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28화

Author: 유진
“아주 잘 맞아.”

임유진이 말했다.

“다행이다. 필요한 게 있으면 미안해하지 말고 나한테 말해. 네가 월급을 받은 다음에 다시 나한테 갚아도 되니까.”

한지영이 말했다.

“알겠어.”

임유진은 웃음을 띤 후 뭔가 말하려다 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이야, 뭐가 필요해?”

“아니, 그게...”

임유진이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어제 네가 나를 데리러 왔을 때... 그때 내가 뭘 하고 있었지?”

그녀는 온종일 생각해봤지만, 술에 취해 그릴앤바에서 나온 후에 무엇을 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강지혁을 본 것 같다는 희미한 기억만 있었다.

“너... 음, 그때 강지혁의 품에 안겨서 취해있었어.”

한지영이 말했다.

임유진은 순식간에 몸이 굳어졌다.

“그것 말고... 다른 일은 없었어?"

“그게 다야. 내가 도착하고 나서는 연신 씨와 함께 너를 차에 부축해서 태웠어.”

한지영이 말했다.

“하지만... 차로 돌아가기 전에, 강지혁이 너와 헤어진 게 화가 나서 내가 충동적으로 강지혁의 뺨을 한 대 때렸어. 나도 이제 큰일 났다고 생각했는데 너 때문인지 강지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갔어.”

임유진은 넋이 나갔다. 그녀가 술에 취한 후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S시에서 감히 강지혁에게 손찌검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런데 그가... 정말로 지영이에게 해코지하지 않았다니?

“유진아, 강지혁이 너와 헤어진 이유가...정말 너희 사랑을 그저 장난으로 여겼던 거야?”

어제 일을 겪으면서 한지영은 뭔가 석연치 않게 느껴졌다.

정말 장난이었다면, 어제 강지혁은 왜 유진이 취해서 한 말 한마디 때문에 그냥 그대로 한 대 맞고 그 일에 대해서 아무런 추궁도 하지 않았을까?

“맞아. 그 사람이 느끼기에 지쳤었나 봐. 더는 사랑하고 싶지 않다고 그냥 끝냈어.”

임유진이 말했다.

“그렇게 하는 걸 보면 장난이 아니면 뭐겠어?”

한지영은 이 얘기를 듣고 더 할 말이 없었다. 그녀는 그저 친구가 하루빨리 이 실패한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829화

    “알겠습니다.”임유진이 대답했다. “내일 제출해야 하니까, 오늘 꼭 당사자에게 서명을 받아야 해.” 차 변호사는 이렇게 당부하면서 임유진에게 연락처를 주었다. 하지만 임유진이 전화를 걸었을 때는 당사자의 비서가 받았다. 당사자가 저녁에 클럽 옥타곤에서 열리는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했다. 만약 서류에 서명을 받고 싶다면 옥타곤에 가서 그를 찾을 수 있다고 하면서 클럽의 룸 번호도 알려주었다. 옥타곤은 S시에서 아주 유명한 클럽이었다. 임유진이 도착했을 때, 클럽 무대에는 많은 남녀가 모여 파티를 즐기고 있는 듯 보였고 임유진은 누가 자신이 찾는 당사자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비서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결국 당구대 옆에서 그 당사자를 찾아냈다. 당사자는 재벌 3세인데 평판이 그리 좋지 않았다. 이번 사건도 연인과 연애하는 동안 폭력적인 경향을 보여 여자친구가 소송을 제기해 손해배상을 요구한 것이다. 차 변호사는 이 재벌 2세를 변호하기 위해 사건을 맡았다.임유진은 사건자료를 보았었는데 사실이 거의 명확했다. 이 남자는 확실히 여자에게 폭력을 가해 때린 적이 있었다. 이런 남자에 대해서 임유진은 마음속으로 혐오감을 느꼈지만, 업무는 업무이니 지금 사표를 내고 그만두지 않는 이상 별수 없는 일이었다.“유승호 씨, 이 서류에 사인 부탁드립니다. 내일 공식적으로 제출해야 합니다.”임유진은 미녀를 안고서 당구를 치고 있는 유승호에게 말했다.하지만 유승호는 느릿하게 그녀에게 눈길을 한번 주고는 말했다. “지금 바쁜 거 안 보여요? 잠깐 기다려요. 조금 있다가 이 게임 끝나면 사인할게요.”그의 품에 안긴 써니는 킬킬거리며 웃었고 두 사람의 몸은 더욱 밀착되었다.임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살아가다 보면 일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고 지금 그녀는 이런 어려움을 견뎌야 할 위치에 있다. 적어도 감옥에서 겪었던 일들에 비하면 이렇게 한쪽에 서서 기다리는 것쯤은 훨씬 낫다고 할 수 있다.임유진은 그렇게 조용히 한쪽에서 기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830화

