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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1화

"여기는 왜 온 거야?"

임유진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하지만 강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앞 유리를 통해 S 시를 내려다보았다.

이곳은 강선우가 살아생전 강지혁을 데리고 자주 찾았던 곳이다. 그때 그는 강지혁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지혁아, 그거 아니?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그 사람은 더 외로워진다는 거. 하지만 높은 곳에 서 있지 않으면 제 운명조차도 어떻게 할 수 없게 된단다."

그래서 진정 손안에 자신의 운명을 쥐고 싶으면 끊임없이 높은 곳을 향해 오를 수밖에 없다.

강지혁은 마음이 복잡하고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했을 때 항상 이곳으로 올라와 S 시를 내려다보며 마음을 다잡곤 했었다. 하지만 GH 그룹을 물려받은 후부터는 이곳에 발길을 끊었다. 이제는 누구에게도 흔들릴 것 없이 운명을 자기 손에 쥐고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 그가 오늘 오랜만에 다시 이곳을 찾았다.

잡았다고 생각했던 그 운명이 손아귀에서 빠져나갈까 봐 불안해서일까? 아니, 혹 그의 운명은 진작에 다른 누군가의 손에 쥐어진 것은 아닐까?

강지혁의 운명을 손에 쥔 그 누군가는 강지혁을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하며 때로는 두려움에 떨게도 한다.

강지혁은 시선을 옆에 앉은 임유진에게로 돌렸다. 그러고는 안전 벨트를 푼 후 그녀 쪽으로 몸을 기울여 양손을 임유진의 다리 옆에 놓았다.

"자, 이제 얘기해봐. 왜 강현수와 우연히 그 옷가게에 있었는지. 그리고 왜 우연히도 내가 건 전화를 강현수가 받았는지."

심연같이 어두운 눈동자를 가까이에서 마주한 임유진은 숨을 깊게 한번 들이켜더니 오늘 배달하러 갔다가 있었던 일들을 그에게 얘기해 주었다. 물론 정한나가 일부러 자신을 골탕 먹이려 했다는 사실은 뺀 채, 옷이 그렇게 된 건 그저 어쩌다가 찻물이 쏟아진 것뿐이고 마침 그 모습을 강현수가 봐 버렸다고 얘기했다.

다만 강현수가 그녀를 갑작스럽게 안아버린 건 임유진도 생각 못 했던 일이다.

"사람을 착각한 것 같아. 난 어릴 적 강현수 씨와 그렇게 만난 적 없거든."

임유진의 말에 강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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