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종훈은 급히 비굴하게 변명하기 시작했다. "이화룡 씨 잠시만요, 제가 가서 제 딸에게 이 이야기를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저희끼리만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우리 딸은 이 이야기에 대해 알지 못하는데요..”그러자 이화룡은 시계를 보고 "10분 주겠어. 더 이상 늦으면 안 돼! 알겠어?”라고 협박했다.옆에 있던 안세진 역시도 "설 대표님? 경고하는데.. 어떤 속임수도 통하지 않습니다.. 만약 당신 딸과 손기정 씨의 혼인 신고서를 보지 못한다면 당신은 오늘 끝이야..!”설종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당황해했다. "예.. 걱정 마십시오~ 절대 다른 생각 하지 않을 겁니다!”이화룡은 곧바로 그의 어깨를 툭툭 밀며 말했다. "우리에게 약속하는 게 아니라, 우리 은 선생님께 말씀드려~”설종훈은 얼른 시후 앞에서 "선생님.. 절대 거짓말하지 않겠습니다. 일단 제 딸에게 말하고 바로 돌아오겠습니다.”시후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 "그럼 얼른 가서 이야기하고 오십시오. 저는 여기 식장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예 예~!" 설종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즉시 군중 속으로 돌아서서 아내와 딸을 찾아갔다. 조금 전까지 그의 아내와 딸은 밖에 나오지 않았고, 그저 아버지가 돌아 오기만을 건물 내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설종훈의 딸 설윤정은 마음이 조급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하루라도 빨리 남편감을 찾아 결혼하지 않으면 배가 점점 더 불러 올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미혼으로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고 게다가 흑인의 아이를 낳는다면.. 자신의 소문은 정말 최악이 될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대체 어떻게 살겠는가..? 그리고 이제 임신 한 지 두 달밖에 안 됐지만, 두 달만 지나면 배가 불러 올 텐데.. 그래서 요 며칠 동안 그녀는 줄곧 적당한 결혼 상대를 찾고 있었다. 뱃속에 아이가 없었다면 처음부터 임신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남자를 속이고 결혼을 한 뒤에 아이를 조산했다고 말해주기만
"네?! 뭐라고요..?" 설윤정과 그녀의 엄마는 그 말을 듣고 거의 자리에서 멘탈이 나가는 것 같았다..!설종훈의 아내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당신!! 미쳤어? 아니 손흥진이랑 결혼을 시킨다며?? 왜 그 아버지에게 딸을 시집보낸다는 거야?? 그리고 손기정 그 사람 당신이랑 나이가 비슷하지 않아?”"맞아요 아빠! 제가 임신했다고 해서 그 정도 늙은 아저씨에게 시집 가야 하는 건 아니지 않아요..?” 설윤정 역시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생각하며 소리쳤다.설종훈은 집사람과 딸을 보며 울먹였다. "흑.. 흐억!! 이건.. 다 내 탓이야.. 저 밖에 어떤 놈이 이화룡과 LCS 그룹의 안세진 부장을 불러 놓고 손기정 대표에게 딸을 시집 보내라고 하는 거야.. 안 그러면 우리 그룹을 망하게 할 거라고..”"뭐라고요??!" 설종훈의 아내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런데 그 두 사람에게 무슨 죄를 지었길래 그래요?! 당신 미쳤어요?!”설종훈은 "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라며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그의 아내는 초조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데요?”설종훈은 눈물을 흘리면서 지금껏 있었던 일들을 모두 알려 주었다. 아버지의 말을 다 들은 설윤정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싫어요! 나는 그런 할저씨와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요!!! 난 죽어도 시집가지 않을 거야!! 흐엉어엉!!”설종훈은 딸이 바닥에 주저 앉는 것을 보고 달려가 말했다. "아이구, 딸!! 조심해!! 우리 손자가 있는 몸이잖아!! 아무리 외국인의 아들이지만 내 외손자야! 그러니 이 아이는 아버지가 없어서 결국 세상에 나오면 우리 집안 아이라고!”그러자 설종훈의 아내가 옆에서 기가 차다는 듯 말했다. "아니, 언제부터 손자가 되었어?! 어서 빨리 방법을 생각해 보라고요!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윤정이 그 쪽 늙은이에게 시집 가는 걸 막으라고!”설종훈은 한숨을 쉬었다. "나도 어쩔 수 없어! 시집가지 않으면 우리 가족이 다 망하는데, 무슨