    강현수도 오늘... 이곳에 온 거야?!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그와 다시 마주칠 줄은 몰랐다. 임유진은 세상이 참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고개를 들어보니 실루엣 하나가 그녀의 눈앞에 들어왔다.오늘 밤의 강현수는 흰색 캐주얼 복장을 입고 있었는데 평소의 정장 차림보다는 조금 덜 엄숙해 보였지만 느긋한 분위기가 한껏 돋보였다.그 잘생긴 얼굴은 불빛 아래에서 여전히 차가운 무관심과 거리감을 띠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는 것처럼 그는 주변의 활기와 동떨어져 있는 느낌이 들었다.마치 자신의 세계에 장벽을 세워 다른 사람들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듯했다.그리고 한때... 그 장벽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사람은 어린 시절 그와 고난을 함께 겪은 작은 소녀뿐이었을 것이다... 바로 과거의 자신!다만... 임유진의 시선은 지금 강현수의 팔짱을 끼고 강현수와 함께 홀로 들어서는 여자에게로 향했다. 그 여자는 사촌 언니인 여진이었다. 임유진의 신분을 대신하여 지금 강현수의 곁에 서 있는 배여진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배여진과 강현수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며 임유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그녀는 곧 자신에게 말했다. 신경 쓸 필요 없다고. 결국, 그녀 스스로가 그 과거를 포기하기로 했으며 어린 시절의 기억을 영원히 묻어두기로 했었다. 임유진 본인이 강현수 앞에서 자신은 그 작은 소녀가 아니라고 여러 번 부인했으니 이제 무엇을 더 생각할 필요가 있겠는가. 문득, 짙은 봉황눈이 그녀 쪽으로 향했고 정확히 그녀와 시선이 마주쳤다. 임유진은 가슴이 떨렸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 봉황눈은 이제 냉랭함을 품고 있었는데 마치 전혀 모르는 사람을 보는 것처럼 느껴졌다.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는 그가 전에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이제부터 나는 당신에게 조금의 감정도 남기지 않을 것입니다.”그래서 지금 그에게 있어서 그녀는 그저 낯선 사람일 뿐이고 어린 시절 그와 고난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831화

    비록 남들이 보기에 이 바닥의 사람들은 전부 귀한 출신이거나 재벌 출신이었지만, 이 바닥에서도 여전히 등급을 나눴다.하지만 유승호가 의외였던 것은 강현수가 흔쾌히 허락했다는 것이다.유승호는 이내 기분이 좋아졌다. 마치 로또 1등이라도 당첨된 것처럼 기뻐했다. 만약 이 기회를 발판으로 삼아 강현수와 엮일 수 있다면 앞으로 이 바닥에서 그의 지위는 달라질 것이다.강현수와 배여진을 데리고 당구대 근처로 가는 유승호를 보며 임유진은 참다못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참... 걱정하는 일은 항상 일어난다더니...’임유진은 깊게 한숨을 들이쉬고 앞으로 한발 다가가서는 유승호를 향해 말했다.“승호 씨, 먼저 이 서류부터 사인해 줄래요?”“방해 좀 하지 말고 일단 옆에서 기다리세요.”유승호는 다소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혹시라도 그와 강현수가 당구 치는데 방해가 되어 강현수의 라인을 타는 데 영향이라도 갈까 봐 걱정되었다.임유진은 고개를 숙인 채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녀는 강현수의 시선이 자신한테 머문 채 위아래로 훑는 게 느껴졌다.하지만... 그냥 스쳐 지나가기만 했을 뿐이다.“여진아, 당구 해 본 적 있어?”강현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음... 아니요.”배여진은 그의 말에 급급히 대답했다.“가르쳐줄게.”무심하게 내뱉은 강현수의 말에 배여진은 깜짝 놀란 채 얼른 좋다고 답했다.강현수는 배여진한테 게임 룰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고 당구 큐대로 공을 치는 방법도 가르쳐줬다.청량한 목소리는 그 덤덤한 말투와 함께 오히려 독특한 운치를 더했다.배여진은 강현수가 직접 당구 치는 법을 가르쳐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러자 그녀는 더욱 신이 났지만 옆에 있는 임유진을 보며 그녀는 자매 사이를 챙기는 척 강현수한테 밀당했다.“현수 씨, 유진이도 여기 있는데 아니면...”“유진 씨가 여기 있는건 유진 씨만의 이유가 있는 거겠지, 인사라도 하고 올래?”강현수는 무심하게 내뱉었다.“그건...”배여진은 고민하는 척하며 말끝을 흐렸다. 그녀는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832화

