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가즈키는 놀라서 온몸을 떨었다. 그의 일생에서 처음으로 영혼의 깊은 곳에서 공포를 느낀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이런 고수를 본 적이 없으며 심지어 이것은 이미 고수에 대한 그의 인식을 훨씬 뛰어넘었다. 어떤 고수가 이런 무서운 실력을 가졌는지.. 부드러운 손바닥이 자신을 이런 폐인으로 만들다니.. 문제는 그가 자신을 완전히 폐인으로 만들었는데도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마에 그 굴욕적인 글자를 새기겠다는 것이었다."선생님!! 제가 남보다 실력이 부족한 탓에 폐인이 된 것도 슬픈데 체면은 세워주세요! 그 글자는.. 제발!! 안 됩니다!!”그러자 옆에 있던 이토 나나코도 눈물을 글썽이며 시후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다급하면서도 간곡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선생님!! 제발 제 스승님이 연세가 많으신 만큼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시후는 이토 나나코를 보며 물었다. "만약 진 사람이 나였다면, 그를 잘 아니까 답해보세요. 당신 사부님이 나에게 기회를 줬을까요?”이토 나나코는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자신의 스승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나쁜 인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두 말할 것 없는 모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스승님의 성격으로 시후를 이겼다면, 절대 용서할 기회를 주지 않았을 것이다. 이토 나나코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녀는 계속 사정하고 싶었지만, 사정을 해도 진정한 의미가 없다고 느꼈다. 자신은 눈앞에 있는 이 한국 남자를 모르지만,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스승이 그에게 '쓰레기'라는 말을 하다니.. 이건 역린을 건드리는 격이 아닌가… 이토 나나코는 이렇게 생각하자 눈물이 흘렀다. "선생님.. 제 스승님은 연세가 많으세요.. 원래 편안하게 말년을 누리셔야 하는데 저를 위해 다시 이렇게 힘든 길을 나섰던 겁니다. 이미 행동 능력을 잃었고, 남은 생은 분명 힘들 것입니다. 이미 매우 엄한 벌을 받았으니 부디 더 이상 그를 모욕하지 말아주십시오..”시후는 이토 나나코를 노려보며 "왜 그가
"하하하!! 돈이요? 당신이 아무리 돈이 많아도 내 돈이 많아질 수 있겠어요..?”그러자 가즈키는 "1000만 달러에 가까운 저축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봐주신다면 이 돈을 모두 드릴 수 있고, 원화로 환산해도 최소 100억은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옆에 있던 이토 나나코도 "선생님, 만약 돈이 문제라면 저도 비교적 두둑하게 드릴 수 있습니다! 아니면 저도 달러를 보태 드릴 수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시후는 야마모토 가즈키, 이토 나나코를 쳐다보고는 깜짝 놀란 고바야시 지로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이 난쟁이에게 내가 얼마 있는지 물어보세요.”고바야시 지로는 다리를 부들부들 떨며 말을 더듬었다. "저..... 은 선생님..께서는 돈이 얼마나 있으신지 저는 정말 모릅니다..""모르겠어? 그럼 이치로 제약만 나에게 얼마나 많은 돈을 줬는지 직접 말해요! 하하하!”고바야시 지로는 다급하게 "저기.. 야마모토 가즈키 씨, 나나코 씨, 우리 그룹에서는 100억 원을 선생님께 드렸습니다..”"왜요?”고바야시 지로는 겁에 질렸다. 사실 이치로 제약이 시후에게 100억 정도를 넘겼는데, 그중 100억은 아버지 마사오가 살아 있을 때 그에게 의약품을 사라고 명령하면서 준 것이다. 나머지 돈은 친형을 살해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넘긴 돈이다.. 그래서 그는 감히 자신이 준 돈은 빼고 100억 만을 말했다. "죄송합니다.. 잠시 긴장해서 머리가 멍해졌어요.. 사실 우리 이치로 제약은 은 선생님에게 100억이 넘는 돈을 입금했습니다..”야마모토 가즈키는 이 숫자에 아연실색했다. 이치로 제약만 해도 이 젊은이에게 100억 원을 줬다고? 대체 무엇 때문일까..? 그는 그냥 코치 아닌가? 그런데 그런 돈을 가졌는데 왜 진설아의 코치를 해?!이토 나나코도 놀랐다. 이토 가문은 비록 매우 부유하지만, 나나코는 여전히 공부를 하고 있어,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모은 돈을 합쳐도 100억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후가 이렇게 돈이 많
