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룡이 사람들을 모아 데려가자 안세진은 시후에게 “제가 따라가 볼까요?”라고 물었다.시후는 손을 저었다. "아뇨 갈 필요 없어요. 부장님은 저랑 여기서 축하주나 마시고 있죠?”옆에 있던 유나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다가 사람들이 끌려가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참지 못하고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 씨.. 우리는 오늘 나래와 흥진씨의 결혼식에 참석한 거잖아요.. 흥진 씨의 아버지를 저렇게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은데.. 과한 것 아닐까요.?”시후는 웃으며 물었다. "그럼 유나 씨.. 어떻게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오늘 기영숙을 쫓아내지 않고, 백당 그룹을 봐줬다고 쳐요.. 그럼 나래 씨가 과연 흥진 씨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유나는 잠시 침묵하다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의 말이 맞았다. 만약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기영숙 같은 사람의 행동 스타일로 나래는 앞으로 힘든 시간을 겪을 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자신이 나래를 다시 도울 수도 없으니, 차라리 시후가 이렇게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도록 하는 게 나을 것이다. 그러자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걱정되는 듯 말했다. “그럼.. 손흥진 씨가 우리를 미워할지도 모르잖아요..”시후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제가 이렇게 큰 도움을 주었는데, 만약 그가 나를 미워한다면 그는 정말 도울 필요도 없는 존재인 거죠.. 구제불능이랄까..?” 그러자 시후는 손을 앞으로 흔들며 말했다. "자, 일단 들어가서 기다리죠.? 이제 결혼식도 거의 시작할 때가 다 되었으니까요.”팔달 구청 앞.7명은 더없이 난처한 표정으로 이화룡의 안내를 받아 구청에서 혼인 신고서를 작성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7명은 오늘 결혼을 앞둔 젊은 신랑 손흥진과 신부 나래, 그리고 또 다른 신랑 손기정, 그리고 현재 그의 아내 기영숙이다. 이들 4명 외에도 손기정이 곧 혼인신고를 할 신혼부부 설윤정과 그녀의 부모 두 사람이 함께 있었다. 이화룡은 먼저 안세진이 알려준 이혼 전문 변호사에게 연락을 하여 기영숙
기영숙은 울먹이며 말했다. “흐윽.. 정말.. 정말 이혼해야 하는 거예요?”이화룡은 옆에서 그녀를 윽박질렀다. “그럼? 안 하면 어떻게 된다고 말했을 텐데?”손기정은 서둘러 주무관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직원분들 점심 먹기 전에는 끝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서 저희 이 서류를 제출하겠습니다.”그러자 주무관 한 명이 말했다. “그런데.. 아내 분이 이혼 합의한 거 맞아요? 아직 남편 측에서 이혼을 결정하고 정확하게 합의된 것이 아니면 생각해보고 오후에 다시 오셔도 돼요!”그러자 이화룡은 "아닙니다. 이미 다 합의된 상황이에요.”라며 공무원에게 대신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손기정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양반은 빨리 이혼을 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기로 한 상태입니다. 그러니 어서 처리해주십시오. 그리고 결혼식장도 지금 다 준비되어 있어요. 서류 처리하고 바로 결혼식장으로 달려 가야 하거든요.”주무관은 의아한 표정으로 손기정을 바라보았다가 곧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마 말할 필요도 없이 저 남성은 분명 바람을 피운 더러운 놈일 것이다. 이렇게 급하게 아내와 이혼하려는 걸 보면.. 그리고 오늘 당장 다른 여자와 결혼식을 올린다고 하니..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막장 드라마와 같다. 그러자 직원은 이화룡을 보고 말했다. "네, 그럼 각자 한 장씩 서류 작성하도록 도와주세요. 싸인 하시고요.”이화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기정과 기영숙을 불렀다. "자 그럼 서류 작성하시죠.”두 사람은 거부하지 못하고 급히 종이와 펜을 들고 종이에 신고서를 쓰기 시작했다. 이혼신고서에는 여러 정보들을 기재하게 되어 있었다. 신고서에는 깔끔하게 쓴 글자를 요했고 인구동향조사를 위한 내용도 기재하게 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각자 성명에 서명하고 신고서를 직원에게 전달했다.주무관은 확인 후 고개를 끄덕이며 "네 그럼 가족관계증명서를 전달 받았고요, 필요 서류 및 신분증 모두 확인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두 사람의 이혼 신청 업무를 처리해주었다.