    “너무 좋죠. 당구가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배여진은 웃으며 말했다.한편 유승호는 강현수와 배여진한테 아부를 떠느라 바빴다. 뭐 강현수가 잘 가르쳐준 덕분이라는지, 배여진이 당구에 재능 있다는지, 하면서 말이다.반면 곁에 있던 임유진은 마치 잊혀진 존재 같았다.임유진은 배여진이 한 말을 들으면서 사촌 언니가 쇼를 제대로 한다고 생각했다. 예전엔 자신의 사촌 언니가 이렇게도 몰입감 있게 거짓말을 할 줄은 상상치도 못했는데 말이다.강현수도 이미 사촌 언니가 어렸을 때 그 여자아이라고 믿었을 것이다.그녀가 당장 달려가서 강현수에게 진실을 말해도 상대방한테 웃음거리로 여겨질 게 뻔했다.무릎 쪽의 통증이 점점 더 뚜렷해지는 것 같았다.임유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입술을 깨물며 무릎의 통증을 무시하고 어떻게든 견디려고 애썼다.지금 그녀는 그들이 이 판을 다 칠 때까지 기다린 후에야 유승호한테 사인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는 임유진은 지금 한 쌍의 눈동자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강현수는 자신이 더 이상 임유진을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둘은 그날 산에서 분명하게 얘기했었다. 그가 찾으려던 사람은 그녀가 아니라 여진이었고 그가 보답해야 할 사람도 여진이었다. 전에 그가 종종 느꼈던 감정들은 착각일 뿐이었다.반면 임유진의 마음 한편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은 지혁이었다.‘다만 왜... 지금 그녀는 여기서 유승호 같은 사람의 화를 참는 거지? 단지 유승호의 사인을 받으려고 저렇게 오랫동안 서있는다고?’‘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강지혁은? 임유진을 그렇게 끔찍이 아끼더니 왜 이제 와서 그녀가 천대받게끔 하는 거지?’강현수의 머릿속에는 수만 가지의 의문이 스쳐 갔다. 청순한 그녀의 얼굴은 불빛을 받아 유난히 창백해 보였다. 그녀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고 입술은 꼭 깨문 채 참고 있는 것 같았다.강현수는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뭐지, 어디 아픈가?’하지만 그는 금세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833화

    임유진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더니 무릎에 힘이 빠진 채 앞으로 쓰러질 듯했다.순간 누군가 허리를 감싸안아 그녀가 넘어지는 것을 막았다.“다리 왜 그래?”강현수는 쌀쌀맞게 물었다. 그는 진작에 그녀가 쩔뚝거리며 걸어오는 것을 눈치챘다.“고질병이에요.”임유진은 짤막하게 대답하고 이내 고맙다고 인사했다.그는 얇은 입술을 오므린 채 허리에 감쌌던 손을 내렸다.‘고질병? 그녀한테 이런 고질병도 있었나?’“유진아, 괜찮아?”배여진은 그제야 동생을 각별히 관심하는 척하며 물었다.“다리가 불편하면 옆에 앉아서 좀 쉬어도 되는데.”임유진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흘겨봤다. 만약 사촌 언니가 진심으로 그녀가 걱정되었다면 그렇게 계속 서 있는 그녀를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신이 나서 당구를 칠 리가 없었다.유승호는 멈칫하더니 곧 안색이 어두워져서 물었다.“서로... 아는 사이인가요?”“네, 제 사촌 동생이에요.”배여진은 웃으며 말했다.유승호는 순간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그는 표정이 부자연스러워진 채 임유진을 보며 말했다.“아니, 진작 말하지 그랬어요. 그러면 진작에 서명했죠.”“그럼 지금 사인해도 되겠어요?”임유진은 손에 쥐고 있던 서류를 건네며 덤덤하게 물었다.“되죠! 당연히 해드려야죠!”유승호는 갑자기 아부를 하더니 서류를 건네받아 사인했다.임유진은 서류를 다시 건네받고 몸을 돌려 쩔뚝거리며 떠나려던 찰나 몇 걸음도 걷지 않았는데 누군가 그녀의 팔을 잡아챘다.임유진은 고개를 들고 의아한 표정으로 강현수를 바라보았다.“현수 씨, 저한테 무슨 용건 있으세요?”강현수는 넋이 나간 채 임유진을 잡고 있는 손을 빤히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이러지? 분명히 그녀를 신경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아까 그녀가 넘어질 뻔한 것을 외면하지 않을 때부터 그는 자신과의 약속을 어긴 셈이다.하지만 지금 그녀가 쩔뚝거리며 떠나려고 하자 그는 본능적으로 데려다주고 싶었다.‘그녀가 정말 무릎 고질병을 앓고 있다고 해도 그게 뭐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834화

    아니, 아닐 거야!언젠가 그녀는 완벽히 임유진의 존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옆에서 끝까지 웃는 자가 될 것이다!-임유진은 버스를 타고 월세방으로 돌아왔다. 두 다리는 거의 들 수 없을 정도로 아팠고, 그녀는 약상자에서 파스 두 장을 꺼내 무릎에 붙였다.한참 후, 무릎 쪽이 뜨끈해 나며 통증이 누그러지는 것을 느끼자 그녀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오늘 밤, 그녀는 마치 큰 전쟁을 치른 듯이 온몸이 피곤하기 그지없었고 등에는 식은땀이 흘렀다.그녀의 무릎관절은 아무리 여름이라 해도 차가운 에어컨 바람에 오래 노출되지 않는 게 좋았다.오늘 밤, 강현수와 배여진을 마주친 것은 의외였다. 그녀가 떠나려던 참에 강현수가 팔목을 잡고 강지혁에 관해 물을 때 그녀는 또 한 번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아팠다.만약 예전이라면 그녀가 늦은 밤에 혼자 업소에 간다면 혁이는 무조건 함께했을 것이다.유승호도 그녀를 오래도록 내버려둘 담이 없었을 텐데 말이다.게다가 그녀의 무릎이 아파 나면 혁이는 조심스레 그녀를 안은 채 손으로 무릎을 주물러줬겠지...하지만 이 모든 건... 이젠 존재하지 않았다.예전의 달콤하고 좋았던 기억은 지금을 더 비참하게 만들어버렸다.이젠 그녀의 혁이는 없었다.임유진은 어제 업소에서 있었던 일이 마무리된 줄 알았는데 다음 날 그녀가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가자 문어귀에서 강현수가 기다리고 있었다.임유진은 그 자리에서 멈칫하더니 눈에는 의아함이 스쳐 갔다.“유진 씨, 지금 여기서 살아요?”강현수는 먼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네.”그녀는 짤막하게 대답했지만 강현수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다만... 강현수가 그녀의 현재 주소까지 알아냈으니 아마 그녀의 현재 상황까지 이미 다 조사했을 것이다.“궁금해서 그러는데, 유진씨가 왜 이런 곳에서 월세 내며 사는 거죠? 강씨네 저택에서 살았었잖아요. 강지혁이 유진 씨를 이런 곳에서 살게 할 리가 없을텐데요.”그는 마치 물음표 살인마라도 된 듯 궁금했던 걸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835화