가즈키는 시후가 통화하는 내용을 듣고 긴장한 채 "설마.. 설마 당신이 당신이 새기는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무슨 소리예요? 내가 새기라고? 감히?” 말을 마치자 시후는 계속 웃었다. "내가 이번에 부른 것은 내 친구입니다. 그는 비록 많이 못 배웠지만, 그래도 ‘쓰레기’ 정도는 쓸 줄 아니까요. 가능한 한 이마에 크게 새겨 달라고 부탁하려고요.”가즈키는 당황한 나머지 소리를 치려는데 조직위 직원들이 달려와 이토 나나코와 설아에게 말했다. "두 선수, 이미 경기가 시작됐으니 각자 상대방이 링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서둘러 링으로 나가주십시오. 10분 안에 경기장에 도착하지 않으면 자동 기권으로 간주하겠습니다.”설아는 충격에서 정신을 차리고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코치님, 제가 혼자 갈까요?”시후는 웃으며 "오늘 경기를 보러 왔으니, 당연히 같이 가야지?”라고 말했다.설아는 땅바닥에 누워 있는 가즈키를 보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 일은 어떻게 합니까?""그 사람은 신경 쓰지 말고 여기 누워 있게 해. 아마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야.” 시후는 손을 뻗어 설아의 등을 토닥이며 "이따가 경기 잘 해야지! 파이팅이야!”라고 말했다.설아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은 선생님, 걱정 마세요, 제가 꼭 노력할게요!"그리고 시후는 바닥에 누워있는 가즈키와 그의 옆에 있는 이토 나나코를 등지고 설아와 함께 라운지를 나와 링으로 향했다.이토 나나코는 가즈키에게 "스승님. 지금 구급차에 연락해서 병원으로 모셔다 드릴게요!”라고 말했다.가즈키는 "경기가 시작되니 빨리 경기에 나가라. 나 때문에 네 경기를 지체하지 마!"라고 소리쳤다.옆에 있던 고바야시 지로도 "나나코 씨, 대회에 참가하지 않으면 기권으로 간주될 수도 있어요. 그러면 우승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요!”라고 그녀를 설득했다.이토 나나코는 "하지만 사부님을 혼자 두고 갈 수는 없어요. 지금 온몸을 움직일 수도 없잖아요!"라고 다급하게 말
그러자 가즈키는 기대와 애원 어린 눈빛으로 고바야시 지로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로 씨.. 이번엔 부탁인데, 나를 좀 도와주시오.."고바야시 지로는 난처하기 짝이 없는 표정이었다. 만약 나나코가 자신에게 다른 일을 부탁한다면 당연히 자신이 최선을 다해 자신에 대한 호감을 얻을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지금 은시후의 코앞에서 야마모토 가즈키를 몰래 일본으로 돌려보내라고 부탁하고 있었다..! 이.. 이건 내 목숨을 걸고 행동하라는 것이 아닌가..!? 그들은 은시후가 얼마나 무서운지 그의 행동 스타일이 얼마나 악랄한지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분명히 알고 있다! 처음에 자신의 형은 한국에서 시후의 손에 넘어졌다! 그때 고바야시 그룹의 개인 비행기가 한국 공항에 있었고, 비행기에 타면 형은 한국을 탈출해 도쿄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비행기는 도쿄로 돌아왔지만 형은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고바야시 제약은 시후에게 거의 수백 억을 잃었다. 고바야시 제약은 일본에서도 몇 십 년을 종횡무진했는데, 언제 이런 조폭을 만났던가..! 그러니 지금은 자신을 때려죽여도 시후에게 미움을 살 수 없었다..!이토 나나코는 고바야시 지로가 난처한 얼굴로 계속 말을 하지 않자 "고바야시 지로 씨, 무슨 말 못할 사정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고바야시 지로는 한숨을 내쉬며 솔직하게 말했다. "나나코 씨, 솔직히 말해서, 방금 그 은 선생님의 본명은 은시후입니다. 저는..”이토 나나코는 "지로 씨, 자꾸 우물쭈물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해봐요!"라고 따졌다.고바야시 지로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렸다. “저는.. 그를 건드릴 수 없어요..”"에?!" 이토 나나코와 야마모토 가즈키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두 사람은 이렇게 체면을 중시하는 고바야시 지로가 두 사람 앞에서 자신이 방금 그 은시후를 건드릴 수 없다고 솔직하게 인정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무래도 지로의 표정을 보니 은시후에 대해 매우 꺼림칙하고 두려워 하
류광호와 류진 부자의 영상을 본 이토 나나코와 야마모토의 얼굴은 잿빛이 되었다.이토 나나코는 이제서야 고바야시 지로가 시후를 건드릴 수 없다고 한 것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다. 이런 잔인한 사람을 보통 사람들이 건드리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게다가 더 중요한 문제는 바로 그녀가 외국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토 나나코는 두 줄기의 눈물을 왈칵 쏟으며 사부님에게 말했다. "사부님.. 제가 그럼 아버지께 전화해서 방법을 찾아보라고 할까요?"고바야시 지로는 "나나코 씨, 당신이 아버님께 전화를 해도, 도쿄에서 서울까지 오는 데 적어도 몇 시간은 걸릴 겁니다. 하지만, 은시후의 부하들은 기껏해야 30분 만에 도착하겠죠.. 그럼 아버님께서도 이 일을 막을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이토 그룹은 일본에서 알아주는 인맥을 자랑했지만, 어찌 서울에서까지 그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겠는가..? 이토 나나코는 물론, 그녀의 아버지 이토 유키히코가 온다고 해도 이화룡과 그의 부하들에게 난도질 당해 죽을 가능성이 더 클 것이다. 과연 그가 일본에 수만 명의 부하들이 있다고 해도 감히 서울로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비행기 한 대에 이삼백 명을 가득 채우고 와도 이화룡과 그의 부하들은 비행기가 착륙하자 마자 그들을 토막 내버릴 것이다..!그 때 스태프들이 다시 와서 "이토 나나코 씨, 마지막 3분 남았습니다. 참가를 하지 않으시면 심판이 곧 기권 선언을 할 겁니다?!"라고 어서 빨리 참가 여부를 결정하라고 다그쳤다.야마모토 가즈키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만 됐어.. 이게 내 팔자일 수도 있다. 나나코, 더 이상 날 신경 쓸 필요 없어, 어서 경기에 나가도록 해라.”이토 나나코는 "사부님, 지금 이러시면 제가 어떻게 대회에 나갈 수 있겠습니까?!"라며 울먹였다.야마모토 가즈키는 "네가 나를 여기서 지킨다고 해도 소용없다! 넌 나를 다시 일어서게 할 수도 없고, 그 은시후라는 놈을 막을 수도 없고, 내 이마에 글씨를 새기지 못하게 막
