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59화

발그스름한 두 볼과 반쯤 감은 두 눈, 머리는 그의 어깨에 기대고 차 안에 온통 짙은 술 냄새를 풍겼다.

그녀는 취했지만 백연신은 정신이 아주 맑았다.

가끔은 그도 한지영처럼 쉽게 취하고 많은 생각을 제쳐버리고 싶을 때가 많다.

문득 백연신의 몸이 굳었다. 한지영이 작은 손으로 그의 가슴을 꼼지락대기 시작했다.

이 여자는 술에 취해서도 얌전히 있는 법이 없다.

“한지영,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백연신이 묻다가 저 자신이 우스웠다. 술에 취한 여자에게 물어봤자 뭔 소용일까? 그녀는 인사불성이 되어 있는데 말이다.

그런데 이때 한지영이 대답했다.

“뭐하긴요. 연신 씨 만지고 있죠...”

다 알고 있다니, 백연신은 쓴웃음을 지었다.

“술 깨면 또 후회할 텐데?”

말은 그렇게 하지만 가슴을 만지작거리는 그녀의 손을 내려놓기 싫었다.

한지영은 그런 그를 신경 쓰지 않은 채 계속 꼼지락대며 뭐라 중얼거렸는데 잠시 후 고개를 살짝 들어 애써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연신아... 나 비밀 하나 알려줄게.”

백연신은 미간을 살짝 구겼다. 비밀이라니? 술에 취한 여자가 무슨 비밀을 얘기한다고...

“너... 가까이 좀 와봐. 비밀은 귀에 대고 속삭이는 거야...”

그녀가 계속 중얼대며 미간을 구겼다. 둘 사이의 거리가 멀어 기분이 언짢은 듯싶었다.

백연신은 눈썹을 찡그리며 그녀를 쳐다본 후 몸을 기울이고 그녀의 입가에 귀를 바짝 갖다 댔다. 술기운과 그녀의 체취가 어우러졌는데 이상하게도 향기로운 냄새가 났다.

백연신은 술 냄새가 밴 여자를 제일 싫어하고 역겨워하는데 한지영은 예외였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한지영의 입술이 무심결에 그의 귓가에 닿았다. 순간 백연신은 몸을 움찔거리며 그녀가 겨우 내뱉는 말에 집중했다.

“사실 난... 네 몸매가 고주원보다 훨씬 좋아... 걔는... 너랑 비교가 안 돼.”

쿵쾅쿵쾅!

백연신의 심장이 제멋대로 요동쳤다. 귓가에 울려 퍼지는 건 그녀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그의 심장 소리도 있었다.

“그리고 있잖아 연신아... 나 너 좋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