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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작가: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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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면서 흉터가 점점 옅어지기는 했어도 아직도 희미하게나마 남아있었다.

물론 흉터 제거 수술로 없애버리면 그만이지만 강지혁은 그러지 않았다. 그는 이 흉터가 꼭 필요한 사람처럼 보였다.

그의 이런 불안이 어머니로부터 온 거라면 임유진은? 그녀도 불안한 사람이었다. 소민준에게 배신당한 후 사랑을 두려워하며 앞으로 혼자 사는 것까지 각오했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안정감을 주고 그녀에게 다시 한번 사랑을 하게끔 만든 건 강지혁이다.

"왜 그래? 왜 그렇게 봐?"

강지혁은 고개를 들다 마침 임유진과 눈이 마주쳤다.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동정과 연민 그리고 복합적인 감정들이 마구 섞여 있었다.

임유진은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아무것도. 그냥 내가 너 많이 사랑하는구나 싶어서."

그녀는 천천히 허리를 숙이더니 양팔로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혁아, 내가 잘할게. 앞으로도 쭉 내가 더 잘할게."

만약 그가 불안해하면 임유진은 기꺼이 그에게 사랑을 더 쏟아부을 것이다. 마치 추운 겨울날 서로 체온을 나누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고백에 강지혁은 몸을 흠칫 떨더니 칠흑 같은 눈빛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예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응, 약속한 거야."

...

임유진이 강지혁의 벤틀리를 타고 출근하는 모습은 직원들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얼마 전 강지혁이 이미 가게에 얼굴을 비춘 적이 있었기에 직원들도 이제는 임유진이 돈 많은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걸 알고 있다.

다만 그들은 아직 이 돈 많은 남자친구가 S 시에서 제일 유명한 강지혁이라는 사실은 모른다.

탁유미는 오늘 많이 피곤해 보였고 다크서클도 생긴 것이 제대로 잠을 못 잔 듯 보였다.

"언니, 혹시 제대로 못 잤어요? 혹시 이경빈 씨 때문에?"

임유진이 낮은 목소리로 묻자 탁유미가 쓴웃음을 지었다.

