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우리는 더 싼 값에, 몇 배의 효능을 가지고 있는 약품을 개발했으니 일본이나 해외 유명 제품들을 바로 누르고 1위 제품을 만들 수 있겠군요?” 시후는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예 문제없습니다 은 선생님! 그럼 도매상에게 납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좋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납품을 처리하도록 하시죠. 이 약의 판매에 대해서는 걱정 마세요. 우리는 국내 환자들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동남아까지 진출할 생각이니까요. 특히 중국 시장을 잘 노리면 꽤 수입이 짭짤할 겁니다. 중국 시장은 아직 의약품 수준이 많이 뒤쳐져 있으니까요. 일단 이런 해외 시장을 노리기 위해서는 탄약이 충분히 필요하지 않겠습니까?”"네, 맞는 말씀입니다!" 이학수는 감격에 겨운 듯 말했다. "하아.. 일본이 예전에 조선땅을 마구 휘젓고 다니며 전쟁을 치르면서 의약품이 발달했다고 알고 있는데.. 조선땅에서 마루타로 끌려간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지금까지도 어르신들은 일제라면 다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죠.. 이제서야 우리 힘으로 일제 의약품과 전세계 의약품 시장을 평정할 날이 오다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아 참!! 은 선생님, 저희 제품도 그럼 슬슬 TV와 유튜브 쪽으로 광고를 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요즘 잘 나가는 연예인들도 캐스팅하고요~”"네, 하하.. 그럼 흑역사와 별 다른 스캔들 없는 친구로 한 번 뽑아 보시죠?!”"네! 제가 생각하는 괜찮은 배우가 하나 있는데 선생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어~ 그래요? 누구인데요?”"혜리라고.. 예전에 에서 연기한 뒤로 엄청나게 인기가 많아졌죠~ 요즘 연애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털털하고 성격도 좋아서 제가 눈여겨보고 있는 친구였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저는 딱히 연예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따로 연예인들을 쫓아다니는 것도 아니라서요.. 그럼 이학수 씨가 직접 결정하시죠. 적합하다고 생각되면 소속사와 연락해서 광고료에 대해
시후는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으로 와서 요리를 준비했다. 그런데 그때 그의 휴대전화가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뜻밖에도 전화 온 사람이 진설아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시후는 이를 보고 속으로 '평소에 자주 전화도 안 했는데,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며 긴장했다. 그는 재빨리 전화를 받은 뒤 "설아, 무슨 일이야?” 라고 물었다.설아는 수줍어하며 "선생님, 제가 전에 국제 킥복싱 대회에 참가한다고 말씀드렸던 거 기억하시죠?”라고 물었다."그래~ 기억나지, 약속했잖아. 대회 보러 간다고.. 참, 정확히 언제인지도 아직 알려주지 않았는데..?""선생님 기억하시는군요~ 정말 너무 기뻐요~" 그러자 진설아는 "은 선생님, 오늘 오전에 예선 마지막 경기를 하는데.. 혹시.. 와 주실 수 있으세요..?”라고 수줍은 듯 말했다."예선 마지막?? 아~ 그렇구나~~ 그럼 경기는 어떻게 치르고 있는 거야?”"이번 대회는 국제 대회라서 생각보다 출전자가 많아요~ 저랑 같은 급에 출전한 선수만 해도 수십 명이라, 예선을 몇 차례 치러야 하지만 이후 8강까지 뽑은 뒤에 토너먼트를 치르게 되어 있어요~”"그럼 이미 토너먼트 마지막까지 간 거야?? 총 몇 게임 했어? 왜 나는 못 들었지..?""토너먼트는 4경기를 했는데 오늘 오전이 마지막이에요~ 그래서 오늘 제가 이기면 8강까지 갈 수 있고요.. 지금까지는 말씀을 안 드린 건, 선생님이 바쁘셔서 혹시라도 올 시간이 없을까 봐 그랬고, 아버지께서도 선생님 시간은 귀한데 자꾸 방해하지 말라고 하셔서..”"나한테 왜 이렇게 예의를 차리는 거야~ 하하하하!! 그래, 시간과 주소를 줘~ 그럼 내가 오전에 응원하러 갈 게! 하하하!! " 시후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정말요?!" 설아는 이 말을 듣자마자 "잘 됐네요~~ 꺄아아아!! 은 선생님! 경기는 오늘 오전 10시 잠실 체육관에서 열려요~ 경기장에 여러 조가 동시에 경기를 해서 못 찾으실까 봐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도착하시면 알려주세요~ 제가