그래서 설아는 다리 힘이 굉장히 강력해졌고, 날렵하기까지 해졌다..!조안나는 설아의 다리기 강할 것이라는 걸 전혀 안중에 두지 않고 있었다. 조안나는 설아의 실력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설아가 자신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무의식적으로 두 손을 뻗어 설아의 킥을 막았다. 그러면서 조안나는 머릿속으로 전술을 짜두었다. 먼저 양손으로 설아의 다리를 막은 후 바로 오른발을 내딛고 설아의 오른발 무릎을 밟은 뒤 공격한다! 일격에 성공하면 왼발로 진설아를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안나는 설아의 다리가 조안나가 전에 경험해 본 적 없는 무서운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조안나의 두 손바닥과 두 팔은 순간적으로 거대한 힘에 타격을 받는 것을 느꼈고, 곧이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는 바로 링 밖으로 날아가 버렸다..!현장에 있던 관중들은 잇달아 아연실색했다! 이름도 모르던 한국의 진설아가 준우승 후보를 한방에 링 밖으로 날려버릴 줄이야..?!그리고 링 밖으로 나가 떨어진 조안나는 부상이 심해, 링 밖 바닥에 드러누워서는 몇 번이나 일어나려고 시도했지만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코치는 급히 조안나와 몇 마디 주고받은 뒤 곧바로 심판에게 "패배를 인정합니다. 기권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기권?!" 현장은 더욱 충격에 빠졌다... “이렇게 기권 한다고..?!”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빠르게 끝나버린 킥복싱 경기를 본 적이 없었다. 단 한 수만에 경기가 끝나다니..진원호 역시도 약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자기 딸의 실력을 아버지가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실 오늘 딸이 시후의 조언이 있더라도 조안나를 이기기는 매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이길 줄이야..?곁에서 미소를 지으며 설아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시후의 표정엔 놀라움도 충격도 전혀 없었다. 지금의 설아는 더 이상 예전의 진설아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녀의 현재 실력은 이미 조안나를 완전히 압도할 수
머릿속으로 계속 딴생각에 빠져 있던 이토 나나코는 상대에게 밀려 연신 뒷걸음질을 쳤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이 경기에 대해서 이전처럼 강력한 욕구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이 오랫동안 열심히 훈련한 무술이 진정한 고수 앞에서는 손끝 하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녀의 자신감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다.사실 그 누구라도 이런 일을 당하게 된다면 정신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무너진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오랜 신념일 테니까..오랫동안 이토 나나코는 무술의 정점에 서는 것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20년 정도 후에는 세계 최고의 무술 고수, 심지어 자신의 스승 야마모토 가즈키처럼 무술계에서는 내로라하는 고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방금 전 은시후는 그녀에게 자신이 인정하는 스승 조차도 진정한 고수 앞에서는 개미와 같은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이렇게 오랫동안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았다니.. 이제서야 그녀는 진정한 무술의 세계가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전에는 모든 세상이 자신의 인지 범위 내에 있다고 생각했다. 가장 먼 거리는 지구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일 것이라고.. 