......기영숙은 시후가 자신을 용서하기를 바라며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지만 시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시후는 기영숙과 같은 사람들의 습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 기영숙이라는 여자는 늙은 짐승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심지어 자신의 장모 윤우선보다 더.. 윤우선은 아내 유나가 부자와 결혼하기를 원했지만, 아내가 아이가 있는 남자와 결혼하라고 하지는 않았다. 아마 생각도 못할 것이고.. 그런데 이 기영숙은 20억의 혼수를 받기 위해 아들이 일면식도 없는 흑인 남자의 아이를 가진 여자와 결혼하게 만들려고 했다. 그래서 시후는 기영숙이 지금 용서를 구하는 건 진심이 아니라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기영숙은 분명 이 상황을 피하고 나면 다시 이런 일을 저지를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기영숙이 손기정과 이혼하고 영원히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 방안을 언급했던 것이다. 한편의 손기정은 심정이 복잡했다. 그는 자신의 아내 기영숙이 땅바닥에서 몇 번이나 정신을 잃고 쓰러졌지만 은 선생이라는 젊은이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그가 명령을 철회하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되면, 자신은 순순히 설 대표의 딸과 결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건 자신에게는 딱히 나쁜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기영숙은 비록 자신과 오랫동안 살았지만, 이제 그녀는 많이 늙었고 더 이상의 설렘과, 사랑의 감정은 들지 않기 때문이다. 설 대표의 딸은 예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젊기라도 하기에 그에게는 젊음 여자가 더 중요한 것 같았다.조금 뒤, 이화룡은 마동선과 다른 부하들을 데리고 손기정, 기영숙, 설정훈의 딸 설윤정과 함께 이혼 수속을 밟고 혼인 신고서를 작성하러 갔다. 손흥진은 이를 막고 싶었지만 자신이 그럴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어쩔 수 없이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울며 겨자 먹기로 달려오는 어머니를 빤히 바라보며 건장한 남자들이 차를 몰고 떠나는
이화룡이 사람들을 모아 데려가자 안세진은 시후에게 “제가 따라가 볼까요?”라고 물었다.시후는 손을 저었다. "아뇨 갈 필요 없어요. 부장님은 저랑 여기서 축하주나 마시고 있죠?”옆에 있던 유나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다가 사람들이 끌려가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참지 못하고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 씨.. 우리는 오늘 나래와 흥진씨의 결혼식에 참석한 거잖아요.. 흥진 씨의 아버지를 저렇게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은데.. 과한 것 아닐까요.?”시후는 웃으며 물었다. "그럼 유나 씨.. 어떻게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오늘 기영숙을 쫓아내지 않고, 백당 그룹을 봐줬다고 쳐요.. 그럼 나래 씨가 과연 흥진 씨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유나는 잠시 침묵하다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의 말이 맞았다. 만약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기영숙 같은 사람의 행동 스타일로 나래는 앞으로 힘든 시간을 겪을 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자신이 나래를 다시 도울 수도 없으니, 차라리 시후가 이렇게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도록 하는 게 나을 것이다. 그러자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걱정되는 듯 말했다. “그럼.. 손흥진 씨가 우리를 미워할지도 모르잖아요..”시후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제가 이렇게 큰 도움을 주었는데, 만약 그가 나를 미워한다면 그는 정말 도울 필요도 없는 존재인 거죠.. 구제불능이랄까..?” 그러자 시후는 손을 앞으로 흔들며 말했다. "자, 일단 들어가서 기다리죠.? 이제 결혼식도 거의 시작할 때가 다 되었으니까요.”팔달 구청 앞.7명은 더없이 난처한 표정으로 이화룡의 안내를 받아 구청에서 혼인 신고서를 작성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7명은 오늘 결혼을 앞둔 젊은 신랑 손흥진과 신부 나래, 그리고 또 다른 신랑 손기정, 그리고 현재 그의 아내 기영숙이다. 이들 4명 외에도 손기정이 곧 혼인신고를 할 신혼부부 설윤정과 그녀의 부모 두 사람이 함께 있었다. 이화룡은 먼저 안세진이 알려준 이혼 전문 변호사에게 연락을 하여 기영숙