    지혁이가... 임유진이랑 헤어질 리가 없는데... 애초에 다른 남자가 그녀에게 일말의 대시조차도 허락하지 않았었는데 그녀랑 헤어지다니!강현수와 강지혁은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다 보니 그는 자연스레 강지혁의 성격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늘 시크했고 여자한테 관심이라고는 없었지만 임유진은 예외였다.강지혁 같은 사람은 사랑하지 않으면 그만이고 한번 사랑에 빠지면 아마 죽을 때까지 한 명만 바라보는 스타일이다.그런데 지금 둘 사이에 죽을 때까지 한 명만 바라본다는 약속은 파투 났고 그저 간결한 헤어짐뿐이었다.“왜 헤어졌는데요?”그는 밀어붙였다.“그건 우리의 프라이버시니 존중해주세요. 현수 씨.”그녀는 뒤로 두 발짝 물러서며 둘 사이에 거리를 뒀다.“더 이상 용건이 없으면 전 그만 들어가서 휴식해야겠어요.”그녀는 말이 끝나기 바쁘게 키를 꺼내 자물쇠를 열고 곧장 집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렸다.혼자 남겨진 강현수는 여전히 넋이 나간 채 문밖에 서 있었다.굳게 닫힌 문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강현수는 아까 강지혁과 헤어졌다고 말하는 그녀의 유난히 평온하고 차분했던 표정을 되새기며 도리어 그의 가슴이 먹먹해 났다.그녀의 평온함은 마치 엄청난 고통을 억누르고 있는 듯했다.반면 그는... 분명히 그녀를 신경 쓰지 않기로 다짐하고 다짐했지만 왜 번마다... 더 신경이 쓰이는 걸까?강현수는 천천히 손을 올려 자신의 가슴에 갖다 댔다.심장은 평소보다 더 격렬하게 뛰고 있었다...-이한은 오늘 강지혁과 강현수 둘이 여기로 모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무슨 바람이 불어서 귀하신 두 분을 여기까지 오셨을까? 너희 둘 다 평소에 여기 오기도 싫어했잖아? 아니면 사람 더 불러서 포커나 할래?”강현수는 덤덤하게 눈길을 강지혁에게 돌리더니 입을 열었다.“난 쟤 찾으러 왔어.”“너 그럼 마침 잘 왔네. 지혁이 어쩌다 여기 온 거야.”이한은 한편으로 술잔과 술을 꺼내더니 세 사람에게 각각 한 잔씩 따라 주고는 자신의 술잔을 들고 가볍게 홀짝거렸다.‘음...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836화

    강지혁은 우악스럽게 강현수의 멱살을 휘어잡았다. 마치 당장이라도 그의 목을 비틀어버릴 것 같았다.곁에 있던 이한은 술잔을 내려놓고 이내 달려가 강지혁의 손을 낚아챘다.“지혁아, 뭐 하는 거야? 현수는 그냥 물어봤을 뿐이잖아, 네가 참아...”이한은 깜짝 놀라 죽을 지경이었지만 반면 멱살을 휘어잡힌 강현수의 얼굴에는 일말의 두려움도 없는 채 입을 열었다.“설마... 나 때문이야?”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지혁은 손가락을 더 조여들었다. 강현수는 거의 숨이 막힐 지경이었고 얼굴빛도 확 달아올랐다.이한은 급해 난 나머지 달려가 제지했다.“지혁아, 손 풀어. 뭐 하는 거야? 너 진짜 현수를 졸라 죽이기라도 할 작정이야?”‘세상에, 이게 다 무슨 일이야? ‘이 둘이 그의 구역에서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면 이한은 아마 남은 생을 다 말아먹은 셈이다.이한은 젖 먹던 힘까지 다해 강지혁의 손을 잡아당겼다.‘진짜...강현수 때문이라고?’강지혁은 빤히 눈앞의 강현수를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니, 강현수의 탓이라기보다 그는 나중에 정말 배신당할 날이 올까 봐, 임유진의 마음에 진짜 강현수를 담아두기라고 할까 봐 두려워서 매일 조마조마 마음을 졸이며 하루를 보내기 싫었던 게 더 컸다.그는 아버지가 걸었던 길을 다시 걷기 싫었다. 나중에 자신의 생사를 다른 사람의 손아귀에 넣고 싶지 않았다.그의 운명을 장악할 수 있는 건 그뿐만이어야 한다.강지혁은 손의 힘을 풀었다. 강현수는 마른기침을 몇 번 하더니 이내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이한은 그제야 시름이 놓였다. 만약 이런 일이 몇 번 더 반복된다면 그는 아마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맞든 아니든, 그게 중요해?”강지혁은 지독하리만큼 차갑게 내뱉었다.강현수는 그를 바라보며 입꼬리 한쪽을 씨익 올리며 자극했다.“뭐, 중요하진 않지. 너랑 유진은 이미 헤어졌다니 앞으로 유진이가 누구랑 사귀든 너랑 상관없는 일이잖아, 안 그래?”그 순간, 강지혁은 살기 가득한