마동선은 손을 뻗어 기영숙을 잡아 끌며 데려 가려고 했다. 그러자 기영숙은 통곡하며 "아니.. 흑흑!! 끄흐윽.. 집에 가서 짐 정리라도 해야죠!! 어떻게 이렇게 가라고 해요?!”라고 말했다.하지만 기영숙의 예상과는 달리 마동선과 이화룡은 냉담했다. "무슨 짐 정리야?! 개소리고 하고 있네!? 발가벗긴 채로 쫓겨나고 싶어?!”기영숙은 이런 협박을 듣자마자 더 이상 아무 말 못하고 마동선의 손에 의해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시 그들은 수원 구청으로 돌아갔다.구청으로 들어간 이화룡은 설윤정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어이, 아가씨 일로 오시죠.” 설윤정은 정말 죽고 싶었지만, 이화룡이 무서워 감히 그의 말을 거역하지는 못했다. "어.. 저기.. 아저씨.."이화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와 손기정을 가리키며 주무관에게 말했다. “여기! 두 사람 혼인 신고서 좀 써주시죠!”주무관은 어안이 벙벙해 "네.. 네? 두 사람의 혼인 신고서요?”"맞습니다. 두 사람이요. 못 알아들었습니까? 이 두 사람 혼인 신고서 써 달라 이 말입니다.”직원들은 모두 놀라서 조금 전에 생각했던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확신했다. 이 50대 남자는 분명 쓰레기 같은 인간일 것이다. 자신의 전 부인과 새 애인을 데리고 이혼 신고서를 쓰고 곧이어 혼인 신고서를 쓰러 오다니..담당 공무원은 20대 여성으로 대학을 갓 졸업하여 바로 공무원 합격이 된 케이스이기 때문에, 쓰레기 같은 남자들에 대해 매우 못마땅 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젊은 꼰대들과 나이 먹어서 꼰대들인 남자들도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그래도 평소에 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들이 쓰레기 같은 짓거리를 하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외모라는 자본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손기정은 이미 50~60세이다. 다 늙어서 생긴 것도 별로인데 어떻게 이런 젊은 여자와 다시 재혼을 한다는 말이야..? 담당 공무원은 속으로 손기정에게 불만을 품었지만, 감히
“아하.. 잘 됐네요..” 손기정은 이 말을 듣자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때, 서류는 완성되었고 이제 두 사람은 혼인 신고를 마쳤다. 설윤정은 올해 20대 중반, 손기정은 올해 50대 후반으로 거의 2배의 나이 차가 나는 상황이었다. 담당 공무원은 두 사람에게 서류가 통과되었음을 알리고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발급이 끝난 후 이화룡은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자, 두 부부의 혼인 신고서가 모두 마무리되었으니 서둘러 호텔로 돌아갑시다~ 은 선생님이 기다리고 계실 겁니다~”부부가 된 네 사람은 이화룡을 따라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 호텔의 식장은 이미 손기정 일가 친척들로 가득 차 있었다.시후는 아내 유나를 데리고 식장 무대와 가장 가까운 곳에 앉아 있었다. 그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은 안세진이다. 이화룡은 두 쌍의 신혼 부부를 데려온 후 시후에게 상황을 알려 주었다. 시후는 그들이 이미 혼인 신고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거의 다 된 것 같으니 결혼식은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합시다!""예, 선생님! 설종훈 씨는 이미 딸의 웨딩 드레스를 고르러 갔고요, 정각에 식을 시작할 예정입니다.”시후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손기정 씨 계탔네요? 늙고 성질 더러운 아내와 헤어지고 새 신부를 맞이하니까요? 나이도 어리고.. 곧 애도 낳아 줄 텐데.. 하하..!”"맞습니다..! 역시 은 선생님의 안목은 대단하고 능력도 대단하십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능력이 있다 해도, 다른 사람을 함부로 깔보면 안 되는 거죠.. 손기정과 기영숙이 그들의 며느리가 될 사람을 무시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잘 새기면서 살기를 바랄 뿐이에요.”이화룡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은 선생님..!”시후의 옆에서 유나는 자신의 남편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남편이 오늘 한 일들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조금 과한 처사가 아닌가 싶기도 했기