기영숙은 울먹이며 말했다. “흐윽.. 정말.. 정말 이혼해야 하는 거예요?”이화룡은 옆에서 그녀를 윽박질렀다. “그럼? 안 하면 어떻게 된다고 말했을 텐데?”손기정은 서둘러 주무관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직원분들 점심 먹기 전에는 끝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서 저희 이 서류를 제출하겠습니다.”그러자 주무관 한 명이 말했다. “그런데.. 아내 분이 이혼 합의한 거 맞아요? 아직 남편 측에서 이혼을 결정하고 정확하게 합의된 것이 아니면 생각해보고 오후에 다시 오셔도 돼요!”그러자 이화룡은 "아닙니다. 이미 다 합의된 상황이에요.”라며 공무원에게 대신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손기정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양반은 빨리 이혼을 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기로 한 상태입니다. 그러니 어서 처리해주십시오. 그리고 결혼식장도 지금 다 준비되어 있어요. 서류 처리하고 바로 결혼식장으로 달려 가야 하거든요.”주무관은 의아한 표정으로 손기정을 바라보았다가 곧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마 말할 필요도 없이 저 남성은 분명 바람을 피운 더러운 놈일 것이다. 이렇게 급하게 아내와 이혼하려는 걸 보면.. 그리고 오늘 당장 다른 여자와 결혼식을 올린다고 하니..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막장 드라마와 같다. 그러자 직원은 이화룡을 보고 말했다. "네, 그럼 각자 한 장씩 서류 작성하도록 도와주세요. 싸인 하시고요.”이화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기정과 기영숙을 불렀다. "자 그럼 서류 작성하시죠.”두 사람은 거부하지 못하고 급히 종이와 펜을 들고 종이에 신고서를 쓰기 시작했다. 이혼신고서에는 여러 정보들을 기재하게 되어 있었다. 신고서에는 깔끔하게 쓴 글자를 요했고 인구동향조사를 위한 내용도 기재하게 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각자 성명에 서명하고 신고서를 직원에게 전달했다.주무관은 확인 후 고개를 끄덕이며 "네 그럼 가족관계증명서를 전달 받았고요, 필요 서류 및 신분증 모두 확인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두 사람의 이혼 신청 업무를 처리해주었다.
마동선은 손을 뻗어 기영숙을 잡아 끌며 데려 가려고 했다. 그러자 기영숙은 통곡하며 "아니.. 흑흑!! 끄흐윽.. 집에 가서 짐 정리라도 해야죠!! 어떻게 이렇게 가라고 해요?!”라고 말했다.하지만 기영숙의 예상과는 달리 마동선과 이화룡은 냉담했다. "무슨 짐 정리야?! 개소리고 하고 있네!? 발가벗긴 채로 쫓겨나고 싶어?!”기영숙은 이런 협박을 듣자마자 더 이상 아무 말 못하고 마동선의 손에 의해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시 그들은 수원 구청으로 돌아갔다.구청으로 들어간 이화룡은 설윤정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어이, 아가씨 일로 오시죠.” 설윤정은 정말 죽고 싶었지만, 이화룡이 무서워 감히 그의 말을 거역하지는 못했다. "어.. 저기.. 아저씨.."이화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와 손기정을 가리키며 주무관에게 말했다. “여기! 두 사람 혼인 신고서 좀 써주시죠!”주무관은 어안이 벙벙해 "네.. 네? 두 사람의 혼인 신고서요?”"맞습니다. 두 사람이요. 못 알아들었습니까? 이 두 사람 혼인 신고서 써 달라 이 말입니다.”직원들은 모두 놀라서 조금 전에 생각했던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확신했다. 이 50대 남자는 분명 쓰레기 같은 인간일 것이다. 자신의 전 부인과 새 애인을 데리고 이혼 신고서를 쓰고 곧이어 혼인 신고서를 쓰러 오다니..담당 공무원은 20대 여성으로 대학을 갓 졸업하여 바로 공무원 합격이 된 케이스이기 때문에, 쓰레기 같은 남자들에 대해 매우 못마땅 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젊은 꼰대들과 나이 먹어서 꼰대들인 남자들도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그래도 평소에 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들이 쓰레기 같은 짓거리를 하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외모라는 자본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손기정은 이미 50~60세이다. 다 늙어서 생긴 것도 별로인데 어떻게 이런 젊은 여자와 다시 재혼을 한다는 말이야..? 담당 공무원은 속으로 손기정에게 불만을 품었지만, 감히
