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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온 집안에 꽉 찬 치마를 보며 그는 그 소녀가 이 치마들을 입었을 때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해본다.

하지만 그 무엇도 지금 이 순간의 놀라움을 이길 수 없다. 눈앞의 그녀는 지극히 평범한, 심지어 아주 저렴한 치마를 입고 거울 앞에서 제 모습을 비추고 있는데 강현수는 문득 눈시울이 빨개졌다.

임유진은 거울로 치마 입은 제 모습을 한참 들여다봤다. 방금 이 치마를 보자마자 골랐는데 잔꽃 무늬가 어릴 때 외할머니가 사준 치마와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그 잔꽃 무늬 치마는 나중에 너덜너덜해져서 버렸다.

그해 이 일로 임유진은 한바탕 울기도 했다!

이 치마는 꽤 길었기에 스쿠터를 타도 노출 걱정을 할 필요가 없고 가격도 5만6천 원이라 아주 적당했다. 조금만 더 흥정하면 가격을 더 낮출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때요 손님? 마음에 드세요?”

가게 점원이 가까이 다가오며 물었다.

“괜찮긴 한데 좀 더 싸게 할 수 있어요?”

임유진이 물었다.

“저희 가게는 이미 가격을 최대한 낮춘 거라...”

점원은 마치 테이프가 감긴 것처럼 말끝을 흐리고 멍하니 임유진의 뒤쪽을 바라봤다.

그녀도 어리둥절해 하며 미처 반응하지도 못했는데 강현수가 갑자기 뒤에서 팔을 벌려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의 차가운 숨결이 그녀의 목과 얼굴에 와닿았다.

“너야?”

강현수의 잠긴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임유진은 갑작스러운 포옹에 놀라서 얼른 벗어나려고 몸부림쳤다.

하지만 강현수는 그녀를 꼭 끌어안고 그녀 목에 얼굴을 파묻고는 나지막이 되뇌었다.

“진짜 너야? 너 맞지? 바로 너였어...”

“강현수 씨, 이거 놔요!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임유진은 왠지 그가 그날 밤 술에 취한 모습으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다만 그는 지금 술에 취하기는커녕 아주 멀쩡한 상태였다!

“너... 맞잖아. 아니야? 아닌데 왜 이렇게 닮았어? 대체 왜 너만 이런 느낌 주는 거냐고...”

강현수는 마치 수년간 찾아 헤매던 그 소녀가 바로 눈앞에 나타난 것만 같았다.

“지금 무슨 말 하는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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