그런데 오늘 그녀는 이 지구 밖에 태양계, 은하계, 심지어 광대한 우주가 펼쳐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은시후와 같은 진정한 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얼마가 걸릴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은시후는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자신의 은사를 폐인으로 만들었지만, 그 한 번의 공격으로 나나코가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계속 이 사건에 대해 복기하던 나나코는 더욱 더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상대 선수는 나나코의 반격이 허술한 틈을 타 연달아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첫 판에 이토 나나코가 패하자 관중은 발칵 뒤집혔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 1위로 선정된 이토 나나코가 첫 세트에서 이름 모를 선수에게 패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심판이 1
그는 자신이 아가씨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몰랐다. 나나코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은시후라는 젊은이의 실력은 정말 대단했다. 야마모토 가즈키는 일본의 국보급 무술 고수이다. 하지만 그의 손바닥에 가즈키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만약 자신이 나나코였다고 하더라도 이 순간에 이미 모든 투지와 열의를 잃었을 것이다. 눈앞의 경기는 커녕 올림픽에도 전혀 관심이 없겠지.. 심지어 자신이 배운 모든 것들이 한 순간에 우스갯거리가 된 느낌일 것이다. 그는 이토 나나코를 여러 해 동안 섬겨 왔기에 지금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다."아가씨, 정말 이 시합에 대해 모든 열정을 잃으셨다면 일본으로 돌아가시지요."그러자 갑자기 이토 나나코는 "다나카 씨, 그런데 선생님은 어떠세요? 어디에 계신 거예요?”라고 물었다.다나카는 "방금 흉악한 남자 몇 명이 왔어요. 한 남자가 야마모토 씨의 이마에 한국어로 라는 글자를 새겼는데, 야마모토 씨는 혀를 깨물고 자결하려고 하다가 실패했고, 고바야시 지로씨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라고 답했다."네에?!" 이토 나나코는 아연실색하며 순간적으로 눈물을 쏟아냈다. "전 더 이상 시합에 참여할 수 없어요!!! 저는 사부님을 뵈러 병원에 가야 해요! 지금 당장 날 병원으로 데려가 줘요!"다나카는 “그럼 지금 심판진에게 경기를 포기하겠다고 말하겠습니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빨리 가서 말해요!" 이토 나나코는 벌써 얼굴에 조바심이 가득했다..! 그녀에게는 야마모토 가즈키가 은사인데, 만약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평생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는 자신의 경기를 위해 자신과 함께 한국에 온 것이고, 자신이 아니었다면 그는 은시후를 만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시련도 겪지 않았을 테지..그녀가 시합을 포기하고 병원으로 달려가 자신의 스승을 만나러 가길 기다리고 때,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대회에 나갔으면 진지하게 시합에 임해야지
유미경은 이 말을 듣고 나서 표정이 갑자기 어색해졌고, 우물쭈물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내가 왜 그 사람 정보를 알아봐야 해요..."유가휘는 유미경을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 "미경아, 기억해라. 남녀 사이에 관계가 잘 발전하려면 절대 자존심 싸움을 하거나 삐지면 안 돼. 상대가 너에게 관심을 보이면, 너는 두 배로 반응해 줘야 하는 거야. 상대방이 너를 신경 쓰지 않는다면 너는 뻔뻔하게 주도권을 잡아야 해. 절대 네 마음 속의 사소한 감정 때문에 쿨한 척 거리를 두면 안 된다고. 괜히 속으로 불평만 하면 안 된다 이 말이다!” 그리고 유가휘가 이어 말했다. “너를 찾지도 않는다고 너도 그를 찾지 않고, 심지어 널 찾으러 왔을 때도 네가 여전히 허세를 부리면 인연이 있다고 해도 다 사라지지 않겠어?!”그 말을 들은 유미경은 아버지의 말에 충격을 받았지만, 그녀의 강한 자존심 때문에 그녀는 겉으로 부정하며 말했다. "아빠, 난 은시후 씨한테 별 감정이 없어요. 게다가 나랑 그 사람은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요. 제가 어떻게 아버지를 무릎 꿇게 한 남자랑 사귈 수 있겠어요?"유가휘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이고! 네가 정말 은시후 씨와 사귈 수만 있다면, 이 아빠는 무릎 꿇는 게 대수겠어? 절이라도 할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다시 덧붙였다. "더군다나 상황을 객관적으로 봐야 할 것 아니냐. 내가 은시후 씨에게 무릎을 꿇게 된 것은 내가 그를 화나게 만들었고 그에 따라 용서를 빌어야 했기 때문이야.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내가 잘못한 것이었으니까. 그런데 만약 네가 그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아무런 이유 없이 날 더러 무릎을 꿇으라고 하겠어?"유미경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빠가 그렇게 말하는 건 오로지 은시후 씨의 능력을 보고 그러는 거잖아요.""그래 맞다!" 유가휘는 아주 솔직하게 말했다. "미경아, 넌 맏이야. 처음으로 나에게 아버지가 된 기분을 느끼게 해 준 아이지. 그건 네 동생들이 절대 따라할 수 없