“아하.. 잘 됐네요..” 손기정은 이 말을 듣자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때, 서류는 완성되었고 이제 두 사람은 혼인 신고를 마쳤다. 설윤정은 올해 20대 중반, 손기정은 올해 50대 후반으로 거의 2배의 나이 차가 나는 상황이었다. 담당 공무원은 두 사람에게 서류가 통과되었음을 알리고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발급이 끝난 후 이화룡은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자, 두 부부의 혼인 신고서가 모두 마무리되었으니 서둘러 호텔로 돌아갑시다~ 은 선생님이 기다리고 계실 겁니다~”부부가 된 네 사람은 이화룡을 따라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 호텔의 식장은 이미 손기정 일가 친척들로 가득 차 있었다.시후는 아내 유나를 데리고 식장 무대와 가장 가까운 곳에 앉아 있었다. 그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은 안세진이다. 이화룡은 두 쌍의 신혼 부부를 데려온 후 시후에게 상황을 알려 주었다. 시후는 그들이 이미 혼인 신고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거의 다 된 것 같으니 결혼식은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합시다!""예, 선생님! 설종훈 씨는 이미 딸의 웨딩 드레스를 고르러 갔고요, 정각에 식을 시작할 예정입니다.”시후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손기정 씨 계탔네요? 늙고 성질 더러운 아내와 헤어지고 새 신부를 맞이하니까요? 나이도 어리고.. 곧 애도 낳아 줄 텐데.. 하하..!”"맞습니다..! 역시 은 선생님의 안목은 대단하고 능력도 대단하십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능력이 있다 해도, 다른 사람을 함부로 깔보면 안 되는 거죠.. 손기정과 기영숙이 그들의 며느리가 될 사람을 무시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잘 새기면서 살기를 바랄 뿐이에요.”이화룡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은 선생님..!”시후의 옆에서 유나는 자신의 남편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남편이 오늘 한 일들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조금 과한 처사가 아닌가 싶기도 했기
이화룡의 호통 소리를 들은 손기정의 친지들은 그제서야 마지못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사실 그들은 이 결혼식이 매우 불쾌했다. 이 일이 알려지면 자신들이 하는 사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었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도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 곧 웨딩 드레스를 입고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는 설윤정과 정장 차림의 손기정이 함께 버진 로드에 올랐다.사회자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자, 그럼 두 번째 신랑인 손흥진 씨와 신부 박나래 씨를 모셔볼까요?”사실 이들에게도 손기정의 친지들은 박수를 치고 싶지 않았다. 조금 전 기영숙과 손기정이 박나래를 멸시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 가난한 신부를 멸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전에 박수를 치지 않으면 이화룡이 욕을 해댔기에 그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쳤다. 손흥진은 박나래의 손을 잡고 함께 버진 로드에 올랐다. 두 사람은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고 그들은 어떤 일이든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이 로드에 오르자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지금껏 그들은 아버지와 아들이 한 무대에서 함께 결혼하는 이런 황당한 일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회를 보는 사회자 조차 이 분위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 지 난감해했다. 오늘 사회자는 베테랑 아나운서였지만, 이런 진기한 결혼식은 평생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에 진행할 때는 부모님들을 놀려대며 분위기를 띄우곤 했는데, 오늘은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분위기를 띄워야 할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그는 분위기를 띄우는 건 포기하고 바로 오프닝 멘트를 한 뒤, 바로 옆에 있는 두 커플을 향해 "오늘 두 쌍의 커플이 평생 사랑을 맹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분.. 이제 이 두 쌍이 부부가 되어 함께 앞으로의 역경도 행복도 축하할 수 있도록 힘찬 박수로 맞이해주십시오!! 다시 한 번 따뜻한 박수를 보
