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라... 강지혁 같은 집안은 대물림을 매우 중시한다.“그게 왜? 애초에 사귈 때도 말했듯이 난 평생 아이가 없어도 괜찮아. 내가 사랑하는 건 아이가 아니라 임유진 바로 너야.”그가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히 여기는 건 오직 임유진뿐이다.“하지만...”임유진은 여전히 망설였다.정말 괜찮을까? 이 세상에 과연 아이 못 낳는 여자를 받아들일 남자가 존재할까?“유진아! 아이는 단지 우리 가문의 미래 상속자일 뿐이야. 난 박애한 사람이 아니야. 이후에 만약 진짜 우리 둘만의 아이가 생긴다면 아마 이뻐하겠지. 아이가 없으면 보육원 가서 한 명 입양하거나 방계 친척들에게 한 명 입양해와도 돼. 난 둘 다 문제없다고 봐. 내가 신경 쓰는 건 오직 하나야. 나랑 결혼할래 유진아?”마지막 그 한마디를 내뱉으며 강지혁은 이글거리는 눈길로 그녀를 쳐다봤다. 임유진은 순간 그가 친 그물에 잡힌 것처럼 아무리 몸부림쳐봐도 벗어날 수 없었다. 실은... 벗어나기 싫었다.그녀는 강지혁을 너무 사랑한다. 이 그물 안에서 전혀 벗어날 생각이 없을 만큼.“그래.”그녀가 드디어 대답했다.강지혁은 활짝 웃으며 그녀의 손등에 키스했다.“평생 이 손 안 놓을게.”손등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전류가 그녀의 마음까지 녹였다.강지혁에게 이토록 사랑받는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일이다.“알았어. 영원히 놓지 마, 혁아.”그녀는 말하면서 두 손으로 강지혁의 볼을 감싸고 그의 입술에 살포시 키스했다.이건 평생을 기약하는 키스이다.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평생 함께하자는 다짐이다!...“뭐라고? 너랑 강지혁 씨가 결혼 준비를?!”한지영은 친구와 데이트하다가 초특급 정보를 얻었다.“응.”임유진의 입가에 달콤한 미소가 번졌다.“나 친구 얼마 없는 거 너도 알잖아. 결혼식 날 네가 신부 들러리 해줘. 그래 줄 수 있지?”“당연한 소릴. 하지만...”한지영이 그녀를 쳐다보며 말을 머뭇거렸다.임유라 사건을 강지혁이 배후에서 조종한 걸 알게 된 이후로 한지영은 이 남
“하지만 너 강지혁 씨에 대해 얼마나 알아?”한지영이 캐물었다.“많이 알고 있는 편이지.”임유진이 대답했다.“집안 상황, 사업, 겪어온 인생, 성격 등등 다 알고 있는데. 내가 또 강씨 저택에서 한동안 지냈잖아.”“그럼 강지혁 씨의 어두운 면은?”한지영이 솔직하게 물었다.임유진은 살짝 놀란 눈길로 그녀를 쳐다봤고 이에 한지영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그러니까 내 말은... 어쨌거나 강지혁 씨는 일반인이 아니잖아. 수단이 악랄하기로 소문이 났고 무릇 강지혁 씨를 건드린 사람은 누구 한 명 좋은 결말을 얻은 자가 없어!”임유진은 시선을 아래로 떨구고 그제야 친구의 말뜻을 이해했다. 그해 그녀가 옥살이할 때도 강지혁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손을 댔다!하지만...“지영아, 어떤 일들은 앞으로 한 걸음 내딛기 전까지는 영원히 미래를 장담할 수 없어. 난 이 한 걸음을 내디디고 싶어. 이 세상에 지혁이보다 날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고 보거든.”임유진은 한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친구의 확고한 눈빛에 한지영은 가슴이 움찔거렸다. 오랜 시간 친구로 지내오며 그녀가 얼마나 가정을 꾸리고 싶은지 한지영이 제일 잘 알고 있다.인간은 부족한 것만 더 채우려고 애쓰니까.“하긴, 갈 데까지 가봐야 아는 법이지.”한지영이 말했다.“앞으로 무슨 일 있어도 네 옆엔 항상 내가 있다는 것만 기억해. 