과거의 그는 모든 여성들을 대할 때 항상 거만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여성들이 자신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이고 자신의 사랑을 받는 건 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초월적인 자부심 덕분에, 그는 수십 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여색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물론, 방가흔은 그가 만난 모든 여성들 중 가장 사랑한 상대였다. 그러나 그는 속으로 방가흔을 늘 존중한 적이 없었다. 과거에 방가흔이 이중열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을 때, 유가휘의 입장에서 이 일은 마치 가장 아끼던 장난감을 빼앗긴 것과 같았다. 그렇기에 그녀가 다시 자신에게 돌아왔을 때도, 그는 단순히 잃어버린 장난감을 되찾아 영원히 곁에 두고 싶어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그에게 방가흔을 정말 사랑했냐고 묻는다면, 그의 대답은 분명 ‘아니오’였을 것이다. 물론, 젊은 시절 그는 방가흔을 매우 사랑했다. 하지만 그녀가 한 번 자신을 떠난 후, 그는 자신을 통제하고 다시는 그녀에게 너무 많은 투자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는 오랫동안 이 원칙을 철저히 지켜왔다.방가흔은 비록 유가휘의 아내이자 ‘사모님’이라는 공식적인 위치를 얻었지만, 그녀는 유가휘의 재산을 직접 관리하거나 결정할 권한이 전혀 없었다. 결국 그녀는 결혼 후에도 화려한 새장 속의 카나리아일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방가흔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던 그 한마디가, 유가휘의 마음 속 깊은 곳을 조용히 흔들어 놓았다. 그는 평생 자랑스럽게 수많은 여성들을 품어왔다. 그러나 오늘, 시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할 때, 그의 자존심은 완전히 무너졌다. 지금 그는 마치 전쟁에서 패배한 자존심을 버린 장군 같았다. 이제 그는 더 이상 과거의 오만함도, 자부심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그의 곁에 남은 여인이 끝까지 자신을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로 인해 그는 마음 속에 부드러운 감정을 느꼈다. 그러자 유가휘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정말 그를 완전히 놓아주었다
그 시각.유가휘의 가족들도 이미 차를 타고 시훈도에 있는 저택으로 돌아가고 있었다.돌아오는 길에 유가휘는 방가흔과 함께 차를 탔고, 유미경은 자신의 테슬라를 직접 몰고 집으로 향했다. 유가휘는 딸이 뭔가 멍하고,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듯한 모습을 보고는 함께 차를 타고 가자고 했지만, 유미경은 이를 거절했다. 유미경은 지금 온갖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차를 몰고 돌아가는 내내,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시후만이 떠올랐다. 그와의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순간이 자꾸만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바람에, 유미경은 그가 이미 자신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를 더욱 괴롭게 만드는 것은 시후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유미경은 시후를 원망하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많은 걱정들을 안고 운전을 했지만, 다행히 그녀는 오는 길에 아무 일 없이 안전하게 집에 돌아왔다.집 앞에 차를 세운 뒤 차에서 내린 유가휘는 마치 영혼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마치 큰 병을 앓고 난 사람처럼 기운이 빠져 있었고, 걸음걸이조차 힘겨워 보였다.남편의 이런 모습을 본 방가흔은 급히 그의 팔을 붙잡으며 다급히 물었다. "여보, 괜찮아요?"유가휘는 깊은 한숨을 쉬며, 무력하게 손을 저었다. "집에 들어가서 이야기하자..."유미경도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반대편에서 그를 부축했다.세 사람이 저택 안으로 들어가자, 유가휘는 두 사람에게 자신을 소파까지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소파에 앉는 순간, 그는 마치 큰 짐을 내려놓은 듯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50년 넘게 살아오면서, 오늘이 가장 두려운 날이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방가흔은 눈물을 훔치며 흐느꼈다. "미안해요, 여보... 다 내 잘못이에요..."하지만 유가휘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냐, 당신 잘못이 아니야." 그는 씁쓸한 미소를
