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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언니가 입원해 있는 동안 경빈 씨는 왔었어요?”

탁유미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아마 지금쯤 S시를 떠났을 거예요. 오히려 그가 떠났으면 좋겠어요. 다시는 그런 우스운 생각을 하지 않게.”

말을 이어가던 탁유미는 순간 멈칫하더니 얼굴에 어두운 표정이 드러났다.

“그가 복수할까 봐 두려운 게 아니에요. 다만 그랑 계속 엮이게 될까 봐 두렵네요.”

왜냐하면 그가 그녀에게 안겨준 상처와 아픔은 지독하리만큼 많았다. 심지어 그의 얼굴을 마주하는 것마저도 그녀에게는 아픔이었다.

마치 그녀가 한때 사랑이라고 여겼던 게 얼마나 황당하고 우스꽝스러운지를 알려주는 것 같았다.

“앞으로 어쩔 생각이세요?”

임유진은 물었다. 필경 이경빈이 앞으로 어떤 일을 벌일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마 난 S시를 떠나 그가 절대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가겠죠.”

탁유미는 덤덤하게 말했다.

만약 계속 S시에 남는다면 어느날 갑자기 이경빈이 찾아와서 윤이의 존재를 알게 될지도 모른다.

그건 그녀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임유진은 순간 멈칫했지만 이내 탁유미가 내린 결정이 이해되긴 했다.

“만약 언니가 S시를 떠나게 되면 우린 앞으로 자주 만나지 못하겠네요. 그리고 윤이도, 진짜 서운할 것 같아요.”

“그래도 영상통화는 자주 할 수 있잖아요. 게다가 지금은 교통이 그렇게 발달해서 막상 만나려고 하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어요.”

탁유미는 약간 감탄한 듯 말을 이어갔다.

“사실 나도 이렇게 여기저기 숨으면서 살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만약 나중에 이경빈이 공수진과 결혼하고 다른 방법으로 어떻게 아이를 갖게 된다면 이경빈은 나를 상대할 시간이 없을지도 몰라요. 그때면... 이렇게 숨어 지내지 않아도 되겠죠.”

“언니, 정말 제가 사건 뒤집을 필요 없으세요?”

임유진은 다시 한번 이 일에 대해 꺼냈다.

“애초에 경빈 씨가 일부러 언니를 해치려 한 게 아닐지도 몰라요. 아마 수진 씨가 이간질하는 바람에 경빈 씨는 언니가 계단에서 수진 씨를 밀어서 유산 시킨 장본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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