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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임유진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더니 무릎에 힘이 빠진 채 앞으로 쓰러질 듯했다.

순간 누군가 허리를 감싸안아 그녀가 넘어지는 것을 막았다.

“다리 왜 그래?”

강현수는 쌀쌀맞게 물었다. 그는 진작에 그녀가 쩔뚝거리며 걸어오는 것을 눈치챘다.

“고질병이에요.”

임유진은 짤막하게 대답하고 이내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는 얇은 입술을 오므린 채 허리에 감쌌던 손을 내렸다.

‘고질병? 그녀한테 이런 고질병도 있었나?’

“유진아, 괜찮아?”

배여진은 그제야 동생을 각별히 관심하는 척하며 물었다.

“다리가 불편하면 옆에 앉아서 좀 쉬어도 되는데.”

임유진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흘겨봤다. 만약 사촌 언니가 진심으로 그녀가 걱정되었다면 그렇게 계속 서 있는 그녀를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신이 나서 당구를 칠 리가 없었다.

유승호는 멈칫하더니 곧 안색이 어두워져서 물었다.

“서로... 아는 사이인가요?”

“네, 제 사촌 동생이에요.”

배여진은 웃으며 말했다.

유승호는 순간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그는 표정이 부자연스러워진 채 임유진을 보며 말했다.

“아니, 진작 말하지 그랬어요. 그러면 진작에 서명했죠.”

“그럼 지금 사인해도 되겠어요?”

임유진은 손에 쥐고 있던 서류를 건네며 덤덤하게 물었다.

“되죠! 당연히 해드려야죠!”

유승호는 갑자기 아부를 하더니 서류를 건네받아 사인했다.

임유진은 서류를 다시 건네받고 몸을 돌려 쩔뚝거리며 떠나려던 찰나 몇 걸음도 걷지 않았는데 누군가 그녀의 팔을 잡아챘다.

임유진은 고개를 들고 의아한 표정으로 강현수를 바라보았다.

“현수 씨, 저한테 무슨 용건 있으세요?”

강현수는 넋이 나간 채 임유진을 잡고 있는 손을 빤히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이러지? 분명히 그녀를 신경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아까 그녀가 넘어질 뻔한 것을 외면하지 않을 때부터 그는 자신과의 약속을 어긴 셈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쩔뚝거리며 떠나려고 하자 그는 본능적으로 데려다주고 싶었다.

‘그녀가 정말 무릎 고질병을 앓고 있다고 해도 그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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