이중열의 어머니는 눈앞의 시후를 바라보며, 그의 나이가 꽤나 어린 것을 보고 놀랐지만, 여전히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도련님, 우리 가족들을 대표하여 당신의 큰 은혜에 감사드립니다!"이에 시후는 서둘러 대답했다. "어머님,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삼촌은 돌아가신 제 아버지의 절친이셨으니, 이건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지금 몸 상태는 어떠신지요? 혹시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으세요?"이중열의 어머니는 순간 멈칫하더니, 놀란 듯이 말했다. "아이고, 말씀을 듣고 보니...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직접 상반신을 일으켜 보았는데, 몸이 마치 깃털처럼 가벼워진 것 같았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뇌졸중으로 생명이 위태로웠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증상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몸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 같았다.그러자 자녀들도 충격을 받은 나머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알다시피 어머니가 뇌졸중에 걸린 이후로 건강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었고, 담당 의사조차 ‘며칠 안에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 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맏이인 이중열이 어머니에게 이름 모를 한 알의 약을 먹이자, 그녀가 단 몇 초 만에 완전히 회복되었고 뇌졸중 증상이 사라졌으며 안색이 매우 좋아졌다. 이것은 도저히 쉽게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이에 이중열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그럼 어머니께서 바로 퇴원하셔도 될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더 이상 입원할 필요가 없으실 겁니다."이중열은 감격한 나머지 어머니에게 말했다. "어머니, 그럼 집으로 돌아가요!"그러나 이중열의 어머니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급히 돌아갈 필요 없어. 이렇게 오랜만에 홍콩에 왔으니, 먼저 아버지께서 계신 샌디 리지로 가자. 네가 그동안 오지 못했으니, 돌아온 김에 먼저 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는 게 좋지 않겠어?!""샌디 리지요?" 이중열은 놀라며 물었다. "아버
이때, 이중열의 어머니는 이미 모든 지각능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고, 기운조차 매우 미약해진 상태였다.이중열은 20년 동안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다가 이제야 겨우 재회했지만, 어머니는 이미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었고, 심지어 그를 한 번 바라보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는 지난 20년간 부모님 곁에서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떠올리며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채 어머니의 손을 꼭 쥔 채 마치 아이처럼 흐느껴 울었다.그를 본 동생들도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어머니의 침상 곁에서 모두 함께 눈물을 흘렸다.이 광경을 지켜보던 시후는 조용히 품에서 한 알의 거풍환을 꺼내 이중열에게 내밀며 말했다. "삼촌, 이 약이면 어머님을 치료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바로 드리세요."이중열은 그 말을 듣고 순간 무언가 떠오른 듯, 무의식적으로 주머니를 더듬었다. 그리고 작은 상자를 꺼내 들며 진지하게 물었다. "도련님, 예전에 제게 주신 이 약을 그동안 늘 지니고 다녔습니다. 혹시 이 약으로도 어머니를 살릴 수 있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제 외할아버지께서도 병세가 위독하셨지만, 이 약 한 알로 되살아나셨습니다."그 말을 듣자, 이중열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도련님, 감사합니다! 어머니께 이 약을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한 뒤 그는 곧바로 상자를 열고 그 안에서 거풍환을 꺼냈다.시후도 더 이상 자신이 내민 약을 고집하지 않고, 조용히 그것을 거둬들였다.이중열은 어머니의 산소 마스크를 벗기며 동생에게 말했다. "한열아, 어머니를 일으켜 줘."그러자 이중열의 동생은 즉시 조심스럽게 이중열의 어머니의 상반신을 조심스럽게 부축하여 들어 올렸다.이중열은 시후가 준 약을 어머니의 입에 넣었다. 그리고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녀를 지켜보며 기적이 일어나길 기다렸다.그리고 거풍환은 결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불과 몇 초 만에, 창백했던 어머니의 얼굴에 서서히 혈색이 돌기
