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종훈은 급히 비굴하게 변명하기 시작했다. "이화룡 씨 잠시만요, 제가 가서 제 딸에게 이 이야기를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저희끼리만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우리 딸은 이 이야기에 대해 알지 못하는데요..”그러자 이화룡은 시계를 보고 "10분 주겠어. 더 이상 늦으면 안 돼! 알겠어?”라고 협박했다.옆에 있던 안세진 역시도 "설 대표님? 경고하는데.. 어떤 속임수도 통하지 않습니다.. 만약 당신 딸과 손기정 씨의 혼인 신고서를 보지 못한다면 당신은 오늘 끝이야..!”설종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당황해했다. "예.. 걱정 마십시오~ 절대 다른 생각 하지 않을 겁니다!”이화룡은 곧바로 그의 어깨를 툭툭 밀며 말했다. "우리에게 약속하는 게 아니라, 우리 은 선생님께 말씀드려~”설종훈은 얼른 시후 앞에서 "선생님.. 절대 거짓말하지 않겠습니다. 일단 제 딸에게 말하고 바로 돌아오겠습니다.”시후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 "그럼 얼른 가서 이야기하고 오십시오. 저는 여기 식장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예 예~!" 설종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즉시 군중 속으로 돌아서서 아내와 딸을 찾아갔다. 조금 전까지 그의 아내와 딸은 밖에 나오지 않았고, 그저 아버지가 돌아 오기만을 건물 내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설종훈의 딸 설윤정은 마음이 조급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하루라도 빨리 남편감을 찾아 결혼하지 않으면 배가 점점 더 불러 올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미혼으로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고 게다가 흑인의 아이를 낳는다면.. 자신의 소문은 정말 최악이 될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대체 어떻게 살겠는가..? 그리고 이제 임신 한 지 두 달밖에 안 됐지만, 두 달만 지나면 배가 불러 올 텐데.. 그래서 요 며칠 동안 그녀는 줄곧 적당한 결혼 상대를 찾고 있었다. 뱃속에 아이가 없었다면 처음부터 임신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남자를 속이고 결혼을 한 뒤에 아이를 조산했다고 말해주기만
"네?! 뭐라고요..?" 설윤정과 그녀의 엄마는 그 말을 듣고 거의 자리에서 멘탈이 나가는 것 같았다..!설종훈의 아내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당신!! 미쳤어? 아니 손흥진이랑 결혼을 시킨다며?? 왜 그 아버지에게 딸을 시집보낸다는 거야?? 그리고 손기정 그 사람 당신이랑 나이가 비슷하지 않아?”"맞아요 아빠! 제가 임신했다고 해서 그 정도 늙은 아저씨에게 시집 가야 하는 건 아니지 않아요..?” 설윤정 역시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생각하며 소리쳤다.설종훈은 집사람과 딸을 보며 울먹였다. "흑.. 흐억!! 이건.. 다 내 탓이야.. 저 밖에 어떤 놈이 이화룡과 LCS 그룹의 안세진 부장을 불러 놓고 손기정 대표에게 딸을 시집 보내라고 하는 거야.. 안 그러면 우리 그룹을 망하게 할 거라고..”"뭐라고요??!" 설종훈의 아내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런데 그 두 사람에게 무슨 죄를 지었길래 그래요?! 당신 미쳤어요?!”설종훈은 "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라며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그의 아내는 초조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데요?”설종훈은 눈물을 흘리면서 지금껏 있었던 일들을 모두 알려 주었다. 아버지의 말을 다 들은 설윤정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싫어요! 나는 그런 할저씨와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요!!! 난 죽어도 시집가지 않을 거야!! 흐엉어엉!!”설종훈은 딸이 바닥에 주저 앉는 것을 보고 달려가 말했다. "아이구, 딸!! 조심해!! 우리 손자가 있는 몸이잖아!! 아무리 외국인의 아들이지만 내 외손자야! 그러니 이 아이는 아버지가 없어서 결국 세상에 나오면 우리 집안 아이라고!”그러자 설종훈의 아내가 옆에서 기가 차다는 듯 말했다. "아니, 언제부터 손자가 되었어?! 어서 빨리 방법을 생각해 보라고요!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윤정이 그 쪽 늙은이에게 시집 가는 걸 막으라고!”설종훈은 한숨을 쉬었다. "나도 어쩔 수 없어! 시집가지 않으면 우리 가족이 다 망하는데, 무슨