무식한 사람의 난폭한 행동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아무리 뛰어난 무술가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많은 총알 앞에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세상의 규칙이 늘 총과 미사일과 관련되어 있으며, 결코 무술가들에게 주어지지 않은 이유였다. 어떻게 살과 피가 현대 무기의 포화 공격을 막아낼 수 있겠는가!한편, 시후는 미리 영기를 회수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탓에, 총알이 자신이 있는 룸의 문을 휘몰아치며 지나갈 때에서야 바깥에 뭔가 큰일이 벌어졌음을 깨달았다. 순식간에 그는 머릿속에서 수많은 생각들이 스쳤다. ‘적이 누구지? 목표는? 옆방에 있는 외가 사람들이 위험하지 않을까?!’ 그는 곧장 옆에서 여전히 개막 영상에 집중해 있던 유나를 바라보며 망설임 없이 영기를 그녀의 후두부에 주입했다. 유나는 즉시 모든 의식을 잃고 소파 위로 쓰러졌다.시후는 곧바로 몸을 튕기며 바닥에서 엄청난 폭발력을 발휘해, 창가에서 문 쪽으로 단숨에 돌진했다. 그리고 문을 안쪽으로 열었을 때, 이미 두 구의 처참하게 훼손되어 피가 묻은 시신이 문 앞으로 쓰러지는 것이 보였다!특수 제작된 더미탄의 위력은 지나치게도 무시무시했다. 손목에 명중하면 손목이 완전히 잘려 나가고, 팔에 명중하면 팔 전체가 찢겨 나갔다. 더미탄을 흉곽에 맞으면 앞쪽에는 새끼손가락 크기의 작은 구멍이 생기지만, 뒤쪽에는 밥그릇보다 큰 구멍이 생성된다. 그에 따라 내장의 혈관과 오장육부는 이미 산산조각이 나 참혹하기 그지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이 끔찍한 상황은 시후를 격노하게 했다. 이들에게는 전혀 자비가 없었다! 사람을 죽인다 해도 시신만은 온전히 남겨두는 법인데, 이렇게 자비 없이 죽여 버린 것도 모자라 잔혹한 포화 공격을 하고, 온전한 시신조차 남기지 않다니! 시후가 있는 쪽의 방은 문이 안쪽으로 열리며 방 안에 불이 켜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적들의 주의는 그 방에 집중되지 않았다. 그때, 선두에 있던 적이 멀리서 걸어오며 비웃듯 말했다. “그
현재 상황을 보니, 첩보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는 이런 작은 실수를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그는 즉시 동료들에게 목을 그으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이는 옆방에 있는 두 명까지 포함해 전부 제거하라는 뜻이었다. 어차피 그들은 이곳으로 오는 길에 사람들을 보이는 대로 모두 제거하며 왔고, 보이는 대로 제거하는 것이 이번 작전의 원칙이기도 했다.그 후, 모두 준비를 마치고, 리더의 손짓에 따라 대원들은 상, 중, 하 세 개의 높이로 나뉘어 매우 빠른 속도로 VIP 룸으로 통하는 복도로 돌진했다.Samson 그룹의 네 명의 보디가드들은 적이 들이닥친 것을 이제서야 알아차렸다. 그중 리더인 8성 무인은 순간적으로 긴장하며 외쳤다. “적이다!” 그는 곧바로 전신의 기운을 내보내어 피부를 갑옷처럼 무장하는 동시에, 허리에 감겨 있던 무기를 뽑아 들었다. 그러자 나머지 세 명도 즉각 반응하며 기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네 명의 보디가드들이 적을 상대하는 기본적인 프로세스였다.그러나 적들은 그들의 행동 따위는 아예 고려하지 않았다! 20여 자루의 강력한 돌격 소총에서 발사된 총알은 엄청난 속도로 탄창 속 탄환을 쏟아내며 미친 듯이 네 사람을 향해 발사되었다! 총알 하나하나가 소총에 의해 가속되었고 회전을 거친 뒤 치명적인 힘을 가지고 네 사람에게 쏟아졌다!선두에 있던 8성 무인은 무기를 휘두르며 총알을 미친 듯이 쳐냈다. 그의 반응 속도는 매우 빨랐고, 그의 손에서 무기는 갑자기 굉장히 단단해져 마치 철조각을 베어내듯 총알을 두 동강 냈다! 그러자 순식간에 적어도 10여 발의 총알이 그의 검에 의해 두 동강이 났다. 그러나 그를 향해 날아오는 총알은 10여 발에 불과하지 않았다. 그 수는 이미 수백 발에 달했다!더 많은 총알들이 연이어 그의 몸에 명중했다. 그의 기는 매우 강력해서 처음에는 총알이 그의 몸에 닿아도 마치 청동벽이나 철벽에 부딪히는 듯했다. 만약 적과 단독으로 싸웠다면, 그는 혼자서도 총알의 대부분을 막아낼 수 있었을
제이크 한이 쓰러진 순간, 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사람 중 한 명은 쓰러진 제이크 한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한 명이 제이크 한의 눈을 감지 못한 얼굴을 보고, 헬멧 속 무전 시스템을 통해 말했다. “대장, 이 사람은 뉴욕 경찰서의 경감 제이크 한 같은데요!”그 말을 들은 대장은 비웃으며 말했다. “제이크 한이든 저크 한이든, 내 눈에는 그냥 입맛을 돋우는 에피타이저에 불과 하다. 우리 모두가 나이프 한 번 들 정도도 안 되는 놈이라고!” 그런 뒤 그는 명령을 내렸다. “모두 전투 대형을 갖춰라. 우리의 원칙을 기억해. 절대 생존자를 남기지 말도록!”20여 명의 대원들은 능동형 소음 제거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어 대장의 명령을 명확히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오른손으로 총을 잡고, 왼손의 검지와 중지를 관자놀이 옆으로 올리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 제스처는 명령을 받았다는 뜻이었다.그 후,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20여 명은 특수 부대의 6인 전투 대형으로 최첨단 돌격 소총을 들고 동시다발적으로 무음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착용하고 있는 특수 의류들과 장비는 모두 철저히 마찰음을 거의 발생하지 않도록 고려하여 설계된 것이었다. 