이중열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님께서는 올해 여든이 넘으셨습니다. 이 나이에 뇌졸중이라니... 상황이 좋지 않을까 걱정됩니다."시후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이중열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근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성도민은 이내 차를 급히 기독병원 입구까지 몰았다. 차가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이중열은 황급히 문을 열고 뛰어내려 곧장 병원 로비로 달려갔다. 그는 접수대에서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곳과 병실 정보를 문의했다.당직 간호사는 빠르게 정보를 조회한 뒤 이중열의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병동과 호실을 알려주었다.이중열은 안내를 받은 대로 급히 어머니가 있는 병실로 뛰어갔다. 병실 문 앞에 도착한 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조심스레 병실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들어오세요."이중열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곳에는 단 한 개의 병상이 있었고 침대 위에는 산소 마스크를 낀 어머니가 몹시 쇠약한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그리고 그녀 주변에는 세 명의 중년 남성과 두 명의 여성, 그리고 10대 아이들이 몇 명 있었다.병실에 있던 다섯 명의 중년들은 문 앞에 선 이중열을 보는 순간,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충격에 빠져 자리에 얼어붙었다.그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여성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외쳤다. "오빠?! 정말 오빠야?!"이중열은 그녀를 바라보며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을 드러내며 말했다. "너... 너 소연이냐?!"그녀는 이중열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즉시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녀는 재빨리 달려와서 이중열을 꼭 껴안은 채 울먹이며 말했다. "오빠, 어떻게 홍콩으로 돌아온 거야?! 유가휘가 오빠를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잖아. 오빠가 돌아온 걸 알게 되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텐데....!"그 때 다른 사람들도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이중열을 꼭 껴안고 울면서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 사람들은 바로 이중열의
"하하... 아가씨, 조금 전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좋아한다고 하셨습니까?!" 원서훈은 놀란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 이야기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배유현은 그의 반응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그래도 무술 고수신데, 제가 이렇게 분명히 말했는데도 못 들으신 건가요?"원서훈은 황급히 손을 저었다. "아, 아니, 그런 게 아닙니다... 그저 아가씨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전혀 예상 못 했기 때문에 놀랐을 뿐입니다...."배유현은 빙그레 웃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원 선생님께서 그렇게 놀라실 필요 없어요. 게다가, 은 선생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저 혼자 뿐이겠어요? 조금 전 그 유미경 씨를 보셨나요? 그분이 은 선생님을 바라보는 눈빛이 얼마나 애절하던지.. 여자의 눈빛이 그토록 애절하다는 건, 그만큼 마음속에서 상대방을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라고요."원서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아가씨께서 하시는 말씀이 맞긴 합니다...."배유현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휴, 은 선생님께서 홍콩에 오신 지 고작 이틀 밖에 안 됐는데.. 이틀 만에 유미경 씨가 은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 건 그렇다 쳐도 이틀 만에 은 선생님이 그녀를 안쓰러워 하시다니,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어요."원서훈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은 선생님께서 유미경 씨를 안쓰러워하셨다고요? 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배유현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건 원 선생님께서 세심하게 보지 않으셨기 때문 아닐까요?"원서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자조적으로 말했다. 그러고는 다시 배유현에게 물었다. "아가씨, 그런데 은 선생님을 좋아하신다면, 유미경 씨는 아가씨의 경쟁 상대가 되는 게 아닙니까? 그런데 왜 먼저 다가가 친구가 되려 하시는지요?"배유현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은 선생님께서 미혼이시라면, 당연히 유미경 씨는 제 경쟁 상대가 되겠죠. 하지만 은 선생님께서는