......기영숙은 시후가 자신을 용서하기를 바라며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지만 시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시후는 기영숙과 같은 사람들의 습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 기영숙이라는 여자는 늙은 짐승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심지어 자신의 장모 윤우선보다 더.. 윤우선은 아내 유나가 부자와 결혼하기를 원했지만, 아내가 아이가 있는 남자와 결혼하라고 하지는 않았다. 아마 생각도 못할 것이고.. 그런데 이 기영숙은 20억의 혼수를 받기 위해 아들이 일면식도 없는 흑인 남자의 아이를 가진 여자와 결혼하게 만들려고 했다. 그래서 시후는 기영숙이 지금 용서를 구하는 건 진심이 아니라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기영숙은 분명 이 상황을 피하고 나면 다시 이런 일을 저지를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기영숙이 손기정과 이혼하고 영원히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 방안을 언급했던 것이다. 한편의 손기정은 심정이 복잡했다. 그는 자신의 아내 기영숙이 땅바닥에서 몇 번이나 정신을 잃고 쓰러졌지만 은 선생이라는 젊은이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그가 명령을 철회하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되면, 자신은 순순히 설 대표의 딸과 결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건 자신에게는 딱히 나쁜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기영숙은 비록 자신과 오랫동안 살았지만, 이제 그녀는 많이 늙었고 더 이상의 설렘과, 사랑의 감정은 들지 않기 때문이다. 설 대표의 딸은 예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젊기라도 하기에 그에게는 젊음 여자가 더 중요한 것 같았다.조금 뒤, 이화룡은 마동선과 다른 부하들을 데리고 손기정, 기영숙, 설정훈의 딸 설윤정과 함께 이혼 수속을 밟고 혼인 신고서를 작성하러 갔다. 손흥진은 이를 막고 싶었지만 자신이 그럴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어쩔 수 없이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울며 겨자 먹기로 달려오는 어머니를 빤히 바라보며 건장한 남자들이 차를 몰고 떠나는
이화룡이 사람들을 모아 데려가자 안세진은 시후에게 “제가 따라가 볼까요?”라고 물었다.시후는 손을 저었다. "아뇨 갈 필요 없어요. 부장님은 저랑 여기서 축하주나 마시고 있죠?”옆에 있던 유나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다가 사람들이 끌려가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참지 못하고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 씨.. 우리는 오늘 나래와 흥진씨의 결혼식에 참석한 거잖아요.. 흥진 씨의 아버지를 저렇게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은데.. 과한 것 아닐까요.?”시후는 웃으며 물었다. "그럼 유나 씨.. 어떻게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오늘 기영숙을 쫓아내지 않고, 백당 그룹을 봐줬다고 쳐요.. 그럼 나래 씨가 과연 흥진 씨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유나는 잠시 침묵하다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의 말이 맞았다. 만약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기영숙 같은 사람의 행동 스타일로 나래는 앞으로 힘든 시간을 겪을 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자신이 나래를 다시 도울 수도 없으니, 차라리 시후가 이렇게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도록 하는 게 나을 것이다. 그러자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걱정되는 듯 말했다. “그럼.. 손흥진 씨가 우리를 미워할지도 모르잖아요..”시후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제가 이렇게 큰 도움을 주었는데, 만약 그가 나를 미워한다면 그는 정말 도울 필요도 없는 존재인 거죠.. 구제불능이랄까..?” 그러자 시후는 손을 앞으로 흔들며 말했다. "자, 일단 들어가서 기다리죠.? 이제 결혼식도 거의 시작할 때가 다 되었으니까요.”팔달 구청 앞.7명은 더없이 난처한 표정으로 이화룡의 안내를 받아 구청에서 혼인 신고서를 작성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7명은 오늘 결혼을 앞둔 젊은 신랑 손흥진과 신부 나래, 그리고 또 다른 신랑 손기정, 그리고 현재 그의 아내 기영숙이다. 이들 4명 외에도 손기정이 곧 혼인신고를 할 신혼부부 설윤정과 그녀의 부모 두 사람이 함께 있었다. 이화룡은 먼저 안세진이 알려준 이혼 전문 변호사에게 연락을 하여 기영숙