옷감은 마찰 소리를 거의 내지 않았고, 지퍼의 머리 부분도 검은 면직물로 감싸 지퍼와 충돌하지 않도록 처리되었다. 전투화의 밑창은 특수 처리되어, 끈 대신 벨크로를 사용해 금속 부품을 완전히 제거했다. 따라서 이들은 걷는 동안 거의 소음을 내지 않았다. 게다가 VIP 구역은 전반적으로 호텔처럼 모두 카펫으로 덮여 있어 이들이 걷는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들의 이러한 철저한 작전 디테일은 최정예 특수부대조차도 따라잡기 힘든 수준이었다. 그들의 무장은 장비는 독일 HK사에서 개발한 최신형 HK433 돌격 소총이었다. 이 소총은 발사 속도가 빠르고, 위력이 강하며,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여 일반적인 군용 무기보다 훨씬 뛰어났다. 게다가 이들은 5.56 구경의 특수 제작된 더미탄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탄환은 근거리에
10초간의 완전한 어둠이 지나면, 무대 조명이 한순간에 모두 켜지고 수십 개의 빛줄기가 무대 위를 향한다. 그때, SF 스타일의 갑옷을 입은 혜리가 와이어 기술을 이용해 하늘에서 내려오며, 라는 곡으로 콘서트를 충격적이고 완벽한 오프닝을 시작할 것이었다.하지만 지금 영상이 막 시작된 시점, 사람들은 영상 속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모습을 보고 잠시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안산은 공연이 곧 시작된다는 것을 보고 서둘러 제이크 한에게 말했다. “제이크, 여기서 나랑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얼른 가서 아내와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 그 말을 마치고 그는 아들 안충주를 보며 당부했다. “충주야, 비행기에 연락해서 공항에서 준비하라고 하고, 운전기사에게 제이크를 공항까지 데려다 주라고 해라!”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제이크 한에게 말했다. “빨리 가봐. 가족들과 시간을 잘 보내야지.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어디도 가지 말고.”“알겠어!” 제이크 한은 안산의 배려에 감사를 느끼며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 “회장님, 어머님,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안산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얼른 가라. 충주가 데려다 줄 거야.”제이크 한은 황급히 말했다. “아니요, 아니요. 여기 있어야죠. 저는 혼자 가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그는 안충주에게 말했다. “운전기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줘. 나는 그냥 가면 돼.”안충주는 그의 상태가 많이 나아진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 도착하면 연락 줘.”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는 서둘러 방을 나섰다.제이크 한이 방을 나간 후, 영상 속에서는 인간의 우주 함대들이 적의 치명적인 공격을 받고 있었다. 유나는 흥분한 표정으로 시후의 손을 잡고 소리쳤다. “여보! 이거 영화인 건가요? 효과가 너무 실감 나는데요?”시후는 유나의 외침에 무심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나누는 이야기에 집중해 있던 약간의 기운을 회수하고, 스크린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아마도
그는 안산의 말이 담고 있는 뜻을 이해했고, 마음 깊은 곳에서도 안산의 신념을 인정했다. 해외로 나가 힘겹게 삶을 개척한 세대는 하나같이 자손이 번창하고 가족이 번성하기를 바랐다. 이 점은 제이크 한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제이크 한은 다섯 명의 누나가 있었음에도 집안의 남자는 자신 혼자였다. 게다가 그의 아내는 원래 그를 위해 아이를 더 낳으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딸을 낳을 때 심각한 출혈을 겪었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궁을 제거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이크 한은 딸 하나뿐이었다.이때 옆에 있던 시후의 외할머니는 덩치 큰 제이크 한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는 안산에게 말했다. “아이고, 당신도 참 구식이야! 요즘 세상이 어떤데 아직도 남아선호사상을 선호하는 말을 해?” 그 말을 마치고 그녀는 제이크 한에게 다가가 말했다. “제이크, 이 사람의 말을 듣지 마. 이런 구시대적인 생각은 없어져야 해!”안산은 평소 아내의 말에 순응하는 편이었지만, 이번에는 진지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제이크에게는 이 말을 안 할 수 없어! 스스로 마음을 비운다면 문제 없겠지만, 내 오랜 친구가 하늘에서 어떻게 생각할지 나는 누구보다 잘 알아. 그는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내가 그의 친구로서 그 아쉬움을 대신 채워줘야 한다는 말이야!” 