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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본질적으로 그녀는 단지 놀음 상대일 뿐이었다.

“그건 내 일이야.”

그의 싸늘한 목소리는 허공에 퍼지더니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

‘그래, 그의 일이지. 그녀는 물어볼 자격조차도 없었다.’

“그럼, 사진만 돌려주면 그만 떠나주는 거죠?”

임유진은 깊은 심호흡을 반복하며 감정을 끌어내렸다.

그는 몸을 멈칫하더니 눈초리도 따라서 가볍게 흔들렸다. 한참 후에야 입에서 한 글자를 내뱉었다.

“어.”

“그래요. 돌려줄게요.”

그녀는 그를 밀어내고 서랍을 뒤져 사진첩을 꺼내고는 그녀가 어릴 적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사진을 찾았다.

지금 그녀는 단지 그를 빨리 보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가 이 좁은 방에 머무르는 일분일초마다 그녀의 마음은 따라서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그녀는 그를 멀리해야만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를 잊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임유진은 사진을 강지혁에게 건넸다.

그는 사진을 건네받고 고개를 살짝 젖히더니 혼이 나간 채 손에 들린 사진을 몇 번이고 바라봤다.

한편 임유진은 강지혁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한지영이 그의 뺨을 때렸다고 했던 일을 떠올렸다.

정말 지영이가 말한 것처럼 그는 그녀 때문에 지영이를 봐준 걸까?

“강현수도 여기 온 적 있어?”

싸늘한 목소리는 침묵을 깨고 허공에 울려 퍼지면서 생각에 잠겼던 그녀를 깨웠다.

“네?”

임유진은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들자 그의 그윽한 시선이 머물렀다.

“왔었어?”

그는 다시 한번 곱씹었다.

“강지혁 씨, 그건 제 프라이버시에요. 사진은 이미 가졌으니 이젠 떠나도 되죠?”

임유진은 말을 마치고 문 앞으로 다가가 문을 열려고 했다.

다만 그녀의 손이 문고리에 올려지기도 전에 강지혁의 손은 한발 빨리 그녀가 닫친 문을 열려는 것을 가로막았다. 이내 그녀의 온몸으로 그의 따스한 체온이 느껴졌다. 그는 온화한 숨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강현수한테 갈 거야?”

그녀는 그 자리에 굳어진 채 본능적으로 그를 피하려고 했다. 단지 한쪽으로 비켜섰을 뿐인데 그의 손은 이미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은 채 품속으로 더욱 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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