"아마도요. 출소하고 나서 혹시라도 다시 만나게 될까 봐 항상 도망만 다녔었거든요. 그래서 지금, 이 평화가 깨질 것 같아 조금 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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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지금은 임유진도 강지혁을 많이 사랑하는 듯 보인다. 할 말은 많았지만 탁유미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임유진도 그녀 못지않은 기구한 운명으로 그녀가 고려하는 문제를 임유진은 아마 진작에 고려했을 것이다.탁유미는 지금은 그저 임유진에게 좋을 결말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자신과는 다르게...오후 브레이크 타임, 한지영은 지금 임유진과 카톡으로 일상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러다 자신의 친구가 고주원이 주연인 영화 시사회를 갔다 온 걸 알고는 한차례 감탄을 내뱉었다.그러고는 고주원을 만났을 당시 어떤 상황이었는지 같이 사진은 찍었는지 등등 쉴 틈 없이 질문을 퍼부어댔다.임유진은 어제 강지혁이 찍어준 고주원과의 사진을 한지영에게 보내주었다. 그리고 사인과 고주원이 직접 선물한 영화 포스터와 화보집은 집에 돌아가서 보내주겠다고 했다.「너무 부럽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고주원을 보다니. S 시에서 로드쇼도 한다고 하던데, 그때는 나도 얼굴을 볼 수 있을까?!」한지영이 부러움을 쏟아냈다.「백연신 씨에게 한번 부탁해 보는 건 어때?」백연신도 백씨 일가 오너로서 이런 일은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연신 씨...?」한지영은 몸을 부르르 떨며 말을 이었다.「됐어.」백연신은 한지영이 고주원의 영상을 볼 때마다 마음에 안 든다는 듯 그녀에게 갖은 눈치를 다 줬다. 물론 고주원뿐만이 아니라 그녀가 좋아하는 아이돌들, 무릇 성별이 ‘남자’이기만 하면 그는 얼굴을 구겨댔다.그래서 지금 그녀는 덕질도 몰래 할 수밖에 없었다.‘가짜’ 연애이기에 망정이지 만약 진짜 연애였다면 한지영의 인생에서 덕질은 앞으로 영영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한지영은 정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날, 뭐에 씐 듯 눈이 돌아간 그 날로 되돌아가고 싶었다.만약 당시 술기운만 아니었다면 지금 이렇게 그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임유진은 한지영이 보내온 우는 표정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는 여전히 백연신이 복수를 위해 한지영에게 접근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리 복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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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장 더 남았어."임유진이 말했다."내가 찍어줄게."강지혁은 그녀에게서 핸드폰을 가져가더니 화보집 남은 두 장을 대충 찍은 후 빠르게 한지영에게 보냈다.임유진이 찍는 것보다 자신이 찍는 게 더 나았다."됐어?"임유진은 그의 속도에 감탄하며 물었다."응, 됐어. 두 장일 뿐인데 뭐 얼마나 오래 찍겠어."강지혁이 말했다.임유진은 강지혁이 보낸 화보 사진을 보고는 머리를 긁적였다.‘음, 카메라가 많이 흔들렸네. 지영이만 괜찮으면 상관은 없지만... 역시 이따가 내가 다시 찍어 보내야겠다.’임유진은 핸드폰 앨범에 들어가더니 어제 강지혁이 찍어준 사진 중에 제일 잘 나온 사진을 골라 인화하기로 했다. 좋아하는 연예인과의 사진이라 뭐라도 기념하고 싶으니까."왜 아직도 봐?"질투의 화신이 질문했다."아, 인화할 사진을 고르는 중이야. 앨범에 넣어두려고."임유진이 사진을 고르며 대답했다."고주원이 그렇게 예뻐?"그의 말투에는 질투가 잔뜩 묻어있었다.임유진은 흠칫 놀라더니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강지혁의 질투 가득한 얼굴을 마주한 그녀는 속으로 간신히 웃음을 참았다. 강지혁이 질투의 화신이라는 걸 그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예쁜 건 맞아. 하지만..."임유진은 강지혁의 얼굴이 어두워지기 전에 바로 말을 이었다."너보다는 아니야. 난 우리 혁이가 제일 예뻐."‘우리 혁이’라는 말은 임유진이 그를 달래주기 위해 사용한 것이 분명했다."나 네 거야?"강지혁이 물었다."응, 넌 내 거야."임유진은 자신이 생각해도 점점 뻔뻔해지는 것 같았다. 이런 쑥스러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으니 말이다.강지혁은 피식하고 웃더니 언제 질투했냐는 듯 예쁜 미소를 띠었다."듣기 좋네. 나는 네 거고, 너는 내 거야.""응, 그러니까 질투하지마."임유진이 말을 이었다."고주원 씨는 그저 팬으로서 좋아하는 것뿐이야. 게다가 한 배우만 바라보는 열렬한 팬도 아니고. 그리고 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연기하는 배우를 좋아할 뿐이지 그 연예인이 사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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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얼굴을 가까이 기대고 먼저 그의 입술에 키스했다.“내 눈엔 네가 제일 예뻐. 연예인은 연예인일 뿐 너야말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야. 널 위해서라면 목숨도 바칠 수 있지만 연예인은 아니야. 그러니까 질투 같은 거 하지 마.”만약 그가 불안에 떨고 있다면 그녀는 원하는 만큼 안정감을 줄 것이다!목숨도 바칠 수 있다고... 그는 멍하니 넋 놓고 말았다. 그녀 입에서 이런 말을 들을 거라곤 전혀 예상 못했으니까.마음속에 따뜻한 전류가 흐르는 것만 같았고 심장 박동에 따라 그 따뜻함이 온몸으로 퍼졌다. 눈앞의 그녀는 그가 제일 사랑하는 오직 그만의 여자 임유진이다.“나도 널 위해서라면 목숨도 선뜻 내놓을 수 있어!”비록 가볍게 내뱉은 말이지만 그 무엇보다 무게감이 느껴졌다.이건 강지혁이 평생을 걸고 그녀에게 한 맹세이다.이 여자는 어느샌가 그의 인생에 스며들었고 심지어... 그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그 시각 한지영은 싱글벙글 웃으며 친구가 보내온 사진을 감상했다.‘으악, 잘생겼어! 역시 고주원이야. 연예계에서 고주원보다 잘생기고 연기 잘하는 남자 배우는 없다고.’새로 상영한 영화에서 바보 같은 헤어스타일을 해도 그의 잘생긴 외모를 가릴 수 없으니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였다!게다가 절친이 보내온 화보들은 한정판이라 수량이 극히 적다. 고주원이 팬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선물이었고 추첨을 통해 획득하는 형식이다.그런 한정판 화보를 유진이가 전부 갖고 있으니 한지영은 이가 저절로 뿌드득거렸다.‘유진이랑 상의해서 한 장이라도 달라고 할까? 상반신 노출 사진이 유난히 마음에 드는데, 저 완벽한 근육질 몸매 좀 봐. 어떻게 안 반할 수 있냐고!’“뭔데 그렇게 푹 빠져 있어?”이때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고 한지영의 손에 든 휴대폰이 누군가에 의해 덥석 빼앗겨버렸다.“악!”한지영은 나지막이 비명을 지르며 맞은편에 앉은 백연신을 바라봤다.‘이 자식이 감히 내 휴대폰을 뺏어가?!’“아니에요 아무것도. 얼른 돌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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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도 분명 잘생기고 그녀에게 엄청 잘해주는데 왜 연예인 덕질하는 열정을 그에게 퍼붓진 못하는 걸까? 휴대폰에 그의 사진을 찾아보려 해도 그림자조차 없다.“방금 고주원 본 거야?”그는 한지영의 휴대폰을 뒤져보다가 그녀가 임유진과 채팅하는 걸 발견했는데 화보는 바로 임유진이 보내준 사진이었다. 그리고 채팅창에 한지영이 쓴 글을 보니... 색마가 따로 없었다!백연신은 볼수록 울화가 치밀었다. 대체 누가 남자친구인지 제대로 한번 알려줘야 할 듯싶다!“맞아요.”한지영이 솔직하게 대답했다.“유진이는 운이 좋아서 강지혁 씨가 고주원 영화 시사회에 데리고 갔대요. 고주원을 직접 봤고 이 화보들도 전부 고주원이 선물해줬대요.”“고작 영화배우의 화보일 뿐인데 무슨 쓸모가 있다고.”백연신이 투덜대자 한지영은 기분이 확 언짢아졌다. 그녀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쏘아붙였다.“어머? 지금 영화배우 무시하는 거예요?”백연신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지고 한없이 짙은 눈길로 그녀를 쳐다봤다.“왜? 걔 편이라도 들게?”차갑고 싸늘한 목소리에서 위압감이 흘러넘쳤고 가슴이 움찔거린 한지영은 바로 머리를 숙였다. 덕질이 아무리 좋아도 일단 제 목숨은 지켜야 하니까!“그게... 나도 그냥 한번 해본 말이잖아요.”그녀가 주눅 들어서 대답했다.“그래?”백연신은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럼 어디 한번 말해봐. 대체 고주원을 얼마만큼 좋아하는 거지?”“그냥 그래요.”한지영이 바보가 아닌 이상 솔직하게 제 마음을 털어놓을 리가 있을까? 게다가 그녀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어디 한두 명도 아니고 말이다.“그럼 난? 난 얼마만큼 좋아해?”백연신이 되물었다.한지영은 허리를 곧게 펴고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난 인제 연신 씨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매일 연신 씨 못 볼 때마다 보고 싶고 그래요.”이런 거짓말쟁이!백연신이 속으로 구시렁댔다. 그녀의 표정만 봐도 지금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으니까. 그가 백씨 일가의 오너가 되기 전에도 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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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부터 강지혁은 그녀가 억울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진씨 가문과 얽혀있는 각종 이해관계 때문에 아무런 개입도 하지 않고 그녀가 감옥에 들어가는 것을, 그녀가 억울하게 당하는 것을 지켜만 봤다.임유진은 온몸에 한기가 돌고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려왔다.1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 1층까지는 고작 5초도 안 돼 내려갈 수 있는 거리인데 임유진은 마치 눈앞에 있는 이 길이 멀고 아득하게만 느껴졌다.아무리 걸어도 도통 1층에는 도착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네가 정말 진심으로 유진이를 위하고 있다면 진세령을 경찰서에 넘겨. 그리고 진씨 가문은 물론이고 너도 상응한 대가를 치러!”강현수가 분노에 차서 외쳤다.그는 임유진이 억울하게 옥살이한 게 진세령과 강지혁 때문이라는 것만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고 가슴이 찌릿하며 아파 났다.만약 그가 조금만 더 빨리 그녀를 찾았더라면, 조금만 더 빨리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더라면 절대 그런 험한 꼴은 당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강지혁은 눈으로 살기를 내뿜더니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그대로 강현수의 멱살을 확 잡아챘다.“네가 뭘 알아!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그런 말을 해! 만약 내가 조금 더 일찍 유진이를 알게 됐으면, 조금 더 일찍 유진이를 사랑했으면 유진이가 그런 일을 겪게 내버려 두지 않았어!”그 말에 강현수가 냉랭하게 웃었다.“그래, 그랬겠지. 하지만 넌 그때 유진이와 아무런 접점도 없었고 유진에게 일말의 호감도 없었어. 그래서 너와 진씨 가문의 더러운 작당에 유진이가 휘말린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 너한테 유진이는 인간도 아니었어! 내 말이 틀려?”“나한테 이딴 말 하는 이유가 뭐야? 왜, 유진이한테 모든 걸 다 얘기해버리게? 내가 그때 수수방관하고 있었다고, 사실은 진세령이 바로 진범이었다고 얘기라도 하게? 강현수, 만약 네가 유진이한테 쓸데없는 말을 지껄이면 그때는 내 손으로 직접 널 죽여버릴 거야!”강지혁의 말에는 아주 조금의 농담도 들어가 있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60화

