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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장

이화룡의 호통 소리를 들은 손기정의 친지들은 그제서야 마지못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사실 그들은 이 결혼식이 매우 불쾌했다. 이 일이 알려지면 자신들이 하는 사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었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도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

곧 웨딩 드레스를 입고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는 설윤정과 정장 차림의 손기정이 함께 버진 로드에 올랐다.

사회자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자, 그럼 두 번째 신랑인 손흥진 씨와 신부 박나래 씨를 모셔볼까요?”

사실 이들에게도 손기정의 친지들은 박수를 치고 싶지 않았다. 조금 전 기영숙과 손기정이 박나래를 멸시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 가난한 신부를 멸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전에 박수를 치지 않으면 이화룡이 욕을 해댔기에 그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쳤다.

손흥진은 박나래의 손을 잡고 함께 버진 로드에 올랐다. 두 사람은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고 그들은 어떤 일이든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이 로드에 오르자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지금껏 그들은 아버지와 아들이 한 무대에서 함께 결혼하는 이런 황당한 일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회를 보는 사회자 조차 이 분위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 지 난감해했다. 오늘 사회자는 베테랑 아나운서였지만, 이런 진기한 결혼식은 평생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에 진행할 때는 부모님들을 놀려대며 분위기를 띄우곤 했는데, 오늘은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분위기를 띄워야 할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그는 분위기를 띄우는 건 포기하고 바로 오프닝 멘트를 한 뒤, 바로 옆에 있는 두 커플을 향해 "오늘 두 쌍의 커플이 평생 사랑을 맹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분.. 이제 이 두 쌍이 부부가 되어 함께 앞으로의 역경도 행복도 축하할 수 있도록 힘찬 박수로 맞이해주십시오!! 다시 한 번 따뜻한 박수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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