이렇게 말한 뒤 안산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제이크 한에게 기백 있게 손을 흔들었다. “제이크, 이 문제에 대해 자네가 신경 쓸 필요는 전혀 없어. 아이가 태어나면 남자든 여자든 자네 사위를 데리고 와! 남자라면 내가 반드시 설득해서 아이의 성을 제이크로 바꾸게 할 거고, 여자라면 자네 딸과 사위가 아이를 하나 더 낳도록 설득해 볼 테야! 자네는 그때 아무것도 하지 말고,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냥 모르는 척해! 누가 고지식한 생각이라고 하거나 나쁜 소리를 한다면 다 내 탓이라고 돌리면 돼. 난 상관없거든!”제이크 한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크게 끄덕였고, 감동한 목소리로 말했다. “회장님.... 감
안충주는 이 말을 듣고는 크게 기뻐하며 웃으며 말했다. “어쩐지 얼굴에 미소가 귀까지 걸려 있더라니, 알고 보니 외할아버지가 된다는 소식을 들은 거였구나!”“그래!” 제이크 한은 흥분한 채로 말했다. “어른들이 조부모와 손주가 자식보다 더 가까운 관계라는 뜻이라고 했던 게 정말 맞는 말이야! 딸이 임신했다고 하니까, 정말로 뉴욕에 더는 1분도 있고 싶지 않아졌어. 오늘 밤이라도 바로 날아가서 딸아이와 사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싶어!”안충주가 웃으며 말했다. “야, 자네 같이 뭉툭한 나무토막도 이제 와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깜짝 선물을 준비할 줄 아는 거야? 많이 발전했네!” 그러고 나서 안충주는 말했다. “됐어, 여기서 시간 끌지 말고 바로 가. 내가 곧바로 비행기 표를 끊어 줄 테니까, 지금 공항으로 가면 돼!”제이크 한은 황급히 말렸다. “아니야, 아니야. 여기 온 건 회장님과 어머님을 모시고 동행하는 것이었으니, 도착하자마자 떠나는 건 좀 그렇지. 몇 시간 정도는 더 기다려도 늦지 않아. 공연 끝나고 나서 출발해도 괜찮다고.”안충주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그게 중요하냐? 가서 한마디만 하면 다 이해할 거야.”“아니야.” 제이크 한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오랜만에 회장님을 만났는데, 좀 더 시간을 보내야지. 두 시간 더 있는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네가 기장에게 연락해서, 공연 끝난 뒤 출발하도록 해 줘.”안충주는 그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 지금 바로 연락해서 준비하라고 할게.”“좋아!” 제이크 한은 씩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안충주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얼마나 친한 사이인데, 그런 말은 할 필요도 없어.” 그리고는 곧 휴대폰을 꺼내 제이크 한의 비행기를 준비했다. 그 후, 그는 술잔을 들고 다른 사람들 앞에 나와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제이크 한이 곧 외할아버지가 된답니다! 우리 모두 축하하는 의미로 한 잔 하시죠!”안산은 이 말을 듣
시후는 더욱 신중해졌다. 그래서 공연이 끝나지 않는 한, 불필요한 경우 절대 이 문 밖을 나서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한편, 옆방의 박스 안...안산과 시후의 외할머니는 소파에 앉아 있었고, 안충주와 그의 아내가 두 노인 옆에 앉아 있었다. 그 맞은편에는 안태풍 부부와 안재남 부부, 그리고 시후의 이모 안유진이 자리하고 있었다. 제이크 한은 바 테이블로 가서 위스키 한 잔을 따라 바 스툴에 앉아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Samson 그룹 사남매와 시후의 세 외숙모 외에도, 안태풍의 두 아들, 안재남의 큰딸, 그리고 안유진의 12살 된 외동딸이 있었다. 이들 모두 시후의 사촌 형제자매이며, 동시에 혜리의 팬들이기도 했다. 그래서 로스앤젤레스에서부터 이곳까지 따라온 것이었다.안충주의 두 딸도 혜리를 좋아했지만, 큰 딸은 스탠퍼드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고, 둘째 딸은 영국에서 유학 중이었다. 두 사람은 학업으로 바쁜 탓에 오늘 아침 일찍 학교로 돌아갔다. 두 딸은 이전에 할아버지가 위중했을 때 휴학계를 내고 함께 지냈던 만큼, 더 이상 학업을 미룰 수 없었다. 그럼에도 안충주의 두 딸은 Samson 그룹의 가족 채팅방에서 다른 형제자매들에게 공연 영상을 많이 찍어 업로드 해 달라고 부탁했다.시후는 영기를 통해 그들의 신분을 직접적으로 감지할 수는 없었지만, 그들이 나눈 대화를 듣고 각자의 신분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그 중 둘째 외삼촌 안태풍의 큰아들은 어릴 적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그는 아직 갓난아기였다. 반면, 셋째 외삼촌 안재남의 큰 딸과 이모 안유진의 외동딸은 시후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이때 안충주는 제이크 한이 혼자 술을 마시며 우울해 보이는 것을 눈치채고, 바 테이블로 다가가 그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물었다. “왜 그래? 아직 기분이 풀리지 않은 거야?”제이크 한은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풀릴 게 뭐 있나... 우리 이렇게 오랜 세월 친구였으니 알잖아. 내