진설아는 부끄러운 듯한 목소리로 "저는.. 그냥 몸짱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라..”시후는 웃으며 "그럼 뭐라고 불리고 있는데?”"저.. 저.. 저는.. 저! 몸짱 아니고 헬스 여신이에요!!” 설아는 이렇게 한 마디를 남기고 시후가 대답하기도 전에 수줍게 전화를 끊었다.시후는 갑자기 휴대폰에서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 걸 보고 화면을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은근히 미소를 지었다. '크큭.. 귀엽단 말이지..’......유나는 밥을 먹고 바로 자신의 사무실로 갔다. 최근에 사무실의 업무량이 이전보다 많아진 터라 그녀는 직원을 모집하고, 동시에 사무실을 확장하는 바람에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이었기에 바빴기 때문이다.김상곤은 매일 골동품 협회에 틀어박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급하게 골동품 협회에 가야 한다고 하자 시후는 궁금해졌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장인 어른,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가시는 겁니까?”그러자 김상곤은 "오늘 골동품 협회에 마침 노인대학에서 견학을 오기로 했거든~ 하하하!”라며 즐거워했다.시후는 노인대학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오늘 무슨 일이 있는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노인대학은 한미정이 매일 일하고 공부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미정의 절친 중 한 명이 그녀를 노인대학에서 객원교수로 초청했고, 그녀는 서예 등을 배우고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보아하니 아무래도 한미정이 김상곤을 만나러 오는 모양이었다. 어쩐지.. 장인어른이 오늘 아침 일찍부터 기분이 아주 좋더라니.. 하지만 장모 윤우선이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에 시후는 아무것도 물어볼 수 없었다. 이따가 잠실 체육관에 가야 하기에 그는 그저 장인에게 "장인 어른 그럼 저 좀 태워주시겠어요? 마침 잠실 체육관에서 경기를 하나 보러 가야 해서..”"아, 그래?? 좋다! 마침 가는 길인데 같이 가자고~ 하하하!”윤우선은 옆에서 불만을 터뜨렸다. "당신들 세 명은 가족이고 나는 가족도 아니야? 미쳤어?”"뭔 헛소리야
시후가 장인 김상곤과 집을 나서자 장인은 차를 몰면서 ‘허허허허’ 웃음 지었다. "아이고, 내가 이렇게 오래 기다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노인대학에서 우리 협회와 교류할 때까지 기다리다니.. 정말 쉽지 않아..”시후는 웃으며 "한미정 아주머니와 소통하셨나요?"라고 물었다."아직..." 김상곤은 "내가 깜짝 놀래켜 주려고 말 안 했지! 하하하!!”라며 기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도 조심하세요. 절대 장모님께서 한미정 아주머니께서 귀국했다는 걸 알게 해서는 안 되니까요. 더군다나 한미정 아주머니와 접촉했다는 것을 알게 해서도 안 되고요.. 안 그럼 분명 우리 집안에서 난리가 날 거예요..” 시후는 윤우선의 성격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었다. 윤우선은 평생 손댈 수 없는 역린이 몇 개 있는데, 하나는 돈이고 하나는 한미정이기 때문이다. 장인 어른이 이혼하려고 할 때 화가 나긴 했지만, 아직 이성을 잃지는 않았다. 그런데 만약 장인 어른이 한미정과 마주쳤다는 것을 알고, 구치소에 있을 때 두 사람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는 걸 알면.. 아마 윤우선은 미쳐 날 뛸 것이다.김상곤은 시후의 경고를 듣고 정색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 말이 맞아, 너와 생각이 같아서 미정이와 많은 접촉을 하지 못한 거다..” 그러자 김상곤은 한숨을 내쉬며 "이 망할 년은 죽어도 나와 이혼하려 하지 않으니까.. 내가 정말 골치가 아프다! 하아.."라고 말했다.시후는 웃으며 장모 윤우선이 장인어른과 이혼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이상하다며, 어쨌든 그녀는 지금 가진 것이 없으니 이혼하고 집을 떠날 가능성은 더더욱 없다고 생각했다. 즉, 장인이 그녀에게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은 헛된 꿈일 것이다. 차가 잠실 체육관에 도착하자, 시후는 장인 어른과 인사하고 혼자 차에서 내렸다. 잠실 체육관 주변과 입구에는 이번 국제 대학생 킥복싱 대회 홍보물이 빼곡히 걸려 있었다. 세계 대학생 킥복싱 대회 중 가장 유명한 대회로, 예전에는 인천 삼산월드 체육관에서 열린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진원호와 함께 체육관으로 들어갔다.잠실 체육관은 실내수영장뿐만 아니라 실내육상, 배드민턴, 탁구, 농구 등 경기장도 갖추고 있다. 오늘은 수영장을 제외한 모든 경기장이 이번 킥복싱 경기를 위해 텅 비어져 있었다. 현장 전체는 여러 개의 직사각형 모양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각각의 네모꼴에는 링이 하나씩 놓여 있었다. 진원호는 이 링들을 가리키며 시후에게 "은 선생님, 이 현장에는 총 8개의 링이 있는데, 이 8개의 링은 각각 8개 조와 함께 합니다. 8개 조가 정해진 링에서 조별 예선을 마치고 각 링에서 승리한 사람은 이 조에서 유일하게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사람이며 전체 선수들 중에서 상위권에 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더니 그는 5번 링을 가리키며 "은 선생님, 설아는 5번 링에 있어요. 경기 시작은 10분 남았습니다.”시후가 곧 진원호와 함께 5번 링 옆에 도착했다. 5번 링 주변에는 100여 석의 관중석이 있었는데, 진원호는 일찌감치 1열에 몇 개의 좌석을 구매해 두었다. 