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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한지영은 하마터면 음식 먹다가 사레들릴 뻔했다. 겨우 입안의 음식을 다 넘기고 머리 들어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한없이 짙은 그의 눈빛이 그녀를 훤히 꿰뚫어 볼 것만 같았다.

“그건...”

한지영은 입술을 꼭 깨물고 힘겹게 변명을 둘러댔다.

“연신 씨가 가끔 너무 차갑게 느껴지고... 또 마치... 마치 아름다운 장미 같아서 가시 박힌 장미는 감상만 할 뿐 만지면 가시에 찔리잖아요. 그래서... 저기 그러니까... 연신 씨랑 스킨쉽 하는 것도 망설여진 거예요.”

그녀는 말하면서 마음이 가차 없이 찔렸다. 그 당시 그와 뜨거운 관계를 나눴더니 정작 그녀에게 어떤 결말이 차려졌던가. 이젠 흑심을 품었다 해도 두 번 다시 그럴 엄두가 안 난다!

‘퉤! 흑심이라니. 난 그저 앞으로 더이상 연신 씨랑 귀찮게 엮이고 싶지 않을 뿐이야.’

“근데 너 예전엔 날 전혀 안 피했잖아. 피하긴커녕 네가 먼저 덮쳤으면서.”

백연신이 쓴웃음을 지었다.

한지영은 숨이 확 막혔다. 그해 실수가 지금의 결과를 가져올 걸 미리 알았더라면 때려죽여도 술에 취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땐 내가 취해서 인사불성이었잖아요. 연신 씨도 내 주량 알면서. 나 술 마시면 바로 취하고 일단 취하기만 하면 말이나 행동 모두 절제할 수 없다는 거 잘 알면서 왜 그래요. 그때 그 일은 술김에 그런 거지 절대 본심이 아니었다고요...”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더 작아졌다. 그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해서 덜컥 겁이 났기 때문이다.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하다가 마지막엔 침에 사레들릴 지경이었다.

“하긴, 진심이었다면 다음 날 말 없이 떠나가지도 않았겠지.”

백연신이 말했다.

“...”

한지영은 순간 또 한 번 폭격을 당한 것만 같았다.

백연신은 종업원을 불러와 와인 한 병을 주문한 후 바로 병을 따서 그녀에게 한 잔 부었다.

한지영은 두 눈을 깜빡이며 와인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이 사람이 설마...

“마셔.”

백연신이 담담하게 말했다.

“나 금방 취해요.”

한지영은 난처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나 취하면 또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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