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당 밀가루는 두 가지의 유통 경로가 있는데, 하나는 대형 마트이고 다른 하나는 설 대표가 운영하는 중형 마트였다. 국내 밀가루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왜냐하면 국내에서 밀가루의 원재료인 밀이 자급률이 5%에도 미치지 못하기에 중국, 베트남, 독일 등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밀로 제조하는 밀가루를 구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 수입에 비해 가격대가 높다. 따라고 조금이라도 확실한 유통 경로를 확보하고 물건을 더 많이 팔아야 수입이 더 많이 들어온다. 만약 판매 채널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으면 유통이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현지의 많은 브랜드들은 모두 설 대표와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자신의 판매량을 늘리고 이윤도 크게 늘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기정이나 기영숙 모두 그에게 잘 보이려 애썼다. 기영숙은 아들이 제발 설 대표의 딸과 결혼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설 대표의 딸을 며느리로 삼는다면, 유통 경로를 매년 신경 쓸 필요가 있겠는가..? 그저 제품을 넘겨주기만 한다면 독점을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럼 수입은 2배, 3배 아니 그 배로 많아 질 수 있을 텐데..이 때, 장미화는 약간 불쾌한 표정으로 영숙을 바라보았다. "영숙아 너 너무한 거 아니야?!! 네 아들이 결혼을 하는데, 나에게 말하지도 않고.. 너 그런데 나에게 설 대표 딸이랑 네 아들이랑 다리 좀 놔 달라고 그러지 않았어? 그런데 갑자기 무슨 결혼이야??”기영숙은 이 말을 듣자 급히 장미화를 옆으로 끌어당기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휴.. 언니!! 이게.. 좀 복잡해~~ 사실.. 오늘 우리 아들 결혼 안 시킬 거야.”장미화는 화가 나서 말했다. "뭐? 무슨 소리야? 이제 곧 식도 시작하는데 누굴 속이려고 그래?”"언니.. 내가 솔직히 툭 까놓고 말할게.. 내 아들이 지금 눈이 멀어서 완전 못 사는 가난한 집 여자랑 결혼하겠다고 난리야 난리~~~!! 그런데 이 여자애가 얼~마나 가난한지.. 그리고 얼마나 뻔뻔한 줄 알아? 우리 집에 시집와서
기영숙은 이때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15억의 혼수도 매력적인 일이지만, 관건은 자신의 아들을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와 결혼시키는 것이었다. 이건 하루 아침에 득남하는 게 아닌가? 설 대표가 15억의 혼수를 언급했고, 각종 자원도 지원하겠다고 하니, 기영숙의 마음 한구석에서는 벌써부터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사실 그룹에 돈만 많이 준다면 아들이 남의 아이의 아빠가 되는 건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지 않겠는가..?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설 대표의 딸이 흑인의 아이를 가졌다는 것이다. 만약 아들이 그녀와 결혼해서 아이가 태어났는데, 아이가 검은 피부를 가졌다면..? 그럼 자신의 아들이 손가락질 당하며 비웃음 거리가 되지 않겠는가..?기영숙은 이렇게 생각하자 뭔가 망설여졌다.장미화는 그녀가 망설이는 걸 보고 그녀에게 속삭였다. "영숙아! 솔직히 말해 줄까? 지금 설 대표 집안은 엄청 급해!! 딸이 임신한 걸 몰랐을 때는 괜찮았지만, 지금 이게 얼마나 큰 일이야? 그래서 설 대표님 부부가 완전 눈이 뒤집힐 정도로 급해! 왜냐하면 딸 아이 배가 점점 불러오거든~”기영숙은 생각에 잠겼다. 그렇다면.. 설 대표는 지금 매우 급한 상황일 것이다. 그럼 차라리 그냥 이렇게 협상을 마무리 지을 수는 없지? 이럴 수록 더 재물을 뜯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자 기영숙은 "미화 언니, 솔직히 말해서 이건 정말 창피한 일이야.. 딸 아이가 외국인 남자의 애를 벌써 가졌다니.. 결혼도 안 했는데.. 하지만 우리도 설 대표님을 도울 마음은 있어. 그런데 만약이라도 애가 흑인이면 어떡해? 우리 아들은 그럼 비웃음 당할 거 아냐?”장미화는 급히 말했다. "그래~ 그러니까 설 대표도 예물을 준비하려고 하지~ 네가 이게 억울하다고 생각한다면 아마 설 대표가 조금 더 금액을 올려주지 않겠어? 영숙아 솔직히 요즘 돈 버는 게 쉽냐? 그리고 15억이야.. 이건 일반인들은 평생 만질 수도 없는 돈이다! 그러니 설 대표가 얼마나 신경 쓴 거야? 그리고 네 아들이