기영숙은 울먹이며 말했다. “흐윽.. 정말.. 정말 이혼해야 하는 거예요?”이화룡은 옆에서 그녀를 윽박질렀다. “그럼? 안 하면 어떻게 된다고 말했을 텐데?”손기정은 서둘러 주무관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직원분들 점심 먹기 전에는 끝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서 저희 이 서류를 제출하겠습니다.”그러자 주무관 한 명이 말했다. “그런데.. 아내 분이 이혼 합의한 거 맞아요? 아직 남편 측에서 이혼을 결정하고 정확하게 합의된 것이 아니면 생각해보고 오후에 다시 오셔도 돼요!”그러자 이화룡은 "아닙니다. 이미 다 합의된 상황이에요.”라며 공무원에게 대신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손기정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양반은 빨리 이혼을 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기로 한 상태입니다. 그러니 어서 처리해주십시오. 그리고 결혼식장도 지금 다 준비되어 있어요. 서류 처리하고 바로 결혼식장으로 달려 가야 하거든요.”주무관은 의아한 표정으로 손기정을 바라보았다가 곧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마 말할 필요도 없이 저 남성은 분명 바람을 피운 더러운 놈일 것이다. 이렇게 급하게 아내와 이혼하려는 걸 보면.. 그리고 오늘 당장 다른 여자와 결혼식을 올린다고 하니..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막장 드라마와 같다. 그러자 직원은 이화룡을 보고 말했다. "네, 그럼 각자 한 장씩 서류 작성하도록 도와주세요. 싸인 하시고요.”이화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기정과 기영숙을 불렀다. "자 그럼 서류 작성하시죠.”두 사람은 거부하지 못하고 급히 종이와 펜을 들고 종이에 신고서를 쓰기 시작했다. 이혼신고서에는 여러 정보들을 기재하게 되어 있었다. 신고서에는 깔끔하게 쓴 글자를 요했고 인구동향조사를 위한 내용도 기재하게 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각자 성명에 서명하고 신고서를 직원에게 전달했다.주무관은 확인 후 고개를 끄덕이며 "네 그럼 가족관계증명서를 전달 받았고요, 필요 서류 및 신분증 모두 확인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두 사람의 이혼 신청 업무를 처리해주었다.
마동선은 손을 뻗어 기영숙을 잡아 끌며 데려 가려고 했다. 그러자 기영숙은 통곡하며 "아니.. 흑흑!! 끄흐윽.. 집에 가서 짐 정리라도 해야죠!! 어떻게 이렇게 가라고 해요?!”라고 말했다.하지만 기영숙의 예상과는 달리 마동선과 이화룡은 냉담했다. "무슨 짐 정리야?! 개소리고 하고 있네!? 발가벗긴 채로 쫓겨나고 싶어?!”기영숙은 이런 협박을 듣자마자 더 이상 아무 말 못하고 마동선의 손에 의해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시 그들은 수원 구청으로 돌아갔다.구청으로 들어간 이화룡은 설윤정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어이, 아가씨 일로 오시죠.” 설윤정은 정말 죽고 싶었지만, 이화룡이 무서워 감히 그의 말을 거역하지는 못했다. "어.. 저기.. 아저씨.."이화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와 손기정을 가리키며 주무관에게 말했다. “여기! 두 사람 혼인 신고서 좀 써주시죠!”주무관은 어안이 벙벙해 "네.. 네? 두 사람의 혼인 신고서요?”"맞습니다. 두 사람이요. 못 알아들었습니까? 이 두 사람 혼인 신고서 써 달라 이 말입니다.”직원들은 모두 놀라서 조금 전에 생각했던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확신했다. 이 50대 남자는 분명 쓰레기 같은 인간일 것이다. 자신의 전 부인과 새 애인을 데리고 이혼 신고서를 쓰고 곧이어 혼인 신고서를 쓰러 오다니..담당 공무원은 20대 여성으로 대학을 갓 졸업하여 바로 공무원 합격이 된 케이스이기 때문에, 쓰레기 같은 남자들에 대해 매우 못마땅 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젊은 꼰대들과 나이 먹어서 꼰대들인 남자들도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그래도 평소에 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들이 쓰레기 같은 짓거리를 하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외모라는 자본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손기정은 이미 50~60세이다. 다 늙어서 생긴 것도 별로인데 어떻게 이런 젊은 여자와 다시 재혼을 한다는 말이야..? 담당 공무원은 속으로 손기정에게 불만을 품었지만, 감히