우린 베프야.”“응.”임유진은 짤막하게 대답했지만 이 한마디에 많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한지영이 없으면 오늘의 임유진도 없다!한지영은 그녀에게 이미 가족 같은 존재이다. 평생 은혜를 갚아야 하는 사람, 그게 바로 한지영이다!...며칠간 강현수는 몇 년을 지새운 것만 같았다.다시 임유진을 조사하기 시작했는데 그해 그 소녀와 만났던 마을로 가서 임유진에 관한 모든 정보를 캐냈다. 마치 그녀를 기억 속 그 소녀와 맞아떨어지게 할 기세였다.다만 너무 오래전 일이라 조사가 더 힘들어졌다.요 며칠 임유라가 유부남과 불륜 현장을 잡힌 일이 각 언론 매체에 대서
처음부터 그녀의 손을 꽉 잡았어야 했다!“왜 혼자 술 마시고 있어?”문득 이한의 목소리가 강현수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오늘 어쩌다 나왔는데 재미없게 왜 혼자 여기서 마셔?”재미가 없다고?강현수는 술잔을 어루만지며 주변 사람들을 쭉 둘러봤다.오늘 이한의 초대로 이 파티에 참석한 이유는 요즘 너무 답답해서 숨 트일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정작 와보니 달라질 건 없었다.머릿속엔 온통 임유진뿐이고 그녀의 실루엣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아 참, 너 얼마 전에 지혁이랑 마찰이 있었다며? 어떻게 된 거야?”이한이 물었다.강현수는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옛친구를 쳐다봤다.“소식 참 빠르네.”이한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진짜네?”그도 단지 전해 들은 소문일 뿐 진짜일 줄은 몰랐다.“왜 그런 건데? 무슨 일이야 대체?”다들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 이들 모임에서 가장 얼굴 붉힐 리 없는 자가 바로 강현수와 강지혁 두 사람이다.둘은 지나칠 정도로 이성적이고 매사에 이익 지상주의이다. 강지혁은 또 모든 일에 관심 없는 편인데 임유진을 알게 된 이후로 180도 달라졌다. 저번 연회에서 강지혁이 그녀를 얼마나 신경 쓰는지 이한은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다.한편 강현수는 늘 차갑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편이다. 유일한 관심사는 바로 팔찌 주인에 관한 일이다.오죽하면 친구들끼리 모일 때 강현수가 대체 언제 팔찌 주인을 찾을지 내기하고 있을까.“궁금해?”강현수가 되물었다.“양가 집안의 사업 때문에 갈등을 빚었어?”이한이 곰곰이 생각하다가 물었다.강현수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설마 여자 문제는 아닐 거잖아.”그가 혼잣말로 구시렁댔다.“맞다면?”강현수가 말했다.이한은 충격에 휩싸인 표정으로 말까지 더듬거렸다.“너... 너랑 지혁이가 어떻게...”진짜 여자 문제라면 설마... 임유진?!이한은 머리가 띵했다.임유진이 얼마나 매력적인 것도 아니고 심지어 감방까지 다녀왔는데 친구 두 놈이 다...“팔찌 주인 찾
‘뭐지? 강현수가 여자 때문에 이토록 초조해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방금 뛰쳐나간 것 좀 봐! 임유진이 대체 어떤 여자길래!’처음엔 여자 문제로 둘이 가볍게 실랑이를 벌인 줄 알았는데... 이한은 문득 걱정에 휩싸였다. 두 사람이 만약 진짜 한 여자를 놓고 다툰다면 S 시가 발칵 뒤집힐 수도 있다!하지만, 아니지! 아니야! 강현수는 줄곧 팔찌 주인만 찾아 헤맸다!그렇다면 설마... 이한은 감히 더는 생각해나갈 수 없었다.말도 안 되는 가설로 어떤 후과를 초래할지 그는 감히 상상할 수 없다. 