"그리고, 마켓에서 유통 및 판매하는 밀가루, 설탕 등 가루 재료는 반드시 우리 제품을 독점적으로 쓸 것! 그리고 마진의 50%를 우리 기업에 넘길 것! 만약 이걸 허락한다면, 그냥 바로 오늘 결혼식을 올려도 돼! 우리 아들은 지금 턱시도도 입고 있으니 그냥 결혼시키면 되는 거야! 그 따님만 오라고 하면 돼!” 그러자 기영숙은 다시 웃으며 말했다. "미화 언니, 그리고 설 대표 딸이 임신을 했으니, 사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잖아? 그리고 언니가 중매를 잘만 해준다면 나중에 개인적으로 2천만 원 쏴 줄게!!”장미화가 이 일에 열정적으로 달려든 것은 바로 설 대표가 딸을 위해 좋은 시댁을 찾는다면 그녀에게 3억의 돈을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설 대표는 딸이 하나라 자신의 딸의 명예가 훼손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래서 돈을 더 쓰더라도 가치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감내하겠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그런데, 기영숙까지 2천만 원을 주겠다고 하자, 장미화는 너무나도 설레어 왔다. 이 일이 성사되면 돈이 얼마야?? 돈이 이렇게 쉽게 벌린다고..?! 이렇게 생각한 그녀는 즉시 휴대전화를 꺼내 설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그녀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설 대표님!!! 좋은 소식이 있어서요~~ 우리 영숙 씨가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에 관심이 있다고 하네요?”"정말요? 구체적으로 뭐라고 하던가요? 동의는 했어요? 언제 결혼식을 하겠답니까?"사실 설 대표와 그의 아내는 일찍이 손기정의 아들 손흥진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이 총각은 매우 잘 생겼고 인품도 좋은데, 더욱 얻기 힘든 SKY 졸업생이었다..! 게다가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비록 자신의 딸이 외국인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하지만, 그는 자신의 딸이 재혼한 남자와 결혼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이런 노총각을 찾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손흥진의 집안은 형편도 괜찮기 때문에 딸을 힘들게는 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손기정의 사업은 자
설 대표는 이 말을 듣자마자 타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그의 가장 큰 걱정은 바로 혹시라도 안 좋은 소문이 돌아 딸의 명예가 떨어지고, 그 때문에 평생 불행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마침 굉장히 괜찮은 사위 후보가 생긴 데다, 우연인지 지금 바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고 하니, 그는 잠시 고민 끝에 바로 대답했다. "그래요! 오케이! 그럼 그 손 대표 사모님께 말씀드리세요. 20억! 현금으로 쏘겠습니다! 그럼 내가 딸을 데리고 거기로 가서 먼저 결혼식을 치르고 내일 우리 집안 친인척들을 초대해서 또 따로 결혼식 한 번 하지 뭐! 그럼 제대로 결혼하는 것 아니겠습니까?”장미화는 이 말을 듣고 아부를 해댔다. "역시~ 설 대표님 대단하시네요~ 큰 돈을 벌어 보신 분이라 그런지, 이렇게 빠른 결단을 내리시다니.. 그리고 계획까지 완벽하게 세우시네요~ 제 생각엔 이런 분이 우리 한국에 얼마나 있을까 싶네요~ 호호! 이제 발 뻗고 편안히 주무실 수 있겠어요~”설 대표는 전화로 껄껄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내가 며칠 동안 잠을 못 잤소! 그런데 오늘 이렇게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되었으니.. 장미화 씨, 정말 고마워요! 내 지금 얼른 말해서 아내와 딸에게 식장으로 갈 준비를 시키고 호텔로 가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일이 잘만 해결되면 바로 장미화 씨에게 좀 더 얹어 드릴게!”장미화는 이 말을 듣고 흥분해서 손을 덜덜 떨었다. 비록 그녀도 돈이 없는 편은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쉽게 돈을 번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 결혼이 성사되면 2억에 보너스까지 벌 수 있는데.. 게다가 기영숙도 자신에게 수천 만원을 주기로 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녀는 흥분한 나머지 설 대표의 전화를 끊고 급히 기영숙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오호호호! 영숙아~ 이 결혼 말이야~ 내가 참 기분이 좋다아~?!”기영숙은 다급히 물었다. "언니 설 대표 쪽에서 뭐라고 하던가?"장미화는 빙그레 웃었다. "이미 설 대표와 네가 말했던 5억 올