유미경은 눈물을 머금은 큰 눈으로 시후를 노려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자 옆에 있던 유가휘가 재빨리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경아! 은 선생님께서 너에게 말씀하시잖아! 멍하니 있지 말고 얼른 답해드려!"그러나 유미경은 고집스럽게 얼굴을 돌리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훔쳤다.시후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그냥 유가휘에게 말했다. "유 회장님, 유미경 씨가 저를 상대하기 싫다고 한다면 억지로 강요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가휘는 난처한 표정으로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제 딸아이가 예의가 없어서.... 선생님께 실례를 범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이번에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이렇게 먼 길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급히 돌아가실 필요가 없으시다면, 저녁 식사라도 함께하시죠."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저도 급한 일이 없어서요. 은 선생님께서 홍콩에 하루 이틀 더 머무르실 예정이라면, 저도 기다렸다가 일이 끝난 후 함께 돌아가겠습니다.""그러시죠." 시후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중열과 그의 가족들이 새 집으로 이사한 후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기에, 배유현이 서두르지 않는다면 같은 비행기를 타고 돌아갈 수도 있었다.배유현이 다시 물었다. "은 선생님께서는 어느 호텔에서 머무르시나요?"시후는 유가휘와 유미경을 한 번 바라본 후 말했다. "아직 호텔은 정하지 않았습니다."배유현은 상황을 대충 파악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제가 호텔을 골라서 은 선생님의 객실도 함께 예약해 드릴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게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배유현 씨."유미경은 그 때 또 다시 고개를 들어 시후를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한편, 유가휘는 다소 실망한 듯 보였다. 비록 시후에게 한바탕 당하기는 했지만, 그는 아직도 시후와 배유현을 자신의
킬러가 추락한 후, 공항 출구 밖의 인파 속에 숨어 있던 몇 명의 킬러들도 변장한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순식간에 제압되었다. 차 안에 숨어 기회를 노리던 킬러들 역시 반응하기도 전에, 블랙 드래곤 대원들이 앞뒤에서 차량으로 포위하며 문을 부수고 침입해 그대로 끌려 가고 말았다. 그 때가 되어서야 킬러들은 자신들이 이미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철저히 감시당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현상금 철회 명령을 받은 즉시 현장을 떠난 킬러들은 블랙 드래곤 대원들도 가만두었지만, 끝까지 떠나지 않은 자들은 결국 블랙 드래곤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이때, 공항 VIP 대기실에서 유가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철회되었습니다. 킬러들도 분명 철회 소식을 접했을 테니,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하지만 시후는 유가휘의 말을 무시한 채, 성도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성도민 씨, 다 정리됐나요?"성도민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확실히 철회되었습니다만 저희 측에서 감시하던 범위 내에 아직 떠나지 않은 킬러들이 몇 명 있었기에 직접 처리했습니다. 한 명은 사살했고, 일곱 명은 생포했습니다.""잘했군요."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일곱 명도 시리아로 보내도록 해요. 홍콩에서 장기적인 평화로움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니까."성도민은 즉시 두 손을 모으며 답했다. "예 알겠습니다!"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 회장님, 당신과 나, 그리고 중열 삼촌 간의 원한은 당신이 한국에 있는 구름산에서 돌아오면 완전히 끝날 겁니다. 더불어 TS Shipping과의 협력을 원한다면, 그때 전문 인력을 배정해 협상하도록 하죠. 앞으로 약속을 지키기만 하면, 나는 더 이상 당신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겁니다."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완전히 안심하며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의 너그러움에 감사드립니다!" 그런 뒤 그는 곧바로 이중열을 향해 말했다. "중열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