    임유진이 방에서 나와 계단 쪽으로 향했을 때 마침 아래층에 있는 강지혁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곧바로 그의 곁에 있는 또 다른 누군가의 모습도 보였다.‘강현수? 강현수가 왜 여기 있지?’임유진이 계단 아래로 내려오려고 발을 옮기려던 그때 강현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설마 유진이 사건에 네가 관련돼 있었을 줄은 몰랐어.”순간 임유진의 발걸음이 우뚝 멈췄다.‘뭐? 강현수가 지금 뭐라고 한 거지? 내 사건에 혁이가 관련되어 있다고? 그때 그 사건은 진범이 밝혀지면서 끝이 났잖아? 혁이가 나를 위해서 판결을 뒤집어 줬잖아? 그런데 왜...’“할 말은 그게 끝이야?”강지혁의 아무런 감정도 없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허재명이라는 사람은 그저 네가 심어 놓은 장기 말에 불과했어. 너는 유진이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게 된 진범이 누군지 알면서 줄곧 모른 척 외면했어. 왜 그랬니? 진씨 가문과 얽혀 있는 이익 때문에? 그래서 유진이 인생을 아주 손쉽게 박살 낸 거야?”강지혁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노인네가 가는 길에 폭탄을 심어두고 갔네. 할아버지가 얘기해주든?”“익명으로 나한테 메일이 한 통 왔어. 거기에는 유진이 사건의 진실과 그 사건 뒤로 너희 집안과 진씨 가문 사이에 오간 모든 이익 관계 자료들이 다 첨부되어 있었어. 당시 너희 집안과 진씨 가문은 공동으로 진가원이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어. 만약 당시 진애령 사건의 진상이 밖으로 드러나면 진씨 가문은 희대의 스캔들로 큰 타격을 입었을 거고 너희 집안 역시 어마어마한 손실을 보게 됐겠지.”강현수의 말은 계속되었다.“공동으로 추진한 프로젝트인 만큼 각자 50%가 되는 지분을 가지고 있었을 거야. 그런데 유진이가 감옥에 들어가게 된 후 진씨 가문은 그중 20%를 GH 그룹에 양도했어. 왜 그랬을까?”전부 다 조사하고 온 것 같은 강현수의 확신 어린 말투에 여유로웠던 강지혁의 표정도 이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대신 흉흉한 눈빛만이 남아있었다.“그걸 나한테 얘기해주는 목적이 뭐야?”“한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59화

