, 그를 찾지 못해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자며 불안해했고 심지어 죄책감까지 느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우연히 시후를 만났으니 이 좋은 소식을 아버지에게 당장 전해야 했다. 그래야 그의 오랜 숙원을 풀어줄 수 있을 테니.. 그래서 그녀는 다급히 물었다. "아니.. 시후 오빠! 왜 오빠를 만난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하는 건데..?!"시후는 한숨을 내쉬며 설명했다. "하아.. 십여 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든 간에, 적어도 난 지금 현재 매우 즐겁게 생활하고 있어. 그러니 더 이상 복잡한 일들에 얽히고 싶지 않기도 하고.”은서는 감정이 격해져서 소리쳤다. "오빠!! 오빠는 LCS 그룹의 자제야! 그런데 왜 다른 사람들에게 오빠를 드러내지 않고 마치 은자처럼 숨어 살려고 하는 건데..? 만약 오빠가 그룹으로 다시 돌아가기로 결정한다면, 오빠가 물려 받을 재산이 얼마겠어?”시후는 고개를 저었다. "난 더 이상 돈이 부족하지 않아. 그러니 상속에도 관심 없고.. 나는 그냥 아내와 함께 여기서 편안하게 살고 싶을 뿐이야.”"아.. 아내..?? 오빠.. 결혼을.. 했어?""응.. 결혼한 지 3년이 넘었어.."은서는 갑자기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고 조금 뒤 바로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오빠! 나랑 정략 결혼한 일은..? 그새 잊은 거야..?"“정략 결혼..?" 시후는 약간 당황해하며 피식 웃었다. "그건.. 그냥 우리가 어릴 적에 부모님들 사이의 농담에 불과했잖아.. 게다가 그때 너와 난 아무것도 모르는 꼬맹이였다고.. 그러니 그게 어떻게 약속일 수 있겠어?”은서는 분노하며 물었다. “뭐라고? 그게 농담에 불과하다고..? 오빠가 실종된 지 이렇게 오랫동안, 우리 아빠는 매일 나에게 내가 이미 오빠와 정략 결혼을 한 아이라고 말했어. 그래서 난 절대 다른 남자들과 연애하지 말라고 했고. 그리고 나조차도 그 말을 진심으로 믿
이렇게 소리친 은서는 다시 눈물을 흘렸다.시후는 급히 휴지를 건네며 말했다. "은서야, 나 때문에 울지 마.. 세상을 살다 보면.. 많은 일들이 우리가 어렸을 때 소꿉놀이 하던 것처럼 간단하지 않아.. 물론 나도 이 일을 간과 했다는 걸 인정해.. 하지만 나도 네가 나처럼 어릴 적 일을 웃어넘길 줄 알았는데.. 너와 아저씨가 이렇게 오랫동안 나를 찾으러 다녔을 줄은 몰랐어..”"소꿉놀이? 웃어 넘겨? 우리 아버지는 그때 아저씨와 아주머니에게 맹세를 하셨어! 그리고 대기업 총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뭔 지 알아? 바로 자녀를 연예계에 들여보내는 거야! 그리고 대기업 총수들은 자신들의 자녀를 연예계의 스타들과 결혼하는 걸 허락하지 않아! 왜 그런지 알아? 그들의 눈에는 아무리 유명한 스타라고 하더라도, 아무리 유명해도 그들의 눈에는 그저 보잘것없는 광대이기 때문이야! 그런데.. 내가 그 반대를 무릅쓰고 어째서 연예계에 들어갔는지.. 오빠가 알기나 해?”“왜..?” 시후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오빠를 찾기 위해서! 나는 내가 대스타가 되면, 전 국민.. 심지어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러면 오빠도 나를 알아볼 거고! 그럼 나도 오빠를 찾을 수 있을 테니까..!”시후는 당황했다. "넌 어렸을 때랑 많이 달라졌어. 그러니 네가 이름을 말하지 않으면 난 널 전혀 못 알아봤을 거야..""그럼 오빠는 혹시 내 인터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거야...? 인터뷰를 할 때마다 기자들 앞에서 내 본명을 말했는데! 고은서라고.. 내가 남자친구가 없는 이유는 어린 시절에 만난 내 운명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게 한동안 얼마나 큰 이슈였는데..?! 오빠는 인스타도 안 해..?!”시후는 허탈해했다. "미안해.. 내가 평소에 연예계 뉴스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고, 스타를 좋다고 쫓아다니지도 않아서..”은서는 화가 난 듯 입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 "그럼 왜 나에게 광고 모델이 되어 달라고 한 거야?!”