이화룡의 호통 소리를 들은 손기정의 친지들은 그제서야 마지못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사실 그들은 이 결혼식이 매우 불쾌했다. 이 일이 알려지면 자신들이 하는 사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었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도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 곧 웨딩 드레스를 입고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는 설윤정과 정장 차림의 손기정이 함께 버진 로드에 올랐다.사회자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자, 그럼 두 번째 신랑인 손흥진 씨와 신부 박나래 씨를 모셔볼까요?”사실 이들에게도 손기정의 친지들은 박수를 치고 싶지 않았다. 조금 전 기영숙과 손기정이 박나래를 멸시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 가난한 신부를 멸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전에 박수를 치지 않으면 이화룡이 욕을 해댔기에 그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쳤다. 손흥진은 박나래의 손을 잡고 함께 버진 로드에 올랐다. 두 사람은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고 그들은 어떤 일이든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이 로드에 오르자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지금껏 그들은 아버지와 아들이 한 무대에서 함께 결혼하는 이런 황당한 일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회를 보는 사회자 조차 이 분위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 지 난감해했다. 오늘 사회자는 베테랑 아나운서였지만, 이런 진기한 결혼식은 평생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에 진행할 때는 부모님들을 놀려대며 분위기를 띄우곤 했는데, 오늘은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분위기를 띄워야 할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그는 분위기를 띄우는 건 포기하고 바로 오프닝 멘트를 한 뒤, 바로 옆에 있는 두 커플을 향해 "오늘 두 쌍의 커플이 평생 사랑을 맹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분.. 이제 이 두 쌍이 부부가 되어 함께 앞으로의 역경도 행복도 축하할 수 있도록 힘찬 박수로 맞이해주십시오!! 다시 한 번 따뜻한 박수를 보
사회자는 웃으며 말했다. "아이구, 신부가 이렇게 감동할 줄이야! 이 결혼을 분명 오래 기다렸겠죠?! 이건 정말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우리 모두 박수로 이 부부의 아름다움, 사랑, 찬란한 미래와 평온한 삶을 기원해주도록 하시죠!” 설윤정은 이 말을 듣고는 바닥에 주저앉아 자신의 팔에 얼굴을 깊이 파묻고 엉엉 울었다. "우리 신부가 가슴이 벅차오르시나 봅니다! 신랑 손기정 씨 이렇게 젊고 아름다운 아내를 맞이할 수 있게 된 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손기정은 멋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음.. 매우.. 설렙니다..”"예, 그럼 손기정 씨. 이 기분을 한 마디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아.. 그건.. 좀 지금 안 맞는.. 아무튼 지금은 부끄럽습니다!”사회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럼 오늘 우리 신부의 부모님도 계시는데, 신랑!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십니까?”손기정은 머쓱한 표정으로 단상 아래를 바라보며 "장인 장모! 걱정 마십시오~ 제가 꼭 잘 해주겠습니다!” 그리고 사실, 손기정은 묻고 싶은 것이 있었지만, 바로 묻지는 못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장인 설종훈이 주려고 했던 20억의 혼수가 유효한지였다. 하지만 그는 설종훈이 혹시라도 자신을 협박할까 두려워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이때, 사회자는 설종훈 부부에게 말했다. "자, 그럼 신랑 신부!! 부모님과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손기정의 친지들은 그저 무표정하게 박수만 칠 수밖에 없었다.“자, 신랑 신부 신부측 부모님과 인사!!” 설종훈과 아내는 어색한 표정으로 손기정의 바로 앞에 섰다.사회자가 웃으며 "신랑,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누구십니까?"손기정은 다급하게 "장인 장모님입니다!"이라고 말했다.설종훈은 안색이 안 좋았다. 이 개자식..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데, 자신을 장인이라고 부르다니..사회자는 설종훈의 반응이 좋지 않자, "장인어른!! 너무 설레어서 사위에게 화답하는 것도 잊으신 거 아닙니까? 그리고 장