    강현수는 강지혁에게는 시선 한번 주지 않고 임유진만 바라보았다.“만약 그 어느 날 강지혁이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면, 더 이상 강지혁 곁에 있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때는... 내 곁으로 와줄래? 내가 널 돌 볼 수 있게 해줄래?”강현수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려 있었다.이 말을 입 밖으로 내뱉기까지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하고 또 용기를 낸 듯했다.어쩌면 지금이 그의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강현수는 말을 마친 후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아래로 내린 두 손도 덜덜 떨고 있었다.그의 얼굴에 어린 긴장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임유진은 그 얼굴에 잠깐 넋을 잃었다가 이내 자신의 손을 잡고 있던 강지혁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또 불안해하는 건가?임유진은 강지혁의 손을 꽉 맞잡고 강현수에게 말했다.“아니요.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지금이든 앞으로든 내가 함께하고 싶은 사람은 혁이일 테니까요.”그녀의 단호한 말에 강현수의 눈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어쩌면 흔들릴지도 모를 거라고 생각했던 마음이 아주 손쉽게 저 먼 곳으로 내던져졌다.대체 뭘 기대한 걸까?강현수가 쓰게 웃었다.“혁아, 이만 가자.”이번에는 임유진이 강지혁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그리고 곁에 있던 경호원들도 두 사람의 뒤를 따랐다.강현수는 제자리에 가만히 선 채 미동도 없었다. 임유진을 태운 차량이 서서히 멀어져 가는데도 그는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한편 임유진은 강지혁과 차에 올라탄 다음 곧바로 그의 볼을 매만졌다.“혁아, 너 얼굴이 왜 그래?”강지혁은 그녀의 손길에 움찔하더니 이제야 정신을 차린 듯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내 얼굴이 왜?”“안색이 안 좋아 보여. 꼭 무슨 일 있는 것처럼. 혹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 때문에 회사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야?”조금 얼이 빠진 듯하고 아까보다 확 어두워진 얼굴을 한 강지혁의 모습은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기에 임유진은 무척이나 걱정스러웠다.“아무것도 아니야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58화