그건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공포였으니!...강현수는 차를 몰고 곧게 식당으로 질주했다.결혼? 그녀가 정말 지혁이와 결혼하는 걸까?진실을 알아내기 전까진 절대 두 사람의 결혼을 용납할 수가 없다!수년간 그녀만 찾아 헤맸고 그녀의 목소리, 외모까지 머릿속에, 뼛속에, 혈액 속에 깊이 침투됐는데 결과가 고작 이런 거라니?!강현수는 두 손으로 핸들을 꽉 잡고 미친 듯이 질주했다.그 시각 윤이 식당에서 임유진은 조금 미안한 얼굴로 탁유미에게 사직 얘기를 꺼냈다.결혼하려면 준비해야 할 것들도 많고 강씨 일가 사모님이 된 이후엔 더이상 본인만 고려해선 안 된다. 그녀가 대표하는 건 강씨 일가의 체면이니 여기서 계속 일할 수가 없다.“유미 언니, 죄송해요. 나도 이렇게 빨리 그만둘 줄은 몰랐어요. 하지만 금방 내 자리를 메꿀 사람을 찾아올게요. 그러고 나서 사직할게요.”임유진이 말했다.탁유미는 이 상황을 진작 예상한 듯싶었다. 임유진의 남자친구가 강지혁이란 걸 안 순간부터 그녀가 이곳에 오래 머물 거란 생각을 접었다.다만 이렇게 빨리 결혼할 줄은 몰랐다. 그게 조금 의외일 뿐이다.“나중에 시간 될 때 자주 놀러와요. 윤이가 유진 씨 엄청 좋아하잖아요. 유진 씨 대타는 내가 알아서 찾을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나랑 얘기해요. 금방 보내줄 테니. 결혼이야말로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잖아요.”탁유미가 감개무량하게 말했다.애초
탁유미는 한치의 리스크도 용납할 수 없다. 윤이는 그녀의 생명, 삶의 동력이라 절대 아이만은 잃을 수 없다!임유진도 그녀의 일에 끼어들 자격이 없다는 걸 안다.“내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요.”“고마워요!”탁유미가 웃으며 말했다.“사실 유진 씨는 이미 너무 많은 걸 도와줬어요. 유진 씨 아니면 윤이는 지금도 아마...”이때 강현수가 식당으로 쳐들어오며 탁유미의 말을 가로챘다.그는 숨을 헐떡이며 뛰어 들어와 두 여자의 의아한 표정을 보더니 임유진의 팔을 덥석 잡고 다그치는 말투로 쏘아붙였다.“지혁이랑 결혼해요?”임유진은 화들짝 놀랐다. 한지영과 탁유미 말곤 알려준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네.”다만 그녀는 확고하게 대답했다.“왜요?”“서로 사랑하니까 당연히 결혼하는 거 아닐까요?”그녀가 담담한 눈빛으로 강현수를 쳐다봤다.“강현수 씨, 이 손 놓죠!”다행히 지금 저녁이고 곧 마감 타임이라 가게에 손님이 별로 없다. 안 그러면 또 무슨 소란이 일지 모른다.“지혁이 사랑해요?”강현수는 날카로운 칼날로 심장을 마구 후벼 파듯이 괴로웠다. 이제 곧 질식할 것만 같았다.“그때 분명 영원히 나랑 함께하겠다고 했잖아!”임유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어이없다는 듯이 그에게 쏘아붙였다.“난 그런 말 한 적이 없어요.”“했어! 그때 넌 너 자신이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라고 했고 난 아니라고 했어. 내게 넌 소중한 존재라고 말했지. 그리고 네가 그랬어. 가능한 한 나랑 영원히 함께하고 싶다고!”강현수는 그해 둘 사이의 대화를 곱씹었다.그때 강현수는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내뱉었다. 그전까지 부모를 포함한 그 누구도 소중한 존재라고 느껴지지 않았다.하지만 공허한 그녀의 눈빛을 본 순간 저도 모르게 그런 말이 입 밖에 새어 나왔다.그리고 그녀가 웃었다. 그토록 달콤한 미소는 평생 단 한 번뿐이다. 그는 수년간 그 미소를 가슴 깊이 새겼다.그녀가 영원히 그와 함께하고 싶다고 했을 때 강현수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바로 이거였다.
