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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장

자신이 이렇게나 나이를 먹고 비슷한 나이의 또래에게 장인 장모라고 부르며 절까지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자 손기정은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았다. 이게 사실 얼마나 창피한 일이겠는가..?

하지만 사회자는 손기정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해서 그를 부추겼다. “신랑분! 오늘은 이렇게 기쁜 날이지 않습니까? 다들 이렇게 한 가족이 되는 자리인데,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아내를 얻었는데 신부의 부모님께 절은 하셔야죠~ 다들 신부를 얻으면 큰 절 올리는 거 당연한 일 아닌가요?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그쵸? 이건 신부와 장인 장모에 대한 예의죠~”

이 말을 들은 설정훈은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 두 집안이 하나가 되는 것은 맞지만, 이런 나이 많은 놈에게 자신의 딸을 시집 보내야 한다니..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기에 그저 딸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볼 수 밖에..

손기정은 이때 사회자에게 말에 따라 단상에서 내려와 설종훈과 그의 아내의 앞으로 걸어 가더니 각자에게 한 번씩 큰절을 올렸다.

설종훈 부부는 겉으로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심 우울함을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고 조금 뒤 사회자가 다시 마이크를 대고 입을 뗐다. “원래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것이 맞지만, 신랑측 부모님께서 참석하지 않으셨기에 우리 양가 부모님이 한 번 더 안아 주시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신부~ 이제 부모님을 한 번 안아주시고요! 마지막으로 인사 한 번 더 하겠습니다.”

눈물을 흘려 눈이 빨간 설윤정은 부모님을 한 번 더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다가온 부모님을 보자 그녀는 또 다시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빠.. 잘 살게요..”

설종훈은 이 상황이 너무나도 억울하고 슬펐다. 그리고 그는 지금이라도 손기정을 단상에서 끌어내려 결혼을 무효로 만들어 버리고 싶었다. 옆에 있던 설종훈의 아내도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 얼마나 무식하고 어이 없는 일인가..? 지금이 첩을 두는 조선시대도 아닌데 말이다. 자신이 애지중지 키운 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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