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30화

강현수도 오늘... 이곳에 온 거야?!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그와 다시 마주칠 줄은 몰랐다. 임유진은 세상이 참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실루엣 하나가 그녀의 눈앞에 들어왔다.

오늘 밤의 강현수는 흰색 캐주얼 복장을 입고 있었는데 평소의 정장 차림보다는 조금 덜 엄숙해 보였지만 느긋한 분위기가 한껏 돋보였다.

그 잘생긴 얼굴은 불빛 아래에서 여전히 차가운 무관심과 거리감을 띠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는 것처럼 그는 주변의 활기와 동떨어져 있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자신의 세계에 장벽을 세워 다른 사람들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듯했다.

그리고 한때... 그 장벽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사람은 어린 시절 그와 고난을 함께 겪은 작은 소녀뿐이었을 것이다...

바로 과거의 자신!

다만... 임유진의 시선은 지금 강현수의 팔짱을 끼고 강현수와 함께 홀로 들어서는 여자에게로 향했다. 그 여자는 사촌 언니인 여진이었다. 임유진의 신분을 대신하여 지금 강현수의 곁에 서 있는 배여진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배여진과 강현수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며 임유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그녀는 곧 자신에게 말했다. 신경 쓸 필요 없다고. 결국, 그녀 스스로가 그 과거를 포기하기로 했으며 어린 시절의 기억을 영원히 묻어두기로 했었다.

임유진 본인이 강현수 앞에서 자신은 그 작은 소녀가 아니라고 여러 번 부인했으니 이제 무엇을 더 생각할 필요가 있겠는가.

문득, 짙은 봉황눈이 그녀 쪽으로 향했고 정확히 그녀와 시선이 마주쳤다.

임유진은 가슴이 떨렸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 봉황눈은 이제 냉랭함을 품고 있었는데 마치 전혀 모르는 사람을 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는 그가 전에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이제부터 나는 당신에게 조금의 감정도 남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그에게 있어서 그녀는 그저 낯선 사람일 뿐이고 어린 시절 그와 고난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