“아하.. 잘 됐네요..” 손기정은 이 말을 듣자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때, 서류는 완성되었고 이제 두 사람은 혼인 신고를 마쳤다. 설윤정은 올해 20대 중반, 손기정은 올해 50대 후반으로 거의 2배의 나이 차가 나는 상황이었다. 담당 공무원은 두 사람에게 서류가 통과되었음을 알리고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발급이 끝난 후 이화룡은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자, 두 부부의 혼인 신고서가 모두 마무리되었으니 서둘러 호텔로 돌아갑시다~ 은 선생님이 기다리고 계실 겁니다~”부부가 된 네 사람은 이화룡을 따라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 호텔의 식장은 이미 손기정 일가 친척들로 가득 차 있었다.시후는 아내 유나를 데리고 식장 무대와 가장 가까운 곳에 앉아 있었다. 그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은 안세진이다. 이화룡은 두 쌍의 신혼 부부를 데려온 후 시후에게 상황을 알려 주었다. 시후는 그들이 이미 혼인 신고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거의 다 된 것 같으니 결혼식은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합시다!""예, 선생님! 설종훈 씨는 이미 딸의 웨딩 드레스를 고르러 갔고요, 정각에 식을 시작할 예정입니다.”시후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손기정 씨 계탔네요? 늙고 성질 더러운 아내와 헤어지고 새 신부를 맞이하니까요? 나이도 어리고.. 곧 애도 낳아 줄 텐데.. 하하..!”"맞습니다..! 역시 은 선생님의 안목은 대단하고 능력도 대단하십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능력이 있다 해도, 다른 사람을 함부로 깔보면 안 되는 거죠.. 손기정과 기영숙이 그들의 며느리가 될 사람을 무시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잘 새기면서 살기를 바랄 뿐이에요.”이화룡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은 선생님..!”시후의 옆에서 유나는 자신의 남편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남편이 오늘 한 일들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조금 과한 처사가 아닌가 싶기도 했기
이화룡의 호통 소리를 들은 손기정의 친지들은 그제서야 마지못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사실 그들은 이 결혼식이 매우 불쾌했다. 이 일이 알려지면 자신들이 하는 사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었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도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 곧 웨딩 드레스를 입고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는 설윤정과 정장 차림의 손기정이 함께 버진 로드에 올랐다.사회자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자, 그럼 두 번째 신랑인 손흥진 씨와 신부 박나래 씨를 모셔볼까요?”사실 이들에게도 손기정의 친지들은 박수를 치고 싶지 않았다. 조금 전 기영숙과 손기정이 박나래를 멸시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 가난한 신부를 멸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전에 박수를 치지 않으면 이화룡이 욕을 해댔기에 그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쳤다. 손흥진은 박나래의 손을 잡고 함께 버진 로드에 올랐다. 두 사람은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고 그들은 어떤 일이든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이 로드에 오르자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지금껏 그들은 아버지와 아들이 한 무대에서 함께 결혼하는 이런 황당한 일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회를 보는 사회자 조차 이 분위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 지 난감해했다. 오늘 사회자는 베테랑 아나운서였지만, 이런 진기한 결혼식은 평생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에 진행할 때는 부모님들을 놀려대며 분위기를 띄우곤 했는데, 오늘은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분위기를 띄워야 할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그는 분위기를 띄우는 건 포기하고 바로 오프닝 멘트를 한 뒤, 바로 옆에 있는 두 커플을 향해 "오늘 두 쌍의 커플이 평생 사랑을 맹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분.. 이제 이 두 쌍이 부부가 되어 함께 앞으로의 역경도 행복도 축하할 수 있도록 힘찬 박수로 맞이해주십시오!! 다시 한 번 따뜻한 박수를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