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46화

잊겠다고? 잊을 수 있다고?

임유진은 잔잔하던 그의 마음에 돌을 던지고 갔다.

쾅!

강지혁은 주먹으로 차를 세게 내리쳤다.

“대표님! 괜찮으세요?”

옆에 있던 기사가 서둘러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가까이에서 본 남자의 얼굴에는 어둡고 싸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

집으로 돌아온 임유진은 많이 피곤했던 건지 그대로 침대에 몸을 던졌다.

마치 전쟁이라도 치르고 온 것처럼 피곤함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그러다 문득 그와 얘기했던 장면이 떠올랐다.

아까 그렇게도 확실하고 분명하게 얘기했으니 이제 더는 나타나지 않으려 하겠지? 강지혁은 자존심이 무척 강한 사람이니까.

누나라... 오늘 이 호칭을 들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가 누나라고 부르는 순간 그와 작은 단칸방에서 지내던 시절이 떠올라버렸다.

그때는 매일매일을 생활고에 시달려 살았지만 그만큼 마음이 따뜻했던 순간도 없었다. 정말 가족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니 가족은 그녀의 허상이고 일방적인 욕심일 뿐이었다.

“혁아, 난 널 잊을 수 있어...”

임유진은 마치 다짐하듯 혼자 중얼거렸다.

이제 그녀가 알던 혁이는 없고 오로지 강지혁만 있을 것이다. S 시에서 가장 꼭대기에 있는, 그녀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남자만이 있을 것이다.

임유진은 그날 밤 좀처럼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다음날, 그녀는 진한 다크서클을 달고 로펌에 도착했다. 사무실로 들어와 자리에 앉으려고 보니 책상 위에 노란색 장미꽃이 놓여있었다.

어림잡아 100송이는 되는듯한 꽃들이 그녀의 책상 전체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때 옆에 있던 몇몇 동료들이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

“유진 씨, 이 꽃들은 누가 보낸 거예요?”

“정말 강지혁 씨 여자친구가 맞는 거예요?”

“그게 아니더라도 분명히 돈 많은 남자가 대쉬하는 걸 거예요. 부럽다.”

임유진은 장미꽃 속에 꽂혀 있는 쪽지를 집어 열어보았다.

[유진 씨, 지난번에는 제가 무례했던 것 같아 이렇게 사과 인사를 보내요. 혹시 원하시는 거라도 있으시면 언제든지 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