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49화

임유진이 떠난 후 탁유미는 깊이 잠든 자기 아들을 바라보더니 손을 들어 말랑한 아이의 볼을 매만졌다. 그러다 문득 전에 아이가 수어로 아빠는 어디 있냐고 물었던 게 떠올랐다.

그때 그녀는 정말 최악의 거짓말을 했었다. 하늘에 있다고 말이다.

언제까지 이 거짓말로 아이를 속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빠가 어디 있는지 도저히 윤이에게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처음부터 너희 아버지는 나쁜 마음을 먹고 나한테 접근한 거라고 그렇게 말해야 할까?

생각해보면 탁유미는 이경빈에게 이런 말도 했었다.

"내가 만약 네 아이를 뱄다고 하면?"

그러자 이경빈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너는 내 아이를 밸 자격이 없어."

윤이의 아버지는 처음부터 윤이라는 생명을 바란 적이 없었다.

이경빈은 그녀를 사랑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의 일방적인 바람일 뿐이었다. 3년 전 탁유미는 어리석고 또 멍청했다. 그녀는 이경빈이 의도를 가지고 접근했다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그에게 감동을 주려고 했고 그 결과는 참담했다.

감옥에서 윤이마저 없었으면 탁유미는 아마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윤이는 오늘 자신의 생부를 만났다. 탁유미는 그 어떤 식으로든 두 사람이 만나지 않기를 바랐다. 이 도시로 이사 온 것도 그 때문이었으니까.

다행인 건 이경빈이 윤이를 못 알아봤다는 것이다.

그때 윤이가 몸을 뒤척이더니 무슨 좋은 꿈이라도 꾸는지 예쁘게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웃었다.

탁유미는 아들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다가 그에게 이불을 다시 덮어주었다.

그러고는 핸드폰을 꺼내 이경빈 세글자를 검색했다. 그러자 그의 최근 소식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그녀는 마음이 심란해지기 시작했다. 이경빈이 이번 투자 때문에 S 시에 장기간 머무를 수도 있다는 소식을 봐버렸기 때문이다.

기간은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다. 짧게는 아마 1, 2주일 것이고 길면 아마 몇 개월 혹은 그 이상일 수도 있다.

같은 도시에 있으면 아무래도 만날 확률이 커진다.

그녀는 이제부터 최대한 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