Latest chapter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7화

    강지혁은 수저를 들고 그녀가 해준 음식을 하나둘 입에 넣었다.분명히 흔히 볼 수 있는 가정 요리고 손에 들고 있는 것도 포크나 나이프가 아닌 그저 숟가락과 젓가락일 뿐인데 상대가 강지혁이라 그런지 꼭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있는 것 같았다.임유진은 원래 강지혁이 밥을 다 먹은 뒤에 오늘 있었던 일을 얘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강지혁이 밥을 먹으며 먼저 선수를 쳐버렸다.“오늘 하마터면 떨어지는 화분에 다칠 뻔했다는 얘기 들었어. 무사해서 다행이야. 내일부터는 경호원을 두 명 더 붙여줄게.”임유진은 그 말에 눈을 두어 번 깜빡이며 어리둥절해 하다 이내 남편이 강지혁이라는 것을 깨닫고 납득했다는 표정을 지었다.아마 일이 터지고 5분도 안 돼 바로 강지혁에게 보고가 들어갔을 테니까.“응, 알겠어.”임유진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누가 화분을 떨어트린 건지 알아봐 달라고 했어. 아직 따로 연락이 오지는 않았지만.”“청소부가 한 짓이야.”“청소부?”임유진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벌써 조사를 마쳤어?”“당연한 거 아니야? 네 일인데.”만약 임유진의 몸에 생채기라도 났으면 강지혁은 아마 이성을 잃고 건물 전체를 폭파하고 관계자들까지 다 처리해버렸을 것이다.강지혁은 갑자기 젓가락을 내려놓더니 임유진의 양손을 덥석 잡았다.그녀의 손가락은 여전히 삐뚤빼뚤했다.임유진의 손을 이렇게 만든 사람은 진세령이고 소민준은 당시 진세령의 곁에서 가만히 구경만 했다.강지혁은 임유진의 손을 매만지다 문득 1시간 전에 봤던 청소부의 피범벅이 된 두 손을 떠올렸다.그는 다른 사람의 손은 피가 나든 잔인하게 잘리든 아주 조금의 연민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임유진의 손은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또 울컥했다.“왜? 왜 그렇게 봐?”임유진은 강지혁이 손가락을 뚫어지게 보는 게 불편한지 손을 뒤로 빼며 거두어들이려고 했다.그녀 역시 다를 것 없는 여자라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자신의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었다.“내 손 안 예뻐... 보지 마.”임유진의 손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6화

    “그래...”강지혁이 낮게 읊조렸다.“그래야 할 거야.”고이준은 저도 모르게 소민준이 매우 가엽게 느껴졌다. 만약 임유진이 정말 소민준을 동정하면 그때는 지금 하고 있는 택배 기사 일도 못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고 비서, 누가 저 여자한테 돈을 쥐여주고 유진이를 해할 계획을 세운 건지 알아내.”강지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지시했다.“네, 회장님.”고이준이 얼른 답했다.“그리고 S 시에서 제일 실력 좋은 변호사를 고용해서 유진이와 권건우 변호사 고소 건에 붙여. 김승수한테 지시를 내리는 다른 누군가가 있는 건 아닌지도 한번 알아보고.”고이준에게 김승수의 뒷조사를 맡긴 건 이유가 있었다.임유진이 강지혁의 와이프고 현 강씨 가문의 유일한 안주인인 걸 알고도 고소를 한 건 누가 봐도 이상했으니까. 상식적인 인간이라면 강씨 가문을 상대로 덤빌 리가 없다.게다가 김승수가 억울하다는 당시의 사건을 강지혁도 한번 훑어봤지만 임유진의 말대로 증거가 확실했고 결과 역시 납득 가능한 결과였다.즉 그렇다는 건 김승수에게 다른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또 혹은 김승수를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다른 목적이 있을 수도 있고 말이다.하지만 이유가 뭐가 됐든 임유진을 건드린 이상 강지혁이 손을 놓고 있을 리가 없다. 그에게는 임유진이 목숨줄과도 같은 존재니까.“네, 알겠습니다.”임유진이 강지혁에게 있어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고이준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다만 요즘 따라 부쩍 이상한 위화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임유진을 대하는 강지혁의 태도가 꼭 기억을 잃기 전의 강지혁 같았기 때문이다. 꼭 기억을 다 되찾은 것처럼 말이다.강씨 저택.강지혁은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가 마침 임유진과 두 아이들이 거실에서 동요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현이는 흥분한 건지 얼굴이 빨개진 채로 깔깔거리며 춤을 추고 있었고 무뚝뚝하던 율이도 볼을 살짝 붉히며 어색하게 몸을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몸만 보면 썩 내키지 않아 하는 것 같지만 미소를 띠고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5화