시후가 막 도착하자마자 친숙한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는데, 알고 보니 진동오였다. 그는 예전에 시후에게 시치미를 떼고 큰 사고를 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집안에 감금되어 있었다. 그동안 아무런 일을 치지 않았고, 설아의 시합까지 있어서 이렇게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이제 진동오는 이전에 건방진 태도가 사라진 지 오래였고 시후가 도착하기도 전에 황급히 일어서더니 시후에게 인사를 건넸다. "은 선생님 오셨어요? 어서 앉으세요!”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웃었다. "진동오 씨, 오랜만이네요? 요즘도 골동품 팔아서 수입 좀 짭짤합니까..?”진동오는 부끄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그동안 집에서 반성하고 참회했습니다.. 애초에 은 선생님께 잘못을 범한 것에 대해 괴로움과 자책감을 느꼈죠.. 애초에 제가 정말 보는 눈이 없어서.. 감히 선생님께 맞서다니..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제 잘못을 문제 삼지 않으시고 저희 집안의 문
진동오의 말이 떨어지자 시후는 입구에서 들어오는 설아를 즉시 찾아냈다. 오늘 설아는 스포츠 브래지어와 쫙 달라붙는 반바지를 입고 완벽한 몸매를 드러냈다! 시후는 설아의 근육 라인을 보고 놀랐다. 그녀의 키와 몸매는 다른 여자들 사이에서 정말 무적이라고 할 만큼 완벽했고, 그녀의 뽀얀 피부는 탄탄하고 아름다웠다. 또 긴 머리를 뒤로 묶은 채 깔끔한 포니테일을 한 설아는 붉은색 글러브를 끼고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설아와 함께 나란히 걸어 나온 것은 갈색 피부에 까무잡잡한 얼굴의 젊은 여성이었다. 진동오는 시후에게 "은 선생님, 우리 설아가 오늘 상대하는 태국 선수입니다. 무에타이 실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필리핀 팀의 시드 선수라고 하던데요?!"라고 설명해주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건 별로 두려워할 필요가 없죠. 무에타이 실력이 뛰어나다고 킥복싱도 뛰어나지는 않으니까요. 그러니 설아 씨도 분명 이길 수 있을 거예요. 하하..”진동오도 옆에서 헤헤 웃으며 말했다. "은 선생님은 정말 혜안이시군요?! 사실 저도 설아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헤헤..”옆에서 진원호는 진동오를 노려보며 "경기에 집중해 이 녀석아! 거기서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라고 호통 쳤다. 진동오는 욕을 먹고 목이 움츠러들었는데,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사실 진원호는 자신이 시후와 친분을 다지려고 했는데, 진동오가 계속 재잘재잘 지껄여서 짜증이 몰려왔다. 이때 무대에 오른 설아도 시후를 보았고, 의연한 표정으로 있던 그녀는 갑자기 살짝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권투 글러브를 낀 손을 가볍게 흔들며 "은 선생님 오셨어요!"라고 감격에 겨워 외쳤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화이팅!! 8강에 진출하자!!”라고 소리쳤다.설아는 수줍게 웃으며, 마음이 초콜릿을 먹은 것처럼 달달해짐을 느꼈다. 사랑하는 남자가 와서 자신의 경기를 보는 것만큼 즐겁고 설레는 것은 없다. 그녀는 자신이 이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라
시후는 태국 선수가 펀치 스피드가 빠르고 몸이 매우 유연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태국 선수는 설아보다 거의 10cm 작으며, 몸집이 전체적으로 작아서, 하체도 더 안정적이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태국 선수는 매우 똑똑한 플레이를 펼쳤는데 자신의 강점을 알고 있고, 설아의 강점을 모두 알고 있어서 계속해서 하체 공격을 했다.설아는 상대가 올라와 계속해서 공격을 퍼붓는 바람에 방어 위주의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었고, 1세트는 설아보다 상대의 유효 타수가 월등히 많았기 때문에 1세트는 설아를 5점 차로 따돌릴 수 있었다.짧은 휴식시간 동안 설아의 코치는 서둘러 설아의 귀에 대고 전술 지도를 했다. 몇 분간의 짧은 휴식 끝에 경기는 곧바로 2세트로 넘어갔다. 2세트 초 설아는 전략을 바꿔 선제공격을 하며 주도권을 잡았지만, 주 전술은 발을 공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설아는 상대보다 탄탄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고, 키가 크고 마른 편이라 플레이 자체가 불안정해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2세트가 끝났지만 설아는 여전히 승점차에서 뒤지고 있었다.진동오는 이때 다소 안절부절 못하고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태국 선수가 계속 설아의 하체를 노리는데.. 만약 설가 상대방의 우세를 무너뜨리지 못한다면, 아마 이번 시합에서 질 것 같네요..”시후는 "동오 씨 꽤 센스가 있네요? 하하!”라며 웃었다.진동오는 겸연쩍어 하며 "그냥 얕은 지식이죠.. 괜히 나서서 죄송합니다.”라고 시후에게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태국 선수를 힐끗 보았다. 시후는 이 선수가 비록 하체가 안정적이고 공격 속도도 더 빠르지만, 빠를수록 방어할 틈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태국 선수는 매번 발을 내딛어 상대방을 공격함과 동시에 자신의 약점을 드러냈다. 하체 공격을 할 때마다 일부러 자세를 낮추며 설아의 종아리와 발목을 공격하려고 하 이런 발놀림 수단으로 인해 설아는 경기에서 제대로 서기도 힘들었다. 이런 상태로 계속 가다가는 시합에서 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태국 선수