    소민영은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외쳤다.“고작 그때 손톱 좀 뜯기고 3년밖에 안 되는 감옥 생활한 거 가지고 우리 집안이 무너져야 해? 네가 뭔데? 네가 뭔데!”그녀는 줄곧 임유진을 무시했었다. 임유진이 강씨 가문의 안주인이 된 지금도 역시 그녀는 임유진을 당시 함부로 자신의 집안 며느리 자리를 탐냈던 주제넘은 여자로 보고 있다.소민영의 말에 임유진이 뭐라 하려는데 둔탁한 마찰음 소리와 함께 소민영의 머리가 힘껏 옆으로 돌아갔다.“임유진이 뭐냐고 했지. 임유진은 감히 너희 같은 인간들이 함부로 쳐다볼 수 없는 내 아내야.”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지혁은 모든 걸 다 얼려버릴 것 같은 눈으로 소씨 가문의 두 남매를 쳐다보았다.소민영은 그 눈빛에 손바닥으로 볼을 감싼 채로 그만 굳어버리고 말았다.그녀는 자신이 꼭 한낱 개미 같은 존재가 된 듯했다. 여기서 한마디만 더 하면 영원히 입을 열지 못하게 될 것만 같았다.소민영은 강지혁이라는 남자를 진심으로 두려워하고 있다. 아무리 사람을 홀릴 정도의 잘생긴 남자라고 해도 그녀에게는 그런 것보다 두려움이 더 컸다.그래서 그녀는 입을 꾹 닫은 채 곧바로 소민준의 뒤로 숨었다.그리고 소민준은 이렇게 된 거 제대로 말은 해보려고 강지혁을 바라보았다.“강지혁 씨, 우리 집안은 늘 GH 그룹과 강씨 가문에 우호적이었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그러니까 이번 한 번만 제발 봐주세요.”강지혁은 그런 그를 그저 담담하게 쳐다볼 뿐이었다.“진씨 가문과 소씨 가문 모두 그때 내 아내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가며 놓아주지 않았는데 나는 왜 당신들을 용서해야 하지?”그 말에 소민준의 얼굴이 당황으로 빨갛게 달아올랐다.“그... 그건 진씨 가문의 뜻이었어요. 저, 저희 집안은 그 일에 그 어떤 의견도 내지 않았어요.”“의견을 냈든 안 냈든 결과적으로 진씨 가문을 도와준 덕에 재미 좀 봤을 텐데? 그런데 이제 와서 자신은 그저 시키는 대로만 했다?”강지혁의 빈정거림에 소민준은 이를 꽉 깨물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57화

