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33화

“맞아. 영화 시사회 보는 거 안 좋아해?”

강지혁이 되물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그녀는 힘껏 고개를 내저었다.

‘시사회를 일반인이 볼 수 있는 게 아니잖아. 게다가 현장에 가면 수많은 연예인들을 구경할 수 있을 텐데. 이건 정말...’

하지만 임유진은 결국 사욕을 참고 윤이를 학원에 데려다주기로 했다.

“나 윤이 학원 보내야 해서 시사회는 못 갈 것 같아.”

그녀가 말했다.

강지혁은 또다시 그녀 옆의 꼬맹이에게 시선을 옮겼다.

“왜 누나가 얘 학원 보내줘?”

그의 말투 속에 질투가 살짝 섞여 있었다.

“유미 언니 어머님이 다리를 상해서 오늘 오후에 수술하신대. 언니는 어머님 간호하러 병원에 갔고 내가 선뜻 윤이 학원 바래다주겠다고 했거든.”

“...”

강지혁은 미간을 살짝 구겼다. 한편 임유진의 옆에 있던 녀석은 그의 눈빛이 조금 불편했는지 임유진에게 몸을 기대며 작은 두 손으로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임유진은 아이의 정서 변화를 바로 느끼고 쪼그리고 앉아서 달래주기 시작했다.

“윤이야 괜찮아, 두려워하지 마. 이 아저씨는 이모 친구야. 이모처럼 윤이를 좋아하게 될 거야.”

임유진은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게 최대한 천천히 말하며 수어도 했다.

말을 마친 그녀는 강지혁에게 일침했다.

“윤이한테 부드럽게 대하고 자주 웃어. 안 그러면 아이가 무서워한단 말이야.”

강지혁은 눈썹을 들썩거렸다. 그녀는 이미 아이 대신 강지혁에게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방금 그녀의 말투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말투란 걸 임유진은 모를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강지혁은 불쾌했을지 몰라도 그녀이기에 전혀 짜증이 나지 않았다.

심지어... 이렇게 막 다루는 그녀의 태도가 더 좋았다. 예전에는 조심스러운 말투였을 뿐인데 지금은 마치 둘 사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조금씩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누나 요구라면 바로 들어주지.”

강지혁이 말하면서 온화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는 입꼬리를 씩 올리고 살벌한 압박감을 최대한 자제했다.

탁윤은 두 눈을 깜빡이면서 살짝 의아한 눈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