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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이봐요, 강현수 씨, 사람 잘못 봤다고요.”

임유진이 말했다.

“그리고 있잖아요. 설사 내가 맞다고 해도 지금이랑 달라질 건 없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지혁이고 결혼할 사람도 지혁이에요. 강현수 씨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요.”

그녀의 말은 피투성이가 된 강현수의 심장을 그대로 얼어붙게 했다.

임유진은 그 틈을 타서 팔을 빼냈다.

“앞으론 이런 일로 더이상 찾아오지 마세요. 내가 옳든 아니든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어요. 내 말 꼭 기억해요.”

말을 마친 임유진은 고개 돌려 탁유미에게도 인사했다.

“언니, 그럼 난 이만 가볼게요.”

“네.”

탁유미가 대답했다.

임유진은 가게를 나갔지만 강현수는 돌처럼 굳은 채 제자리에 서서 꿈쩍도 안 했다. 그저 넋 놓은 채로 텅 빈 손만 바라봤다.

그랬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고 양손이 텅 비었다!

그녀가 옳든 아니든 결과는 달라질 것 없다고?

왜? 대체 왜 그런 건데?! 강현수는 천천히 손을 거둬들이고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아주 세게 쥐었다... 손톱이 살을 파고 들어갈 만큼, 그의 손바닥을 아프게 찔렀다.

옆에서 탁유미가 살짝 놀란 눈빛으로 강현수를 바라봤다.

연예계 황태자로 불리는 그가 이토록 비통한 표정으로 서 있다니, 절망에 휩싸인 채 고독하게 제자리에 서서 가장 소중한 보물을 잃은 것처럼 아픔에 젖어 있다니!

...

“그거 알아? 난 사실 항상 내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인 것 같아. 그 언젠가 이 세상에 내가 없어져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아.”

“아니야...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네가 없으면 나도 구원받지 못했어. 넌 내게 아주 아주 중요한 사람이야. 앞으로도 쭉 널 가장 소중한 존재로 여길 거야.”

“엄마 말고 날 소중하다고 말해준 사람이 너뿐이네. 참 좋다. 그럴 수만 있다면 평생 너랑 함께하고 싶어.”

“그래, 내가 평생 너랑 함께해줄게.”

누구야? 대체 누가 이런 말을 하는 거야?! 겹겹이 쌓인 안개가 그녀의 머릿속을 뒤덮어 아무것도 안 보이는 느낌이다!

그녀 앞에 보이는 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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