기영숙은 손을 내저으며 시큰둥하게 말했다. "에휴 언니~ 부모 말 거스르는 자식이 어디 있겠어?? 감히 말을 안 들으면 나는 그냥 호적에서 파 버릴 거야!” 그 말을 뒤로 기영숙은 흥진과 나래에게 다가가 말했다. “흥진아 내가 하나 말할 게 있다. 신부 집안에서 20억 정도 되는 혼수를 못 해오면 이 결혼 무효로 하자 우리.”"네?!! 20억..이요?!!” 흥진와 나래는 잇달아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러자 흥진은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엄마!! 해도해도 너무 하신 거 아니에요? 조금 전에 말했던 금액이 어떻게 눈 깜짝할 사이에 20억이 되는 거예요? 그리고 어떻게 이렇게 많은 돈을 나래 집에 요구하시는 건데요? 그리고 우리 집은 이 정도 돈이 있어요??”그러자 기영숙은 손흥진의 소매를 덥석 잡아 끌며 "아들! 너 따라와, 할 말이 있어!”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남편에게도 "당신도, 이리 오세요."라고 말했다. 손기정은 급히 아내를 따라갔다. 세 식구가 아무도 없는 구석에 가자, 흥진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 "엄마!! 대체 뭐 하시는 거예요? 제가 행복하게 사는 걸 왜 그렇게 보기 싫으신 건데요?!”기영숙은 짜증 난 얼굴로 소리쳤다. "너는 아들이라는 녀석이 엄마한테 어떻게 이런 말을 해? 엄마가 널 이렇게 키웠는데!! 엄마가 어떻게 아들의 행복을 바라지 않겠어?! 나는 그저 네가 지옥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을 뿐이라고 이 어리석은 녀석아! 그리고 딱 보면 각이 나오지 않니?! 그 나래인가 뭔가 하는 집안을 모르냐 이 말이야! 네가 그 애랑 결혼하면, 그 집안 식구들이 다 너에게 달라붙어서 거머리처럼 네 피를 쪽쪽 빨아먹는다고!! 그리고 너뿐만 아니라, 나와 네 아버지까지 피가 빨려서 죽을 거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이 꼴을 보고만 있어!!”손흥진은 재빨리 말했다. "어휴~ 어머니!! 걱정 마세요. 제가 나래와 결혼하고 나면, 우리 두 사람의 생활은 저희가 알아서 책임 질게요! 그리고 우리 둘 다 부모님께는 한 푼도
20억이라는 숫자를 들은 손기정은 바로 기영숙의 생각에 동의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는 돌아서서 아들에게 말했다. "흥진아.. 네가 데리고 온 신부보다 얼마나 더 괜찮냐? 그리고 이건 하늘에서 돈까지 떨어지는 거야! 거의 꽁돈이라고! 이런 돈을 감히 누가 쉽게 줄 수 있겠니? 이건 진짜 하늘에서 준 선물이다!”흥진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 정말 대단하네요? 이렇게 하면 손자도 바로 생기겠어요. 그것도 피부가 까만 흑인 아이로요.”손기정은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말했다. "에이~ 20억이면 흑인 손자라도 난 오케이다! 귀엽지 뭐!”흥진은 고개를 저었다. "이런 일은 말할 필요도 없어요. 난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요.”손기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이런 철 없는 것.. 우리가 너를 너~무 부족함 없이 키워서 네 놈이 철이 없는 것 같아! 네가 어릴 때부터 돈을 벌어 봤냐? 힘들여서 뭘 해본 적이라도 있냐는 말이야?! 네가 어렸을 때 조금이라도 고생을 하도록 했어야 했는데, 그랬다면 네가 돈이라는 걸 버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텐데 말이야..”"맞아요!" 기영숙 역시도 옆에서 맞장구를 처댔다. “이 녀석아! 오늘 이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 평생 20억은 쉽게 벌 수 없을 거다! 그때 가서 후회하지 말고, 내 탓은 하지도 마라?!”그러자 흥진은 "아무리 부모님 두 분이 저에게 뭐라고 하셔도 저는 긍정적인 답변을 드릴 수가 없어요.”라고 고집을 부렸다."뭐?? 그럼 이 결혼을 못하겠다는 거야?!" 기영숙은 다급 해져서, "그래, 만약 네가 수락하지 않는다면, 오늘 나는 박나래 저 기집애가 며느리가 되는 건 절대 못 받아들인다! 그리고 너는 우리 그룹과 그냥 끝이야! 나가!”라고 소리쳤다.하지만 흥진은 강건했다. "그래요, 어머니께서 나가라고 하시면 나가겠습니다.”"너…?!!” 기영숙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 "만약 네가 밖에서 산다고 하면 은행 카드 전부 정지시켜버릴 거야! 앞으로 우리 그룹에서 한 푼도 받을 생각을 하
