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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임유진과 한지영은 현장 매니저의 안내에 따라 고주원의 대기실에 도착했다.

고주원은 시종일관 친절한 태도로 먼저 사진도 찍어주고 웃으면서 얘기도 했다.

"두 분, 앞으로도 제가 주연인 영화 티켓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매니저한테 보내드리라고 할게요."

그러고는 한지영에게 자신의 번호를 덥석 넘겼다.

강지혁이 직접 한지영은 임유진의 친한 친구라고 얘기했기에 그녀에게 호감을 사서 나쁜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고주원은 생각했다. 이 바닥은 인맥이 넓으면 넓을수록 더 좋으니까.

그러나 웬일인지 한지영은 고주원이 직접 번호를 넘겼음에도 전혀 좋아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예전의 그녀였으면 아마 기뻐서 입이 귀에 걸렸을 것인데 지금은 그저 예의상 가볍게 고맙다는 인사만 할 뿐이었다.

심지어는 고주원의 사인과 화보를 받고는 이만 가보겠다는 얘기도 먼저 꺼냈다.

"오늘 실례가 많았어요.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선물 감사해요!"

그러고는 임유진의 손을 잡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대기실을 나온 후, 한지영이 더 머무르려고 할 줄 알았던 임유진은 의외라는 눈길을 보내며 말했다.

"왜 이렇게 빨리 나와? 설마 너 지금 부끄럼이라도 타는 거야?"

"아니거든!"

한지영은 임유진을 째려보며 말했다.

"너를 여기로 데려오는 게 아니었어."

"임유라 때문에?"

임유진이 물었다.

"아까 걔 팬들 앞에서 그런 거 너 엿 먹이려고 그런 거야. 인터넷에서 너를 또 얼마나 악독한 년으로 몰아갈지."

한지영은 연예계 쪽으로 빠삭했기에 자연스럽게 이러한 시나리오들이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마음대로 떠들라고 해."

임유진은 어깨를 들썩이면서 상관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유언비어에 일희일비할 시기는 진작에 지났으니까. 예전의 그녀는 항상 남들 눈을 의식해 왔고 어떻게 하면 좋은 인상을 심어줄지 연구해왔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남들 눈을 의식하면 할수록 비참해지고 상처받는 건 자기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만약 출소 후 계속 예전 마인드로 살았다면 그녀는 진작에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목매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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