시후의 말을 들은 설아는 반가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은 선생님!"이라고 감동한 표정으로 외쳤다. 말을 마치자 그녀는 수줍게 "미안합니다, 은 선생님, 제가 계속 져서 실망하게 만들었죠?!”라고 말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괜찮아. 처음에 빠르게 적응할 수 없는 게 정상이지. 시합을 하면서 상대의 장단점을 잘 분석해 적절한 전략을 선택하면 결국 승리할 수 있어!"라고 말했다.설아는 감격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은 선생님.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그러자 설아 옆에 있던 코치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보았다. "당신 뭐야? 뭘 함부로 지휘하는 거야? 당신 킥복싱에 대해서 알아?? 설아는 지금 가장 중요한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앞으로 점수를 만회하지 못한다면, 질 가능성이 커! 그런데 당신이 이럴 때 헛소리를 하는데, 지기라도 하면 어떻게 할 거야?!”"저는 사실을 말했을 뿐이고, 당신이 제대로 볼 수 없는 사실인 거죠. 만약 설아 씨가 코치님이 말한 대로 계속 싸운다면, 그녀는 이번에 매우 비참하게 질 것입니다. 태국 선수는 파워, 테크닉, 스피드 면에서 설아 씨보다 그다지 강하지 않아요. 하지만 상대방이 선택한 전술이 매우 똑똑하기 때문에 처음 두 판은 설아 씨를 이길 수 있었던 겁니다. 만약 설아 씨가 전술적으로 상대보다 앞서지 않는다면, 이 경기는 지게 될 겁니다.”그러자 코치는 시후에게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어디서 아마추어가 감히 내 앞에서 농간을 부려? 내가 전국 킥복싱 챔피언인데 당신이 어딜 감히 내 앞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야?!”시후는 웃음 지었다. "하하.. 당신도 그랬잖아요! 당신은 전국 챔피언에 불과하다고.. 지금 설아 씨는 세계 챔피언을 노리고 있는데, 당신은 무슨 근거로 당신이 전국 챔피언의 수준으로 세계 챔피언을 지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죠??""당신..?!" 코치는 시후가 자신을 은근히 비꼬는 바람에 마음속으로 화가 났지만, 그를 반박할 마땅한 말을 찾지 못해 이를 악
이중열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님께서는 올해 여든이 넘으셨습니다. 이 나이에 뇌졸중이라니... 상황이 좋지 않을까 걱정됩니다."시후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이중열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근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성도민은 이내 차를 급히 기독병원 입구까지 몰았다. 차가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이중열은 황급히 문을 열고 뛰어내려 곧장 병원 로비로 달려갔다. 그는 접수대에서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곳과 병실 정보를 문의했다.당직 간호사는 빠르게 정보를 조회한 뒤 이중열의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병동과 호실을 알려주었다.이중열은 안내를 받은 대로 급히 어머니가 있는 병실로 뛰어갔다. 병실 문 앞에 도착한 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조심스레 병실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들어오세요."이중열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곳에는 단 한 개의 병상이 있었고 침대 위에는 산소 마스크를 낀 어머니가 몹시 쇠약한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그리고 그녀 주변에는 세 명의 중년 남성과 두 명의 여성, 그리고 10대 아이들이 몇 명 있었다.병실에 있던 다섯 명의 중년들은 문 앞에 선 이중열을 보는 순간,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충격에 빠져 자리에 얼어붙었다.그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여성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외쳤다. "오빠?! 정말 오빠야?!"이중열은 그녀를 바라보며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을 드러내며 말했다. "너... 너 소연이냐?!"그녀는 이중열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즉시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녀는 재빨리 달려와서 이중열을 꼭 껴안은 채 울먹이며 말했다. "오빠, 어떻게 홍콩으로 돌아온 거야?! 유가휘가 오빠를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잖아. 오빠가 돌아온 걸 알게 되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텐데....!"그 때 다른 사람들도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이중열을 꼭 껴안고 울면서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 사람들은 바로 이중열의