부모와 연을 끊는 것이라고, 그리고 호적에서 파버리겠다고 협박을 해서라도 반드시 아들을 자신의 말을 따르도록 만들어야 한다!하지만 흥진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아니.. 부모님께서 저를 이렇게 존중하지 않는데 제가 무슨 말을 하겠어요? 연을 끊으시려거든 끊으시죠.”기영숙은 분노했다. "이 양심 없는 놈아!! 내가 개보다 못한 놈을 아들이라고 키웠어!! 개는 그래도 내가 주인이라고 꼬리라도 흔들지, 너는 지금 이렇게 상스러운 년 때문에 나랑 관계를 끊으려 하는 거야? 널 키운 게 정말.. 헛수고다 헛수고!!”"어머니께는 저도 죄송하지만, 앞으로 제 인생을 어머님께 조종당하고 싶지 않아요.”그러자 손기정도 소리쳤다. "이 새끼가?! 네가 오늘 이렇게 떠난다면 앞으로 우리 그룹의 재산은 한 푼도 없을 거다! 그러니 지금 잘 생각해라?”"괜찮아요. 아버지 돈.. 저는 필요 없으니까요.” 흥진은 말을 마치고 나래를 끌고 나가려고 했다.기영숙은 이 장면을 보자 분노하며 욕을 해대며 친척들과 친구들을 불렀다. "저 양심 없는 아들놈 좀 빨리 막아줘!! 오늘 절대! 저 둘을 같이 내보내면 안 돼!!” 그러자 친척들과 친구들은 흥진과 나래 그리고 시후 부부를 둘러쌌다.기영숙은 나래의 앞에 성큼성큼 다가와 손을 들어 뺨을 한 대 때린 뒤 그녀를 노려보았다. "이 여우 같은 년아!!!!! 대체 내 아들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왜 이렇게 들러붙어서 안 떨어지냐고!!”나래는 흥진의 어머니가 갑자기 자신에게 손을 들어 뺨을 때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너무나도 억울해하며 얼굴을 감싸쥔 채 울먹였다. "어..어.. 어머니.. 흑흑.. 저는 아무것도 안 했어요.. 그냥 흥진 씨와 함께한 지 오래되었으니까.. 그리고 저희 둘은 진심으로 사랑해요.. 그러니 제발 저희가 함께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세요..!”"그냥 뒤져!! 뒤지라고!!" 기영숙은 나래가 자신의 아들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듣자 더욱 분노하여 뺨을 한 대 더 때리려고 했다!
시후는 손기정의 말을 듣고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뭐라고? 날 어떻게 만들겠다고? 이 손기정이란 인간은 정말 사람을 볼 줄 모르는 군. 시후는 LCS 그룹의 도련님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은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따르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런 수준 낮은 인간들과 상대하느니 차라리 이화룡에게 전화를 걸어 사람을 데려와 처리해버릴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롤스로이스 한 대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잠시 동안 아무 말없던 장미화는 당황하며 "어머 어머! 설 대표님 오셨나 보다!"라고 호들갑을 떨었다.손기정과 기영숙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원래 설 대표가 오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줄 알았는데, 지금 박나래와 그 집안 문제를 먼저 해결하지도 못했는데, 만약 정 안 되면 돈이라도 좀 쥐어 주고 둘을 헤어지게 만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직 제대로 일이 처리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설 대표가 오다니.. 길가에 둘러선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롤스로이스는 사람들과 멀지 않은 곳에서 멈추었다.차가 막 멈추자 기사가 먼저 내려 문을 열었다. 곧이어 뒷좌석에서 세 식구가 차에서 내렸다. 중년 남성은 양복을 차려 입었는데, 얼굴에 오만함이 가득했다. 중년 여성은 고운 분홍 빛깔의 한복을 차려 입었고, 통통한 얼굴이었다. 두 중년 사이에 있는 소녀는 외모는 그럭저럭 보통이었지만 옷차림이 아주 눈에 띄었다. 그녀가 입은 샤넬 롱 스커트는 최소 1800만 원 정도 되어 보였고, 들고 있는 에르메스 악어가죽 한정판 백은 최소 3700만 원은 되는 금액이었다. 세 사람 모두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기분이 좋아 보였다.설 대표의 이름은 설종훈이었고, 경기도에서 수십 개의 중소형 마트를 오픈하여 꽤 돈을 많이 긁어모으고 있었다. 그의 딸은 설윤정으로 올해 27살이었다. 설윤정은 미국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왔는데, 해외 유학을 떠나는 아이들은 극과 극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아이는 국내에서도 매우 뛰어난 성적을 받으며 세계 최고 대학의 장학금을 받고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