    강지혁은 여자를 무섭게 노려보더니 이내 곁에 있는 경호원에게 지시를 내렸다.“두 번 다시 손에 뭘 들 수 없게 만들어놓고 경찰에 넘겨.”“네, 알겠습니다.”청소부는 그들의 대화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지, 지금 내 손을 부러트리려는 건가?’그녀는 이런 무서운 인간을 만날 줄 알았으면 차라리 경찰에게 잡히는 것이 더 나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안 그럴게요! 제가... 제가 알아서 경찰서로 가서 자수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제발...!”하지만 간절한 그녀의 부탁에도 강지혁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얼굴이 차가워지기만 할 뿐이었다.사실 청소부는 양손만 부러지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만약 그녀가 던진 화분으로 임유진이 큰 상처를 입었으면 그때는 양손은 물론이고 몸 전체가 너덜너덜해진 채 죽으니만 못한 삶은 살았을 테니까.“으아아악!!”그녀의 절규와 함께 강지혁은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고이준도 곧바로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바로 앞에 세워진 차량에 올라탄 후 고이준은 곧바로 강지혁에게 자료 하나를 건넸다.“소민준 씨의 지난 5년간 행적입니다. 몇 년 전부터 배달 기사 일을 하는 것으로 확인이 됐고 오늘은 우연히 건물 앞을 지나가다 사모님을 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모님께서는 감사의 뜻으로 소민준 씨를 병원에 보냈고 손목 골절로 인한 치료 비용을 전액 다 부담해주셨습니다.”강지혁은 어둡게 가라앉은 얼굴로 수중의 자료를 훑어보았다. 차 안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얼음장 같았다.“참 기막힌 우연이야. 안 그래?”그때 줄곧 입을 다물고 있던 강지혁의 입에서 뜬금없는 한마디가 흘러나왔다.“네... 네.”고이준은 식은땀을 흘리며 룸미러로 강지혁의 눈치를 봤다. ‘혹시 소민준이 사모님을 구해준 것에 질투라도 하는 건가...?’“CCTV는?”“네, 여기 있습니다.”고이준은 얼른 휴대폰을 꺼내 경호원이 보내준 CCTV 영상의 일부를 틀어 강지혁에게 건넸다.영상 속 소민준은 화분이 떨어짐과 동시에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4화

    경비원은 그 말에 시선을 내려 바닥에 떨어진 산산조각이 난 화분을 보고는 그제야 얼른 손을 놓아주었다.임유진은 경호원에게 소민준의 손목을 봐달라고 했고 경호원은 알겠다며 그의 손목을 자세히 살폈다.“사모님, 아무래도 골절인 것 같습니다.”“그럼 지금 당장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세요.”“네, 알겠습니다.”그때 휴대폰이 울렸고 임유진은 경호원에게 가보라는 손짓을 한 후 이내 전화를 받았다.무슨 얘기를 들은 건지 그녀는 전화를 받은 지 얼마 안 돼 곧바로 심각한 얼굴을 했다.“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통화를 마친 후 임유진은 건물이 아닌 법원으로 향했다.잠시 후, 임유진이 법원에서 나왔을 때 마침 소민준을 병원으로 데려간 경호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검사를 받아본 결과 다행히 심각한 상처는 아니고 한 달 정도면 완전히 회복될 거라는 내용이었다.“알겠어요. 치료비는 다 제가 책임진다고 하고 혹시 다른 무언가의 보상을 원하면 저한테 따로 연락 주세요.”“네, 사모님.”임유진은 전화를 끊은 후 휴대폰을 집어넣는 것이 아닌 권건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스승님, 죄송해요. 아무래도 당분간은 좀 시끄러워질 것 같아요.”“들었다. 김승수가 우리 둘을 고소했다지? 걱정할 것 없어. 우리는 그 사건에 한 점 부끄럼 없이 임했으니까. 그보다 요즘 인터넷에 떠드는 루머 말인데 나야 다 늙어서 그런 건 전혀 신경이 안 쓰인다고 하지만 너는 남편과 재회한 지도 얼마 안 됐는데...”“걱정하지 마세요. 혁이는 스승님과 제 사이 오해 안 해요.”임유진의 말에 권건우는 안심한 듯 미소를 지었다.“그럼 다행이고.”그날 저녁, 임유진이 집에 돌아오자마자 집사가 다가와 말했다.“회장님은 오늘 일 때문에 조금 늦으신다고 먼저 아이들과 식사를 하시라고 하셨습니다.”“네, 알겠어요.”임유진은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아이들과 밥 먹을 준비를 했다. 일 때문에 늦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그 시각, 강지혁은 냉기를 풍기며 차가운 시선으로 눈앞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3화

