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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토요일 오후는 임유진이 쉬는 날이라 한지영에게 끌려 영화 로드쇼 행사장으로 갔다.

“내가 이 티켓 두 장 얼마나 힘들게 구한 줄 알아? 오늘 로드쇼 행사에 고주원도 온대. 너 알아볼 수도 있으니까 그때 가서 아는 척 좀 해줘. 나랑 함께 사진도 찍어줄 수 있게 말이야.”

한지영이 쉴 새 없이 재잘거렸다. 마치 고주원을 위해서라면 이까짓 시련쯤은 다 감당할 수 있을 것처럼 말이다.

“왜 연신 씨랑 함께 안 왔어?”

임유진이 의아한 듯 물었다. 백연신과 함께 오면 그녀보다 훨씬 수월하게 도와줄 텐데.

한지영은 입을 삐죽거렸다. 이 일은 백연신에게 아직 비밀이니까!

백연신이 만약 그녀가 고주원이 나오는 영화 로드쇼 행사에 참석한 걸 알면 낯빛이 어두워지다 못해 재가 될 것이다.

저번에 고주원의 화보 일로 백연신은 그녀에게 강제로 술을 먹였고 결국 그녀는 술에 취해 부모님께 귀가 닳도록 잔소리를 들었다.

물론 백연신은 그녀에게 딱 한 잔만 강요했을 뿐 그 뒤론 그녀 스스로 술이 너무 달아 과음하게 됐다.

“됐다 그래. 연신 씨랑 함께 오면 내가 고주원 볼 수나 있겠냐고!”

한지영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임유진은 그런 그녀 때문에 실소를 터트렸다.

“너 덕질하는 거 반대해?”

“글쎄 그런다니까. 내가 덕질할 때마다 꼭 마치 본인한테 엄청난 빚이라도 진 것처럼 굴어. 이게 말이 돼?”

한지영이 투덜댔다.

“질투하는 걸 수도 있잖아.”

임유진이 말했다. 혁이도 그녀가 고주원의 팬이란 걸 알고 한바탕 질투했으니까.

한편 한지영은 말도 안 되는 농담이라도 들은 것처럼 기가 찬 표정을 지었다.

“연신 씨가 질투를 해? 기껏해야 내게 복수하기 전까지 내 마음속에 딴 남자가 생기는 걸 원치 않을 뿐이야.”

그녀가 말없이 떠났다고 복수에 눈이 멀어 그녀를 괴롭히는 거겠지. 소심한 남자는 다 이런 식일까? 한지영이 속으로 구시렁댔다.

임유진도 더 말하지 않았다. 감정이란 건 스스로 겪어봐야 하는 법이니까.

임유진과 한지영은 입장한 후 한지영이 구매한 좌석표대로 비교적 앞자리인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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