자신이 이렇게나 나이를 먹고 비슷한 나이의 또래에게 장인 장모라고 부르며 절까지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자 손기정은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았다. 이게 사실 얼마나 창피한 일이겠는가..? 하지만 사회자는 손기정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해서 그를 부추겼다. “신랑분! 오늘은 이렇게 기쁜 날이지 않습니까? 다들 이렇게 한 가족이 되는 자리인데,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아내를 얻었는데 신부의 부모님께 절은 하셔야죠~ 다들 신부를 얻으면 큰 절 올리는 거 당연한 일 아닌가요?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그쵸? 이건 신부와 장인 장모에 대한 예의죠~”이 말을 들은 설정훈은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 두 집안이 하나가 되는 것은 맞지만, 이런 나이 많은 놈에게 자신의 딸을 시집 보내야 한다니..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기에 그저 딸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볼 수 밖에.. 손기정은 이때 사회자에게 말에 따라 단상에서 내려와 설종훈과 그의 아내의 앞으로 걸어 가더니 각자에게 한 번씩 큰절을 올렸다. 설종훈 부부는 겉으로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심 우울함을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고 조금 뒤 사회자가 다시 마이크를 대고 입을 뗐다. “원래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것이 맞지만, 신랑측 부모님께서 참석하지 않으셨기에 우리 양가 부모님이 한 번 더 안아 주시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신부~ 이제 부모님을 한 번 안아주시고요! 마지막으로 인사 한 번 더 하겠습니다.”눈물을 흘려 눈이 빨간 설윤정은 부모님을 한 번 더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다가온 부모님을 보자 그녀는 또 다시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빠.. 잘 살게요..”설종훈은 이 상황이 너무나도 억울하고 슬펐다. 그리고 그는 지금이라도 손기정을 단상에서 끌어내려 결혼을 무효로 만들어 버리고 싶었다. 옆에 있던 설종훈의 아내도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 얼마나 무식하고 어이 없는 일인가..? 지금이 첩을 두는 조선시대도 아닌데 말이다. 자신이 애지중지 키운 딸을
손흥진은 박나래의 손을 잡고 버진 로드를 지나 단상으로 올라왔다. 사회자는 순서에 따라 순조롭게 식을 진행시켰고, 두 사람이 잘 어울리고 아름답다는 칭찬과 함께 사람들에게 두 사람을 소개했다.손흥진과 박나래는 진정으로 서로를 사랑했고,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결혼식을 성공적으로 했기에 자연스레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함께 단상에 올랐을 때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사실 신랑 손흥진의 마음은 사실 복잡했다. 왜냐하면 그의 아버지는 어머니와 이혼하고 새로운 여자와 결혼을 했기에 아무래도 마음이 가벼울 수는 없었던 것이다. 신랑 신부가 서로 반지를 교환한 뒤 사회자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자!! 그럼 우리 신랑 손흥진 군의 부모님과 신부 박나래 양의 부모님과의 인사가 있겠습니다!”조금 전 버진 로드를 지나 밖으로 나갔던 손기정 설윤정 부부는 조금 뒤 바로 부모의 신분으로 흥진과 나래와의 인사를 하기 위해 부모님이 앉아야 하는 자리로 왔다. 객석에 있던 손기정의 친지들은 이 상황을 보고 다들 표정이 안 좋아졌고, 이화룡만 크게 박수를 치고 있었다. 심지어 이화룡의 부하 중 한 명은 이렇게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에에?! 저 신부랑 시어머니가 나이 차이가 거의 안 나는 것 같은데??!” 그러자 사회자가 물었다. “혹시 신부는 나이가 어떻게 되십니까? 시어머니가 나이가 많아요? 아니면 신부가 나이가 많습니까?”이 말이 나오자 이화룡의 부하들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설윤정은 올해 막 외국에서 돌아왔고 직업을 구하기도 전에 이렇게 결혼을 한 것이라 박나래와 나이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다. 그래서 사실 나래가 설윤정에 비해 나이가 조금 많았다.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게 되자 당황한 듯했다. 사회자의 표정도 조금씩 우스워졌다. 왜냐하면 그 역시도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몰랐기 때문이다. 물론 나이가 어린 시어머니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시어머니의 나이가 너무나도 어렸고 시아버지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