    임유진은 갑작스러운 소민준의 등장에 깜짝 놀랐다.오늘 장례식 참석 목록에 소씨 가문은 없었다. 그런데도 소민준이 이렇게 들어와 있다는 건 이곳 직원을 매수했던가 참석 인원에게 간절히 부탁한 게 틀림없다.소민준의 뒤로 소민영도 다리를 절룩거리며 다가왔다.“그런데 솔직히 우리 오빠한테 감사해야 하는 거 알죠? 오빠가 헤어져 주지 않았으면 강지혁 씨랑 결혼하지도 못했을 거 아니에요. 안 그래...”“소민영!”소민준은 소민영이 쓸데없는 소리로 임유진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크게 호통쳤다.“빨리 유진이한테 사과해!”그러고는 임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유진아, 미안해. 민영이가 철이 없는 거 너도 알잖아. 그리고 다시 한번 사과할게. 정말 미안해. 나나 우리 집안이나 너한테는 미안한 마음뿐이야. 한 번만 봐주라... 제발...”임유진은 그 말에 문득 일전 강지혁이 진씨 가문을 상대하려 했던 것이 떠올랐다.소민준이 장례식까지 찾아와 이렇게 비는 걸 보면 아마 진씨 가문을 건드리는 동시에 소씨 가문도 건드린 것 같다.“사실 나도 그때 너 그렇게 보내고 마음이 편치 않았어. 특히 네가 억울했다는 게 밝혀진 뒤로는 더더욱. 만약 내가 그때 널 위해서 진실을 밝히려고 했으면 네가 그런 고생은 하지 않아도 됐을 거야. 정말... 너를 볼 면목이 없어.”소민준의 얼굴에는 후회의 감정이 잔뜩 서려 있었다. 게다가 눈시울까지 붉어진 것이 아마 다른 여성들이 봤으면 그가 잘못한 게 무엇이든 바로 용서해주려고 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임유진은 아니었다. 그녀는 그의 열연에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그녀는 당시 진세령의 옆에 딱 붙어 서서 그녀의 손톱이 하나하나 뽑히는 걸 그저 지켜봤을 뿐만 아니라 피가 흥건한데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던 소민준의 모습이 여전히 눈앞에 선했다.심지어 그는 고통스러워하는 그녀를 보며 제일 후회되는 일이 바로 그녀와 함께했었던 일이라고까지 했다.그렇게도 차갑고 태도가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남자인데 임유진이 지금 그의 아련한 얼굴을 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56화

