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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다만 소찬호 감독은 티 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당연하죠. 고주원 씨도 이런 팬분이 있다는 걸 엄청 좋아하실 거예요.”

둘은 또 몇 마디 담소를 나누다가 소찬호가 먼저 자리를 떠났다.

임유진도 의외이긴 마찬가지였다. 강지혁이 그녀를 위해 고주원과 만날 기회를 마련해주다니, 덕질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었다!!

“왜 그래?”

그는 멍하니 넋 놓은 임유진에게 물었다.

“고주원 씨랑 사진 찍고 사인받을 생각에 넋이 나갔어?”

“기쁘긴 한데 그런 기쁜 마음이 아니라...”

임유진은 말을 더듬거렸다. 기쁘긴 한데 고주원을 가까이에서 보고 사진도 찍고 사인받을 기회가 생겨서 기쁜 것보다 강지혁이 무심코 그녈 위해 신경 써준 모든 것이 그녀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그녀는 더이상 쓸모없는 년이 아니고, 귀찮게 한 명 더 늘어난 계집애가 아니고,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하찮은 인간이 아닌, 심지어 가족들에게 구박받는 재수 없는 년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소중히 다루어지는 귀한 존재인 것만 같았다.

“됐어, 어떤 기쁨이든 다 좋아. 누나 소원이라면 뭐든 다 이뤄줄게.”

강지혁이 나지막이 말하며 몸을 기울이더니 그녀를 지그시 바라봤다.

“조건은 단 하나, 누나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반드시 나여야 해, 알겠지? 이건 영원히 변할 수 없어.”

감미로운 목소리로 사람 마음을 홀릴 듯한 말들을 내뱉으며 애틋한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는데 이건 단지 그의 다짐일 뿐만 아니라 그녀의 맹세도 원하고 있었다.

임유진은 저도 몰래 머리를 끄덕였다.

“알겠어.”

그녀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이미 강지혁이었다. 사랑받는다는 느낌과 소중히 다뤄진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고 있으니까.

이 세상에 그녀를 보석처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존재했다니, 이토록 깊이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니, 이 모든 걸 강지혁이 그녀에게 절실히 알려주고 있었다!

강지혁은 흡족한 미소를 날렸고 둘 사이에 끼운 탁윤은 턱을 치키고 예쁜 눈동자로 둘을 쳐다봤다. 어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의아한 눈길로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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