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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탁유미는 한치의 리스크도 용납할 수 없다. 윤이는 그녀의 생명, 삶의 동력이라 절대 아이만은 잃을 수 없다!

임유진도 그녀의 일에 끼어들 자격이 없다는 걸 안다.

“내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요.”

“고마워요!”

탁유미가 웃으며 말했다.

“사실 유진 씨는 이미 너무 많은 걸 도와줬어요. 유진 씨 아니면 윤이는 지금도 아마...”

이때 강현수가 식당으로 쳐들어오며 탁유미의 말을 가로챘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뛰어 들어와 두 여자의 의아한 표정을 보더니 임유진의 팔을 덥석 잡고 다그치는 말투로 쏘아붙였다.

“지혁이랑 결혼해요?”

임유진은 화들짝 놀랐다. 한지영과 탁유미 말곤 알려준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

“네.”

다만 그녀는 확고하게 대답했다.

“왜요?”

“서로 사랑하니까 당연히 결혼하는 거 아닐까요?”

그녀가 담담한 눈빛으로 강현수를 쳐다봤다.

“강현수 씨, 이 손 놓죠!”

다행히 지금 저녁이고 곧 마감 타임이라 가게에 손님이 별로 없다. 안 그러면 또 무슨 소란이 일지 모른다.

“지혁이 사랑해요?”

강현수는 날카로운 칼날로 심장을 마구 후벼 파듯이 괴로웠다. 이제 곧 질식할 것만 같았다.

“그때 분명 영원히 나랑 함께하겠다고 했잖아!”

임유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어이없다는 듯이 그에게 쏘아붙였다.

“난 그런 말 한 적이 없어요.”

“했어! 그때 넌 너 자신이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라고 했고 난 아니라고 했어. 내게 넌 소중한 존재라고 말했지. 그리고 네가 그랬어. 가능한 한 나랑 영원히 함께하고 싶다고!”

강현수는 그해 둘 사이의 대화를 곱씹었다.

그때 강현수는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내뱉었다. 그전까지 부모를 포함한 그 누구도 소중한 존재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공허한 그녀의 눈빛을 본 순간 저도 모르게 그런 말이 입 밖에 새어 나왔다.

그리고 그녀가 웃었다. 그토록 달콤한 미소는 평생 단 한 번뿐이다. 그는 수년간 그 미소를 가슴 깊이 새겼다.

그녀가 영원히 그와 함께하고 싶다고 했을 때 강현수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바로 이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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