"하하... 아가씨, 조금 전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좋아한다고 하셨습니까?!" 원서훈은 놀란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 이야기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배유현은 그의 반응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그래도 무술 고수신데, 제가 이렇게 분명히 말했는데도 못 들으신 건가요?"원서훈은 황급히 손을 저었다. "아, 아니, 그런 게 아닙니다... 그저 아가씨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전혀 예상 못 했기 때문에 놀랐을 뿐입니다...."배유현은 빙그레 웃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원 선생님께서 그렇게 놀라실 필요 없어요. 게다가, 은 선생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저 혼자 뿐이겠어요? 조금 전 그 유미경 씨를 보셨나요? 그분이 은 선생님을 바라보는 눈빛이 얼마나 애절하던지.. 여자의 눈빛이 그토록 애절하다는 건, 그만큼 마음속에서 상대방을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라고요."원서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아가씨께서 하시는 말씀이 맞긴 합니다...."배유현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휴, 은 선생님께서 홍콩에 오신 지 고작 이틀 밖에 안 됐는데.. 이틀 만에 유미경 씨가 은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 건 그렇다 쳐도 이틀 만에 은 선생님이 그녀를 안쓰러워 하시다니,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어요."원서훈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은 선생님께서 유미경 씨를 안쓰러워하셨다고요? 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배유현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건 원 선생님께서 세심하게 보지 않으셨기 때문 아닐까요?"원서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자조적으로 말했다. 그러고는 다시 배유현에게 물었다. "아가씨, 그런데 은 선생님을 좋아하신다면, 유미경 씨는 아가씨의 경쟁 상대가 되는 게 아닙니까? 그런데 왜 먼저 다가가 친구가 되려 하시는지요?"배유현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은 선생님께서 미혼이시라면, 당연히 유미경 씨는 제 경쟁 상대가 되겠죠. 하지만 은 선생님께서는
유미경은 눈물을 머금은 큰 눈으로 시후를 노려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자 옆에 있던 유가휘가 재빨리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경아! 은 선생님께서 너에게 말씀하시잖아! 멍하니 있지 말고 얼른 답해드려!"그러나 유미경은 고집스럽게 얼굴을 돌리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훔쳤다.시후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그냥 유가휘에게 말했다. "유 회장님, 유미경 씨가 저를 상대하기 싫다고 한다면 억지로 강요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가휘는 난처한 표정으로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제 딸아이가 예의가 없어서.... 선생님께 실례를 범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이번에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이렇게 먼 길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급히 돌아가실 필요가 없으시다면, 저녁 식사라도 함께하시죠."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저도 급한 일이 없어서요. 은 선생님께서 홍콩에 하루 이틀 더 머무르실 예정이라면, 저도 기다렸다가 일이 끝난 후 함께 돌아가겠습니다.""그러시죠." 시후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중열과 그의 가족들이 새 집으로 이사한 후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기에, 배유현이 서두르지 않는다면 같은 비행기를 타고 돌아갈 수도 있었다.배유현이 다시 물었다. "은 선생님께서는 어느 호텔에서 머무르시나요?"시후는 유가휘와 유미경을 한 번 바라본 후 말했다. "아직 호텔은 정하지 않았습니다."배유현은 상황을 대충 파악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제가 호텔을 골라서 은 선생님의 객실도 함께 예약해 드릴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게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배유현 씨."유미경은 그 때 또 다시 고개를 들어 시후를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한편, 유가휘는 다소 실망한 듯 보였다. 비록 시후에게 한바탕 당하기는 했지만, 그는 아직도 시후와 배유현을 자신의