    “위험해!”등 뒤로 누군가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임유진은 미처 상황을 파악하지도 못한 채 누군가의 품에 안겨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녀를 구해준 누군가는 쓰러지는 그 순간에도 양손으로 그녀를 지켜주고 있었다.“사모님!”“사모님!”다급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경호원과 기사들이 큰소리로 외치며 다가왔다.임유진은 그들의 소리에 그제야 정신을 차렸고 경호원의 부축으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난 괜찮아요.”그녀는 말을 마치고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고개를 숙인 채 자리에서 일어나며 몸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내는 남자를 바라보았다.“괜찮으세요?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임유진은 말을 하다가 남자가 고개를 드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흠칫하며 말을 멈추고 말았다.그녀를 구해준 건 다름 아닌 소민준이었다.소씨 가문의 장남이자 한때는 그녀의 남자친구였으며 진세령의 약혼자이기도 했던 그 소민준 말이다.하지만 지금의 그는 5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색이 다 바랜 낡아빠진 옷에 더러운 운동화,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 것 같은 얼굴에 새치 가득한 머리까지, 지금의 그는 도무지 30대 중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그래도 한때는 상류층에 있었던 사람인데 지금은 일반 시민도 아닌 제일 아래 계층에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고개를 든 소민준은 눈앞에 있는 사람이 임유진이라는 것을 보고는 마찬가지로 조금 놀란 듯 움찔했다. 그러고는 곧바로 쓴웃음을 지었다.“너였구나.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다는 기사를 봤어.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너...”임유진은 뭐라 말을 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소민준은 당시 그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고 그녀가 절망의 끝에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궁지까지 몰아붙였으며 두 번 다시 사랑 같은 건 하고 싶지 않게끔 만들어놓기도 했다.아마 강지혁이 아니었다면 임유진은 지금도 여전히 과거의 상처에 매달려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살았을 것이다.하지만...하지만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2화

    직장 동료들은 한지영에게 위로를 건네며 은근히 그녀에게 잘 보이려는 듯한 말투로 얘기했다.심지어 어떤 사람은 아예 대놓고 그녀에게 백연신과의 사이를 묻기도 했다.“그럼 지영 씨는 백연신 씨랑 다시 만나는 거예요?”“그날 기자들 무리에서 지영 씨 손을 덥석 잡고 차로 끌고 가는데 내가 다 설렜지 뭐예요? 완전 현실판 왕자님 아니에요?”“그럼 앞으로 지영 씨를 뭐라 불러야 하나?”“백연신 씨가 회장님이니 당연히 회장 사모님 아니겠어요?”한지영은 직원들의 태도가 바뀐 게 전부 백연신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다. 이런 상황을 처음 겪는 것도 아니었으니까.“아니요. 백연신 씨와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그러니까 괜한 추측은 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저, 사귀는 사람 따로 있어요.”한지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했고 이에 사람들은 어색하게 웃으며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금방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옆에서 떠드는 사람들이 없으니 이제야 살 것 같았다.어제 집으로 돌아갔을 때 백연신은 끝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그저 경호원을 통해 그녀에게 전언만 남겼다.“회장님께서 더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앞으로도 쭉 전과 같이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하셨습니다.”전과 같다는 건 백연신 역시 더는 그녀 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라는 건가?한지영은 그 생각에 갑자기 울컥하며 눈물이 차오르려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는 곧바로 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스스로에게 되뇌었다.이건 자신이 바란 거라고, 그러니 아무것도 슬퍼할 것 없다고 말이다.‘그래, 잘 된 거야. 이게 제일 좋은 결말이야. 증오도 없고 더 이상의 미움도 없는... 그냥 좋은 추억만 간직한 지금이 제일 좋은 끝이야.’다시 그와 연인이 되었다가 또다시 고난에 부딪혀 헤어지게 되면 그때는 완전히 원수지간이 될지도 모르니 차라리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는 게 백배는 더 나았다.한지영은 더 이상 백연신과 함께 할 용기가 없었다. 아무리 그가 사랑을 외쳐도 아무리 줄곧 그녀만 사랑해왔다고 해도 이제는 그 마음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1화

    연우진은 그 어느 날 자신이 백연신의 질투 대상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지영 씨한테 마음이 남은 거라면 내가 아닌 지영 씨와 얘기를 하세요.”연우진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내가 지영 씨와 만나고 싶다고 해도 지영 씨가 받아주지 않으면 함께 하지 못해요. 이건 백연신 씨도 마찬가지고요. 백연신 씨가 여전히 지영 씨를 좋아한다고 해도 지영 씨가 받아주지 않으면 두 사람 역시 함께 못해요. 선택권은 지영 씨한테 있으니까.”백연신은 주먹을 말아쥐며 다시 물었다.“지영이와 만날 건지에 대한 대답만 해.”연우진은 한숨을 한번 내쉬었다. 아무래도 대답을 해주지 않으면 순순히 보내주지 않을 듯하다.“지영 씨는 좋은 사람입니다. 이대로 감정이 싹트면 나로서는 당연히 지영 씨와 함께하고 싶겠죠.”“한지영의 곁에 있을 수 있는 남자는 모든 걸 다 내어줄 수 있을 정도로 한지영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안 돼.”백연신이 경고하듯 낮게 읊조렸다.“어째 내가 모든 걸 다 내어줄 정도로 한지영 씨를 사랑하지 않으면 우리 둘이 함께하는 걸 방해하겠다는 얘기로 들립니다만?”연우진의 질문에 백연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냉랭하고 차가운 눈빛을 보면 그 대답이 뭔지 알 수 있을 것도 같았다.“백연신 씨는 지영 씨를 위해 모든 걸 다 내어줄 수 있습니까? 그 정도로 사랑한다면 여기서 나한테 이러지 말고 다시 한번 지영 씨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을 해보는 게 어떨까요?”백연신은 그의 말이 끝난 순간 갑자기 손을 뻗어 연우진의 멱살을 잡았다. 그러고는 이대로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너는 아무것도 몰라. 나라고...”하지만 그는 말을 다 잇지 못했다. 또한 멱살을 잡았던 손도 힘없이 풀었다.질투와 분노로 가득했던 눈동자가 한순간에 어둠에 잠겨버린 듯 시들어졌다.“한지영한테 잘해. 만약 지영이한테 상처를 주면 그때는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다는 게 뭔지 똑똑히 알려주지. 내 말 허투루 듣지 마.”말을 마친 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0화

