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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이 아이는..."

이경빈이 물었다.

"아, 제 친구의 아이입니다."

임유진은 일부러 모호하게 답변했다.

"아까는 정말 고마웠습니다. 아이를 여기까지 데려와 주시고."

"뭘요."

이경빈은 짧게 대답한 후 자기도 모르게 시선을 다리 옆에 있는 자그마한 아이에게 주었다.

아까 화장실에서 아이는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얼굴에 가득 차 있는 긴장감과 초조함 그리고 두려움 때문에 그는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평소에 이런 일에 관여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그였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눈앞에 있는 아이가 대체 무엇 때문에 저런 얼굴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졌다.

그렇게 다가가서 물어보니 이 아이는 청각장애가 있는 아이였고 무언가 자신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듯한데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았다.

난감한 상황에 어쩔 수 없이 일단 이 아이를 데리고 나가려고 할 때 그는 아이의 다음 행동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이는 글자를 쓸 줄 알았다. 그것도 간단한 글자뿐만이 아니라 조금 복잡한 듯 보이는 단어들까지도 말이다.

그는 아이의 똑똑한 모습에 감탄하면서도 동시에 이런 똑똑한 아이가 장애를 앓고 있다고 생각하자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그는 아이를 도와 고개 숙여 인공와우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드디어 세면대 아래에 놓인 인공와우를 찾고는 먼지를 털어낸 후 건네주자 아이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에 그는 흠칫하더니 자기도 모르게 누군가의 얼굴이 잠깐 떠올랐다.

그러다 이내 피식 웃으며 아이의 얼굴에서 어떻게 그 여자를 떠올릴 수 있냐며 자기 자신을 비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1년을 찾아 헤맸는데도 끝내 찾지 못했으니까.

이경빈은 출소한 여자를 찾는 일이 매우 간단한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여태까지 그녀가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하고 있다...

그는 지금 아이를 데리고 온 사람 중 한 명이 강지혁이라는 사실에 조금 놀란 듯 보였다. 그때 등 뒤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빈 씨, 왜 아직도 여기 있어요?"

이경빈은 몸을 돌려 여자를 향해 씩 웃어 보였다.

"일이 조금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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