킬러가 추락한 후, 공항 출구 밖의 인파 속에 숨어 있던 몇 명의 킬러들도 변장한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순식간에 제압되었다. 차 안에 숨어 기회를 노리던 킬러들 역시 반응하기도 전에, 블랙 드래곤 대원들이 앞뒤에서 차량으로 포위하며 문을 부수고 침입해 그대로 끌려 가고 말았다. 그 때가 되어서야 킬러들은 자신들이 이미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철저히 감시당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현상금 철회 명령을 받은 즉시 현장을 떠난 킬러들은 블랙 드래곤 대원들도 가만두었지만, 끝까지 떠나지 않은 자들은 결국 블랙 드래곤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이때, 공항 VIP 대기실에서 유가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철회되었습니다. 킬러들도 분명 철회 소식을 접했을 테니,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하지만 시후는 유가휘의 말을 무시한 채, 성도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성도민 씨, 다 정리됐나요?"성도민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확실히 철회되었습니다만 저희 측에서 감시하던 범위 내에 아직 떠나지 않은 킬러들이 몇 명 있었기에 직접 처리했습니다. 한 명은 사살했고, 일곱 명은 생포했습니다.""잘했군요."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일곱 명도 시리아로 보내도록 해요. 홍콩에서 장기적인 평화로움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니까."성도민은 즉시 두 손을 모으며 답했다. "예 알겠습니다!"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 회장님, 당신과 나, 그리고 중열 삼촌 간의 원한은 당신이 한국에 있는 구름산에서 돌아오면 완전히 끝날 겁니다. 더불어 TS Shipping과의 협력을 원한다면, 그때 전문 인력을 배정해 협상하도록 하죠. 앞으로 약속을 지키기만 하면, 나는 더 이상 당신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겁니다."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완전히 안심하며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의 너그러움에 감사드립니다!" 그런 뒤 그는 곧바로 이중열을 향해 말했다. "중열 씨,
"좋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바로 모든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현상금을 철회하겠다고 통보할 겁니다. 달러는 24시간 이내에 원래 경로로 환불될 겁니다."....그 시각, 홍콩 국제공항 외부에는 이미 여러 명의 킬러들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를 알지 못했지만, 그들이 모두 공항 근처에 숨어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현상금을 손에 넣고 평생 먹고 살기 위해서 이러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같이 참지 못하고 오직 이중열이 공항에서 나오는 순간을 틈타 즉시 공격을 개시할 생각이었다.그 중에서 어떤 킬러들은 이미 은밀한 장소에서 저격총으로 조준을 하고 있었고, 또 다른 킬러들은 관광객으로 위장해 공항 출구 밖에서 총을 숨긴 채 대기 중이었다. 심지어 어떤 킬러들은 차를 도로에 세워 두고, 이중열이 나오자마자 그대로 들이받을 작정이었다. 킬러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승리를 거머쥐려는 찰나, 갑자기 휴대전화로 짧은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젠장!" "뭐야, 이게!" "아오 씨, 장난하나!"마치 독사처럼 기회를 엿보던 킬러들은 일제히 욕설을 퍼부었다. 현상금이 철회되었다는 사실에 그들은 모두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제 현상금은 사실상 사라졌고, 손에 잡힐 듯했던 부자가 될 기회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들도 지금 불만을 터뜨려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일단 현상금이 철회되면, 아무리 목표를 제거해도 돈을 받을 방법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결국 대부분의 킬러들은 즉시 그 자리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관광객으로 위장했던 킬러는 택시를 타고 떠났고, 길가에 차를 세웠던 킬러도 곧바로 차를 몰고 사라졌다. 숨어서 저격을 준비했던 자들도 총을 수납하고 호텔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아직 몇몇 킬러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 중 한 명은 공항 맞은편 호텔 18층 객실에 숨어 있었다. 그는 저격총 조준경으로 공항 출구를 노리면서도 연신 욕설을 퍼부었다."아오 씨, 유