    강현수의 시선이 너무 지독하게 한곳에 꽂혀있던 탓인지 조문객들이 하나둘 이쪽을 쳐다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강현수, 뭐 할 말 있어?”그때 강지혁이 임유진의 손을 잡으며 강현수를 노려보았다. 꼭 이 여자는 내 것이니 이만 꺼지라는 것 같았다.강현수는 잘 포개져 있는 두 사람의 손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결국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선을 떼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한은정은 그 광경에 그제야 안도한 듯 표정이 풀어졌다.물론 안도한 건 한은정뿐만이 아니었다. 임유진 역시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걱정하지 마. 아무 일도 없을 거야.”강지혁의 목소리가 귓가에 낮게 울려 퍼졌다. 그 소리에 임유진이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강지혁이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오늘은 할아버지 장례식이라 강현수도 뭔 짓을 하지는 않을 거야. 여기서 일을 벌이면 그건 집안 간의 대립으로 이어질 테니까.”강지혁은 잠깐 머뭇거리더니 이내 임유진의 손을 더 꽉 잡았다.“강현수도 알 거야. 자기한테는 이제 그 어떤 기회도 없다는 걸.”그 뒤로 장례식은 순탄하게 진행됐다.임유진은 큰 배를 손으로 지탱하며 계속해서 강지혁의 곁을 지키다 조문객들이 조금 빠지고 나서야 밖에 있는 휴식 구역으로 가 휴식을 취했다.배 속의 아이들도 오늘은 분위기가 무거운 날인 걸 아는지 작은 태동만 있을 뿐 크게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지는 않았다.임유진은 의자에 앉아 습관적으로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며 아이들에게 오늘 있었던 일들을 얘기해주었다.그때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던 경호원 몇몇이 부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임유진이 고개를 돌려보니 멀지 않은 곳에 강현수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경호원은 그가 임유진의 곁으로 다가오지 못하게 적당히 거리를 두고 그를 제지했다.“나한테 뭐 할 말 있어요?”임유진이 먼저 물었다.강현수는 임유진의 얼굴을 보며 방금 그녀가 배 속의 아이들과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던 장면을 떠올렸다.무척이나 낯선 모습이었지만 그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55화

    게다가 이제는 강문철도 없으니 임유진이 강씨 가문이 안주인이라는 건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또한 임유진은 임신까지 했으니 아이들이 무사히 태어나면 그때는 그 누구도 그 자리를 감히 탐낼 수 없게 된다.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기에 강지혁을 대하는 것처럼 그녀를 대했다.임유진은 강지혁의 아내로서 줄곧 강지혁의 곁에 있었다.강씨 가문은 S 시에서 가장 뿌리가 깊고 또 유명한 가문이라 장례식장도 컸고 조문객들도 훨씬 많았다.강지혁은 임유진이 무리라도 할까 봐 몇 번이나 그녀에게 이만 쉬라고 했지만 임유진은 고개를 저으며 계속해서 그의 곁을 지켰다.“나 아직 괜찮아. 진짜 힘들면 너한테 얘기할게. 나도 내 몸 귀한 줄 알아.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임유진도 자신이 아이셋을 가진 임산부라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그때 조문객들이 입구를 바라보며 강현수의 이름을 불렀다.이에 임유진은 살짝 움찔하더니 저도 모르게 시선을 돌려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그러자 익숙한 남자의 실루엣이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강현수와 마지막으로 본 것도 이제는 몇 달 전이었다.한때는 생사를 함께 했던 친구였는데 결국에는 썩 유쾌하지 않은 방식으로 헤어지게 되었다.강현수는 오늘 부모님과 함께 장례식에 참석했다.임유진이 그를 바라봤을 때 그의 시선 역시 임유진에게 닿아있었다.강현수는 임유진을 보자마자 옆으로 늘어트린 손을 살짝 움켜쥐었다.그토록 오래 찾아 헤맸던 사람을, 오랜 기간 마치 습관처럼 떠올렸던 사람을 그는 번번이 놓쳐버렸다.임유진과 다른 방식으로 다시 시작할 수도 있었는데 그는 그 가능성마저도 자기 손으로 부숴버렸다.그 결과 그녀는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었고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으며 지금 그 남자의 곁에 서 있게 되었다.강현수는 이제 영원히 그녀 곁에는 있을 수 없게 되었다.강현수네 가족이 강지혁과 임유진의 앞으로 다가왔을 때 강현수는 위로의 말을 건네는 부모님과 달리 아무 말도 하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54화

