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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강지혁은 그녀의 목소리가 너무 듣고 싶었다. 지금 이 순간 오직 그녀 목소리만이 그에게 안정감을 줄 듯싶다!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고 잠시 후 통화가 연결됐는데 전화기 너머에서 강지혁이 생각지도 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혁이야?”

그건... 강현수의 목소리였다.

강지혁은 심장이 움찔거려 딱딱하게 물었다.

“응, 나야. 네가 왜 유진의 전화를 받아?”

“지금 옷 갈아입는 중이야. 전화랑 가방 모두 밖에 놓고 있어서... 이따가 다시 전화하라고 할게.”

강현수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럴 필요 없어.”

강지혁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통화를 마친 후 강현수는 물끄러미 수중의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방금 휴대폰 액정에 뜬 ‘혁이’라는 이름을 본 순간 그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전화를 받아버렸다.

평소라면 절대 다른 사람 전화를 받지 않을 텐데 아까는 왜... 전화 온 사람이 강지혁이라서 그런 걸까?

그 어떤 여자도 좋아할 것 같지 않던 강지혁이 하필이면 그가 호감 가는 여자를 사랑하게 될 줄이야.

하지만 결국 강현수가 손을 놓아줘야 한다. 그는 감히 강지혁과 경쟁할 엄두가 안 난다.

게다가 그가 진정 원하는 사람은 임유진이 아니다.

말은 그렇게 해도 매번 임유진을 볼 때마다 저도 모르게 그녀에게 끌린다.

그녀의 목소리와 그녀의 얼굴이 자꾸만 머릿속을 감돌고 심지어 팔찌를 볼 때마다 그녀 얼굴이 떠오른다.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말이다!

강현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한 손으로 이마를 어루만졌다. 임유진이 강지혁의 여자란 걸 뻔히 알면서 대체 왜 자꾸만 다가가고 싶은 걸까?

이때 탈의실 문이 열리고 임유진이 안에서 걸어 나왔다. 그녀는 잔꽃 무늬 롱 원피스로 갈아입었는데 그 모습을 본 강현수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방금 그녀가 이 치마를 들고 있을 때까지 그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입고 나온 순간 그해 그 소녀를 방불케 하는 모습에 저절로 넋이 나갔다.

그해 그 소녀는 바로 이처럼 작은 체구에 잔꽃 무늬 원피스를 입고 그를 업은 채 힘겹게 하산했다.

굴곡진 길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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