시후의 마지막 요구를 들은 유가휘는 순간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구사일생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깨닫게 되었다. 이것은 시후가 자신에게 요구한 마지막 한 가지 일이었기에, 그 말인즉슨 자신이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10년 동안 200억 달러 상당의 재산도 지킬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에 비해, 자신이 이중열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상금은 새 발의 피에 불과할 것이었다. 게다가 이중열에게 주어야 하는 별장 또한 별 것 아닌 존재일 뿐이었다. 비록 한국에서 3개월 동안 회개를 해야 하지만,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던 그에게는 이 정도는 관대하고 너그러운 처분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니, 그는 감히 마음 속으로 어떠한 불만도 품을 수 없었다. 오히려, 이제서야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그는 즉시 시후에게 자신의 태도를 표현하며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안심하십시오! 저는 다른 일들을 마무리한 후, 바로 한국으로 떠나겠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참고로 한 가지 더 말해두지. 오늘부터 당신의 목숨과 재산은 이중열 삼촌과 운명을 함께하게 될 거야. 삼촌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당신에게도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삼촌에게 무슨 변이라도 생긴다면, 설령 그것이 단순한 사고일지라도 나는 당신이 반드시 연대책임을 지도록 할 겁니다. 이해했습니까?"유가휘처럼 머리가 빠른 사람이 시후의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시후는 유가휘가 다시는 이중열에게 어떤 위협도 가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의 신변 안전을 이중열의 생사와 묶어버린 것이었다. 따라서 이제부터 유가휘는 이중열을 해칠 생각은커녕, 오히려 그가 무사하기를 밤낮으로 기도해야 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유가휘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이해했습니다....""좋아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 당신이 홍콩 전역에 퍼뜨린 ‘현상금’을 즉시 철회
진작에 이중열과 이웃이 되는 것도 억울한데, 매년 최소 200일을 반드시 시훈도에서 거주해야 한다니, 이건 정말 사람을 정신적으로 짓밟는 처사가 아닌가?이때 시후는 계속해서 말했다. "또한, 당신의 운전 기사를 다른 직책으로 옮기도록 해. 나는 블랙 드래곤에서 한 명의 대원을 보내 당신의 경호원 겸 운전기사로 삼을 거야. 동시에 그는 당신의 일정을 감시할 것이고 만약 당신이 일 년 중 시훈도에서 하루라도 덜 거주하기라도 한다면, 벌금 1억 달러를 내도록 할 생각이고."그러자 유가휘는 울상을 지으며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정말로 시후가 그의 얼굴을 바닥에 눌러 반복해서 비벼댈 정도로 잔인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속으로 아무리 억울해도 그는 감히 시후에게 반박할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은 선생님 걱정 마세요... 저는 말씀을 따를 겁니다... 반드시 따르겠습니다..."시후는 다시 말했다. "아 참, 그리고 블랙 드래곤 대원이 당신의 경호원 겸 운전기사가 되는 것도 비용이 들 겁니다. 나는 성도민 씨에게 네 명의 대원을 선발하게 할 것이며, 분기마다 교대하여 당신을 위해 근무하도록 할 겁니다. 그럼 당신은 반드시 매달 200만 달러의 급여를 지급해야 해. 이해했습니까?"유가휘는 얌전히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이해했습니다. 매달 200만 달러를 반드시 제때 지급하도록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침착하게 말했다. "세 번째, 즉시 홍콩대 근처의 먹자골목 소유권을 현재 당신의 그룹에서 분리하여 독립된 회사로 만들도록 해. 이 회사의 주주는 오직 유미경 씨 한 명이어야 합니다!"유미경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왜 시후가 먹자골목을 언급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때 시후는 계속해서 말했다. "이 먹자골목의 모든 결정권은 앞으로 미경 씨에게 있을 겁니다. 그런데 당신이 감히 허가 없이 임의로 개발하려 한다면, 내가 알게 되는 즉시 당