이 시각 시후의 모든 신경은 단 한 벽 너머에 있는 외조부모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그는 김지우가 자신의 외할머니에게 공손하게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사모님, 너무 겸손하게 말씀하지 마세요. 사모님께서는 은서의 외할머니나 마찬가지이시고, 회장님께서도 은서의 공연을 보러 오셨으니 저희야 말로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외할머니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 은서는 지금 전 세계 한국인 스타 중 가장 유명하죠. 은서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건 우리가 더 영광이지요.”옆에 있던 안산도 감탄하며 말했다. “미국에서 공연을 열 수 있고, 또 이렇게 큰 호응을 받을 수 있다니, 은서 양은 정말 한국인들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겠군.”시후의 외할머니가 말했다. “무슨 은서 양이라니, 그녀는 미래 손자 며느리잖아요. 그렇게 딱딱하게 부르지 말고, 은서라고 불러요.”안산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알겠어, 당신 말이 맞아. 앞으로 은서라고 부르겠네.”김지우는 감탄하며 말했다. “두 분 정말 사이가 좋으시네요.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는 맨날 티격태격하시고, 한 치도 양보를 안 하세요.”안산이 웃으며 말했다. “그건 할아버지가 문제야. 남자가 편하게 살고 싶다면, 항상 아내에게 져줘야 하거든.”“그렇죠?!” 김지우는 웃으며 말했다. “돌아가면 할아버지께 이 비법을 꼭 전수해 드려야겠네요.” 웃음소리가 오가는 가운데, 김지우는 Samson 그룹 가족들을 박스 내부로 안내했다. 그녀는 박스의 기본적인 시설과 기능을 설명한 후 말했다. “공연까지 아직 40분 정도 남았으니 여기서 편히 쉬고 계세요. 지금 관객들이 입장하기 시작할 겁니다. 저는 나가서 확인 좀 해보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호출 벨을 누르시거나 저에게 연락 주시면 됩니다.”외할머니는 웃으며 말했다. “고생이 많아요, 매니저. 바쁜 일이 있으면 가서 해요, 우리야 괜찮아요.” 그러더니 무언가 떠오른 듯 물었다. “참, 매니저. 공연 끝나고 은서가 시간이 괜찮을까요? 만약 괜찮다면 잠시 얼굴
시후는 김지우가 유나에게 은근히 밖으로 나가지 말 것을 암시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시후 자신도 웬만하면 밖에 나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래야 외조부모와 마주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유나는 김지우의 의도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거의 망설임 없이 말했다. “매니저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는 어디도 안 갈 거예요.”김지우는 미소를 지으며 시간을 확인한 뒤 말했다. “오늘 공연은 옆방에도 몇몇 귀빈들이 계실 예정입니다. 그분들은 10분 후에 도착하실 거라 제가 나가서 그분들을 맞이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더 이상 두 분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매니저님, 바쁘신데 일 보세요. 저희는 괜찮습니다.”“알겠습니다.” 김지우는 고개를 끄덕인 뒤, 시후에게도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저는 먼저 나가보겠습니다.”김지우가 나간 후, 시후는 약간 멍한 상태로 응접실 소파에 앉았다. 외조부모가 이제 10분 후에 도착한다는 생각에 긴장과 불안감이 다시 밀려왔다.유나는 시후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그의 옆에 앉아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여보, 무슨 일이에요? 몸이 안 좋아요?”시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며칠 동안 이곳저곳을 오가느라 좀 피곤한 것 같아요.”유나는 자책하며 말했다. “그럴 줄 알았으면 우리 차를 끌고 오지 말 걸 그랬어요.. 운전하느라 고생했을 텐데다가, 나랑 여기저기 다니느라 더 피곤했겠죠..” 그러더니 곧 덧붙였다. “내일은 아무 데도 가지 말고 호텔에서 푹 쉬어요. 돌아갈 때는 내가 운전할게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잠깐 쉬면 나아질 거야. 걱정하지 마요.”유나는 시후가 억지로 괜찮은 척한다고 생각하고 그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여보, 앞으로 피곤하면 미리 말해줘요. 우리의 모든 계획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건강이 제일 우선이잖아요.”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