“이봐요, 강현수 씨, 사람 잘못 봤다고요.”임유진이 말했다.“그리고 있잖아요. 설사 내가 맞다고 해도 지금이랑 달라질 건 없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지혁이고 결혼할 사람도 지혁이에요. 강현수 씨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요.”그녀의 말은 피투성이가 된 강현수의 심장을 그대로 얼어붙게 했다.임유진은 그 틈을 타서 팔을 빼냈다.“앞으론 이런 일로 더이상 찾아오지 마세요. 내가 옳든 아니든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어요. 내 말 꼭 기억해요.”말을 마친 임유진은 고개 돌려 탁유미에게도 인사했다.“언니, 그럼 난 이만 가볼게요.”“네.”탁유미가 대답했다.임유진은 가게를 나갔지만 강현수는 돌처럼 굳은 채 제자리에 서서 꿈쩍도 안 했다. 그저 넋 놓은 채로 텅 빈 손만 바라봤다.그랬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고 양손이 텅 비었다!그녀가 옳든 아니든 결과는 달라질 것 없다고?왜? 대체 왜 그런 건데?! 강현수는 천천히 손을 거둬들이고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아주 세게 쥐었다... 손톱이 살을 파고 들어갈 만큼, 그의 손바닥을 아프게 찔렀다.옆에서 탁유미가 살짝 놀란 눈빛으로 강현수를 바라봤다.연예계 황태자로 불리는 그가 이토록 비통한 표정으로 서 있다니, 절망에 휩싸인 채 고독하게 제자리에 서서 가장 소중한 보물을 잃은 것처럼 아픔에 젖어 있다니!...“그거 알아? 난 사실 항상 내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인 것 같아. 그 언젠가 이 세상에 내가 없어져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아.”“아니야...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네가 없으면 나도 구원받지 못했어. 넌 내게 아주 아주 중요한 사람이야. 앞으로도 쭉 널 가장 소중한 존재로 여길 거야.”“엄마 말고 날 소중하다고 말해준 사람이 너뿐이네. 참 좋다. 그럴 수만 있다면 평생 너랑 함께하고 싶어.”“그래, 내가 평생 너랑 함께해줄게.”누구야? 대체 누가 이런 말을 하는 거야?! 겹겹이 쌓인 안개가 그녀의 머릿속을 뒤덮어 아무것도 안 보이는 느낌이다!그녀 앞에 보이는 건 오
어떻게 된 거지? 꿈속에서 들었던 앳된 목소리가 오늘 밤 윤이 식당에서 강현수가 했던 말과 너무 흡사했다.설마 그런 말을 들어서 이런 꿈을 꾼 걸까?여기까지 생각한 임유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머리가 또다시 아파 났다.“왜? 어디 불편해?”강지혁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아니, 그냥 머리가 좀 아프네.”그는 따뜻한 손길로 그녀의 이마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마사지해주었다.손의 힘이 적당해서 부드럽게 문지르니 한결 편해졌다.“좀 괜찮아?”“응, 많이 나아졌어.”임유진은 머리를 끄덕였다.“내일 병원 가서 검사받자. 두통이 무슨 원인인지 알아내야겠어.”강지혁이 말했다.“아니야. 아까 저녁에 강현수 씨가 했던 말 때문에 그런 것 같아. 꿈에서도 똑같은 상황을 겪었거든.”임유진의 말에 강지혁은 순간 동작을 멈췄다.“뭐라고? 강현수가 무슨 말을 했는데?”“오늘 윤이 식당으로 찾아와서 또 나를 제가 찾던 사람으로 여긴 건지 이상한 말을 하더라고. 