    어쩌면 강지혁은 줄곧 할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돌아온 그에게 유일한 버팀목이라고는 강문철밖에 없었으니까.“나는 솔직히 네 할아버지가 고마워. 혁이 너를 이렇게 멋있게 키워줬잖아. 그리고 나랑 만나게 해줬고.”임유진은 계속해서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어갔다.“혁아, 네가 원하는 가족 간의 사랑은 앞으로 내가 줄게.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줄 거야.”그 말에 강지혁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임유진은 모든 걸 알고 있었다. 그가 무엇을 가장 원하는지 이미 다 알고 있었다.“아까 네가 그랬지? 사람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게 다 다르다고. 그럼 너는? 네가 중요하게 여기는 건 뭔데?”강지혁이 임유진의 체향을 들이마시며 물었다.그녀의 냄새를 맡고 있으면 늘 이렇게 마음이 진정되고 몸이 편안해졌다.“나?”임유진은 그 말에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혁이 너랑 우리 아이들이야.”“유진아, 나는 욕심이 많아. 나는 너를 그 누구와도 나누고 싶지 않아. 그게 우리 아이들이라고 해도 나는 싫어. 나는 내가 네 마음속 1순위였으면 좋겠고 너한테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강지혁의 말에 임유진이 눈을 깜빡였다.설마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들을 질투하는 건가?“혁아, 너는 내 마음속 1순위야. 물론 아이들도 너무 중요하고 소중하지만 너랑은 결이 조금 달라. 혁이 너는 나한테 유일무이한 존재잖아.”임유진은 두 손을 둘러 가볍게 강지혁을 끌어안았다.이미 배가 불러올 대로 불러와 완전히 꼭 끌어안지는 못했지만 싸늘한 방 공기를 녹이기에는 충분했다.“내가 너한테 유일무이한 존재라고?”“응. 널 대신할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어. 물론 아이들을 낳고 진정한 엄마가 되면 어쩔 수 없이 아이들에게 더 신경을 쓰고 더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가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야. 이건 장담해. 그리고 네가 원하면 네가 원하는 방식대로 더 많이 널 사랑해줄게. 혁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53화

    별채로 가는 길에는 늘 조명이 켜져 있기에 어두운 저녁이라도 전혀 무섭지 않았다.임유진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강지혁이 방 한가운데 멀뚱히 서 있는 것이 보였다.강지혁은 불빛을 받으며 시선을 내린 채 바로 앞에 있는 냉동관을 그저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혁아.”임유진은 그를 부르며 천천히 옆으로 다가갔다.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강지혁은 상념에서 빠져나와 고개를 돌렸다.“오지 말라니까. 여기는 나 혼자 있으면 돼.”“너랑 같이 있고 싶어서 왔어.”임유진은 강지혁의 바로 앞에 서서 그의 볼을 매만졌다.지금은 1월이라 날씨가 무척이나 추웠다. 게다가 지금은 밤이고 별채 쪽에는 보일러도 없었기에 바깥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추웠다.“오늘 밤도 여기 있을 거야?”임유진이 물었다.“응. 그래도 날 키워주셨으니 할 도리는 다해야지. 내일 할아버지 장례식에 사람들 많이 올 거야. 너는 몸이 불편하니까 가지 말고 그냥 집에 있어.”“출산할 시기가 임박한 것도 아닌데 뭐. 내일 할아버지 장례식에 나도 참석할 거야. 만약 몸이 불편하거나 하면 바로 너한테 얘기할게.”강지혁은 그 말에 임유진의 손을 살짝 잡았다.“너한테는 좋은 기억 하나 없는 사람이잖아. 그런데 왜...”“네 할아버지잖아. 네 유일한 가족이잖아. 그러니까 아무리 나를 마음에 들지 않아 했어도, 아무리 끝까지 나를 손주며느리로 받아들이지 않았어도 나는 할아버지 가시는 길을 너와 같이 보내드려야 할 의무가 있어.”다른 건 없었다.그저 강지혁의 어린 시절을 곁에서 지켜줬다는 사실만으로도 임유진은 충분히 감사했다.강지혁은 그 말에 그녀의 손을 조금 세게 쥐었다.“할아버지가 마지막에 한 말은 신경 쓰지 마. 그 말은 그냥...”“알아. 네 할아버지는 그저 누군가를 깊게 사랑하는 것으로 행복한 결과를 낳을 거라는 걸 믿지 못하시는 분이었던 거지. 네 증조할아버지와 증조할머니 일도 있고 네 아버지 일도 있어서 많이 무서우셨을 거야. 너도 나중에 불행하게 될까 봐.”임유진이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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