시후는 은서의 질책을 듣고는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들어 고개를 들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자 그는 헛기침을 했다. "크흠.. 흠.. 은서야.. 이 일은 확실히 내 책임이 커.. 그래서 너와 아저씨께 꼭 미안하다고 말해야 할 것 같아..”"미안하다고? 오빠가 사과를 하고 싶다면, 우리 아버지가 네 어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우리 아버지가 오빠를 이렇게 오랫동안 애타게 찾으러 다니신 걸 봐서 라도, 오빠는 반드시 우리 아버지 눈 앞에서 모든 걸 사과해야 해!! 그런데 아버지에게 오빠를 찾았다고 말하지 말라는 건 대체 왜 그러는 건데!!?"시후는 은서의 분노한 표정을 보며 열심히 설명했다. "은서야.. 내가 10년 동안 진화 보육원에서 지냈어.. 그런데 아저씨께서 몇 번이나 날 찾으러 다니셨지만 내 행방을 찾지 못한 이유가 뭐겠어? 분명 누군가가 아저씨가 나를 찾지 못하게 만든 거라고. 그럼 상대방은 아저씨가 나를 찾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건 세력이 강한 사람이라는 걸 의미하겠지.. 그럼 그 사람이 나의 적인지 친구인지도 모르는데 지금 아저씨께 말씀드리면 아저씨께 해를 입힐지도 모르는 거야.”은서의 표정이 풀리는 걸 보자 시후는 덧붙여 말했다. "그리고 내 부모님께서 왜 그룹을 떠나게 됐는지, 왜 그룹을 떠나자마자 갑자기 돌아가셨는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게다가 당시 누군가 내 정보를 다른 사람들에게서 숨겼는데 이건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던 건지.. 대체 그 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누가 나를 주시하고 있는지도, 누가 나와 내 주변 사람들에게 위험을 초래하려고 했는지 모든 걸 밝혀내야 해..!”은서는 눈물을 그치지 않았다. "하지만.. 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오랫동안 정말 오빠를 걱정했어!! 그래서 아버지의 가장 큰 소원은 오직 두 가지였다고!! 하나는 오빠를 찾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오빠와 결혼하는 걸 보는 거였다는 말이야!”"은서야.. 걱정 마, 내가 언젠가 모든 것을 밝히면 반드시 직접 아저씨를 찾아 뵙고 모두 다 설명 드
그래서 고선우가 췌장암에 걸리고 몸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말을 들은 후, 시후는 즉시 그의 생명을 구하기로 결심했다! 그러자 시후는 즉시 은서에게 말했다. "그래, 그럼 이렇게 하자.. 먼저 집으로 돌아가서 기다리고 있어.. 그럼 내가 며칠 뒤에 아저씨를 만나러 갈 게. 그때 내가 만병통치약을 가지고 갈 테니 그럼 아저씨의 병을 치료할 수 있을 거야!"은서는 시후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물었다. "이런 불치병을 치료할 만병통치약이 있어..? 전 세계 의사들도 이런 불치병은 치료할 수 없다고 하던데.."시후는 진지하게 말했다. "너에게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안심해. 내가 이렇게 말한 이상 너와의 약속을 꼭 지킬 테니까!"시후에게는 영약이 있었다. 그가 처음 제련해 낸 영약은 이미 하반신 마비를 치료할 수 있었다. 사실 이런 병은 현대 의학으로 완치가 거의 불가능한 중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이 약을 고선우에게 한 알 준다면 그의 췌장암은 완치될 것이다. 만약에 자신의 영약이 그를 치료하지 못하면 회춘단도 쓸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 회춘단을 만들어 몇 알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아직도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이 약은 마치 말라 죽어가는 고목을 살려내는 것처럼 빈사 상태에 빠진 사람들을 되살릴 수 있어 아저씨를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런 방법으로도 치료가 불가능하다면, 시후에게는 아직 영기가 남아 있다! 영기는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최상급의 에너지이다. 따라서 이 세상에는 영기를 통해 치료할 수 없는 병은 없다. 결국 이 말인즉슨, 시후는 고선우를 죽게 내버려둘 수 없다는 말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절친이자 자신이 감사해야 할 어른이자 은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후는 은서에게 직접 약을 줄 생각이 없었다. 애초에 자신이 만든 약이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에.. 고바야시 제약에서 그 약을 빼앗으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보냈던가? 최제천 선생은 원래 무술을 배운 적이 있었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은서는
시후의 긍정적인 답변을 듣고 은서의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눈물을 그친 그녀는 조심스럽게 손가락으로 눈가에 남은 눈물을 닦으며 자조 섞인 웃음을 지었다. "에잇.. 내가 요 몇 년 동안 한 번도 울지 않았는데.. 아버지가 아프셔서 이런 거야.. 지금 내 모습이 마치 어릴 적으로 돌아간 것 같잖아!! 이게 다 오빠 때문이야~!”시후는 빙긋 웃으며 그녀를 위로했다. "괜찮아. 웃을 때는 웃고 울어야 할 때는 우는 거.. 그게 뭐가 문제야?”은서는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도 아직 눈물이 남아 있어?"시후는 쓴웃음을 지었다. "여덟 살 때 아마 평생 흘릴 눈물을 다 흘린 것 같아..”은서는 두 손으로 그의 팔을 잡고 눈을 붉혔다. "오빠.. 이렇게 오랫동안 고생했지..?""사람들이 고생하는 것도 복이라고 하던데.. 전에는 믿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믿게 되었어. 하하..” 시후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박상철이 자신을 찾아온 것이 아니라 우연히 『구현보감』을 얻게 된 것이라고 느꼈다. 『구현보감』이 없었다면, 자신이 아무리 대기업의 도련님이라 할지라도 지금과 같은 실력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얻은 모든 존경과 부러움의 눈빛은 바로 LCS 그룹의 도련님이라는 신분이 아니라 자신의 실력으로 얻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후에게 이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었다..! 국내를 통틀어 실력이 뛰어난 그룹들이 즐비하고 돈이 많은 재벌 2세는 셀 수 없이 많지만, 이러한 재벌 2세 중에서 어느 정도의 사람들이 그저 자신의 실력만으로 최고가 될 수 있겠는가..? 그리고 나이를 불문하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겠는가..?한 부동산 업자의 아들은 자신을 인플루언서로 포장했는데, 경제 상황이 좋았을 때 그는 닥치는 대로 투자를 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기에 전 국민에게 투자의 귀재라고 칭송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었을 때, 그의 기업은 파산하고 말았고, 수억 원 심지어 수십 억의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