그리고 방금 꿈을 꿨는데 꿈속에서 두 아이가 나눈 대화가 글쎄 강현수 씨가 했던 말과 똑같은 거 있지.”임유진이 해명했고 강지혁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어떤 꿈인데? 상세하게 말해봐.”임유진은 꿈속의 광경을 다 말하고는 한마디 덧붙였다.“강현수 씨 말 때문에 영향받아서 그런 꿈을 꾼 것 같아. 내가 그렇게 말했다는 거야. 근데 난 아무것도 기억 안 나거든.”그녀가 기억을 잃었으니까! 그 당시 고열로 실종된 그 하루의 기억을 싹 다 잊었으니까. 이건 강지혁이 알고 있다.전에 강현수가 찾는 사람이 임유진일 거란 예감이 들어 강지혁도 사람을 시켜 조사해봤는데 한참 후에야 병원 입원 기록에서 그녀가 입원한 걸 조사해냈다.입원 차트를 본 강지혁은 그녀가 그날의 기억을 잊었다는 걸 알아챘다.하루의 기억은 그 누구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녀도 그땐 왜 실종되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고 결론적으로 무사했으니 어른들도 더 따져 묻지 않았다.하지만 누군가는 그 하루의 기억 때문에 20년을 헤매고 있
“응.”임유진은 눈을 지그시 감고 그의 부드러운 마사지를 즐겼다.“근데 혁아... 강현수 씨 말이야. 그 사람을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아.”임유진이 나지막이 속삭였다. 전에는 그가 플레이보이라고만 생각됐지만 한 사람을 찾아 헤매는 그의 태도를 보니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그는 어릴 때 만났던 여자아이를 찾는 것 같은데 그럼 대체 얼마 동안 찾은 걸까? 10년? 20년?그 긴 시간 동안 오직 한 사람만 찾아 헤맸다고? 대부분 사람들은 진작 포기했을 텐데.“그렇게 오랫동안 찾아 헤맸는데 과연 찾을 수 있을까?”임유진이 물었다.“넌 어떻게 생각해? 찾았으면 좋겠어 말았으면 좋겠어?”강지혁이 되물었다.“찾았으면 좋겠어. 그래야 날 그 사람으로 착각하지 않잖아.”대답을 마친 그녀는 눈을 감고 있어 강지혁의 음침한 눈빛을 보지 못했다.‘착각? 아니야, 강현수는 제대로 찾았어! 하지만 내가 착각으로 만들어줄 거야. 유진이는 내 사람이어야만 해. 절대 아무한테도 안 줘.’“사실 생각해보면 계속 못 찾고 대체품만 옆에 두는 것도 너무 슬픈 일이잖아.”임유진이 비스듬히 눈을 뜨고 강지혁을 바라봤다.“대타가 아무리 많아도 강현수 씨가 원하는 사람을 못 찾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강지혁이 가볍게 웃었다.“확실히 슬프네. 강현수가 하루빨리 그 사람 찾길 바라야지.”...그 뒤로 며칠 동안 임유진은 계속 윤이 식당에서 배달했고 탁유미는 새로운 직원을 구하는 일에 착수했다.신인에게 한 주 동안 수습 기간이 있어 임유진의 배달 업무량도 훨씬 줄어들었다.윤이는 그녀가 떠나는 걸 안 이후로 그녀가 가게에만 있으면 꼭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그녀가 떠나는 게 많이 아쉽나 보다.“이모 나중에 윤이 보러 자주 놀러 올 거야. 윤이도 이모 생각나면 엄마한테 말해서 이모 집으로 와. 이모한테 전화해도 되고. 이모 번호 다 외웠잖아!”임유진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하지만 난 매일 이모 보고 싶다고요.”윤이가 말했다.한동안 재활 치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