    백연신은 그 생각에 얼굴을 한껏 일그러트렸다. 질투와 분노, 슬픔과 고통의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며 그의 얼굴에 담겼다.한지영의 집에서 나왔을 때 연우진은 꽤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는 몇 시간 전에 한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바로 그녀를 찾으러 집까지 왔다.다행히 사건은 무사히 일단락되었고 한지영도 예전의 일상을 다시 되찾은 것처럼 보였다.“우진 씨, 그... 나랑 더는 연락하고 싶지 않으면 언제든지 말해줘요. 난 괜찮으니까.”연우진은 한지영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들은 그녀의 말을 떠올리고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가끔 보면 한지영은 꼭 34살이 아닌 4살짜리 아이 같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마음속의 말을 솔직하게 전하며 상대방에게 선택권을 주니 말이다.하지만 그런 투명한 여자이기에 연우진도 그녀와 함께 있으면 더 즐겁고 자꾸 그녀와 연락을 이어나가게 되는 걸 것이다.“나는 지영 씨랑 계속 연락하고 싶은데. 지영 씨는 그저 피해자일 뿐이었잖아요. 그러니까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말하지 말아요.”“내가 백연신 씨와 호텔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하면 믿을 수 있어요?”“네, 지영 씨가 그렇다고 하면 그렇게 믿을게요.”연우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진심이었으니까.만약 정말 뭔 일이 있었으면 한지영 쪽에서 먼저 솔직하게 얘기를 해줬을 것이다. 한지영은 그런 여자니까.연우진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문득 백연신의 얼굴을 떠올렸다. 확실히 한지영은 백연신과의 인연을 이미 지난 과거로만 보고 있는 듯했다.하지만 백연신은? 그 역시 그럴까? 이제는 고은채와의 결혼도 파기됐는데?생각에 잠긴 채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던 연우진은 아파트 입구에 서 있는 남자를 보고 멈칫하며 발걸음을 멈췄다.잘 뻗은 기럭지에 고고해 보이는 눈앞의 남자는 다름 아닌 백연신이었다.‘이 사람이 왜 여기에...’연우진과 백연신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채 서로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침묵이 계속되다 연우진은 놀란 마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59화

    한지영의 말대로 백연신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다른 여자를 곁에 둘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예쁜 여자를 곁에 둔다고 해도 그는 그녀가 아니면 안 되는 남자였다. 꼭 한지영이여야만 하는 남자였다.처음 본 순간부터 줄곧 한지영만을 사랑해왔으니까, 이미 모든 마음을 다 그녀에게 줘버렸으니까.사실 5년 전에 한지영이 아닌 고은채의 손을 잡았을 때 속으로 판을 짜고 있었다고는 하나 앞으로가 어떨지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그때는 자신에게 미래가 있을지도 없을지도 확신하지 못했거니와 백씨 가문의 모든 걸 되찾고 고씨 가문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말지도 미지수였으니까.당시의 그에게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다 깨진 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다. 그래서 섣불리 한지영에게 약속을 건넬 수도 없었다.지난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백연신은 사람을 은밀히 붙이는 것으로 한지영의 소식을 접할 뿐 그녀의 앞에 나서지는 못했다. 그때는 아무리 보고 싶어도 참아야만 했으니까.그런데 인내의 시간을 겪고 드디어 그녀의 앞에 나설 자격을 갖췄는데 한지영의 마음은 그사이 식어버렸다.백연신은 그 생각에 또 한 번 쓴 미소를 지었다.그녀와 함께하고 싶어 한 선택이, 그녀를 되찾기 위한 인내가 한지영이 거부함으로써 완전히 물거품이 되어버렸다.‘한지영을 살려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해라 이건가...?’백연신은 어쩌면 당시 한지영을 살려달라고 간절하게 외쳤을 때 모든 소원권을 다 써버린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그는 운전석에 앉은 채 한지영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아니, 사라진 뒤에도 여전히 그쪽으로 시선을 고정하며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그러다 얼마나 지났을까, 휴대폰 진동이 울려댔다.“회장님, 고은채 씨가 방금 S 시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매스컴 쪽에도 더는 한지영 씨의 일상을 방해하지 않게 조치를 해뒀습니다.”“고씨 가문 쪽은 계속해서 지켜봐. 손 내밀어주는 가문이 있나.”“네, 알겠습니다.”백연신은 통화를 마친 후 휴대폰을 다시 집어넣었다.고씨 가문에게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