유가휘의 모든 정신과 의지는 이미 시후에 의해 완전히 꺾이고 말았다. 이제 그는 손익을 따질 겨를도 없이, 오직 살아남는 것만이 유일한 바람이었다. 그러니 시후가 어떤 조건을 내걸든, 그는 주저 없이 받아들일 의향이 있었다.시후는 유가휘가 완전히 굴복한 것을 확인하고,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하며 냉정하게 말했다. "유가휘, 잘 들어. 내가 당신에게 시킬 첫 번째 일은 바로 홍콩 최고 수준의 전문 경영인 연봉을 기준으로 삼촌에게 20년 치의 급여를 보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추가로 이중열 삼촌의 청춘을 빼앗은 것에 대한 보상금을, 또 이중열 삼촌의 가족의 정신적 피해 보상금을 지급해야 해." 그런 뒤 시후는 말을 이어갔다. "즉, 당신이 한 번에 홍콩 최고 전문 경영인의 연봉 60년 치를 한꺼번에 삼촌에게 지급해야 한다. 이의가 있나?""없습니다!" 유가휘는 거의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지금 상황에서 그가 감히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는가? 시후의 요구대로라면, 고작 60~70억 홍콩달러, 미화로 따져보면 10억 달러도 되지 않는 금액이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이중열은 급히 말했다. "도련님, 이 돈은 받을 수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단호하게 말했다. "삼촌, 이 돈의 목적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보상이고, 다른 하나는 처벌입니다. 설령 삼촌께서 이 돈이 필요 없다고 해도, 그는 반드시 이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만약 돈을 받아서 삼촌이 원하는 곳에 기부하셔도 상관없습니다."그러자 이중열은 시후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시후는 다시 유가휘를 바라보며 말했다. "두 번째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당신이 소유한 시훈도의 럭셔리 저택 옆에 있는 G7 그룹의 별장을 매입해 이중열 삼촌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그리고 삼촌의 가족들을 찾아가 그곳으로 이사해달라고 요청해야 해. 이사를 할 때, 사회자를 초청해 가장 성대한 집들이 행사를 개최하도록 하고!"유가휘는 시후의 말에 충격을 받아 할 말을 잃었다. 그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시후
이에 그는 다시 한 번 시후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은 선생님! 미경이가 말한 대로 저는 정말 천인공노할 악행을 저지른 적은 없습니다. 아무리 제가 못난 인간이라도, 죽을 죄를 지을 정도까지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돈을 원하신다면 한 푼도 빠짐없이 드리겠습니다!"이때, 유미경 역시 갑자기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 간절히 말했다. "은 선생님, 돈이라는 건 결국 물건일 뿐입니다. 그러니 부디 제 아버지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어떤 금액이든, 저희는 망설이지 않고 지불하겠습니다!"시후는 유미경까지 자신에게 무릎을 꿇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시후는 얼른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하려 했다. 그러나 유미경은 시후의 거부하며, 무표정으로 말했다. "은 선생님, 당신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저는 일어나지 않겠습니다. 만약 제 아버지의 목숨을 원하신다면, 저도 함께 죽이세요."시후는 유미경의 원망이 담긴 눈빛을 마주하고 가슴이 아릿했다. 그는 깊은 한숨을 쉬며, 냉정한 목소리로 유가휘를 바라보며 말했다. "유 회장님, 당신은 훌륭한 딸을 두셨군요." 그러고 나서 그는 이중열을 바라보며 물었다. "삼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겠습니까?"이중열은 급히 공손한 태도로 대답했다. "도련님, 저는 그저 무사히 돌아가 지인들과 함께 생활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 외의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한 뒤 이중열은 혹시라도 자신의 뜻이 시후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까 걱정되어 다시 강조했다. "은 선생님, 유 회장님께서 암살 지시를 철회하기만 한다면, 저도 더 이상 다른 문제를 추궁하고 싶지 않습니다!"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 감격스러움과 부끄러움이 교차했다. 그는 이중열을 향해 거듭 머리를 조아리며 울먹였다. "중열 씨... 자네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자네의 이 은혜는 평생 갚도록 하겠어!"이때, 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 "유가휘, 삼촌과 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